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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쑥부쟁이 나물

| 조회수 : 10,631 | 추천수 : 3
작성일 : 2012-04-20 13:56:38



지리산 산자락 아래 고향마을에서 즐겨먹던 쑥부쟁이 나물을 충청도에서 발견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한보따리 캐다가 데쳐서 무쳐보니 고향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미끄덩거리면서 니맛도 내맛도 안나는 무매력의 참 재미없는 나물맛이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쑥부쟁이 나물을 왜 안먹지? 했는데 먹어보니 잘안먹을만했습니다.

내가 원하던 그 맛이 아니여 ㅠ.ㅠ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서 정정하던 시절에 봄이면 막내딸 좋아하는 나물이라고

많이 캐서 보내주셨더랬는데... 지금은 몸도 마음도 힘드셔서 그럴 여력이 없으시니

보내달라고 조를수도 없고... 그냥 입맛만 다실 뿐이었습니다.

 

 

 충청도 쑥부쟁이 먹고 서운했던 마음을 달래주러 도착한 지리산 쑥부쟁이 입니다.

http://plrawermari.blog.me/120157639897

 

  제가 먹고 싶었던 쑥부쟁이는 지리산의 비옥한 토양속에 좋은 공기 마시면서 건강하게 자란

이런 쑥부쟁이를 원했던겁니다. 작년에 꽃마리님께서 밭에다 쑥부쟁이를 심는다하셔서

속으로 웃었습니다. 시골 어른들 보시면서 별걸 다 심는다고 옆에서 혀를 많이들 차시겠다 ㅋ

 

지리산 아랫동네 구례에서는 흔하고 지천으로 널린게 쑥부쟁이입니다.

봄이 오면 아이들은 누가 안시켜도  칼과 바구니를 챙겨들고 쑥부쟁이를 캐러다녔습니다.

한바구니 캐오면 엄마가 데쳐서 반찬을 해주시던 첫번째 봄나물이었습니다.

 

쑥부쟁이는 쑥을 캐러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라는 뜻이랍니다. 쑥부쟁이의 전설에

대장장이의 큰딸이 병든 어머니와 11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보며, 틈틈이 쑥을 캐러 다니는 것을

본 마을 사람들은,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이라는 뜻으로 그녀를 쑥부쟁이라고 불렀다는데

제 생각에는 정월 대보름 쥐불놀이에 까맣게 탄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제일 먼저

쑥과 함께 올라와서 허기를 달래주던 나물이라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꽃마리님께서 쑥부쟁이를 보내시면서 택배 가는 중에 시들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친정에서 보내주실 때는 멀쩡하게 잘왔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될거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시든 상태로 왔습니다. 쑥부쟁이를 생물인 상태로 안전하게 싱싱하게

택배보내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상업화가 가능하고 그래야 제가 봄마다 편하게 지리산 쑥부쟁이를

사먹을수 있기 때문에 택배문제는 꽃마리님의 고민사항이기도 하고 저의 고민사항이기도 합니다.

 

 

 


몇 년전 친정부모님께서 지금보다 정정 하시던 시절 막내 좋아하는 나물이라고 캐서 보내주신

쑥부쟁이 사진입니다. 4월 초에 보내주신건데 시들지 않고 싱싱한 상태로 택배가 왔습니다.

 

 

 


꽃마리님이 보내주신 쑥부쟁이랑 같은 시간에  도착한 친정에서 보내주신 두릅과 머위 택배입니다.

박스가 다 찌그러지고 찢어져서 박스 뚜껑 이 열린 상태로 왔는데도 시들지 않고 멀쩡합니다.

친정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나물은 비닐에 담아 냉장고에 하루 넣어두었다가 비닐째로

택배를 보내신다고 합니다. 쑥부쟁이도 같은 방법으로 택배 보내셨다고 합니다.

제 1안 - 쑥부쟁이를 캐서 비닐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열기를 뺀 다음 택배를 보낸다.

 

 

 


급하게 물을 끓이고 팔팔 끓는 물에 소금 한스푼 넣고 쑥부쟁이를 데쳤습니다.

팔팔 끓는 물에 쑥부쟁이를 넣고 다시 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위아래 뒤집어서 30초 정도 두었다가 건져내서 찬물에 헹궈줍니다.

