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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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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또 도시락과 부모은중경

| 조회수 : 9,955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3-10 14:24:29

 

*블록에서 그냥 긁어온 관계로 말투가 심히 방자하옵니다.

  널리 양해를.....

 

 

 

 

이어서 도시락 시리즈.

딸래미가 도시락 싸간지 한달 정도 되었는데 에미의 뇌구조는 99.99퍼센트 도시락에 관한걸로 꽉 차있고 나머지 0.11 퍼센트의  까만점 정도로 나머지 생활에 대한 관심이 자리잡고 있다.

뇌구조가 도시락 100퍼센트로 단일화 되는 날 쯤 너 이제부터 급식 먹어!!!! 라며 절규할것 같다.



참치 야채전 호박전 오징어 볶음 단무지. 이날 비쥬얼이 가장 맘에 든다.

(아, 내 도시락 싸기의 포인트 중 가장 중요한건... 균형잡힌 영양가....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게.... 깔맞춤이다.





스페니쉬 오믈렛, 무말랭이, 멸치볶음, 그리고 안어울리는 단호박 식빵으로 만든 참치 샌드위치.

전날 간식으로 참치 샌드위치를 만들어줬는데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담날 도시락에 반쪽을 넣어줬더니만, 자기는 참치 샌드위치를 싫어한댄다. 아니, 그 전날 열화와 같은 성원은 뭐였어 ...... 라고 했더니만, 참치 샌드위치를 좋아한건 자기가 아니라 동생이었단다 .... 아, 미안하다, 자식이 너무 많아서 헷갈렸다. 





쇠고기 달걀 장조림, 무말랭이, 우거지 된장 조림. 무척 토속적이었다 이날.

안먹고 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 먹고 왔다.

   





닭봉구이, 오뎅볶음, 무말랭이... 무말랭이 한통 만들어놓은걸로 이번주 퇴를 냈다.





한 이삼일 비쥬얼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깔맞춤도 엉망이고.

자존심이 상해서 키톡을 이잡듯이 뒤져 나름 화려해보이면서 쉬워 보이는 메뉴를 선정했다.

베이컨 감자말이, 팟퐁타이(평소엔 간장 간을 하는데 비쥬얼을 생각해 소금간을 했다!!), 그리고 지겨운 무말랭이. 사실 집에서 베이컨 햄 이런거 잘 안먹이고 베이컨 감자말이도 처음 해본거라 맛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무지무지 맛있었댄다. 더 해달란다.... 그건 좀 곤란한데....





간만에 맘에 드는 깔맞춤. 제육볶음, 시금치 들깨가루 무침, 계란 말이, 깍두기.



딸뇬이 특이한걸 해달래서 이날은 샌드위치 도시락을 쌌다. (이제 저절로 뇬 소리가 나온다....)

지난번에 자신은 열화와 같은 성원의 주인공이 아니었다고 반항했지만 샌드위치를 한가지만 싸는건 내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는 관계로 어쨌든 두가지를 준비했다.

지난번엔 단호박 넣은 빵이라서 때깔이 고왔는데... 이번 빵은 그냥 평범한 거라 색깔이 영....

참치 샌드위치는 참치에서 기름을 꼭 짜고 양파를 얇게 썰어 물에 한두시간 담근 후 물을 꼭 자고 사과를 잘게 썰어 이것들을 약간의 마요네즈에 무친 후 빵 사이에 두툼하게 넣는 것이다. 사과가 들어가서 달콤하고 양파가 들어가서 깔끔하다. 한마디로 디게 맛있다. 그담은 햄과 계란 후라이 그리고 야채를 넣고 토마토 케첩과 머스타드 소스를 넣은 샌드위치다. 근데 사실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고.. 아니고....저 빵이, 저 빵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까 말이다....



난 풀먼식빵 틀을 안갖고 있다. 근데 샌드위치를 깔끔하게 만드려면 네모반듯한 샌드위치 식빵이 필요하다. 근데 난 그 틀이 없다. 하지만 난 네모난 빵이 필요했다. 근데 틀이 없다.... 그래서, 일반 식빵 틀 위에 쟁반을 덮어 구우면 되겠지... 하고 시작을 했는데, 알고보니 쟁반이 오븐에 안들어가는거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작은 나무 도마에 쿠킹 호일을 씌워 뚜껑으로 덮었다. 음하하... 난 정말 똑똑하다. 근데 이런 줸장할...... 도마가 너무 작은거다. 그래서 도마가 덮지 못하는 부분은 쿠킹호일로 단단히 감싸고 나머지 부분만 도마를 덮었다. 그렇게 반죽을 오븐에 넣고 5분이 지나지 않아서.......



