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온다고 했지요 ? 금방 왔죠 ? 히히히
쪽방 생활을 2주간 한 다음 집을 구했습니다.
집을 구했으니, 청소를 하셔야지요.
박박 닦으란 말이요~ 박박
사진으로 보기에는 어떤가요, 집이 ? 이쁜가요 ?
하마터면 살돋에 '콘도 같은 우리 집'편으로 글 쓸뻔 했어요 ^^
반짝 반짝 + 휑~~
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사짐도 없이 여행가방 두 개와 유모차 하나로 이사와서
집에 물건이 없어 "콘도처럼" 휑~~~ 했던 것도 잠시.
제가 집을 안 치우고 사는 게 절대로 아닙니다 !!
이게 다 가야가 그런 거예요~~
저 불쌍한 제 밥 좀 보세요 ㅠ..ㅠ
반찬도 없이 밥이랑 국 ㅠ..ㅠ
(사이프러스도 실미도는 실미도 !)
게다가 이 집은 37도 이상 가는 지중해의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나기 위한 집.
햇빛도 최소한으로 들이고요,
제일 위 사진 좀 보세요, 낮인데도 불을 켜고 있잖아요 ㅠ..ㅠ
바닥은 냉기가 절절절 흐르는 타일
한겨울 난방은 ? 온풍기 겸용 에어콘에서 나오는 미지근한 바람이 전부입니다.
집이 어찌나 시원한지........어깨가 시려워 죽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집을 -이글루-라고 불러요 ㅠ..ㅠ
새로 정착(!)한 이 시원해 죽겠는 이글루에서의 일상들.
어느 날은 이쁜 짓 ? 공부 ? 도 하고요~~
엄마 아빠도 미쳐 못 하고 있는 그리스 말을 !!
또 어떤 날은 육아에 나른해진 (아가에 시달리는?!) 엄마를 대신해서 살림 !
실은 장난감이 없어서...실제 냄비로 소꿉놀이 중 ^^;
뭐 주로 평상시는 엄마 골탕먹이는 게 낙 !
전 애 없어진 줄 알고 찾고 난리 난리였었어요 ㅠ..ㅠ
이 아기가 정말......................
또 어떤날은 싱크대 서랍에 들어가겠다고 몸부림에 울고 불고...
어뜨카냐, 엄마가 널 접어서 넣어 줄 수도 없고 말야...
(이후 서랍 잠금장치로 온집안 서랍과 문짝을 치장하였습니다)
이렇게 집안에서 노는 아기 사진이 많죠 ?
왜냐하면,
사이프러스에 찾아 온 몇 십년만의 기상 이변 !!
겨울 내내 비가 얼마나 왔는지요,
요기가 영국도 아니고,...세상에 지중해인데 !!
지중해성 기후는 겨울이 비가 내리는 시즌은 맞지만,
저희가 이사 온 이후로 추위와 심각한 폭우가 계속되었어요.
정말 집 집 집에만 있었어요.
어후 답답해요 답답해.
그래도 3월 중순이 넘어 후반으로 넘어가니, 살랑 살랑 꽃향기가 추위와 비바람을 물리쳤습니다.
야호 !
이 지중해의 파란 하늘을 보기가 어찌나 어려웠는지 !
(아래 사진은 아직도 덜 파랗군요, 지금은 아주 파랗습니다 ^^)
비만 오지 않아도 신나는 우리 ! (춥긴 아직 추웠어요)
밖에 나갈 수 있으니까요~~~
자 ~ 다시 동네 산책 !!
아~~~ 꽃이 피는군요... 추워봤자, 늦겨울이 꽃피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요 !1
오랫만에 나와서 겨울 10분 걸었는데, 또 국경에 가로막히네요 ㅠ..ㅠ
왼쪽 건물은 남측, 뒤쪽 창문 많은 건물은 북측...
발앞은 철조망, 어휴
국경 부근에는 버려진 집이 많아요.
잡초가 숲을 이루었네요.
여기도 옛날에는 사람들이 밥 해먹고, 애 보고, 늦잠자고 복작복작하고 살았을텐데 말이죠...
쓸쓸
발길을 돌려 보면 옛 성문. 멋지죠 ?
Famagusta Gate
지금은 문화센터로 사용하고 있다고해요, 전시, 공연 등등이요.
저희가 구시가지에 산다고 했는데요, 너무 신기한 구시가지 지도 보여 드릴까요 ?
이 지도는 16세기 니코시아 지도 입니다.
16세기에 이곳은 베네치아였습니다.
여기가 이태리 베네치아라는 것이 아니고요,
15세기 말 부터 사이프러스는 베네치아 공화국에 속한 도시였답니다.
신기하지요 ? 도시 성곽이 뾰족 뾰족 !!
바로 옆이 터어키 오토만 제국이었기 때문에
베네치아 공화국으로서는 이 섬, 사이프러스가 아주 정치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수도 니코시아를 요새화 했습니다. 뚝딱 뚝딱 뚝딱 ~~
이렇게 11개의 화살표(!)가 뾰족 뾰족 튀어나오게 도시에 성곽을 올리고,
(전쟁이 나면 사방 팔방에서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생각해 보면 좀 무시무시한 성곽)
3개의 커다란 성문을 만들었습니다.
저 위 Famagusta Gate 사진이 그 중 하나의 성문입니다.
더 신기한 것은.................
쨔쨔잔~~~~~~~~~~~~
2012년 현재의 지도 입니다.
16세기에 지은 베네치아의 11개의 뾰족한 성곽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
(가운데 꺼먼 선으로 남북이 갈리긴 했지만요)
저흰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 안에 살아요, 남측에요.
위 지도에서 보면 오른쪽 가운데가 (검정선) 남북 분단선이고,
그 아래 두 번째 화살표 동네 부근에서 약간 안쪽으로 살아요 ^^
이름 모를 노랑 꽃이 만발한 이곳은 화살표 부근 성곽
지금은 축구장이 되어버린 어느 다른 화살표 모양 성곽 바깥쪽
베네치아 시대에 얼마나 요새를 잘 만들었나 시험 삼아
맨손으로 니코시아 성벽을 공격하는 가야 아버지 !
저만큼 올라가고 벌벌벌...
(군대를 안 가서 그러지 않았나...생각해 봅니다 큭)
니코시아 동네 구경에 벌써 해가 지려고 하네요.
아~~뾰족하기도하여라~~
저 길쭉 뾰족한 탑은... 성곽위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
베네치아 공화국에서 이슬람 세력을 막아내고자 세운 이 요새, 니코시아 성벽 위에
지금은 이슬람 사원이 자리잡고 있네요.
인생무상 !
우리 가족은 이렇게 오랫만에 지중해성 기후를 즐기고,
시내 구경을 하고, 노을을 보며 집으로 돌아 갔습니다~
시험삼아 올려 본 가야 유튜브 동영상 구경 하실 분 ?
지루한 월요일을 좀 재미있게 해 드립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CuFQXvOPn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