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31일) 엄마랑 나들이,
통영 중앙시장에서 장 봐온 걸로
만들어봤습니다.
냉장고에 일주일 넘게 있었던 오이가 냉동 되어가는 바람에^^
제철 식재료들이라 다 맛났습니다.
나이들수록 나물이랑 단순하게 양념한 게 좋아집니다.
콩나물국이 젤 어렵더만 요새는 콩나물국과 무침 중간 지점에서
신공도 발휘할 정도로 ㅎ
자꾸 하니 늘어갑니다.
팔순이 지난 엄마는 늦복이 터졌다고
동서고금 차려주는 밥상이 젤 맛있습니다.
돈만 벌면 다 되는 줄 알았고, 엄마한데 돈 번다고 갑질도 했고
엄마의 늙음은 전혀 몰랐습니다.
엄마에 대한 기억은 오십 대 언저리로 머물고 있었습니다.
엄마한데 받기만 하다가 어느 새 부양을 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바뀐 그 때부터 엄마에 대해 게으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예 무심했습니다.
뒷모습은 그대로인데....
엄마의 속도는 많이 느립니다.
생각도 말도 행동도
기다립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싸가지 없게 고함 지르고 닥달도 하고.
어느 날 밥상에서 "너가 무섭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기다리면서 엄마와의 관계 속에서 나를 봅니다.
엄마와의 여행은 3월 초에 통영 첨 갔고
너무 좋아 다시 3월 말에 갔습니다.
갈 때는 근혜양이 탄핵된 기념으로 갔고
31일은 구속이 된 날이였습니다.
통영국제음악회 오픈 연주회 미리 예매한 거라 ㅎ
우리의 일상에 들어오지마, 이제는.
베토벤 합창교향곡 연주,
나훈아 공연 이후로 클래식 공연은 처음입니다.
엄마는 다 신기해하고 어느 연주자는 너무 예쁘더라,
합창이 너무 좋다, 다 좋다....
제가 갑자기 심청이가 되어 가나 봅니다.
이러다 제가 먼저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