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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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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되살아난 늙은 호박전의 악몽

작성자 : | 조회수 : 5,635 | 추천수 : 352
작성일 : 2003-04-25 21:34:49
오늘 참 비가 질기게 오네요.
사스의 공포에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설까지, 어수선한데 비까지 이렇게 종일토록 오네요.

오늘 뭐해 드셨어요? 뭐 잘 먹어보겠다는 맘도 안들죠? 세월이 하 수상하야...

저흰 오늘 생태찌개 끓였어요. 금요일은 금육일(禁肉日)이거든요. 저희 부부는 성당에 다니질 않지만 시어머님이 독실한 천주교인 이시라서 꼬박꼬박 지키세요. 그러니 온 식구가 금요일날 육고기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지않는 건 당연하고...

생태찌개를 끓이면서 녹두가루를 꺼내봤어요. 일전에 사뒀는데 별로라는 귀뜸을 듣고는 쳐박아뒀던 건데...
포장지의 설명문을 보니까 녹두가루 1컵에 더운 물 1컵반을 붓고 10분 정도 불린 후 전을 부치라고 되었대요.
그래서 녹두가루 반컵에 더운물 1컵이 못되고 붓고, 싹이 나서 곧 꽃이 필 지경인 감자 하나를 손질해서 강판에 갈아 넣고 한토막남은 호박과 비실비실한 풋고추, 그리고 김치조각을 넣어 반죽했어요. 마늘과 참기름도 좀 넣고...

그런데 바로 늙은 호박전의 악몽이 되살아 난거죠.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 가시죠??
끓는 물을 부은 탓인지, 아니면 감자가 들어가서 인지 도무지 뒤집을 수가 없네요.

지난번 늙은 호박전 사건때는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오늘은 정신을 가다듬었죠.
프라이팬에 대충 지져서 상에 올리지도 못하고 밀폐용기에 모아뒀어요.
내일 내열용기에 담아서 오븐에 구운 다음 용기째 바로 식탁에 올려서 먹을 거예요.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요.

비오는 날의 녹두전, 참 그럴싸한 메뉴였는데....츳츳


p.s.
비가 와서 그러나 저희집 ADSL접속이 자꾸 끊어지네요. 그래서 글도 한번 날리고...
오늘 궁금해요랑 자유게시판, 리플 못달겠네요. 내일 뵈요...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짧은 댓글일수록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어진
    '03.4.26 1:45 AM

    사실요...ㅋㅋㅋ 저자님하구요~~ 일케 얘기나누고 이것저것 요리에 대해 답변두 해주시구 조언도 해주시고 하는거에 감동 진짜 많이 먹지만요...(전 가입한지 얼마 안돼서 정말 감격스럽거든요..)

    근데 이렇게 진솔하게 요리하시다가 실수도 하시구 낭패도 보시구 하는 얘기 읽으면요 더 인간미 느껴지구 가깝게 느껴지네요...

    시행착오라는걸 거쳐서 배우고 느끼고 하는거 많지만요...저랑은 다르게 항상 맛난거, 특이한거 해드시고 사실것 같은데 이런 실험해보시고 아니었네요...하시는 얘기 읽으면요~~

    ㅋㅋ..이상해요..더 좋구요, 힘나구요..넘넘 좋아요....ㅎㅎ 혜경님~~넘넘 좋아요~~

  • 2. mush
    '03.4.26 9:48 AM

    늙은 호박전 부쳐보셨어요? 진짜루 잘 안 뒤집어지죠? 저희 품앗이 할때 돈안들이고 있는 걸루 찬거리 장만할려고 고심하다가 늙은 호박 갈아서 전 부쳤었어요,잘 안뒤집어지길래 밀가루 조금 섞으니까 뒤집어지대요,,,저 개인적으로 시골스러운 음식 좋아하니까 전 참 맛잇던데요,,저보고 할머니 입맛이라고 다들 놀리거든요,,^^저희친정 엄마는 늙은 호박을 아주 가늘게 채쳐서 비닐봉지에 호박이 숨죽을 정도의 소금넣고 호박을 두면 호박이 땀이 난대요,,그러면 밀가루 조금만 묻혀서 부치면 된대요,마른가루로요,,

  • 3. 김혜경
    '03.4.29 4:37 PM

    찹쌀가루 넣으면 너무 눅진거려서 안뒤집어질 것 같은데...

  • 4. 이종진
    '03.5.1 1:04 AM

    앗, 그런가요..? ^^;
    이것 저것 다 넣어보며 실험을 해봐야 겠네요. ^^

  • 5. 궁금이
    '03.5.14 5:35 PM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이렇게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녹두가루 넣어서 부침할때는 찹쌀가루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맛이 있고요,
    호박전이 너무 늘어지신다고 하니, 감자 갈아서 그대로 사용하지 마시고,
    감자 옹심이 칼국수 할 때처럼 감자를 강판에 갈고 나서 한참 두면 밑에 감자 전분만 남게 되죠. 그 전분만 반죽에 섞어서 사용하시면 훨씬 늘어지지도 않고 맛있게 될 것 같은데요?
    한번 시도해 보세요.

  • 6. 잠비
    '07.3.4 10:22 PM

    오랜만에 타임머신을 탔습니다.
    올 겨울은 감기에 잡혀 계속 고생하고 있어요.
    늙은 호박이 손을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 잡을 지 모르겠습니다.
    감기약 먹고 알딸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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