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저도 김장 흉내. 게국지

| 조회수 : 11,85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1-30 09:09:29

예전에 앞집 사는 집사님께서 겨울철만 되면

 본인의 친정엄마가 보내오신 것이라며 찌개거리를 가져다 주시곤했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최근 1박2일 김치로드를 보면서 그것이 게국지라는 것을 알았네요

그 집사님은 깨꾹지라고 가르쳐줘서 우리는 깨꾹지라 불렀는데

그놈이 그놈이었구나~~~

 

집사님의 남편은 겨울철만 되면 "깨꾹지의 계절이 왔구나~!"하면서 너무 좋아하셨더랬어요

깨꾹지도 못얻어먹는 집에 장가간 남자들은 불쌍하다는 멘트까지 날리실 정도였으니까요

몇번 얻어먹은 게국지는 진짜 맛있었지요

 

약간 쿰쿰하면서 시원하면서 깊고 오묘한 그 맛..

미친듯이 밥을 부르는 그 맛.

안먹어봤음 말을 하지 말아요

 

1박2일에서는 익히지 않은 것으로 먹던데 우리 집에 온 것은 숙성이 잘 된 것들이었어요

이리저리 찾아보니 집집마다 김치맛이 틀리듯이

집집마다 해 먹는 방법도 다 다르대요.

뭐 적당한 레시피도 없고 생것으로 먹는 집, 익혀 먹는 집 다 가지각색이니

나도 내 나름대로 한번 해먹어볼까...? 쓸데없는 용기가 생깁니다

 

이틀전에 김장을 하다가 남은 절인배추 잎사귀들

어머니 저주세요 하고 얻어온 것이 저만큼 있길래

결혼 2년만에 간댕이가 부어서 일을 저질러 보기로 결심!

 

레시피 재료는 철저히 집에 있는 만큼에 충실했습니다

 

준비물

절인배추3kg쯤?, 게장 게(꽃게 반만한 쪼맨한 놈으로)6마리, 게장국물 반컵, 단호박 반통, 무 반통,

고춧가루 반컵, 신부름 해줄 남편

양념- 홍고추8개, 마른고추2개,생강 80g, 마늘80g,대파 80g, 게장국물 반컵

 

 

대충 준비!

냉동실 마른고추가 2개 돌아다니길래 같이 넣기로 결정


 

늙은 호박이 품절이라 어쩔 수 없이 단호박.

저건 생전 첨 보는 단호박인데 일반 단호박보다 길쭉하고 울퉁불퉁했네요.

생강이랑,마늘은 그냥 집에 있는 것이 딱 80g씩이라 모두 넣기로 해요

 

 

무도 ,호박도 나박나박 썹니다

영감~!!!!! 호박이 와이리 딱딱하답니까! 연약한 내는 못썰겠소.

준비물만 챙겨도 벌써 지치는 터라 써는 것은 남편에게 시켜 준비하고.

 

 

 

양념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수분이 좀 있어야 잘 갈리니까 게장국물 반컵도 같이 넣고~

 

후딱 갈면 양념 장 완성.

 

 

티비에선 생물꽃게를 넣던데 또 사기 뭐해서 그냥 게장 게를 넣기를 합니다.

있는거 쓰자니까요

원래 게국지라는 것이 있는 재료 ,쓰기 애매한 재료들 처치할려고 만든 거든데 뭐.

태생이 그런 놈이니 나도 철저히 있는 재료 쓰기.

 

게장 등딱지 떼고 (그냥 밥비벼 먹고 싶다....)


 

  가위로 적당히 쓱쓱쓱

  아 참 이 때 뾰족한 부분  안잘라냈더니

나중에 버무릴때 손을 찔러서 아팠음.

뾰족하다 싶은 부분은 이때 처치할 것.


 

갈아놓은 양념장 휘딱

 

잊고 있던 고춧가루도 같이 넣어줍니다.

한 컵 넣고 싶었지만 고춧가루가 없어서 반컵으로 타협.

 

버물버물~게한테 안찔리게 조심조심~



꽤 희멀겋다...

