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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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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마음이 시키는 숙제를 하고서

| 조회수 : 10,145 | 추천수 : 4
작성일 : 2011-11-16 22:41:56

시고모님이 서울에 사십니다

어느날 전화가 와서는 규니에미야 한번 들러라 하셨어도

그런가...하며 마음으로 거절했더니 다시한번 전화를 주시고 또주시고

내키지않는 마음으로 면목동이란곳을 갔었습니다

손을 잡으시며 고맙고 미안타 말씀하셔도 그런가보다...햇는데

한참이나 마음열지않는 못난사람을 때마다 챙기십니다

살면 얼마나 살것이냐며

명절 전후로 연락이 오고 또오고 한번 뵙고 나니 딱히 마음을 자를일도 아니다 싶고

어른이 그러시는데 싶어 거절치못하고 다녀오곤했습니다

갈때마다 규니 용돈하라시며 봉투를 몰래 제가방 깊숙이 넣어두시고는

지하철 타는것을 확인하시고는 전화를 주십니다

너무 조금이라 생색내고 못준다 그리알아라...

조금 남은 고구마가루로 묵을 쑵니다


지난추석에도 예외없이 올것이지?하는 전화를 미리 주시더군요

대전서 올라오는 길 미리 다른 약속이 잡혀있어서 마음이 바쁜데 잠시 인사나 드리고싶어

들렀습니다

정말 잠시 앉았다 나오게 되어 얼마나 아쉬워하시던지

집을 나서는데 죄송스럽기가 그지없었습니다

가방을 열고는 또 봉투를 밀어넣으시고는

작은 봉투를 손에 쥐여주시며

자네가 주는거라하고 고모부님을 드리게나 하시는데 얼굴이 확 달아오르더군요

까맣게 봉투생각을 잊고 있다 확인하니

어른이 주시기엔 너무나 큰금액 하루가 지나고 전화를 드렸더니

아이 등록금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태시게나 하십니다

고기를 좋아하실까? 동파육 할겁니다


늘 마음 한쪽이 기울어지듯 무거워지냈습니다

힘들겠다고 언젠가 좋은날 있을거라고 말로만도 감사한데

아들딸들이 주는 용돈을 모아 제게주시니 말입니다

집으로 모셔서 밥한번 지어드리고싶었으나 마음뿐

밖에서 드시는 밥 탐탁잖아하시는 분이시니

마음먹고 짬을 내어 요리를 했습니다

오래된 옛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서러운마음에 눈물 찔끔 보태봅니다


사람이 산다는게 무었일까요

어떻게 살아야 잘산다고 할수있을까요

언제쯤이면 모든사람들이 아 참괜찮구나하고 저를 힘들지않게 바라봐줄까요...

남의 집 주방에서 번잡해질까봐 채소도 미리 손보아서 물기빼놓고

양념장도 만들었습니다

청국장도 끓이려 열치다시마 육수 뽑아

두부넙적하니 썰어넣고 포장하고 양파며 매운고추 파 호박은 따로 썰어 팩에 담았습니다


눈물을 흘려가며 음식을 하다니 코메디입니다

찔끔거리느라 청경채를 너무 오래 데쳤습니다

그러게 음식할때는 다른생각하면 꼭 사단이 납니다

요즘들어 내내 삼방사방 방방뛰며 다니느라 피곤해서인지

칼질하는 속도도 나질않고 스텐후라이팬은 지단이 달라붙고 난리도 아닙니다

세수 먼저해서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심기일전 해봅니다

고모님은 갑작스런 방문소식에 목소리가 밝아지십니다

어디쯤 오고있냐고 전화를 하시더니

아예 골목 어귀에 나와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난번 뵜을때 보다 얼굴이 훌쪽해지셨습니다

