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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간단하지만, 대단한 밥상

| 조회수 : 11,332 | 추천수 : 98
작성일 : 2004-02-19 20:21:59

오늘 모처럼 이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귀차니즘에서 해방되어, 몇가지 떨어진 걸 사려고 나섰죠.

거긴 진짜 장사가 잘되나봐요. 오후 1시쯤 갔는데 지하주차장에 차 댈곳이 없네요.
지하 5층인지, 6층인지 한참을 내려가서 간신히 주차시켰다는 거 아닙니까.

양면테이프도 사고, 행주도 사고, 라면도 사고, 커피도 사고...
그랬는데 결정적으로 감자 사다가 충격받았잖아요. 감자가 감자가 아니라 金자네요. 자그마한 걸로 다섯개를 담았는데 가격표를 보니 4천 3백원. 거의 한개에 9백원 꼴이잖아요. 허걱.
제가 얼마나 장을 오랫동안 안봤으면 감자 값이 이렇게 오른 것도 모르고...
낼 닭매운탕 하려고 하는데 감자 조금만 넣어야겠어요. 그램으로 비교해보면 감자가 닭보다 더 비싼게 아닐까 싶네요.

암튼 닭도 한마리 사고, 국 끓일 쇠고기도 좀 사고, 김치찌개 해먹을 돼지고기도 사고, 그리고 돼지아롱사태도 좀 사왔어요.
김치에 싸먹으려구요.

요새 저희 집 김치, 예술입니다.
워낙도 친정어머니가 김치 잘 담으시는데, 올핸 진짜 더 맛있는 거 같아요. 김치 맛있어서, 점심에도 찬밥 물에 말아서 김치조각하고만 먹었다니까요. 울 아들은 자긴 김치에 중독됐다며...한보시기를 먹어요.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돼지고기를 쪘어요. 그리곤 생굴과 삭힌 홍어를 같이 담아서 먹었죠.
워낙 삼합은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 홍어회라는데 굴도 집에 있길래 꼽사리 껴줬죠. 그럼 사합인가?
이 홍어는 한참전에 누가 보낸 준 것인데...굉장히 많이 삭힌, 그래서 냄새가 무지 심한, 그 홍어에요.
아시죠? 그 냄새.
저희 시어머니랑 kimys는 고향이 전라도면서도 이걸 못 드셔요. 오히려, 자랄 때는 보도 못한 제가 먹죠. 제가 비교적 삭힌 홍어를 잘 먹는 편인데 이번 껀 너무 많이 삭혀서 처음엔 못먹겠더라구요. 락앤락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생각날 때마다, 몇점씩 꺼내 먹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참 묘한게 그렇게 냄새나는 것인데도 먹고 나면 입맛이 돌고 은근히 또 생각나고...입맛을 끄는 놀라운 힘이 있어요.

굴은 시동생이 녹동인가 하는 곳에서 부쳐준건데...정말 달아요. 달고 맛있어요. 굴을 까서 세척하는 곳에서 바로 사서 보내는 거라 싱싱하구요. 이 굴, 회로도 먹고, 굴밥도 해먹고...자알 먹고 있죠.

돼지고기는 아롱사태로 사서 전기찜기에 쪘어요. 늘 그렇게 하듯, 양파채 깔고, 파잎과 통후추 얹고...
쫄깃쫄깃하고 맛있네요.

암튼, 오늘 반찬은 어제 먹던 청국장에 김치와 굴, 돼지수육, 홍어회, 그리고 먹다남은 꼬막이 전부.
새로 한거라고는 밥과 돼지수육 뿐인데, 그래도 맛있게 아주 자알 먹었습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밥그릇이 kimys의 밥입니다. 저도 같은 그릇을 쓰는데, 저기 담긴 밥의 70%쯤 담아 먹습니다. 반찬접시와 같은 그릇을 쓰고 싶어도 크기가 너무 커서...
죽으나 사나, 저 코렐 작은 밥공기를 쓰죠.
싫증은 나지만, 대체할만한 밥그릇을 아직 못봤어요.

아~~ 배가 부르니까 다 귀찮긴 한데...레몬이랑 사과랑 사왔으니까. 나가서 맛간장 만들어야 겠네요.
지난번에 게으름을 부리다, 그만 아까운 레몬 한개를 버려서...이번에는 서둘러서 만들어야겠어요.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eacemaker
    '04.2.19 8:49 PM

    선생님.. 김치 때문에 침 넘어가요...
    참 맛있을 것 같아요...

  • 2. 2004
    '04.2.19 8:54 PM

    샌님, 정말 밥 조금 드세요.
    우리집 남정네들은 반찬보다 밥만 먹어서 밥 그릇이 클수밖에 없어요.