들여다봤더니... 세상에 반죽이 그 무거운 나무도마를 들고 일어서고 있는 것이었다.

박달나무인지 오동나무인지 꽤 묵직한 도마였는데....

오, 빵 힘 세다!!

우야뜬동..... 중간에 오븐 문 열고 접시로 꾹 눌러주니 내려가기는 내려가길래 딴일 보고 있는데..... 잠시 뒤에 가보면 또 불끈 도마를 들고 일어서는 반죽이 보이고.... 그래서 접시로 또 눌러주고..... 할 수 없이 나중에는 빵틀을 뒤집어 엎어 놨다. 지가 설마 거대한 빵틀을 들고 일어나기야 하겠어?

그랬더니 일어나지는 않는데... 밑으로 내려오더라.....ㅠㅠㅠㅠㅠㅠ

우야뜬동 온갖 생쑈를 하고서 완성된 풀먼식빵이다. 

한국가면 당장 풀먼식빵틀 하나 장만해야겠다.



과정은 지난하고 신산스러웠으나 결과는 창대하지 않은가?

나름 풀먼 같지 않은가?

그렇다..... 라고 혼자 대답해본다.

난 정말 훌륭하다.



요렇게 짤라놓고 보니 더욱 사랑스럽다.

마치 애벌레같잖어....



누가 만들었는지 그 풀먼 식빵 단면 참 알흠답네.....

이렇게 만든 빵으로, 그 다음날 샌드위치 도시락을 싸줬다는 그런 이야기를... 참 길게도 썼다.

늙으니까.... 말이 많아진다.





이것은 따끈한 어제 아침 도시락.

오징어 넣은 파전, 소세지 야채 볶음 위에 케찹과 머스타드 뿌린거...(내가 생각했던 비쥬얼은 이게 아닌데... 망했다.), 무말랭이...(드디어 다 먹었다), 그리고 우엉멸치조림.


        내가 방콕에서 가장 좋아하는건 바로 이 석양이다.

        우리집 베란다에서 저녁 6시-7시 사이에 내다보면 어김없이 저런 하늘이 보인다.

        실제는 더 불타는 색깔인데.... 파란 구름과 빨간 노을의 깔맞춤이... 아주 장관이다.

        음, 오늘은 깔맞춤으로 시작해 깔맞춤으로 끝나는것 같다.

         뭐, 어쨌거나 나는 훌륭하다.

             여전히, 도시락을 쌀 수 있어.... 행복... 조금 하니까.

            아 딸아, 너 이 은혜를 어찌 다 갚을래......

            날마다 부모은중경을 외우거라....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마토
    '12.3.10 3:32 PM

    아... 저런 도시락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ㅠ.ㅠ

    식빵도 어쩜 저렇게 기발한 생각을 하셨을까...^^;; 나무도마를 번쩍 들어올리는 반죽 정도에서 저라면 포기했을텐데... 뒤집어 놓으실 생각까지...^^;;;

    요즘 저도 식빵을 굽긴 하는데 정말 게을러서 그냥 제빵기에서 다 끝내버리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2~3번 정도 식빵을 굽지만 샌드위치 만드려면 식빵사러 빵가게 간다는...ㅠ.ㅠ

    존경합니다 ... 도시락도, 식빵도...^^

    방콕도 석양이 아름답군요...

    저도 베트남에 있는데 석양이 얼마나 멋진지 몰라요^^

    자주 올려주세요.

  • 오디헵뽕
    '12.3.10 10:22 PM

    베트남에 계시는군요. 작년에 캄보디아에 갔었는데 왠지 거기서 본 하늘과 닮았을것 같아요. 이동네들이 다 적도 가까운 지역이라 그런지 저녁하늘이 참 멋져요 그죠? 근데 빵의 힘이 정말 쎄더라구요.... 살짝 무서웠어요 사실.

  • 2. 연꽁맘
    '12.3.10 4:11 PM

    정말 도시락도 그렇고 석양도 참으로 알흠답네요. 방콕의 하늘은 저렇게 알흠답군요. 이곳 듕국 난징의 하늘은 늘 우중충합니다. 우울증 생길지경...;;; 6살 따님 학교가 국제다보니^^;; 너무 외국스러운^^ 메뉴때문에 저도 담달부터는 도시락을 싸줘야할까 고민중입니다. 참고하것습니다. 전 풀먼식빵틀이 있긴한데 뚜껑이 어딘가로 출타하신모냥-_-^ 이름만 풀먼-_-;;; 급 배고프네요. 사진보고있자니...풀썩~

  • 오디헵뽕
    '12.3.10 10:20 PM

    태국 국제학교 급식은 죄 태국 스러운데 중국 국제학교 음식은 어떤가요... 아마도 중국스럽겠죠.... 가끔 한식으로 도시락 싸주시면 어린딸이 부모은중경을 노래부를겁니다.^^

  • 연꽁맘
    '12.3.10 10:42 PM

    전혀 중국스럽진 않은 모양이예요. 맨날 뭐 먹었냐고 물으면, 소세지, 피자, 가끔 중국식 덮밥, 스파게티...고학년 한국학생들은 거의 도시락 싸다니더라고요. 한국사람은 밥심이죵~! 학교 다니고부터 빵보다 밥을 더 찾는 딸램이네요.암튼 대단하세요.

