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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꼭 읽으세요..2004 베스트셀러입니다.(ㄴㅁ)

| 조회수 : 1,273 | 추천수 : 19
작성일 : 2004-09-23 10:43:44

>
>음하하핫! 오늘 도시락 반찬 쥑이지않냐?
>쨔식들 환호성은...부러우면 니들두 나처럼 이쁘든지...
>허헛, 어디 감히 신성한 밥상머리서 구토증세를!
>야이 지지배야, 한번씩만 집어먹어! 밥은 안먹구 반찬만 디립다 디리미냐?
>
>내 성격상 낯간지러운 얘긴 안한다만, 니들이 정 이 산해진미의 노하우를 원한다면...
>잘 경청하고 알아서들 실천하거라!
>
>그니까 울엄마가 좀 이상해진건 몇달전부턴거같애.
>
>엄마들 그러잖아.
>사회에 불만많은 질풍노도 우리보다 맨날 인상 더 구기고 힘없이 축 쳐져있고, 알지알지?
>짜증만 부리는 나두 짜증이지만, 울엄마두 진짜 짜증이었거든?
>암튼 갱년기 티를 짱으로 냈어요 무쟈게.
>
>근데 언제부턴가 예전처럼 글케 왕짜증이 아니드라?
>난 울엄마가 평생 우울증인줄 알았지.
>생전 웃는걸 못 봤으니까.
>근데 티비 볼때두 웃기는게 나오면 큰소리로 웃고, 설거지 할때두 가끔 콧노래도 부르는거있지?
>싸가지없게 구는 내가 맨날 대꾸를 안해도 자꾸 말도 시킬라하고.
>그리고 첨보는 음식이 자주 밥상에 오르고.
>좀 이상해졌어.
>글치, 제대로 말하면야 그전에가 더 이상했던거겠지만...아이 몰라몰라.
>암튼 집에 특별한 일이 생긴것두 아니고 아빠 늦게 들어오는건 맨날 똑같은데, 엄마 기분은 좋아졌다 그거지.
>뭐 나야 나빠질게 없으니까 별로 관심도 없고 상관도 안했었어 그때까진.
>
>근데 어느날 집에 들어갔는데, 엄마가 나 들어온지도 모르고 컴앞에 앉아있는거야.
>나 너무 충격받았잖아.
>울엄마한테두 그런 표정이 있냐?
>뭐라해야하냐? 뭐 그 꿈꾸는 소녀같은 그런 얼굴 있지?
>얼마나 이쁘게 씩 웃으면서 컴을 쳐다보고 있는지?
>거기가 컴컴한 방안이아니라 딱 햇살 부서지는 무슨 꽃밭같드라.
>그 표정 정말 충격이었어.
>딱 연애하는 그 표정있잖냐.
>기가막혀서 “아줌마 뭐하셩?” 이랬더니 화들짝 놀라대?
>
>그러고나니까 갑자기 너무 궁금한거야.
>그리고 도대체 엄마의 그 표정이 지워지지가 않는거야.
>엄마한테 그렇게 신경을 쓴다는것 자체가 넘 존심 상하는 일이긴하다만 궁금하잖냐.
>바람이 난건지...
>나이 마흔 다섯의 아줌마를 나보다더 소녀같은 표정으로 만들어 주는게 뭐냐?
>넘 궁금하지않냐?
>
>그래서 내가 누구냐.
>며칠을 망보다 엄마 부엌서 바쁜틈을 타 냉큼 추적을 해봤지.
>어디 돌아댕겼다 쭈욱 리스트를 펼쳐봤더니..거참 추적할것도 없드만?
>어디 돌아댕길것두 없이 한군데서 살림을 차렸더라구.
>82cook이라는 요리사이트 비스무리한 뭐 그런데가 있어요.
>내참 허무해서...
>
>그래서 들어가봤지.
>뭐 참한 아줌마들 모여서 둥게둥게하는 그런 분위기드라?
>혹시 울엄마두 뭐 올리나? 싶어서 아뒤도 찾았지.
>흠메...아주 열성당원이시드만.
>아주 리스트가 쭈~왁 떠요.
>아뒤도 예술이야, <가을하늘>?
>쪽팔리게...
>
>슬쩍 화가 나는거있지?
>집에선 꼭 감옥에 갇혀사는듯한 분위기를 냈던 사람이 모르는 사람들앞에서 주절주절 말도 잘하고.
>안그러냐?
>배신감 땡기지않냐?
>
>문 꽝꽝 닫으면서 며칠을 빠스락대고나니까, 근데 왠지 엄마가 측은해지기 시작하는거야 느닷없이.
>몰라몰라, 나 이러다 철들면 큰일인데...
