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전복죽 만든 이야기부터 해 볼께요.
<전복죽 끓이기...>
수족관 벽에 꽉 붙은 채,
아주 힘이 좋게 살아서는...
슬금슬금 움직이는 아주 싱싱한 녀석들로
한마리 한마리씩 직접 골라서
살아있는 활전복을 사 왔습니다.
투병중이시라 영 기력이 쇠하시고
소화기능도 많이 약해지신
시아버님께 한 냄비 끓여서 가져다 드리려고 사 온거지요.
살아있는 생물 재료들을 다룰 때마다
느끼는 마음이지만...
꼬물꼬물거리며 생생하게 살아있는 전복을
또 이렇게 장만하려고 하니...
그 때마다 마음이 영 편치만은 않습니다.
저도 갓 결혼한 새댁시절에는
살아있는 개조개나 전복같은 것들은
집에서 직접 손질하는 것을 꿈도 못꾸었어요.
모두다 생선가게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집에서는 말끔하게 헹구기만 하면
바로 음식을 만들수 있도록..
그렇게 손질을 해 오곤 했었지요.
이제는 살아있는 그대로...가장 싱싱할적에...
어지간한 재료같아서는 거의 다...
제 두 손으로 직접 손질을 합니다.
이렇게 해야
이런 생물들의 신선한 활력과 살아넘치는 에너지들이
만드는 음식안에 하나도 버려지는 것 없이
제대로 고스란히 담기는 것 같아서요.
전복을 먹을적에
전복입은 떼어내도 되고, 그대로 두어도 된다고 하지만...
보드랍게 훌훌 넘어가는 전복죽을 끓일적에는
딱딱한 전복입 부분쪽은
칼로 세심하게 꼭 떼어냅니다.
몸에 아주 이로운 약이 되는 푸른 전복 내장도
혹시라도 손질하다가
아깝게 흘려서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늘 조심...
전복살과 함께
신경써서 먹기좋도록 잘 썰어 준비하고요.
보시다시피,
왼쪽부분이 전복살 부분..
그리고 오른쪽이 푸른 전복내장 부분이지요.
오른쪽 위에 자잘하게 떼어 낸 것이,
딱딱한 전복입이고요.
전복죽이 큰 냄비 한 가득...
팔팔 끓고 있습니다.
이제 불을 좀 낮추어서
은근하게 조금만 더 끓여내면 됩니다.
전복 자체에서 나오는 육수로
이미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바다향이 그윽하게 느껴지고요.
여기에 좋은 새우젓 국물로 간을 맞추게 되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전복죽이..
이렇게 수월하게 한 냄비가 제대로 끓여지지요.
집에서 이렇게 끓여내는 전복죽은요...
아주 고소하고도 부드럽고 진한 맛입니다.
전복 건더기도 푸짐하게 씹히고요.
내장까지도 아주 구시지요.
좋은 쌀, 깨끗한 물, 싱싱한 부재료들과 같이
이리 푹 끓여서 부드럽고 진하게 죽을 쑤어 놓으니,
무엇보다 집에서 이리 푸짐하게 한 냄비 끓이게 되면...
비록 죽이라 할지라도 감질나게 먹기 보다는...
한 끼 식사로 전혀 부족함이 없도록
뱃속이 든든하게 채워지도록 먹을 수 있어서
그게 참 좋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큼직한 사발에 가득 한 그릇 떠 준것을
맛있게 뚝딱 비워내내요.
방금 만들어서 뜨끈뜨끈 할 적에
바로 냄비에 덜어서
근처 가까이 사시는 부모님 댁에 가져다 드리니,
우리 시부모님 두 분도 맛있다 하면서 드셔주시니
제 맘이 더 좋고요.
<보드라운 장조림 만들기...>
장조림용 우둔살입니다.
우리집에서 한번에 장조림 만들어 먹는 양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딱 2kg를 준비했지요.
이 고기를 가지고
결대로 쪽쪽 찢어놓은 소고기 살이 질기기 않고...
살살 녹도록 보드랍게 씹히는 장조림을 만들어 봅니다.
장조림 만들기 전에는
덩어리 고기들의 핏물을 잠시 뺍니다.
