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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방학특선 어린이와 함께 하는 요리 1편: 핑크색을 사랑하는 소녀의 이야기

| 조회수 : 7,972 | 추천수 : 8
작성일 : 2015-07-06 05:31:40
둘리양은 여자 아이라도 오빠랑 많이 놀아서 그런지 공주 같은 것에 관심이 별로 많지 않았는데, 점차 자라면서 사회문화적 영향을 받아서 (앗차, 이렇게 재미없는 고리타분한 용어 사용은 자제해야 하는데...) 핑크색, 드레스, 공주 이야기 같은 것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어요.


핑크색 옷을 입고 귀여운척 하고있는 모습입니다.







그림도 온리 핑크색으로만 그리죠.







자율학습으로 풍선 아트를 익히고 있는 (즐거운 방학을 위해서는 그래야만 하는) 엄마에게 핑크색 풍선만 만들어 달라고 하죠.







이런 아이에게 이런 동화책은 표지 그림 만으로도 구매 동기가 확실하게 부여되었죠.



토요일마다 동네 곳곳에서 열리는 야드세일에 갔다가 발견한 책은 아이가 모은 돈으로 직접 사게 했어요.
꼬마 아가씨의 코묻은 돈으로 사는거니 특별히 싸게 해주겠다며 25센트 (300원?)만 받고 다른 책도 끼워주신 친절한 할머니, 감사합니다!

동화책의 내용은 핑크색을 사랑하는 여자 아이가 핑크 컵케익을 엄마랑 함께 만들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온 몸이 핑크색으로 변하게 된 소동을 그린 이야기였습니다.



동화책 장면 장면마다 분홍색 옷을 입은 분홍색 아이가 나오니 둘리양은 엄마한테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했죠.
엄마는 지겹지만, 둘리양은 마침내 동화책의 내용을 외울 지경이 되었고, 엄마가 혹시라도 한 문장을 빼먹고 넘어가거나 (다분히 의도적 ㅋㅋㅋ) 잘못 읽으면 준엄하게 지적하고 꾸짖을 수 있게 되었다는...



파워블로거지 노년공원의 입에 발린 상술 버전:

학령전기 유아의 두뇌는 그 가소성이 무척 커서, 주변 환경의 모든 정보를 흡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훌륭한 문해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한글 읽기 쓰기 학습에 기초가 된다고 할 수 있죠.

좋은 도서를 다양하게 구비하고 놀이중에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여...
그러려면 백 권짜리 전집을 사주고...
매일 한 시간씩 독서 시간을 지정해서...



이런 말에 넘어가지 마세요!
좋은 책 나쁜 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전집으로 수십권 수백권씩 책을 들이는 것은 당신의 지갑을 가볍게 하는 것 외에는 딱히 드러나는 효과도 없습니다.
단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어달라면 그리 해주고, 거들떠도 보지 않는 책이라면 그냥 냄비받침으로 쓰시던지 책장에 잘 꽂아두시면 나중에 언젠가는 읽을 날이 오겠지요. 아니면 말고요 :-)

책의 내용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그대로 흉내내어보자고 부탁을 하더만요.

처음에는 장난감 음식 모형을 가져다가 먹는 시늉을 했는데, 가만있자... 요녀석들 간식 먹일 시간도 다가오고 하는데...
한 번 직접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죽이 묻은 믹서를 핥아먹는 즐거움도 있고...

동화책의 주인공처럼 정말 핑크색으로 변하면 어떡하지? 하는 설레임도 있고...



엄마 입장에서는 여름 방학 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으면서, 돈은 따로 안들이고, 아이들 간식도 먹이고, 82쿡에 글 올릴 꺼리도 하나 장만했으니 무척 보람찬 하루였죠.



컵케익 만드는 법은 미국 아줌마들이 널리 이용하는 레서피 싸이트에서 검색해서 그대로 따라했어요.
http://allrecipes.com/Recipe/REALLY-Real-Strawberry-Cupcakes/Detail.aspx?even...
컵케익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
핑크색만 나면 되죠.

재료 중에 냉동동결 건조 딸기는 식용색소를 쓰지 않고도 핑크색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저희 가족은 아마존 닷컴에서 늘 사다놓고 먹어요. 씨리얼에 섞어서 먹기도 하고, 딸기를 무척 좋아하는 둘리양이 과자처럼 그냥 먹기도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생겼어요.









부록: 음식가지고 놀기 하나 더

핑크색 좋아하는 여동생과 달리 똥 이야기 방귀 이야기에 심취한 오빠는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는 이것을 직접 만들어보자고 부탁했어요. (지난 봄에 찍은 사진이에요)




초코파이를 전자렌지에 잠시 돌려서 (아, 전라렌지의 추억도 날아가버렸군요 그러고보니!!) 손으로 조물딱 조물딱 하면...