 

 



시든거라 걱정했는데 데쳐보니 상태는 괜찮았습니다. 싱싱한걸 데친거라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쑥부쟁이는 거품이 많이 생깁니다. 물을 자주 갈아주면서 우려내고 먹으라는데

대충 3~4번 헹궈주고 무쳐먹어도 별지장은 없습니다.

제 2안 - 시들었어도 데치면 멀쩡하다 라고 소비자에게 이해를 시킨다.

 

 


 
쑥부쟁이는 최소한의 양념으로 무쳐야 맛있습니다.

물기를 너무 꼭 짜버리면 맛이 덜합니다. 적당히~ 가장 어려운 말 적당히~

조선간장, 다진마늘 약간, 참기름 약간, 볶은 깨만 넣어서 단순하게 간만 맞게 무치면 맛있습니다.

된장에도 무치고, 고추장에도 무친다는데 저는 이 방법으로 먹는게 제일 맛있는것 같습니다.

 


 
일요일에 캔 미끄덩거리면서 니맛도 내맛도 안나던 쑥부쟁이 나물 무침을 드렸을 때는

다들 시큰둥하시던 동네분들이 지리산 쑥부쟁이 나물은 화들짝 하셨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정말 맛있다고 하셨습니다. 쫄깃쫄깃 하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한번도 안드셔보신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하자면 향이 아주 진한 자연산 취나물보다

훨씬 진한 향과 쫄깃거림이 있는 봄나물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마침 친구가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 쑥부쟁이 나물 먹고 있는 중이라고 했더니

엄청 부러워합니다. 맛있겠다고 나두 먹고싶다는데 같은 동네 살 때는 한양푼 푸짐하게

무쳐서 불러다 밥을 먹이곤했는데 지금은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마음뿐입니다.

친구랑 통화하면서 쑥부쟁이가 택배오면서 시들어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물에 담그면 된답니다. 친구네 친정엄마는 택배 받아서 물에 담궈놓으라고 하신답니다.

 

 


친구 말대로 쑥부쟁이를 물에 담궈 3~4시간 두었더니 다시 팔팔하게 살아났습니다.

 


 
진하게 변색 된 부분이 걱정이었는데 역시 데쳐내니 차이가 없었습니다.

제 3안 - 택배 받는 즉시 찬물에 담궈둔다.

 

 

 
맛없는 충청도 쑥부쟁이로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쑥부쟁이 부각을 만들었습니다.

꽃마리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인데 아주 간단하고 쉽습니다.

아무 나물이나 원하는 대로 양념 을 해서 모양 잡아 말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날이   워낙 좋아 건조기 대신 햇볕에 말렸습니다.

처음 해보는거라 너무 두꺼운게 아닌지 살짝 불안했습니다.

 


 
햇볕이 좋아 이틀만에   쑥부쟁이 부각이 완성되었습니다.

처음해보는거라 성공 에 대한 자신 이 없어서 대충했는데 다음에는 찹쌀풀을 쒀서 해봐야겠습니다.

충청도 쑥부쟁이는 마르면서 아린맛이 더 강해졌습니다. 다음에 할 때는 데친 다음

오래 우려내서 아린맛 제거하고 만들어야겠습니다. 아린 맛만 아니라면 만족입니다.

반찬으로 먹을거라 간을 했더니 짠맛이 강해서 다음에 할 때는 조금 싱겁게 해야할것 같습니다.

 

http://cafe.daum.net/100meet/iLyd/4

산나물 부각은 먹을수 있는 나물은 다된다고 합니다.

양념은 찹쌀풀로 해도 되고, 된장양념으로 해도 되고, 고추장 양념으로 해도 되고

저처럼 집간장양념만 살짝해서 잘말려만 주면 되는게 부각이라고 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말고 도전해보세요 ^ ^

짱가 (kyoungjju)

청국장을 잘만드는 청국장교의 교주 http://kyoungjju.blog.me/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블루마운틴
    '12.4.20 4:51 PM

    짱가님 고향이 구례이신가 봐요
    저는 그 옆동네인데 반가워서요^^
    저희 동네에서는 이걸 나순개 나물이라고 했었거든요
    이거 무쳐 먹으면 참 맛있어요 살~~~짝 아린 맛도 나면서 계속 먹게 되는 그 맛이..^^

  • 짱가
    '12.4.20 5:22 PM

    저희 고향에서는 쑥부쟁이를 쑥구재미라고 불렀어요. 냉이를 나슨개라고 불렀구요.
    친정에서 보내주실 때는 배 아플수도 있다고 거품을 다 우려내고 먹으라 당부하시는데
    그 특유의 아린 맛 때문에 먹는거라 그냥 먹습니다.