  • 3. 김혜경
    '04.2.19 8:56 PM

    peacemaker님 한번 놀러오세요. 돼지고기 쪄서 김치랑 드릴게요.
    2004님 그 적은 밥 때문에 살이 빠졌나봐요. 요새 더 빠져서요, 총 7~7.5㎏빠졌어요.

  • 4. 경빈마마
    '04.2.19 9:02 PM

    돼지목살에 커피 한 스픈 넣고 푹~~~~~ 삶아 배추김치에 폭~싸먹으면...........

    으아아아아아아~~~~~~꽈당...기절...저 김치. 죽음이지요...암요...

    어머? 선생님...전 어쩌라고,.,,,살빼시면 ....

  • 5. 김혜경
    '04.2.19 9:02 PM

    하하...저 요새 제법 볼만해졌답니다, 살이 빠져서...

  • 6. 깜찌기 펭
    '04.2.19 9:07 PM

    김치가 정말 맛있어보여요.
    저거 씻어서 쌈싸먹어도 맛있겠죠?
    제가 그거 너무 좋아하거든요. ^^

  • 7. 푸우
    '04.2.19 9:08 PM

    7.5키로면,, 엄청난데요???
    얼굴 사진 한번 보여주세용,,
    옷입으실때 살맛 나시겠어용,,,

  • 8. 쭈니맘
    '04.2.19 9:24 PM

    7.5kg이면 제가 쭈니 생산하고 난 후 늘은 몸무게인데...
    전 언제쯤 빠질라나...
    얼굴 공개해주세요~~몸매까정....

    김치 정말 맛있어 보여요..
    한점만 먹고파라~~~
    군침이 마구마구 도네요~~~쩝...

  • 9. 아라레
    '04.2.19 9:32 PM

    레몬트리 2월호에 난 사진보다 더 빠지신건가요?

    근데 감자 진짜 비싸요. 저희집 주쇼핑품목인데 근 한달여 동안
    비싸서 맨날 그냥 털어놓고 왔어요. 거의 한개당 1000원이더라구요. ㅠ.ㅠ

  • 10. ky26
    '04.2.19 9:33 PM

    샌님 그렇게 살 빠지면 혹 어지럽지 않나요???
    저녁 이틀 굶었다 온 사람들한테 짜증만 버려대서
    다시 저녁 먹고 있어요^^
    얼굴 공개 싫으심 몸매만이라도...

    진짜 김치 맛있어 보이네요

  • 11. moon
    '04.2.19 9:57 PM

    얼굴, 몸매 공개해 주세욧!!!!
    너무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뵈었을때 몰라볼까봐서요..
    공개해 주세요..

  • 12. 배정민
    '04.2.19 9:59 PM

    정말 김치하나만으로도 밥이 잘 넘어가겠네요.
    맛있겠당...

  • 13. 윤서맘
    '04.2.19 10:04 PM

    정말 김치가 맛있어보이네요. 굴에 돼지고기도......

    외국에 사는 저로서는 정말 그림의 떡이라니까요. ㅠ.ㅠ

  • 14. 김혜경
    '04.2.19 10:17 PM

    10㎏ 채우면 공개할게요.

  • 15. 경빈마마
    '04.2.19 10:57 PM

    경빈 도전~!! 생청국장 먹고 도전~! 아자~~~

    사실 건강을 위해서 빼고 건강관리 하렵니다.

  • 16. 리본
    '04.2.19 11:04 PM

    샘님, 저희집김치도 예술인데 진짜로 맛보여드렸음 좋겠다.
    물론, 친정엄마표지만요.......
    앞으로 2년만 더 담가주신대요.
    그담엔 저보고 담그라고....
    오셔서 도와주신다구요...
    꼭 잘 배워둘께요. 그떄 또 오시길........

  • 17. 치즈
    '04.2.20 12:24 AM

    아~!!
    삼합이 그런거 였군요.....

    목포에서 식당 간판에 써 있는걸 보고 조개 종류인지 알았어요.ㅎㅎㅎ

    홍어 땜시 먹으러 가볼거 같지않네요.

    살 빼신 비법 좀 저에게 직강 해주시와요. 피곤하니 붓기만 붓네요.이제 삼일 남았습니다.

  • 18. 동규맘
    '04.2.20 12:53 AM

    헉~! 왜 이러십니까....!!!몰라뵈면 어쩌실려구....살을 그리도 태우시는지...
    요즘 혜경님이 왠지 기운이 없어보이시던데...살 빼시느라 그러시나요?
    전 요즘 아들내미가 아픈데 학원을 뺑뺑이 돌리는 나쁜 엄마 노릇하고 있어요..
    괴롭습니다..이제 졸업을 하고 초등학교 보낼려니 더 마음이 무거워 지는군요..
    고 3 수험생 어머님들껜 죄송하지만....

