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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손학규 한나라당에 간것 후회하고 사죄했네요.

안녕해요? | 조회수 : 1,188
작성일 : 2012-05-26 12:35:39

손학규 .. 내 마음의 책임면제철

                                                                             2012.5.23

 

스스로에게 아픈 질문 하나를 던진다 . 내게는 < 책임면제철 > 이 없는가 ? 이번 총선의 패배에 대한 나의 책임면제철은 ‘ 나는 지도부가 아니었다 ’ 라는 태도가 아닌가 싶다 . 당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고 내 책임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것이었다 .

 

 

돌이켜 생각해보면 , 나 역시 책임면제철을 사용한 적이 꽤 있었다 . ‘ 내 탓이오 ’ 가 아닌 ‘ 네 탓이오 ’ 라고 미루고 책임을 회피한 순간들이 떠오른다 .

 

 

나는 민자당 소속으로 국회에 들어가서 당명이 바뀌는 데 따라 신한국당 , 한나라당에 있다가 , 지난 2007 년에 탈당하여 잠시 “ 선평연 ” 을 조직해서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만들다가 지금의 민주당에 합류했다 . 한나라당 전력이 지금에 와서는 ‘ 주홍글씨 ’ 가 되어 내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 그 ‘ 주홍글씨 ’ 가 자주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

 

 

유신체제가 끝날 때까지 나의 삶은 온통 박정희 독재와 정면으로 맞서 싸운 고난의 길이었다 . 감옥 가고 , 고문당하고 , 수배 생활 속에 위궤양에다 , 허리 , 목 디스크까지 얻고 …… 정보부와 시경 , 치안국 분실 , 동대문 경찰서를 옆집처럼 드나들었다 . 20 대와 30 대의 모든 청춘을 오직 민주주의에 바쳤는데 어쩌다 ‘ 한나라당 ’ 이라고 하는 원죄에 갇혀 꼼짝을 못하고 있는 것일까 ?

 

 

물론 지나온 삶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 후회한다고 해서 지나온 시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 시간은 직선적이고 성찰은 곡선적이다 . 아무리 성찰을 통해 과거를 돌아본다고 해도 이미 흘러간 시간 속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 하지만 짚고 지나가기는 해야 한다 .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1993 년 봄 , 광명에서 보궐선거가 있었다 . 광명시는 과거 경기도 시흥군 서면으로 , 내가 태어난 동면의 옆 동네다 . 게다가 우리 아버지가 서면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셔서 고향이나 다름없었다 .

 

 

당시는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직후 . 당선 직후부터 안가 철폐다 , 청와대 앞길을 개방한다 , 인왕산을 개방한다 , 하나회 척결이다 , 부패 정치인 구속이다 , 토사구팽이다 등등 개혁의 열풍이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을 때였다 . 뒤이어 시행된 금융실명제도 이미 예견되고 있던 때였다 .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90% 를 넘기고 있었다 . 내 마음은 설렜다 . 나도 정치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꿈틀댔다 . ‘ 개혁 ’ 이라는 명분이 내 안에 잠재해 있던 정치적 욕망을 자극한 것이었다 .

 

 

주저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 김영삼 정부가 아무리 최초의 ‘ 문민 ’ 정부이고 , YS 가 DJ 와 함께 민주화의 양대 산맥이라고는 하지만 , YS 정부는 군사독재의 산물인 노태우의 민정당 , 김종필의 민주공화당과의 3 당합당으로 태어난 민자당 정권이 아닌가 ? 더구나 개인적으로는 서강대 재직 당시 김대중 후보를 강의에 초청해 통일에 관한 특강을 청해 들은 일까지 있었다 . 김대중 총재는 대선 패배 후 나를 동교동 자택으로 초청하여 조찬을 나누며 강의 초청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고 , 나는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대중 총재에게 그동안 닦아온 뜻과 경륜을 펴지 못하게 된데 대해 아쉬움을 표해 경의를 다했다 .