오랫동안 담궈 둘 필요도 없이
그저 한 30분 정도 이내로만
이렇게 맑은물에다 푹 담궈 두면..
아무래도 장조림 하기 직전의 고기상태가
조금 더 말끔해지지요.
그래서, 시간여유가 있으면
망설임없이 이리 하는 것이지...
사실 시간이 많이 바쁠때는
이렇게 시간 들어가며 굳이 핏물을 빼지 않고
그저 살짝 거죽의 핏기만 흐르는 물에 씻어서 써도 괜찮습니다.
맛있는 장조림 만드는데에는 아무 하자도 없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약 30분이 지난 후...
핏물이 적당하게 말끔히 빠진 고깃덩어리들 모두를
이렇게 깊은 곰솥냄비에다 넣고
고깃덩어리가 잠기도록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이제, 장조림 고기를 끓이기 시작합니다.
냄비속 물이 팔팔 끓어 오를 때까지
센불로 끓입니다.
묵직하고 두께 있는 큼직한 곰솥 냄비이고
안에 든 내용물 건더기도 무게가 나가다보니..
파르르 금새 끓어오르기 보다는
은근하게 시간이 좀 걸립니다.
얼마 후,
냄비가 드디어 팔팔 끓게 되면...
잡스러운 거품건더기들이 한 가득..
이렇게 냄비 위로 부글거리며 떠 오릅니다.
이런 거품찌꺼기는 국자로 떠내기 보다는,
육수 낸 다음 멸치나 다시마 찌꺼기들 건져낼 때
매일같이 사용하는 이런 채망을 이용해야지요.
그러면 국자로 거품을 떠낼때처럼
아까운 소고기 육수까지 거품과 같이 버리게 되는
그런 낭비는 없이..
지저분한 거품들만 떠서 버릴 수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장조림 고기 보드랍게 푹 삶아내느라
한참을 은근하게 끓이는 이 국물은
말 그대로 조미료 하나 들어가지 않는
순수한 소고기의 진국인 육수인지라...
단 한 방울이라도
허투로 버릴 수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또한, 바로 이 국물이 장조림을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장조림 국물의 기본이 되기도 하지요.
이제 이렇게 국물위로 떠 오르는 거품들을
어지간히 잘 걷어내었으면...
다시 냄비 뚜껑을 닫습니다.
넘치지 않게 하려면
완전히 밀폐시키듯이 꼭 뚜껑을 닫은채로 끓이기 보다는
아주 약간만 틈을 주어
비스듬이 닫아서 계속 끓이게 되면...
장시간을 끓여도 넘쳐날 일 없으니
한참동안 냄비가 끓을 동안
다른 일 하면서 잠시 잊고 있기에도 좋으니
이편이 훨씬 안전하지요.
이렇게 약불이 아니라...
냄비가 넘치지 않을 정도의 중불 정도로
냄비 아래의 불길을 조절해서는...
이렇게 팔팔 끓어 올라서
지저분한 거품까지 다 걷어낸 시점부터
약 50분~1시간을 더 끓입니다.
그 정도까지 오래 끓여줘야 하나? 싶은 분들도 계실꺼예요.
물론 또 이걸 압력솥에 익혀낸다면
좀 시간이 더 단축될 수 있을테지만..
냄비에 올려서 이렇게 장조림을 만들때에는
이 정도는 끓여줘야
저 장조림용 고깃덩어리들이
입에서 살살 녹을정도로..
만족스럽게 제대로 충분히 푹 익지요.
이리 충분히 익혀내 주어야
아이나 어른 누구나 호로록 맛있게 먹기 좋은
그런 보드랍고 맛난 장조림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한참을 푹 끓여낸 장조림...
뜨거운 뚜껑을 마른행주로 잡아서
이렇게 열어보면
덩어리 고기들은 젓가락으로 찔러보면
바로 힘 안주고도 쑥 들어갈 정도로
알맞게 부들부들하게 익어있고...
국물까지도 이렇게 구수하고 진하게
잘 우러나 있지요.
이 상태에서 뚜껑을 다시 닫은채로
저절로 열기가 식도록 얼마간 둡니다.
그리고 냄비가 식었을 때..