치아가 많이 아파 음식드시는게 변변찮으시다며 속상해하시네요

오늘 생일하시겠다며 좋아라하십니다

고모부님도 연신 막걸리잔을 드시며 고모님의 지청구도 너그럽게 허허하십니다

진작에 왔을걸 하는 마음이 듭니다

지금이라도 늦지않아서 다행입니다

치아때문인지 묵무침을 제일 맛나다시며

코잔등에 땀이 송송 맺히시도록 정신없이드시네요

드시다 말고는 근처 사는 큰딸 작은딸을 오라고 전화하십니다

우리가 죽어도 이리라도 얼굴을 익혀둬야하는거란 말씀을 곁들이십니다

너무 좋은 세상 살만하니 이리 나이가 들었다

모든것이 아깝고 애뜻하다 규니에미 너한테도 그렇다 하십니다

잠시사이에 피난 내려 오실때부터 서울서 죽을 고생끝에 이만큼 사는 얘기가 길어집니다

그저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좋은시간 같이 보내자는 말씀말고 드릴수있는말이 없습니다

    고모님의 딸과 손자손녀까지 모인 식탁은 잔치집이 되었습니다

     가져가서 끓인 청국장 뚝배기는 바닥도 긁을 참입니다

모두가 맛있게 먹어주니 괜히 어깨가 으쓱합니다


먼산보듯이 냉냉한 제게 이리 따뜻한 시간을 허락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고모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기 기도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지난번 농림부여행기가 체택되어 받게된 작은 선물이 기다리고있었습니다

선물같은 인생을 살고싶습니다

제게 남을 생의 모든시간은 아닐지라도 '

많은 부분들을 선물같은 시간으로 채우고싶다는 욕심을 내어보렵니다


행복이마르타 (maltta660)

요리를 좋아하지만 잘 할 수없는 현실 키톡을 보며 위로받는답니다^^; 사람좋아하고 여행좋아하고 농사짓는 사람 존경하는 행복한마르타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연
    '11.11.16 10:48 PM

    참 잘하셨어요...^^
    마음 한번 돌리고 털면 될거 같은데... 그 사람 마음이 그리 쉽게 안되드라구요..
    행복이 마르타님은... 고모님댁 갔다 오시고 나서부터..따블행복이마르타님이
    되셨을거에요 ^^

  • 2. 아이보리매직
    '11.11.16 10:54 PM

    우와 디게 맛있어보여요!!!!!!!!!! 정말 능력자라 부러워요

    정갈히 음식 담으신것도 프로!!!

    저 동파육.. 어떻게 하는 건가요?^^;

  • 3. 그리피스
    '11.11.16 10:59 PM

    쉽지 않지요..시댁쪽이라..
    그래도 어른께서 저리 먼저 챙겨주시니 전 부럽네요.
    전 다들 왜 그리 저만 못잡아먹으려고 난리인지..남들이 보기엔 제 사는 모양새가 좋아보이나 봅니다.

  • 4. 엠마..
    '11.11.16 11:06 PM

    세상에서 제일 힘든일이 돌아설 마음 다시 돌리는 일이다 하고 마음먹고 살았더랬는데,
    그건 저 같이 못난 사람에게만 있는 일이었나 봅니다. 너무 너무 좋아보이세요..

  • 5. 독도사랑
    '11.11.16 11:26 PM

    정말 맛있겠다 ㅎㅎ 보쌈에 막걸리 생각나는데요 ㅎㅎ

  • 6. 부관훼리
    '11.11.17 2:24 AM

    마음이 훈훈해지고 눈시울이 조금 붉어지게하네요... ㅠㅠ
    고모님 건강하세요.


    근데 분위기 안맞는 제 댓글 용서하세요.

    "밖에서 드시는 밥 탐탁잖아하시는 분이시니 마음먹고 짬을 내어 요리를 했습니다"

    요부분을

    "마음먹고 짬밥을 요리하기로 했습니다." 로 읽었어요...

    다른 갤러리를 속독하다가 82왔거든요. ( --)

  • 7. 삼순이
    '11.11.17 7:59 AM

    내가 왜 눈시울이, 눈물이....

  • 8. 단비엄마
    '11.11.17 8:45 AM

    저도 이글을 읽는데 왜 눈물이 날까요?
    아침부터 회사서 청승맞게 눈물 주르르 한번 흘리고 댓글 답니다.
    그래도 마음이 따뜻해 져서 좋네요.행복이 마르타님!

  • 9. 단추
    '11.11.17 8:46 AM

    행복이마르타님 글은 항상 이렇게 따뜻하네요.