  • 19. 현석마미
    '04.2.20 2:11 AM

    샘님 김치 너무 맛있게 보여요...좀 전에 밥 먹었는데...또 군침이....
    여긴 감자 무지 싸걸랑요...20파운드(9킬로 좀 넘지요??)에 한국 돈으로 한 3600원정도 합니당..
    샘님~~감자랑 김치랑 바꿔 드실래요??

  • 20. 몰라서요
    '04.2.20 2:15 AM

    저 위의 삭힌 홍어맛을 아직 몰라서 그러는데요 혹시 상한 음식의 시큼한 냄새랑 비슷한가요? 냉장고에서는 얼마동안 보관이 가능할까요?

  • 21. june
    '04.2.20 4:17 AM

    홍어회는 엄청 좋아하는데... 삼합은 먹으라고 하면 도망만 다녔답니다.
    삭힌 홍어니 과메기니.. 이런거 이해 하기엔 아직 멀었나봐요

  • 22. ellenlee
    '04.2.20 5:53 AM

    웅~너무 맛있겠어요,꼭 엄마가 차려주시는 포근한 밥상 같아서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크~홍어먹을줄도 모르면서 너무 기대속에 찜을 먹으러 갔었는데 정말 손도 못대고 왔었죠,어른들은 잘 드셨는데..그래도 한번더 도전해보고 싶어요.

  • 23. 석촌동새댁
    '04.2.20 8:55 AM

    감자 정말 비싸요.그렇게 비싸진지도 모르고 10개나 주워담고(아줌마가 주는데 확인도 않했습니다.지가 얼마나 비싸랴 싶어서리 ㅠ.ㅠ) 집에 와서 영수증 정리하다가 화들짝 놀랐습니다.
    감자 10개가 자그만치 1만원!!!!!!!!!!! 머리털나고(?) 이리 비싼 감자는 첨 먹어 봅니다.
    金자 아껴 먹고 있습니다.
    ★감자 주의보를 내려야 할듯

  • 24. 은맘
    '04.2.20 9:05 AM

    소식하시네요. 두분다 ^^
    (샌님 살 빼시면 안되는데... 쩝... 전 보기 좋던데... 쩝... 실제로 안봐서 그런가? 하튼!)

    저는 애 낳고 뱃속 밥통만 커져서리...

    김치 맛이 여기서도 느껴집니다.

  • 25. 푸우
    '04.2.20 9:29 AM

    감자 진짜 비싸죠??
    저두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아들놈 ,, 간식으로 한번 삶아줄꺼라고 4개 큰맘 먹고 샀습니다,,
    우리 남편이랑,,,
    감자가 과일이야,,,,이러면서 왔네요,,
    감자 어디서 싸게 공구하면 좋겠어요,,
    한박스 사놓고 먹은 적도 있었는데,,, 지금 같으면 한박스면,,,*&&*&***

  • 26. 폴라
    '04.2.20 10:47 AM

    막혔던 기가 뚫릴 것 같은 밥상.

    야아-!

  • 27. 코코샤넬
    '04.2.20 10:48 AM

    크아....사진속의 음식들 정말 예술입니다. 지금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요..들리세요?
    저랑 입맛이 거의 비슷하신거 같아요...
    저에게도 김치가 예술로 보여요...
    아...언제 저런 김치를 담가보나.......
    참!! 어제 딸기 주문했는데,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택배아저씨가 딸기 가지고 오셨네요.^^
    진짜 빨라서 감동.... 우리딸래미 먹일 생각에 흐뭇....
    요즘 아주 살 맛 납니다. 헤헤

  • 28. 코코샤넬
    '04.2.20 10:54 AM

    어제 딸기 파는 곳 연락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29. 밴댕이
    '04.2.20 11:27 AM

    샘, 이거 너무 하신거 아닙니껴?
    맨날 이런 상 보여주시면서 넘들 식욕만 자극하시고...
    82식구 다 몸꽝 만들고 혼자만 몸짱 되시겄다구롭쇼??

  • 30. 티라미수
    '04.2.20 5:22 PM

    원래 이쁘신얼굴...더 이뽀지셨겠네염....궁굼해라...얼짱혜경@.@

  • 31. 제혜찬
    '04.2.23 11:04 AM

    음식도 담는그릇에 따라 맛이 느껴지는게 달라진다고하죠?
    혜경님 식탁을 보면.군침이 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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