이게 이래도 되는걸까?

 

  쌀뜨물을 넣고 끓여야 한다던데 그냥 생수 넣고 끓여봅니다.

배추가 부들부들해야 맛있으니까 약한불에 푸~욱~~ 끓이다보니

원래 뚝배기 가득 물을 넣었는데  절반으로 쫄아붙은 상황.

 

대망의 시식!!!!!!

 

한입 푹~!!!! 영감도 고생했어요~

음~~~~~~~~~음~~~~~~~~~

음???????????

 

이거 뭔가 어리둥절한 맛?????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내가 생각한 그 맛은 전혀 아닌

그 뭐랄까.....

시원한 게배추국 맛...??

 

그러니까 전에 먹은 게국지는

걸죽한 청국장이나 하루죙일 끓인 김치찌게같은 묵직~한 맛이 있었는데

 이것은 영 가볍고 담백한 느낌이랄까.....

익혀먹으면 좀 다른 맛이 날래나? 역시 늙은 호박을 썼어야했나? 고춧가루가 부족한 탓인가?

아님 끓일 때마다 새우나 꽃게를 추가로 넣음 좀 맛이 다를래나?

 

     여러가지 의문점을 남기고 만 첫번째 게국지입니다

 

     맛은 있으니 (국물이 시원개운~해요!)

     결론은 게국지가 아닌 게배추국의 레시피가 생긴 것으로 마무리.

 

    저기 누가 게국지 레시피 제대로 가르쳐 줄 분 안계신가요?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단추
    '11.11.30 9:21 AM

    나도 그 레시피 완전 궁금해요.
    분노의 검색질을 해도 좀 애매한 레시피들이 많아서요.
    게장국물은 게국지 담그려고 남겨뒀는데...
    누구 알려주실 분 없으신가요...

  • 2. 이형민
    '11.11.30 9:56 AM

    금방 끓여서 먹을때와 익혀서 먹을때 맛이 완전히 달라요...
    금방 먹을때는 물렁물렁하고 익혀서 먹으면 딱딱해요

  • 3. toto
    '11.11.30 10:10 AM

    저도 게장 국물 엄청 많은데,,,

  • 4. 행복마눌
    '11.11.30 11:23 AM

    전부 게장국물은 넣는건 아니예요.
    저도 결혼하고서 깨꿋지라고 먹어봤는데 저희쪽은 실치젓갈을 넣어요.
    그리고 배추도 속대보다는 겉대나 달랑무 작은것들 넣구요..

    푹 익히기보다는 뚝배기에 파르르 끓을때 불끄고 자체열기로 익혀서 먹을때가
    가장 맛있어요.
    푹 익혀 먹음 덜 맛납니다.
    깨꾹지도 익으면 맛없다고 담아 바로 냉장고로 보관해서 먹어요.

  • 행복마눌
    '11.11.30 11:28 AM

    담는거보고, 담아보기도 했는데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그쪽지방에서는 김장하고 남은것들 다 모아놓고 간단 김치찌개로 생각하는
    음식이라서요...

    젓갈이 가장 중요하구요..
    나머지는 일반 김치 담듯이 담되 고추가루 안넣고 마른고추 불려 갈아 넣고요..
    양념이 많지 않게..
    끓일때도 물은 안붓습니다. 자체 국물만 조금 넣고 바글바글 끓여 먹어요.

  • 5. 소금소금
    '11.11.30 11:45 AM

    (이거 댓글에 댓글은 어떻게 쓰는 거여....궁시렁...)

    행복마눌님 젓갈류를 추가해서 다시 버무리면 이상할라나요?

  • 행복마눌
    '11.11.30 12:19 PM

    이상하지 않아요^^
    저는 시골에서 담은게 떨어지면 집에서 담는데 실치젓이 없으니 아쉬운대로 까나리액젓넣고
    담았어요..
    액젓이 많이 들어가야 맛있어요.
    뚝배기에 끓이시다가 끓으면 바로 불끄시고, 국물은 없는듯 끓이셔야 맛있어요.