  • 10. 코스모스
    '11.11.17 10:08 AM

    마음이 시키는대로~~숙제를 해결하신 모습을 보니 지난주 저도 제맘속에 남아있는 분과의 숙제를 그분이 먼저 연락을 해서 만나게 되어 해결을 했네요. 하지만 지난세월 쌓은정이 다시 이어질지는,,,,잘 모르겠네요.
    좋은 글 감사하며, 저도 키톡을 통해서 주방을 사랑하는 여자가 될렵니다.
    행복이 제가 사는 먼 곳까지 전해져 오네요.

  • 11. 미주
    '11.11.17 10:10 AM

    마음이 시키는 숙제...
    하나씩 풀어가고 있는 나도 마음이 시키는 숙제라는걸 알았습니다.
    또 다르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일.
    좋은글 고맙습니다.

  • 12. 애플트리
    '11.11.17 10:24 AM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원글님 글이 따뜻해요,

    좋운글 고맙습니다 22

  • 13. 무소유
    '11.11.17 2:15 PM

    음...제게도 마음이 시키는 숙제가 몇 개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숙제를 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제 마음을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 14. 오로라꽁주
    '11.11.17 2:33 PM

    배워야 할 부분이 요리만은 아닌듯 하네요..
    맴 씀씀이도 어쩜~ 오늘 또 하나 배워갑니다.
    실천이 중요한건데 ...... 그쵸? ^^;;

  • 15. 이영하
    '11.11.17 2:39 PM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반성하면서 그 반성하는 제마음도 오래 가기를 노력을 해야겠어요^^

  • 16. 쎄뇨라팍
    '11.11.17 3:29 PM

    ^^
    설 특집 단막극 한편 본 듯 했습니다
    토닥토닥
    참으로 자알 하셨습니다~~따뜻해요

  • 17. 가을
    '11.11.17 3:57 PM

    공연히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선물같은 인생을 살고싶다는 말씀이 너무 공감이 갑니다
    공감만 갈뿐 인생을 그렇게 살지못하는 제자신이 정말 답답합니다
    더 늦기전에 노력해보려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 18. 아따맘마
    '11.11.17 7:38 PM

    시고모님 마음이 얼마나 좋으실까요.

    사람사는 정이 느껴지네요.
    마음이 시키는 숙제를 하셨으니 후련하시지요?

    사랑과 행복이 느껴지는 글...감사합니다.

  • 19. 시간여행
    '11.11.18 9:27 AM

    아침부터 따뜻한 글에 감동입니다~^^*

    음식도 너무 맛나보여요~^^

  • 20. 꼬꼬와황금돼지
    '11.11.18 9:54 AM

    마음이 따뜻해져옵니다. 선물같은 인생,...
    저도 연세가 많이드신 고모님이 두분이나 계신데
    한국나가도 쉽게 찾아뵙질 못하네요~
    반성하고 기회될때마다 뵈야겠어요~ 나이가 드시면 그렇게 아랫사람들이 보고싶고
    찾아뵈면 참 행복해하시고 그런것 같아요~

  • 21. jasmine
    '11.11.18 1:12 PM

    요즘기준으로는 어찌보면 챙기기에 먼 관계인 것 같은데...서로 잘 하시네요.
    고모님이 자녀분들까지 부르신 것 보면 마음이 정말 좋으셨나봅니다...행복하세요.

  • 22. 다이아
    '11.11.19 7:12 AM

    마음이 시키는 숙제... 저도 해야 할 숙제가 있는데...
    님 글을 읽으니 그 숙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절판이며 동파육이며 참 정갈하고 맛나보입니다.

  • 23. soll
    '11.11.19 10:27 AM

    구절판 동파육 둘다 완전 프로솜씬데요?
    고모님도 마르타님도 마음도 너무 깊고 고우세요

  • 24. minimi
    '11.11.21 3:16 PM

    행복이 마르타님은 분명 선물 같은 인생을 살고 계시고
    주변 분들에게도 선물 같은 분일거란 생각이 들어요.^^

  • 25. 나미
    '11.11.22 10:41 AM

    저에게도 시 이모님께서 살뜰히 챙겨주세요.
    아직은 젊어서인지 저에게 칭찬해주시고, 살뜰히 챙겨주심이
    어색하고 쑥스러운데 마르타님 글을 보니 이모님께 더 감사드려
    야겠단 반성을 하였습니다.
    참!!! 오늘 라디오 여성시대에도 사연이 소개 되었음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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