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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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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묵국수], 그 소박함...

작성자 : | 조회수 : 6,408 | 추천수 : 220
작성일 : 2003-02-19 21:29:27
지금도 그렇지만 어젠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파서...
저녁밥을 먹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난 배고프다고 밥을 먹는 구나, 하는 생각에 참 마음이 좋지않았습니다.
글 쓸 마음도 안생기고...


오늘은 묵국수를 했어요.
2년전인가 3년전인가 어느 고기집엘 갔는데 에피타이저로 이 묵국수를 주는데 어찌나 맛나던지, 또 파주의 한 길가식당에서는 묵비빔밥이란 걸 사먹었는데 그 토속적인 맛에 흠뻑 빠졌었어요.
그래서 이 두가지를 다 집에서 해봤는데 kimys는 "뭐가 이래?"하며 도리질을 치고, 도토리묵을 그리 좋아하는 우리 시어머니까지 외면하시는 통에 재시도란 꿈도 꾸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요즘 소박한 음식이 자꾸 좋아지는데다가 지난번 김국을 올렸을 때 다른 분들이 묵국수를 올리셨길래 오늘 용기를 내서 다시 만들었죠.

우선 멸치국물을 빠듯하게 내고, 풀무원 도토리묵은 굵게 채썰어서 끓는 물에 데치고, 먹던 김치보시기에서 속을 털어내고 배추만 골라내 잘게썰어 꼭 짠다음 참기름 후추에 조물조물하고...
유리볼에 묵담고 무친 김치얹고 거기에 차갑게 식힌 멸치국물, 아, 식히기전에 국간장으로 간을 했네요, 멸치국물을 부은 다음 김을 부숴서 얹었어요. 고기집에서 먹어본 묵국수는 여기에 통깨도 듬뿍 뿌리고 참기름도 조금더 친듯 싶었는데 전 좀 담백하게 먹고 싶어서 더이상의 참기름은 넣지 않았어요.

2개의 볼에 나눠 담은 묵국수, 솔직히 전 그 2그릇이 다 제 차지이다 싶어서 밥대신 먹을 요량으로 밥은 아주 조금 떴는데, 저희 어머니 너무 잘 잡숫는 거예요.
kimys는 "이게 이름이 뭐냐"며 "새로운 요리를 하면 이름을 가르쳐달라"는 거예요,기가 막혀서.
"저번에 했을 때 당신이 맛없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기억이 나지않는대요, 무슨 청문회도 아니고...
그래서 "내가 고깃집에서 먹어보니 맛있더라"며 흉내내지 않았냐고 하니까 그제서야 그런것도 같다는 거 있죠?
하여간 제 요리수첩에 해도 될 음식 한가지가 더 늘었어요.
담에 묵비빔밥도 해볼까봐요. 이것도 좋은 얘기 못들은 음식인데 다시 해봐야겠어요.
큼직한 면기에 밥 담고 도토리묵 담고 김치 담고 참기름 뿌려서 한번 쓱쓱 비벼먹어봐야겠어요.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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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빈수레
    '03.2.19 10:11 PM

    그거요, 저는 매주 수요일마다 아들놈과 먹는데요~, 겨울에는 뜨끈한 국물에, 여름에는 찬국물에 말아 먹는 거래요........

    수요일마다 먹는 이유?

    수요일마다....울동네에 장이 서는데 거기서 팔거든요, 히.
    장이 서는 날, 야채 등등이 이마트보다 비싸지만 이런저런 구경삼아 꼭 나가 보지요.
    그리고 울아들이 묵을 참 좋아해요, 특히 도토리묵.
    여기서는, 김치 말고도 상추를 굵게 채썰어서 같이 담고, 양념간장을 넣고, 그리고 국물을 부어서 먹어요.
    저어기 계룡산 근처에서는 아주 짜디짠 삭힌 고추도 다져서 나오더라구요, 그건 취향대로 섞지만.

    대전이 대표적인 음식이...묵이랑 백숙 뿐..이라는군요.

  • 2. 김민지
    '03.2.19 10:59 PM

    저는 경상도 여자구요 저의 시댁이 대전이예요. 결혼하고 얼마 안되서 형님이 둘째를 임신하고는
    얼마나 입덧이 심한지 누워서 지내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묵이 얼마나 먹고 싶다고 하시는지
    대전근교에 묵만 하는 동네가 있더라구요. 아주버님이랑 제일 맛있다는 묵집을 찾는다고 얼마나 헤매다녔던지..... 그때 처음 먹어 봤던거 같네요. 그 이후로는 한번도 못 먹어봤어요. 그런데 풀무원에서 나온 도토리묵은 그걸 해먹기에는 좀 부드럽지 않나요? 제가 먹은 묵국수의 묵은 좀 거칠었던거 같은데......