  • 6. 엘레나
    '11.11.30 3:13 PM - 삭제된댓글

    1박 2일에서 게국지 보면서 침만 삼켰네요. 진짜 맛있을것 같아요~

  • 7. 빈달루
    '11.11.30 5:01 PM

    제 생각엔 생물 게를 넣지 않아 그런거 같은데요..

    국물맛이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 8. 보라별
    '11.11.30 9:28 PM

    게국지는 작은게 진흙 뻘에사는 능쟁이??갈아넣고 하는거임~~양념은 너무 진하지않게~~

    글구 담은즉시 먹음 아니되옵니당~~한 3달 지나서 김치가 삭으면 물 조금 붓고 푹 끓여줍니다.

    그맛은 시원하구 자꾸자꾸 먹고 싶은맛입니당~~조심할건 중독성이 있답니다~~

  • 9. 보라별
    '11.11.30 9:36 PM

    사투리로 깨꾹지 맞구요~~능쟁이 간장에 담갓던것 갈아서 넣는거임~~호박이랑 배추 막썰기해서 ~~만들어요.

  • 10. 보라별
    '11.11.30 9:39 PM

    늙은호박이 더 시원하구유~~~좀 파란호박두 괘안아유~~

  • 11. jasmine
    '11.12.1 9:06 AM

    무슨 맛인지 상상이 될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게장은 있는데 엄두를 못내겠네요...
    세상은 넓고 먹거리도 정말 다양하군요...죽기 전에 먹어야할 리스트에 포함은 시켜봅니다.
    누가 일목요연하게 레시피 좀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 소금소금
    '11.12.1 2:36 PM

    압. 유명인 등장!( 후덜덜!)
    그러니까 그 빨간 요리책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젤 더러운 요리책 중에 하나예요 자주봐서

  • 12. 나비
    '11.12.1 9:41 AM

    다른 재료는 어찌 어찌 조달을 하겠는데 심부름해줄 남편이 없어서 (저지래하는 남편은 있어요. ㅋㅋ)
    포기하는 일인이에요 .
    맛있을거 같은데 용기가 안나서 ㅎㅎ

  • 13. 유시아
    '11.12.1 11:24 AM

    전 준비물에 심부름해줄 남편...보고 아직도 웃고 있습니다....
    무슨맛일지 너무 궁금해요
    담궈서 바로 끓이신건지요

  • 소금소금
    '11.12.1 2:35 PM

    사실 제일 중요한 준비물이져.
    뒷정리만 안해도 오만 요리를 시도해볼 마음이 생기더라니까요
    맛난것, 새로운 것 얻어먹기 위해서는 필수 노동이란 것을 울 남편도 잘 알아줘서 고맙구만요.
    담궈서 바로 끓였구요 저 맛은 그러니까 음...
    연한 해물탕 연한 김치찌개 무국 ...이라면 상상이 가실라나요...?

  • 14. 다아시부인
    '11.12.1 8:54 PM

    서산을 시댁으로 두고 있어요. 십 수년 전에 처음 먹어보고 너무 이상해서 다시는 안 먹었어요. 다른 가족들, 특히 시골스런 입맛가지신 애들 고모부들은 미친듯 좋아하시긴 해요. 원래 꾸리꾸리하고 그래요.
    1박2일에선 생꽃게를 넣고 담자마자 끓여서 꽃게탕맛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남편에게 물으니 숙성 안시키고 그렇게 먹기도 한다더라구요. 정식 맛을 보시려면 서산 가서 식당에서 드셔보세요. 서울에서 두 시간 정도 밖에 안 걸려요. 진국집 인가 하는 곳이 제일 유명하더라구요. 서울도 하는 집 찾아보면 있지 않을까요?

  • 15. starrynight
    '11.12.1 10:46 PM

    서산 갯국지의 참맛은 보라별님이 쓰신 내용에 가장 근접해요^^
    늙은호박필수, 능쟁이(칠게같은..), 아님 박하지(돌게) 칼등으로 쳐서 넣고 생물조기도 조금넣었는데 맛있더라구요

  • 16. 예쁜순이
    '11.12.2 10:16 AM

    ㅋㅋㅋㅋㅋ수고하셨습니다. 표현이 재미있어요..