 

 

하지만 고민은 짧았고 선택은 빨랐다 . 그동안 내가 고민하고 투쟁해 온 뜻을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싶었다 . 당시 운동권 선후배들이 13 대 , 14 대 국회에 이미 진출해 있었지만 , 솔직히 내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 청춘의 날들을 오직 투쟁의 시간으로 채웠고 ,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자 민주주의는 왔으니 더 넓은 세계를 보겠다고 영국 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왔으니 이제 그 포부를 펼쳐 보이고도 싶었다 . 내 안에 잠재해 있던 정치적 욕망이 보궐선거를 계기로 , 개혁을 명분으로 , 분출한 것이었다 . 김대중 총재의 정계은퇴 선언이 민자당으로 가는 것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스스로 덜어내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

 

 

욕망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재단하여 , 욕망을 악의 영역으로만 분류해버린다면 세상에는 마하트마 간디 같은 성인만 존재해야 마땅하다 . 나를 포함한 보통의 사람들은 욕망을 가진 존재들이다 . 욕망에는 선악이 존재하지 않고 , 욕망의 내용과 목표가 선한가 선하지 않은가만 있을 뿐이다 . 물론 그 당시의 내 욕망이 선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 분명히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

 

 

그리고 지금 내게는 또 하나의 욕망이 있다 . 이제는 제발 그 ‘ 주홍글씨 ’ 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말이다 . YS 정권 초기의 개혁 열풍 속에서 민자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나는 김영삼 대통령이 문민대통령으로서 지난 정권과 분명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 시간이 흘러 차별성은 희석되었다 . 특히 YS 가 힘이 빠지고 구 민정계 세력이 당의 중심이 되면서 개혁은 퇴색하고 ,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수구적 , 권위주의적 행태가 되살아나면서 , “ 개혁 위해 나섰다 ” 는 나의 선거 구호는 빛바랜 휴지 조각이 되었다 .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너도 한참 건넌 뒤였다 . 나는 이미 진영논리에 깊이 빠져들어 있었고 , 그 진영 내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에 급급했다 . 한나라당의 모든 것은 선이었고 대선 출마를 다시 선언한 DJ 는 악이었다 . 정치는 여야 대결구도라는 논리 속에 , 내가 처한 상황에 충실한 것이 나의 정치적 언행의 유일한 기준이 되고 있었다 . 대변인으로서의 손학규는 김대중과 야당을 갖은 논리로 공격하는데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였다 . 상황논리 속에서 나 자신의 합리화에 급급할 뿐 만 아니라 , 스스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나갔다 .

 

 

 

진영논리나 상황논리는 성찰을 가로막고 책임을 변명으로 돌리기에 가장 쉬운 논리적 근거로 작용한다 . 진영과 상황에 갇혀 있으면 다른 게 잘 보이지 않는다 . 마치 최면술에 홀린 것처럼 자기정당성만 강조하게 된다 . 다른 사람이 보면 분명히 부당한데 본인은 자기정당성의 논리 안에 갇혀 책임을 면제받고자 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 .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 스스로를 보수 안의 진보라고 규정하고 , 한두 가지 진보적 , 개혁적 언행을 방패로 내 안에 자기정당성을 구축하려 했던 것이었다 . 한나라당에 있으면서도 제왕적 총재에 반대해 당내민주화를 앞서 주장하여 당의 주류로부터는 왕따를 당했고 지도부로부터는 핍박을 받았으며 ,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 경기도지사의 위치에 있으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찬성하고 , ‘ 햇볕정책은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 고 주장했다는 것만으로 나는 내 마음 속에 책임면제철을 쓰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

 

 

나는 2007 년 , 내가 걸어왔고 걸으려했던 본래의 나의 길을 가기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지금의 민주당에 합류했다 . 그것으로 그때까지 , 아니 , 지금까지 써 온 책임면제철이 깨끗이 지워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

 

 

다만 나는 책임면제철과 상관없이 내가 걸어온 길을 성찰하며 앞으로 걸어갈 길을 무겁게 응시해본다 . 그리고 다짐한다 . 내가 걸어왔던 길을 지금의 상황논리에 묶여 억지로 부정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 그것은 또 다른 책임면제철을 쓰는 위선이 될 것이다 . 나는 이제 책임면제철이라는 내면의 자기옹호를 버리겠지만 과거의 선택을 모조리 부정하는 위선자는 되지 않을 것이다 . 내가 걸어온 길에는 자기희생과 헌신의 구간이 분명이 존재한다 . 그 구간은 내 청춘의 전부에 연결되어 있다 . 그리고 또 나는 앞을 본다 . 내가 가야할 길이 비록 가시밭길을 맨발로 가야만 하는 길이더라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 아직 가지 않은 길이기에 ……

 

 

 




http://blog.daum.net/hqsohn
 블로그..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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