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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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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며칠 후 먹어도 여전히 괜찮은 [쇠고기 찹쌀구이]

작성자 : | 조회수 : 9,215 | 추천수 : 162
작성일 : 2003-04-07 21:21:02
지난 주 화요일 여성조선 촬영했어요, 집에서.
아이템은 초대요리 한가지. 요리선생님도 하나, 저도 하나, 다른 주부도 하나, 모두 네명이 한가지씩 하는 거라는데...막상 뭘 하려고 하니까, '나도 손님 초대를 한 적 있던가' 싶은 게 이거다하고 내세울 요리가 없더라구요.
아시다시피 손많이 가는 거 안하니까 즐겨하는 게 고작 갈비찜, 닭날개구이 혹은 튀김, 냉채, 한국식 혹은 중국식 잡채, 탕수육이나 난자완쓰 같은 중국요리, 뭐 특별한 게 없는 게 없더라구요, 그렇다고 해서 평소 안하던 짓, 복잡하고 시간 많이 잡아먹는 요리를 할 수도 없고....

고심 끝에 내놓은게 쇠고기 찹쌀구이.
보통은 영양부추와 깻잎채에 쇠고기를 곁들이는데 이날만큼은 평창에서 온 느타리까지 한 다리 걸쳤죠.
쇠고기는 불고기 양념을 약하게 해서 찹쌀가루 묻혀서 지지고...
영양부추와 깻잎은 비슷한 길이로 썰어서 물빼두고...
느타리버섯은 들기름에 볶으면서 소금 후추 간을 하고...

이 쇠고기 찹쌀구이는 예정된 손님상보다는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손님상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첫째 고기가 좀 모자란 듯 싶어도  찹쌀가루 옷 덕에 양이 늘어난다.
둘째 식탁에서 고기를 굽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세째 좀 식어도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다.
네째 야채와 곁들이기 때문에 폼난다.
등등 이런 저런 장점이 있거든요.

하여간 한국도자기의 모던스퀘어 접시에 일단 야채를 깔고 그위에 오뚜기 드레싱을 뿌린 다음 야채 위에 고기와 느타리버섯을 얹었죠, 가장자리에 고기, 가운데 느타리버섯.
보통은 큰 접시의 가장자리에 고기를 둘러놓고 가운데 야채를 소복하게 담는데 사진발이 잘 안받을 듯 하여...

하여간 그 날 저녁 한끼는 잘 먹었는데 좀 남았어요. 야채도 남고, 버섯도 남고, 지져놓은 고기도 남고.
남은 걸 냉장고 안에 넣어두었는데 문제는 이 정신머리, 그게 있다는 것 조차 까맣게 잊고있었던 거 있죠.
오늘 밥을 차리려고 보니까 냉장고의 저 안쪽에서 밀폐용기에 담긴 채 그 모습을 드러내는 구워진 쇠고기...

보통 쇠고기 한번 구운 거 다음에 덥히면 뻣뻣하고 맛이 없잖아요. 그래서 잘 먹게되지않아 이리저리 굴리게 되는데...
찹쌀묻혀 지진 쇠고기 프라이팬에 데우면서 "이거 어떡하지"싶더라구요, 내가 혼자 다 먹자니 내 자신이 쓰레기통이 되는 것 같아서 싫고, 그렇다고 식구들이 먹어줄 것 같지않고, 그렇다고 해서 버리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되고...

그런데 말이죠, 요렇게 구운 쇠고기는 다시 데워도 딱딱해지지않네요. 신기해라, 이젠 쇠고기 찹쌀구이를 더욱더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기특한 것!!

여러분들은 말이죠, 이거 하실 때 깻잎과 영양부추 위에 수삼채를 조금 얹고 그위에 대추채를 조금 얹어보세요, 굉장히 고급스러워요. 그런데 우리집 식구들 제가 이렇게 했더니 인삼 땜에 안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예전에..., 제작자의 제작의도를 몰라줘도 유분수지....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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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파나무☆
    '03.4.7 10:09 PM

    괜찮은 요리입니다...!

  • 2. 서녹
    '03.4.7 10:59 PM

    전에 요리선생님께 배운 바로는 찹쌀가루에 대추를 다져 섞어 쇠고기에 묻혔었드랬는데...맛이 훨씬 업그레이드된답니다.

  • 3. ellenlee
    '03.4.8 6:02 AM

    안심불고기 두께가 2mm정도 되는게 지금 있는데 그걸로 해도 될까요?
    너무 맛있겠어서 벌써 군침이 도네요~

  • 4. 에일레스
    '03.4.8 11:20 AM

    근데 부위는 어디가 좋을까요?
    적당한 크기도 알려주셨으면 좋겠네요.

  • 5. 김화영
    '03.4.8 2:29 PM

    이 요리 만들때 고깃간에 고기 어떻게 썰어달라고 해야할까요?
    로스구이 두께로 하면 너무 두껍나요? 더 얇아야 할까요?
    전 깻잎, 무순, 파 채썬거 가운데 수북히 놓고
    찹쌀묻혀 지진 고기 둥그렇게 돌려가며 놓았었는데
    이 방법도 간편하겠어요.

  • 6. 로빈엄마
    '03.4.8 2:36 PM

    로스구이정도면 두껍더라구요. 얇은 불고기감정도가 찹쌀가루를 입히면 적당하죠. 그리고요..
    찹쌀가루는 방앗간에서 직접 빻은 것을 냉동실에 보관해두었다가 입히면 훨씬 고기가 탄력있어요.
    수퍼에서 파는 가루로 했더니 고기가 기름에 눅눅해지고 바삭하지 않더라구요...
    어쨌든 이 요리에 오뚜기 겨자맛 드레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밥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손님 갑자기 온다고 하면 간단한 드레싱 하나 만드는 것도 얼마나 일인지....

  • 7. Lee Hee In
    '03.4.8 7:38 PM

    상당히 즐기는 요리예요.
    대파 흰부분을 아주 가늘게 채썰어서 깻잎과 곁들이지요.
    간장3T 겨자1T 식초1T 성탕2t 후추 깨소금 다진 마늘 조금씩 섞은 양념장..
    고기 위에 잣가루를 조금씩 얹으면 멋진 일품요리로~~~~

  • 8. 김혜경
    '03.4.8 7:46 PM

    맞아요, 파는 찹쌀가루를 썼더니 눅눅해지고...
    고기 두께도 얇은 게 좋은데, 전 카메라발 잘받으라고 로스용으로 썰어서 촬영했어요.

  • 9. 포도송이
    '03.4.8 8:48 PM

    영양부추는 어떤거얘요? 일반 슈퍼에서 파는 부추랑은 다른것인가요?
    샐러드용 으로만 쓰는부추인가요?

  • 10. 김혜경
    '03.4.8 8:51 PM

    보통 부추보다 더 가늘고 연한 샐러드용 부추가 따로있답니다.

  • 11. 잠비
    '06.11.17 11:22 PM

    제작자의 제작의도....ㅎ ㅎ
    우리집 식구들도 가끔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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