    친정부모님께서 이제는 들에 나가 자잘한 나물을 캐기 힘드셔서 작년에는 쑥부쟁이 맛을
    못봐서 서운했었는데 올해는 제 블로그에 쑥부쟁이 먹고 싶다고 징징거렸더니만 제 고향으로
    귀농하신 꽃마리님께서 택배로 보내주셨답니다. 간만에 고향의 맛을 실컷 즐겨답니다 ^ ^

  • 2. 제닝
    '12.4.20 4:58 PM

    저는 서울 촌년이라^^ 쑥부쟁이가 쑥을 다르게 부르는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완전 다르거든.. 이군요.

  • 짱가
    '12.4.20 5:25 PM

    이름은 비슷한데 전혀 다른거랍니다. 그런데 쑥이 자라는 곳 옆에는 꼭 쑥부쟁이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쑥부쟁이인것 같습니다.

  • 3. 게으른농부
    '12.4.20 6:10 PM

    아하~ 그렇군요. 쑥부쟁이도 지역에 따라 맛이 다르네요. ^ ^

  • 짱가
    '12.4.20 8:11 PM

    땅이 다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지리산은 황토흙에다 부엽토가 풍부한 영양분이
    많은 땅이라 그 곳에서 자라는 나물도 맛있는 것이고, 제가 살고 있는 대전 근처는
    나물 캐느라 칼로 땅을 몇번 찔러보면 칼이 금방 무뎌지는 사질토 입니다. 나물 캔
    칼은 하루쓰고 나면 쓸수가 없을 지경이 됩니다. 모래땅이라 농사도 잘안되고
    나물도 맛이 별로인 것 같습니다.

  • 4. 별꽃
    '12.4.20 11:36 PM

    오~호 몇일전 구례로 벛꽃놀이갔다가 운조루앞에서 어르신께서 파시길래 사오긴했는데 먹는법 알려주셨어도 자신이 없어서 여적지 냉장고에 있었는데........제맘 아신것처럼 쑥부쟁이나물이 올라오네요 ㅎㅎ

    거기 어르신께서도 간장에 무치라고 알려주시더라구요.

    50평생에 처음 접해보는 나물이었어요...꽃이나 볼줄알았지 먹는건줄은 몰랐었어요.

  • 짱가
    '12.4.21 12:52 AM

    저는 반대로 나물만 알았지 꽃은 몰랐습니다. 쑥부쟁이 나물이 지천이었으면 쑥부쟁이 꽃도
    지천이었을텐데 어른이 되고서야 내가 먹던 쑥부쟁이 나물이 꽃이 된다는걸 알았답니다 ㅋ

    처음 드시는거라면 데친 다음 물을 몇 번 갈아주면서 거품을 빼주세요.
    살짝 배가 아플수도 있습니다. 많이는 아니고 배가 살살 아픈 정도라서 견딜만할겁니다.

    무치실 때 집간장(조선간장)과 소금을 반반 비율로 넣고 무쳐보세요.
    마늘은 안넣기 서운해서 넣는 정도, 참기름도 쑥부쟁이의 원래 향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살짝만 넣고 무쳐서 쑥부쟁이 본래의 향과 맛을 느껴보세요.

  • 5. 청보리
    '12.4.21 7:59 AM

    바쁘다는 핑계로 매일눈팅만 하다가 고향얘기에 반가워서 댓글 남깁니다 봄이면 쑥부쟁이 나물맛을 그리워만하는 아짐입니다. 주문해서 먹을 생각은 못했네요

  • 짱가
    '12.4.21 9:14 AM

    부모님께서 때가되면 알아서 보내주시던거라 귀한줄을 모르고 살다가 이젠 내가 직접
    찾아서 먹어야하는데 쑥부쟁이를 생으로 파는 곳이 없어서 아쉬움이 컸답니다.

    곤드레나물이나 명이나물처럼 쑥부쟁이도 대중화가 되어서 쉽게 돈을 주고 사먹을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 방법을 어찌 찾아야할지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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