>암튼 갑자기 엄마가 불쌍한 생각이 드는거있지?
>내가 그동안 좀 못되게 굴었냐?
>솔직히 내 딸이 나한테 그러면 난 아작을 내지.
>니들도 그러지않냐? ㅋㅋㅋ
>
>유세떨듯 승질은 있는대로 다 부리믄서도 나아닌 다른데서 엄마가 위안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막 질투같은것도 생기고...
>거 기분 참 묘하대.
>
>그래서 엄마가 쓴 글들을 읽어봤어.
>
>...
>막 눈물이 나드라?
>그냥 막 눈물이 났어.
>사는얘기 담담하게 쓴글도 막 눈물이 나고,
>신출내기 격려해주는 댓글을 봐도 막 눈물이 나고,
>어려운 사람 위로해주는 댓글을 봐도 막 눈물이 나고,
>웃긴 얘기에 막 웃는것도 눈물이 나고,
>이 사이트가 엄마한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는 글을 봐도 눈물이 나고...
>
>여지껏 엄마는 그냥 엄마였는데 첨으로 엄마도 사람이고 엄마도 여자란 생각이 드는거야.
>니들은 어려서 이 언니의 맘이 어떤것인지 이해를 못하겠지?
>모르면 걍 새겨들어.
>
>읽다보니까 거기 내 얘기도 있드라?
>세상에서 젤 사랑하는 내딸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왜그리 서먹한지 모르겠다고...
>오늘은 꼭 말해야지말해야지 다짐을 해도 정작 얼굴을 보면 그게 넘 힘들다고...
>딸이 너무 멀리 가있는 느낌이라고...
>사랑하는 딸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실컷 해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
>아...울엄마...
>울엄마가 울엄마가 아니고 다른 이쁜 딸 엄마면 울엄마 얼마나 귀부인같은 사람이었을까...
>
>야, 내가 뭘 운다고 그래?
>이노무 먼지때문에...이것들아 교실 청소좀 똑바로 해! 이 이쁜 언니눈 충혈되잖냐!
>
>진짜 안어울리게 나 그래서 닭짓좀 했다?
>글 올릴라구 거기 가입도 했잖아, <가을 말> 일케 아뒤 달아서.
>라면 끓여가지고 폰카로 사진 찍어서 거기다 이렇게 써서 올렸어.
>
>‘울엄마를 소녀처럼 미소짓게 해주는 고마운 사이트에 라면 한그릇 바칩니다.
>제가 철없는 십대라 라면밖에 못 끓이거든요.
>따끈할때 드세요.
>사랑하는 엄마두.’
>
>그 사이트 난리났잖냐.
>맘이 넘 이쁘다...이렇게 이쁜 딸좀 있었으면 좋겠다...요즘 세상에 보기드문 아이다...
>너무 착한척 했냐?
>
>거기 울엄마도 댓글을 달았드라?
>엄마두 딸이 끓여준 라면 먹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
>그래서 어제 저녁에 미친척하고 내가 엄마한테 확 그랬쩌.
>엄마 내가 라면 끓여주까?
>
>
>
>야, 진짜 나 이렇게 빨리 철들면 안되는데 엄마한테 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냐?
>짜식들 감동 먹긴.
>니들두 똑바로 하란말야.
>
>야, 밥이나 먹자!
>
>
>
하늬맘 (honeymom)

82cook 덕에 이나이에 비로소 온라인 세상에 발 들여놓게 됐네요. 두아이(초딩 6학년 딸,6살 아들)엄마구요 직장생활 18년차 예요. 된장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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