이 냄비를 통째로 들어서는
서늘한 뒷베란다쪽에 냄비를 가져다 놓지요.
그러면은 냄비가 찬 곳에서
제대로 서늘하게 식어가는 동시에,
장조림 끓는 동안에
국물에 녹아나와 있던 그 소고기 기름기들이...
위쪽에서 엉겨붙으면서
하얗게 굳게 됩니다.
장조림감으로 골라 온 이 우둔살은
기름기가 적으면서도 맛난 부위로 잘 사 온지라...
식히고 나서도
위로 뜨면서 굳는 하얀 기름은 이 정도밖에 안 되네요.
냄비 안쪽만 들여다 봐도
얼마나 오랜시간을 끓여냈는지가 그대로 다 보입니다.
장조림 만드느라 양이 제법 되는 그 덩어리 고기들을
이렇게 거의 1시간 가까운 시간동안을 불 위에서 펄펄 끓이고 나면...
반드시 고기에서 나오는 미세한 찌꺼기들이
이렇게 안쪽 벽면에 엉켜붙어 있기 마련이니까요.
마찬가지로 거품 건져내느라 앞서서 사용했던 그것,
이 스뎅 손잡이 채망건지개를 이용해서...
동동 떠 있는 하얀 기름들을
이렇게 가볍게 건져내면 됩니다.
이제는 고깃덩어리들도 손질하기 좋게
모두 다 식었어요.
큼직한 스뎅볼을 꺼내어서
여기에다 이렇게 고기를 건져 놓고는...
덩어리로 되어있는 고기들을
모두 깨끗한 손으로
결대로 먹기좋게 이렇게 찢습니다.
손끝으로 야무지게 쪽쪽 찢어야 하는 작업인지라
꼭 손을 바로 직전에 깨끗이 비누칠해서 씻은 다음,
맨 손으로 작업을 합니다.
이 때 다른 음식들 다룰때처럼
위생장갑 낀 손으로 하다가는
세심하게 쪽쪽 결대로 잘 찢기 보다는..
오히려 푹 보드랍게 잘 익혀진 이 고깃덩어리들을
뭉퉁뭉퉁하게
대충 으깨게 되기가 쉬워서 그렇습니다.
이런 작업을 하다보면
늘 손톱을 늘 깡뚱하게 짤막하니 자르고 사는 제 손 모양이
비록 참 못난이긴 해도..
부엌에서 편안하게 이런저런 요리하기에는
참 안성마춤이구나 싶습니다..
마트나 시장에 가 보면
판계란 옆에 같이 진열 해 놓고는..
메추리알도 한 판씩 파는 것 늘 보셨을 꺼예요.
약 마흔개 정도 들어있는 큰 판도 있고...
그보다 조금 더 수량이 적은 것으로...
서른개가 조금 안 되는 메추리알 한 판도 있고요.
개별 단위 가격은 그렇게 크게 차이가 없는지라..
늘 비교해 보고는,
조금이라도 산란일이 더 싱싱한 것으로 골라서 사 오게 되는데...
보통은 비교를 해 보면,
주로 적은 판 쪽이 날짜가 더 좋습니다.
그래서 역시 이번에도
그 스물여덝개들이 작은판으로
이렇게 네 판을 사 와서는(48 x 4= 112)...
왠지 느낌에 좀 못나게 삶아진 몇개는
바로 그 자리에서 까서 제가 먹어 버리고
또 바로 뜨끈할 때 껍질까서
우리 아이들 입에도 두어개씩 넣어주고...
그렇게 해서,
이렇게 100개 정도 수량을 맞추어
껍질까서 남겨 둡니다.
장조림 만들적마다
이렇게 메추리 4판을 한꺼번에 큰 냄비에 삶아내는 거지요.
뭐든지간에 필요한 재료들을
약간 이렇게 여유롭게 준비를 해 두면 좋은 것 같아요.
바로 삶아서 흰자 노른자 모두 야들야들거릴 때에
껍질 바로 홀라당 까서
아이들이랑 제 입에 쏙 넣어 함께 나눠 먹는 그 맛도 참 좋고요.
장조림 할 때마다
이 정도는 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제는 메추리알 삶고 까고 하는 일들이 사실 여전히 조금은 번거롭기는 해도..