  • 3. 김혜경
    '03.2.19 11:05 PM

    풀무원 묵 아쉬운대로...며칠있다가 묵을 좀 쒀야겠어요. 저희 어머니 제가 쑨 묵 맛있다고 하셔요.

  • 4. cloud
    '03.2.20 12:21 AM

    전 김지연인데요... 이름을 바꿨습니다...사생활노출우려?로...
    오랫만이죠?
    `빠듯하게, 조물조물, 쓱쓱...이런말들이 너무 정겹지 않나요?
    글만으로도 상황설명이 다되는듯한....
    언제 들러도 반갑고도 정겨운 글들로 위안을 받고 간답니다

  • 5. jasmine
    '03.2.20 8:44 AM

    저희 엄마가 잘 해주시는 요리(?)인데 뭐 이런게 있나 했거든요.
    근데, 한 10여년전에 대구백화점 지하 스낵코너에서 이걸 팔더라구요.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거
    보구 대구가 원조인가 했는데....
    저두 며칠전에 했어요, 뜨거운 멸치 육수에....애들이 참 잘먹어요.
    전, 소고기 볶은것도 넣는답니다. 우리 신랑은 꼭 매운 고추 다진것 넣구요.

  • 6. 나혜경
    '03.2.20 9:51 AM

    근데 그 풀무원 묵 맛이 별로 던데요, 솜씨가 참 좋으신가봐요.
    저도 묵 좋아 하는데 그 풀무원 묵은 좀 .........
    근데 묵국수는 한번 해보고 싶네요.

  • 7. 꽃게
    '03.2.20 10:52 AM

    오랫만이죠?
    좀 바빴더랬어요.
    저두 친척이 하는 식당에서 먹어보곤 집에서 가끔 해먹거든요.
    나혜경님처럼 저두 풀무원 묵은 별루더라구요. 녹말을 곱게 내리지 않아서 부서지는 것 같구요.
    참 묵가루로 묵 쑬 때 물을 부어서 하루정도 두었다가 버리고, 새 물 부어서 하면 훨씬 좋답니다.

  • 8. 사과국수
    '03.2.20 3:53 PM

    맞아요.. 저도 요즘들어.. 소박한맛이 땡기는게.. 오늘저녁엔 집에 가서 김치밥을 해먹으려구요^^
    묵은김장김치 꼭 짜서 알맞게 썰어 밥해서 양념장에 비벼 먹으면 참 맛있더라구요^^.. 어느 찻집주인장이 해줬는데 참 개운하면서도 맛있게 먹은 기억이나서요..

  • 9. 이나영
    '03.2.20 4:31 PM

    겨울엔 묵이 맛나지요. 혹시 묵밥 먹어보셨나용. 저는 시집가서 첨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구요..
    경상도에선 겨울에 묵밥을 자주 먹지요..묵을 채썰어서 뜨거운물에(묵을 부드럽게 하기위해서)
    잠깐 담갔다 물기를 뺀다음 양념장(간장,파,마늘,고춧가루)과 김치를 송송 쓸어 얹은다음
    참기름을 넣어 쓱쓱 비빈다음 밥을 넣어 먹음~~~군침도는군요.
    겨울엔 무진장 맛있어요

  • 10. 박혜영
    '03.2.20 9:31 PM

    충청도 사람들은 다들 좋아하는데..
    대전에 구즉이라고 묵마을있거든요..거기 할머니 묵집 유명하죠..
    묵국수라고도 하지만 대전에선 묵밥이라고들하는데..
    삭힌 고추가 맛있어야 제대로 된 묵밥이죠..이번주에 친정가는데 한그릇먹고와야겠네요..

  • 11. jungeun
    '03.2.28 12:18 PM

    저희 신랑이 묵밥을 무지 좋아하거든요...
    저보고 좀 해볼수 없냐고 하는데... 다른건 몰라도 육수내는 방법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번주는 집들이가 있어서 곤란하구요, 다음 주말이나 한번 도전해 보려구요

  • 12. 잠비
    '06.6.6 10:15 PM

    겨울의 달 밝은 날 언니와 함께 묵을 사러 다리를 건너 가면
    잠을 자다 말고 일어난 묵집 할머니는 무 채를 곱게 썰어 무치고
    부엌으로 가서 소고기를 볶아 맛 있는 육수를 끓이셨습니다.
    들고 간 그릇에 묵을 놓고 무채를 놓고 국물을 부어 양념장을 얹어 주었지요.
    환상적인 비율의 그 맛을 잊지 못해서 가끔 만들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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