"그것"의 형상이 만들어집니다.
차마 완성품의 사진은...
올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엽기적인 표정을 지으며 연기연습중인 코난군...



이러고 놀면서 적절한 감정 표현에 대해 토론하고, 물체의 형상과 질감을 관찰 묘사하는 관학적 관찰법을 학습할 뿐 아니라...

파워블로거지 노년공원의 버전으로 갖다 붙이자면 백 한 가지의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ㅎㅎㅎ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Eco
    '15.7.6 6:34 AM

    푸하하하하

    Children crave parental love. It gives them a sense of security, making them more willing to communicate, ask questions, and explore. Love moves parents to talk regularly with their children and to take an interest in their education


    세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능숙해지고 싶은 아이들!
    어린이들의 그 맑은 에너지는 고뇌가 많은 어른들에게 청량제 그 자체입니다.

  • 소년공원
    '15.7.6 6:59 AM

    조흔 말씀 감사합니다.

    조만간 집에서 만든 떡도 소개할께요 :-)

  • 2. 날따
    '15.7.6 8:51 AM

    저는 저 책을 조카에게 선물했었어요.
    언니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언니집에 한번 갔었는데 그즈음이
    제 조카도 둘리양만할 때였나봐요. 핑크색 공주에 한참 심취해 있었더랬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선물사준다고 데려간 보더스였나? 거기에서 저책을 찾고 몹시 좋아했던...몇번을 앉은자리에서 읽어주었던 기억이 나네요.ㅠ
    지금은 언제 내가 이모와 그랬었냐는 듯이 커버려서 (10살) 지나온 추억이 되어버렸네요ㅠㅠ

  • 소년공원
    '15.7.6 12:23 PM

    아, 저 책을 저보다 일찍 접하셨군요?
    보더스 책방... 이젠 그리운 곳이 되어버렸죠.

    좋은 이모였네요 :-)

  • 3. 리기
    '15.7.6 9:46 AM

    제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인것 같은데, 너무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것 같아서 부럽네요! 저의 게으름에 반성합니다ㅠㅠ
    둘리양 천진한 표정이 너무 귀엽네요! 눈팅만 하던 회원이었는데 이렇게 정성 가득한 게시물을 두편 연속으로 읽으니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
    좋은 글과 사진 정말 잘 보았어요. 감사합니다^^

  • 소년공원
    '15.7.6 12:25 PM

    잘 보셨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사실 연속으로 글을 도배하게 되어서 조금 머쓱한 감도 없지 않았거든요.

    어린 아이들 키우시느라 힘드시죠?
    저도 그래요 ㅎㅎㅎ
    우리 서로 격려하며 잘 버텨보아요!

  • 4. 토깡이
    '15.7.6 1:58 PM

    저 책 은근 유명한가 보네요. 몇주전에 아파트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참 황당하고도 재밌는 책이다 생각했거든요. 우리집에도 핑크색만 쓰시는 4살 공주님이 있어요 ㅎㅎ 전 컵케잌 만들기는 상상도 못했는데 한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스물스물~~

  • 소년공원
    '15.7.6 11:35 PM

    그런가봐요. 이 책을 알고 계신 분들이 많네요.
    이야기 막판에는 녹색채소등의 건강한 식생활을 권장하는 부분도 있고...
    그림도 아기자기하고...
    좋은 책인 것 같아요.

  • 5. 헝글강냉
    '15.7.6 3:40 PM

    오오~ 동결건조 딸기 정말 좋네요!! 부피가 커서 배송대행비좀 나오겠지만..
    베이킹 할때마다 색소쓰기도 싫고 출처가 불분명한 각종 과일가루들도 못미더웠는데 이제 이거 갈아쓰면 되겠어요~~
    아마존 들어가보니 각종 과일과 채소가 다 있군요 ㅋㅋ
    믹서의 반죽 빨아먹기는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나봐요 ㅋㅋㅋ

  • 소년공원
    '15.7.6 11:42 PM

    동결건조 딸기는 부피가 그리 크지 않던데요?
    머그잔 보다 조금 더 큰 싸이즈? 그리고 말린 것이라 무게도 적게 나가서 해외배송받기에 간편할 것 같아요.
    딸기가 마르면서 맛과 향이 훨씬 강해져서 정말 상큼하고 좋아요.
    저희집 둘리양이 씨리얼에 들어있는 건조 딸기만 하도 골라먹어대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발견해서 요즘은 아예 말린 딸기만 통째로 안겨주고 있어요.
    그런데 안말리면 앉은 자리에서 한 통을 거의 다 먹어치우는 일도 간혹 생겨요 ㅎㅎㅎ

