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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도지사, 김문수의 예능프로

| 조회수 : 683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4-10 11:56:34

[119도지사 김문수의 예능프로]

경기도의 대표 브랜드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

경기도정 따라잡기를 하다보면 때로는 너무 재밌어서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여기에 한 번 맛들이면 발품은 비록 수고롭지만 그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어느 때는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때는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현장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실국장회의”가 바로 그것이다. 평상 시의 실국장 회의는 매주 화요일 아침 일찍 열리지만 특별히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는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현장으로 떠나는 버스를 타려면 아침 7시 몇 분 까지 도청에 대야 하고.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가학 광산에서 나오는 맑은 지하수. 9만톤의 청정수가 지하에 저장되어 있다고.

처음에는, ‘김문수 지사 공무원들 빡시게 잡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곧 바뀌었다. 새벽별 보기 한 보람이 있다. 공무원으로서 현장을 파악하는 것 말고도 다양한 생활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것은 돈 들여서 얻는 여행에서나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그리고 매일 먹는 밥도 들판에서 콧바람 쐬고 먹으면 그 맛이 별난 법이다. 이것만으로도 벌써 본전치기는 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찾아가는 실국장회의"는 문제 해결을 용이하게 하려는 취지일 것이다. 아침 8시 대에 도착해서 1시간가량 현장을 먼저 살피고 9시쯤부터 본회의에 들어간다. 누구나 참관할 수 있고 시군 관계자와 관내 기업체, 초청한 전문가의 특강도 있다.

어떤 때는 중앙부처의 담당자가 배석하기도 하는데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도청 안에서 회의를 한다면 도지사가 오란다고 해서 중앙부처에서 어느 누가 냉큼 뽀르르 달려오겠는가? 하지만, ‘민생의 현장에서 회의를 하니 중앙에서 한 번 나와 봐라!’하면 좀 빼기가 난처할 것이다. 이럴 때 중앙부처 참석자는 해당 지자체장으로부터 쓴 소리 꽤나 듣는 것쯤은 각오가 되어 있어야한다.

 

                               ▲가학 광산은 미로 같은 지하 통로가 사방으로 뻗어 있고 잘 정비 되어 있다. 

이를테면, ‘2년 동안이나 이러 저러한 문제를 중앙에 건의를 했는데 답이 없다. 우리 담당자는 그대로 있는데 그 동안 중앙은 담당자가 4번이나 바뀌더라. 일 좀 할 만하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을 골탕을 먹여도 분수가 있지....’ 이 쯤 되면 시장, 군수의 얼굴이 뻘게지고 톤도 높아진다.

그 다음이 재밌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미운 광경이 연출되는데...

이쯤에서 듣고만 있던 도지사가 슬쩍 끼어든다. 감사에 치사를 곁들이면서 중앙부처를 좋은 말로 위로하는 한편 시장, 군수를 부드러운 말로 다독거린다.

그런데 사실은 이것은 맛깔스러운 음모에 가깝다. 이것이야말로 등떠밀고 엎어지면 배꼽에 ‘아까징끼’ 발라주는 격이다. 이것이 다 도지사가 꾸민 일 아니겠는가? 도지사가 굳이 손 쓰지 않아도 시장, 군수가 적당히 쳐주게끔 자리만 깔아 주면 되는 일이다. 그것도 많은 주민들과 언론 앞에서.  아주 교묘하고도 정교하다. 이럴 때면 도지사 밥통 속에 밥알이 몇개인지 훤히 보이는 재미를 느낀다. 하여간 세수하면서 남의 손 빌려서 코푸는 비상한 재주라고 하겠다.

                                                    ▲안전사고에 대비 안전모 착용은 필수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는 화요 현장 드라마

이런 재미가 바로 드라마 보는 즐거움이다. 이때부터 경기도의 “찾아가는 실국장회의”는 기다려지는 “화요 현장 드라마”가 되었다. 도지사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적어도 연출을 좀 알아야 하고 때로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다. 얼크러 설크러진 문제들을 현장에서 파헤치고 짚어 가면서 대단원으로 이끌어 가는 행위야 말로 이것이 예술이 아니고 무엇이랴.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는 격식을 떠나서 부르기 전에도 알아서 달려 간다.

그 중에도 압권은 3월 20일, 광명 가학광산의 “찾아가는 동굴 실국장회의”이다.

70년도 초반까지 운영했던 폐 광산인데 현재 경기도와 광명시에서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서 역사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광명 시흥 지역의 520만평 보금자리 주택 개발 사업지 현장 확인을 겸한 가학 광산의 동굴회의야 말로 현장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생생한 감동의 영화 한 장면이다. 아, 도지사가 언제 영화감독까지 손을 뻗쳤단 말인가?


                   ▲사람이 하는 행위 중에 예술이 아닌 것이 있으랴!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는 종합예술 행위로 보였다.


영화에 음악이 빠져서야 쓰겠는가? 이 날은 격에 맞게 수준 있는 밴드까지 동원되었다.

동굴 실국장 회의 개막 전에 4인조 밴드의 팡파르가 울리는 것을 보고 자지러질뻔 했다. 이거야말로 완전한 종합예술 행위가 아닌가? 삶은 무대 위의 예술이라는 맥을 제대로 짚은 안목이 아니겠는가?

음악회 다음에는 동굴학회 전문가가 나서서 세계적인 동굴의 실태와 고부가가치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례를 짚어보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 글은  "찾아가는 실국장회의" 자체보다는 경기도 행정의 대표 브랜드들을 소개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 그럼에도 맨 처음에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를 거론하는 것은 들여다 볼 수록 재밌고 그 기획의도가 참신 발랄하고 역동적인 까닭이다.  

작년에는 "찾아가는 실국장회의"가 문제의 현장에서 7회 개최되었고 올 들어서는 벌써 4회를 기록했으니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 행정의 특징은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부르기 전에 먼저 \'알아서 기어\'가는 것이다. 부르면 즉시 달려 간다는 119행정을 표방하는 한편으로 부르기 전에도 먼저 달려 간다는 대민행정의 분위기를 선도하는 것이 바로 "찾아가는 실국장회"인 것이다.  

경기도의 앞서가는 행정은 여러분야에서 연속적인 수상을 자랑하고 중앙부서에서도 따라하기 바쁜 실정인데 (예:언제나 민원실, 꿈나무안심학교, 무한돌봄 등)  "찾아가는 실국장회의"도 올 연말쯤은 무슨 무슨 대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탈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면 점장이들한테 건방지다 소리를 들을까?

 ▲예술도 몸이 건강해야... 광산을 품은 산 정상까지 함께 오른 실국장회의 멤버들.   

(*주)

이 글은 (어제) 4월 3일 시흥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예정된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 참관하려고 새벽부터 나왔다가 갑자기 취소되었다는 뜬금없는 소식을 접하고 남는 시간에 그 아쉬움을 달래며 쓴 글이다. 오늘 중부일보를 보고서야 선거법 논란이 있어 취소된 것을 알았다.

이건 정말 '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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