처음처럼 그리 힘들지 않고
편안하고 익숙하게 손에 익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메추리알도 삶아서 식힌 다음,
모두 다 까 놓았습니다.
그러니 매번마다 늘 준비하는 양 그대로...
얼마 안 되 보여도 이게 메추리알 100개랍니다.
이제 손질해 놓은 고깃살 쪽쪽 찢은것을 냄비에 넣어서
국물간 맛있게 맞춰서
마지막으로 한번 부르르 끓일 것이고,
여기에 들어갈 부재료들도
이렇게 모두 준비가 끝났습니다.
메추리알과 버섯,꽈리고추...
더 맛있는 소고기 장조림을 만들어 줄
오늘의 도우미 3총사랍니다.
간장 양념으로 맛있게 준비된 장조림 국물에
쪽쪽 찢어놓은 고깃살을 모두 넣은 냄비가
이렇게 팔팔 다시 끓어 오르게 되면..
메추리알 넣고,
이어서 손질해 놓은 버섯도 넣고...
이렇게 푸짐한 다른 부재료 건더기가 들어가면
팔팔 끓던 냄비가
잠시 주춤해 지지요.
이 냄비가 4~5분 정도후에
다시 팔팔 끓어오르게 되면...
마지막으로 준비해 놓은 꽈리고추를 가져와서
끓는 냄비에 이렇게 넣고..
불을 바로 끕니다.
방금 넣은 꽈리고추는
펄펄 끓는 스뎅냄비의 남은 여열로 익히는 거지요.
큼직한 국자로
아래속까지 골고루 두어번 정도...
위 아래 장조림 건더기들이 골고루 잘 섞이도록 저은 다음에,
열기가 도망가지 못하고
안에서 국물양념이 제대로 배이면서
다른 모든 재료들은 물론이고
꽈리고추까지 맛나게 잘 익도록...
뚜껑은 이대로 덮어 둡니다.
아래 냄비 속 사진은,
장조림이 이제 다 되어서 방금 불을 끄자마자..
큼직한 국자로 속까지 재료를 잘 섞었을 때랍니다.
그러니까 마지막에 꽈리고추를 갓 넣었을 적에...
이 때는 냄비 뚜껑을 덮어 놓기 전이고요.
뚜껑을 덮어 놓은지 한 5분 정도 지났을 때..
뚜껑을 열어보면 이렇습니다.
파랗던 꽈리고추도
서서히 펄펄 끓여놓은 장조림 국물이 배어가면서
이렇게 간장양념물이 들면서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양념물을 먹으면서 쪼그라 들어가고...
건져 먹기좋게 보드랍게 푹 익어가지요.
이렇게 소고기 장조림을 끓일 적에
꽈리고추같은 다른 부재료들을
좀 앞서서 끓는 냄비에다 미리 넣어서
같이 팔팔 끓이게 되면...
고추 종류는 생각보다 쉽게 풀어져서
식감이 오히려 살아있기 보다는
곤죽에 가까운 건더기가 되기 쉬워요.
이리 마지막에 불 끄고는,
바로 꽈리고추를 투입한 다음...
시간을 서서히 들이면서 익히게 되면..
후에 차갑게 식혀서 냉장보관 하면서
밑반찬으로 꺼내먹는 장조림 맛이란게...
훨씬 더 좋을 수 밖에요.
주재료인 쇠고기 뿐만 아니라
함께 넣은 메추리알, 버섯, 꽈리고추...
이 모두가 아주 적절하게 간이 배어있으면서도
식감도 잘 살아 있기 때문에..
건더기, 국물 하나 남김없이
반찬통 안에 만들어 놓은 장조림을 싹싹 긁어가면서
다 먹게 됩니다.
미지근하게 식은후에,
큼직한 반찬통에다
이렇게 장조림을 담았습니다.
몸이 안 좋아서 입맛이 없다 하시지만,
이 장조림은 잘 드시고 좋아하시는지라...
다른 반찬보다 저희 시아버지께서
특히나 잘 드신답니다.
이것저것 잘 드시고
얼른 다시 예전처럼 건강해지시기를...
모든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소망하고 있으니
우리 아버님... 꼭 그리 되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