  • 17. 흐르는별
    '11.12.2 5:02 PM

    양희은씨가 나오는 잘먹고 잘사는 법 시골밥상편에
    게국지 나와요. 검색해보니 2010년 5월 15일 방송이네요.

  • 18. 참외반쪽
    '11.12.4 5:05 PM

    저희집도 이번에 김장하면서 재미삼아 게국지도 해봤었어요.
    1박 2일에서 광양불고기를 누른 맛이라고 해서 엄청 기대했었는데...
    본토의 토박이 레시피가 아니라 1박2일 자막에 의존한 레시피인지라
    뭔가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어요.. ^^
    겉절이 평소 해먹던 수준에 무랑 게장국물 넣고 수산시장에서 산 대하랑 꽃게 살아있는 넘 넣고 끓였더니
    그냥 순한 해물탕 국물맛??
    가족 모두 수고했던 김장하는 날.. 별미로 기분좋게들 먹었었네요.. ^^
    다음 김장할 때도 해 먹자~~ 그랬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980 어쩌다보니 손님맞이 주간, 그리고 큰아이 생일날 10 솔이엄마 2024.04.15 13,589 4
40979 봄봄 10 juju 2024.04.13 9,757 1
40978 행복만들기 170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3월 육전과.. 5 행복나눔미소 2024.04.11 4,482 3
40977 시드니 시내 한복판에 Community Farm 8 솔바람 2024.04.09 5,990 2
40976 어린 것들이 자라나는 시즌, 봄! 29 소년공원 2024.04.08 8,641 1
40975 특별한 외출 16 Alison 2024.04.07 7,300 2
40974 제겐 역시 익명방은 안맞더라구요 (음식없는 수다 주의요함) 25 김흥임 2024.04.06 5,753 2
40973 24년 봄을 맞이하며 .. 23 주니엄마 2024.04.03 9,301 3
40972 어느새 봄이네요 16 메이그린 2024.04.03 6,292 3
40971 닉네임 순덕어머님은 잘 계시는지 갑자기 궁금요. 14 바람 2024.04.03 7,953 0
40970 사진은 뒤죽박죽이지만... 16 고독은 나의 힘 2024.04.01 8,059 2
40969 일년이 흘렀네요... 16 catmom 2024.03.29 9,515 3
40968 대부분의 시간을 부부 둘이 붙어있는 상황에 뭘먹을까? 14 솔이엄마 2024.03.26 12,274 3
40967 선 반찬 배달, 후 외식 7 진현 2024.03.25 8,294 2
40966 챌토리네도, 소주잔 김밥 추가요 - 18 챌시 2024.03.15 12,261 2
40965 17년만의 부부여행 41 Alison 2024.03.14 14,681 5
40964 여러가지 잡다한 음식들. 18 뮤즈82 2024.03.13 10,523 3
40963 169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2월 수육, 대패삼겹살,.. 10 행복나눔미소 2024.03.08 6,267 8
40962 소주컵 김밥 도전~ 28 mayo짱 2024.03.08 15,226 6
40961 어린이집 냠냠쌤...점심밥 꽃식판 67 민뚱맘 2024.03.03 12,774 6
40960 음료 사진 몇 개 4 블라썸데이 2024.02.29 6,009 2
40959 오랜만에 왔습니다! 혼밥러입니다 12 옐로우 2024.02.26 13,648 6
40958 입시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돌아왔어요! 65 솔이엄마 2024.02.25 15,475 6
40957 미니오븐으로 케익 시트 만들 수 있나용? 4 한가지 2024.02.20 5,163 1
40956 굴림만두와 몇가지 음식들 31 Alison 2024.02.20 9,505 5
40955 피자, LA갈비, 유채나물 18 ilovemath 2024.02.19 8,550 4
40954 설날 플렉스 15 시원한 2024.02.16 10,074 4
40953 음력으로 새해 인사 드리러 왔어요 :-) 33 소년공원 2024.02.15 7,186 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