  • 3. 김선아
    '12.3.10 8:59 PM

    방콕가고파요~ㅠ.ㅠ 식빵 도시락, 헵뽕님 딸이고퐈욤..

  • 오디헵뽕
    '12.3.10 10:23 PM

    요즘 방콕 한참 더울때라서 좀 그렇긴 하지만 놀러오시면 재미있어요. 방콕 좋아하시는분이 참 많더라구요, 전 이제 다음달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는데요, 한국 가고 싶어요~~~~

  • 4. 샘물
    '12.3.10 9:56 PM

    음홧!? 키톡에서 부모은중경을 보다니....내 눈을 의심했심다.
    오디헵뽕님(이라 쓰고 맨날 오디햄뽕이라 읽는다)의 찬란한 깔맞춤 도시락과 뱅콕(원나잇 인 뱅콕의 영향으로^^;;)의 석양을 보노라니 부모은중경이 이리도 찡했던가 새삼 가슴을 칩니다. ㅠㅠ
    그나저나 우리 애들은 저런 깔맞춤 도시락 구경도 못해보고 자랐으니 미안시러 우얄꼬..ㅎㅎㅎ

  • 오디헵뽕
    '12.3.10 10:26 PM

    읽는건 맘대로 읽으셔도 됩니다. 저으 나와바리에서는 주로 뽕~~, 뽕아~~ 이렇게 불러요.
    원나잇 인 뱅콕을 아시는걸 보니 아마도 저랑 비슷하거나... 여하간 파릇파릇한 연배는 아니신것 같은데 반갑습니다. 염불로 듣는 부모은중경보다 딸래미가 직접 불러주는 엄마님 감사합니다가 듣기 더 좋아요 사실^^.

  • 5. 소피
    '12.3.11 1:30 PM

    오지헵뽕님 도시락덕분에 저도 도시락싸는일 좀 덜 힘들고 여유로워질듯하네요...
    반찬들이 모두 저희가족들 좋아하는 집반찬이라서 더더욱 좋아요.^*^
    여긴 두바이예요 저도 생전안하던일 하려니 참 애로가많은데...ㅎㅎ 덕분에 팁많이 얻어갑니다.
    앞으로도 도시락얘기 많이 올려주시길!

  • 오디헵뽕
    '12.3.11 4:45 PM

    오.... 두바이.... 거기도 많이 덥죠? 여긴 3월 들어오면서 아주 찌~~인하게 덥고 있습니다.ㅠㅠㅠ
    뭐 팁 드릴것도 없지만 나름 열심히 해볼게요.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마트 가서 시장을 산더미처럼 봐왔답니다.^^

  • 6. sweety
    '12.3.12 12:51 AM

    저도 덥디덥다는 마닐라에 살고 있어요...
    매일 아침 딸아이 도시락을 싸주지만 님의 도시락은 예술의 경지
    인듯합다....,많이 배우고 가염~~

  • 오디헵뽕
    '12.3.12 9:57 AM

    동남아에서 도시락 싸는 모친들의 계라도 만들까요 우리.... 해외에서 도시락 싸는 분들이 참 많군요... 저는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왠지 든든해지네요. 별것 없지만 도움이 되신다면 좋겠어요.

  • 7. teresah
    '12.3.13 11:45 AM

    오디헵뽕님 외도녀 (외국에서 도시락싸는 녀자) 라는 사조직이라도 만들까요? ㅋㅋㅋㅋ
    전 인도네시아인데요. 저희집도 석양이 참 예쁜데 제 카메라에만 옯기면 이상해지네요 ㅋㅋㅋ

    그나저나 울아들은 이제 도시락도 질리고 학교캔틴도 별루고 색다른 거 해 달래요 ㅠㅠㅠㅠㅠ

  • 오디헵뽕
    '12.3.13 2:59 PM

    오.... 외도녀 이름 섹시하고 좋네요!!
    적도 가까운 나라들이라 석양이 참 좋은것 같아요. 아드님은 색다른거 뭘 원하시나..... 같이 고민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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