  • 6. aloka
    '15.7.6 5:05 PM

    비슷한 또래를 키우는 입장이라 공감백배입니다. 저희 딸 8살인데 몇 년간 핑크홀릭이더니 올해 들어서는 '촌스럽다'네요. ㅋㅋ

  • 소년공원
    '15.7.6 11:43 PM

    아하, 한 몇 년만 더 있으면 드디어 핑크홀릭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는군요!
    ㅎㅎㅎ
    그나마 겨울왕국의 엘사 덕분에 둘리양은 핑크와 더불어 푸른색에도 꽂혀 있는지라,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 7. 치로
    '15.7.6 9:02 PM

    아 너무 귀여워요. 애기들. 저 지금 고딩 아들들 시험기간에 책상엔 앉아야 할거 아니냐고 사자후로 호통을 치고 들어와서 힐링하고 갑니다.

  • 소년공원
    '15.7.6 11:45 PM

    사자후로 호통치시는 근엄한 모습...
    아, 상상만 해도 멋져부러요!
    ㅋㅋㅋ

    저도 아이들 지금보다 어릴 때 사진 보면 막 귀여워보이고 그래요 벌써.
    그래도 셋째는 다음 생에서나 기약하렵니다 :-)

  • 8. nana
    '15.7.6 11:17 PM

    둘리양이 언제 저렇게 자랐을까요? 뱃속에서 시루떡이 먹고싶다고 했던 것 같은데.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시는 모습이 언제 봐도 좋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 소년공원
    '15.7.6 11:53 PM

    맞아요, 저 실패작 시루떡을 만들 때는 둘리양은 이 세상에 없었죠.
    아이들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또한 아이들 덕분에 재미난 일도 많이 경험하게 되어서 좋기도 해요.
    님도 가족들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9. 부관훼리
    '15.7.7 12:06 AM

    아마존 너무 좋지 않아요?
    쇼핑나가는거 딱 질색인 저한테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예요. ^^
    특히나 푹푹찌는 이런 더운날엔... ㅎㅎ

  • 소년공원
    '15.7.7 12:27 AM

    아마존에서 무엇무엇을 사는지 한 번 나열해보기 놀이는 어떨까요?
    저희집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가 된 이후로 월마트를 끊었어요.
    식료품이나 사러 나가지 어지간한 공산품은 차타고 나가서 살 일이 없어지더군요.

  • 10. 순덕이엄마
    '15.7.7 5:32 AM

    잘하고 있어 ㅎㅎ

  • 소년공원
    '15.7.7 5:40 AM

    도배글 마다 이리 댓글을 남겨주시니 무척 감사합니다.

    이젠 언니도 글 하나 올려주셔야쥬?

  • 11. 지야
    '15.7.7 11:32 AM

    한국사는 저도 아마존 프라임 ㅋㅋㅋ 5명이 공구로 가입해서 잘 쓰고있어요.
    미국 살면 정말 지마켓 쓰듯이 써줄것 같은데 말이죠^^

  • 소년공원
    '15.7.7 9:25 PM

    알뜰하시네요 :-)
    저는 가끔 지마켓을 둘러보면 부러울 때가 있어요.

  • 12. 구흐멍드
    '15.7.8 11:49 PM

    건조 딸기라니욧. 이케 훌륭한 걸 왜 벨기에랑 프랑스에선 못봤지..;;
    맨날 뮤슬리에서 건조딸기만 골라빼먹었는데..ㅋㅋ
    따님 미소에 활짝 엄마 미소 짓고 갑니다^^ 너무 귀여워요~

  • 소년공원
    '15.7.11 12:32 PM

    저희도 시작은 씨리얼에 들어있는 건조 딸기를 아이가 골라먹기 시작한데서 비롯했어요.
    우연히 골라먹기 시작한 딸기맛에 쌓여만 가는 딸기 빠진 스페셜 케이 씨리얼...
    도저히 어른들이 다 소화시킬 수 없는 분량이 되어가니,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에 폭풍검색 - 애정하는 아마존 닷 첨에서요 :-) 해서 발견한 것이랍니다.

  • 13. 카크마히
    '15.11.17 12:37 PM

    갑자기 추수감사절 음식해오라고 해서 검색하다가 뒤늦게 둘리양 핑크홀릭을 보게되었네요.
    정말 귀엽네요. 표정이. ㅎㅎ
    제 딸도 핑크대마왕이었는데 엘사덕분에 스카이블루에 홀릭하더니 요새 다시 핑크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다행히 교복이 딥블루라...균형이 맞긴 하지만요.
    아...제가 소년공원님이라면 음식을 뚝딱할듯 한데.
    사진보고 힐링받고 다시 검색들어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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