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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도 끝났으니, 제 김장 이야기 한 번 해볼께요

| 조회수 : 17,288 | 추천수 : 5
작성일 : 2014-12-01 12:17:58
열심히 찍은 사진도 없고, 미소를 짓게 만들 재치나 유머도 없는 글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다니면서 살림하며 살다보니, 무언가 꾸밈이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도무지 힘이 들어서요...

가끔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순수한 가래떡이 맛있고, 건빵의 목막힐 듯 풍부한 탄수화물의 맛이 좋게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오늘 제가 쓰는 글이 그런 건빵이나 가래떡 같은 맛으로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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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 음식점은 커녕, 식재료 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은 머나먼 명왕성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한인타운이 가까운 곳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에는 "쌀국에는 동네마다 한인타운이 있어서 한국에서 아무것도 안보내주셔도 돼요." 하며 친정 엄마를 안심시켜드리곤 했었는데요...
고 백하고 용서를 구하자면, 엄마의 친구분들 중에서 미국에 유학가 있는 자녀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부치신다는 분들을, "그 아줌만 극성이셔... 미국에도 한인마트에 가면 없는 게 없이 다 있는데 말이야" 하며 제가 흉을 보기까지 했었답니다.
자신이 경험한 세상만이 전부인줄 알았던 우물안 개구리였던거죠.

크 나큰 한인타운이 한 시간 거리에 있었던 훌륭한 곳에서 공부를 마치고, 직장을 잡아서 옮겨온 이 곳은 북쪽으로 네 시간 아니면 남쪽으로 세 시간 (그러나 천애 낭떠러지를 끼고 운전해야 하는 만만찮은 도로) 운전해서 가지 않으면 한인마트가 없는 곳입니다.
이 마을에도 제법 큰 대학이 있고 한국인 유학생과 연구원과 교수가 많은데도 이상하게 한국 음식점이나 식재료를 파는 마트는 무척이나 부실해요.
그러다보니 몇 년 전에 테뉴어 심사를 받는 과정 중에는 '만약에 테뉴어를 못받으면 이 동네에 한국반찬 가게나 김밥집을 하나 차려서 먹고 살아볼까?' 하는 상상을 하며 스트레스를 다스리기도 했었지요 :-)

암튼, 이런 척박한 곳에서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며 살다보니, 미국에서는 귀한 김치냉장고도 마련하고 해마다 김장도 직접 하며 그렇게 살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추수감사절 방학이 되면 (제가 다니는 학교는 일주일간 방학을 해요) 편도 네 시간 거리를 올라가서 배추와 무와 젓갈과 소금 등을 사가지고 다시 네 시간을 달려 돌아오는 여행을 시작으로 저만의 김장축제가 시작됩니다.
싱싱한 배추가 가득찬 상자를 차에 실으면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해지죠.
오랜만의 한인타운 나들이에 온가족이 한국 음식점이나 한국식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먹는 즐거움도 크구요.
차 안에서 지루해 하는 아이들과 게임을 하거나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그러다 안되면 빽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여기서 반전은 제 전공이 유아교육 이라는 거... ㅋㅋㅋ), 그래도 왕복 여덟시간 동안에 우리 가족 네 사람이 작은 공간에서 지지고 볶으며 꼼짝없이 함께하는 시간은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는 큰 추억거리가 되겠지요.

장을 봐오면 꼬박 하루가 다 지나가고, 다음날은 드디어 배추를 절입니다.
한 박스에 열 포기씩 두 박스이니 스무포기, 넷으로 가르니 여든쪽의 배추를 소금물을 풀어 절이고나면 또 하루가 가네요.
그 다음 날은 양념을 만들어놓고 배추를 건져서 헹구고 꽉 짭니다.
배추를 깨끗하게 헹구면서 허리가 아프고 힘들어도, 이 과정이야말로 내 손으로 김치를 만드는 진정한 이유이니, 불만은 없습니다.
참, 양념에 넣을 부추를 다듬고 씻는 과정도 참 지루하고 힘든 일이지요.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먹일 음식이라도 이렇게 힘들고 귀찮은데, 돈 벌려고 만들어 파는 음식은 오죽 귀찮을까?
그래서 무척 소홀히 하기 쉬운 일을 내가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김치를 담는 일이 더욱 소중한 노동이라고 여겨집니다.

만들어둔 양념이 잘 숙성이 되었습니다.
무 에서 나온 물이 고춧가루를 잘 불려서 부드러운 죽처럼 빨간 양념이 되듯, 까나리 액젓과 마늘 생강의 각기 다른 맛이 서로 잘 어우러지듯, 뻣뻣하던 부추가 보드랍게 숨이 죽어 배춧잎 사이에 잘 파묻히게 되듯, 모든 일에는 약간의 숙성 기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양념이 조금 더 숙성되라고 기다리는 동안에 돼지고기 한 덩어리를 삶습니다.
김치 양념에 쓸 육수를 만들고 남은 건더기에 물을 더 붓고, 통양파 한 개, 통후추 몇 알, 된장 한숟갈을 넣고 고기를 삶으면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을 채웁니다.
아마도 제 김장축제의 절정이 이 순간이 아닌가 싶어요.

삶은 고기를 식히고 밥을 앉혀놓고, 김치를 버무립니다.
김 치냉장고 전용 통을 모두 열어서 나래비를 세워두고 버무린 김치가 통 한 개를 채우면 바로 뚜껑을 덮어서 냉장고에 넣으니 줄어드는 통만큼 넓어지는 마룻바닥, 점점 채워지는 김치냉장고... 시각적으로 내 노동의 결실이 느껴지니 참 기쁩니다.

김치냉장고를 가득 채우고도 큰 다라이에 여남은쪽이 남았습니다.
돼지고기 보쌈 파티에 초대받은 후배 교수에게 서너쪽 싸주었습니다.
내년 여름이면 첫 아기 엄마가 될 사람이라, 이왕이면 가장 예뻐보이는 김치타래로 골라주었죠.

다음날부터 한 이틀간은 제 전화를 받고 와서 제 김치를 얻어가는 사람들로 제법 붐빕니다.
그냥 빈손으로 와도 충분히 반가운데, 어떤이는 애플파이를, 어떤이는 펌킨파이를 구워오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니, 제가 정성껏 만든 김치를 나누어 주어도 조금도 아깝지가 않아요.
이왕에 온 김에 김치해서 밥먹고 가라는 제 손길에 모두들 못이긴척 주저앉아 함께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풀고...
다들 추수감사절 방학중이라 모처럼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어요.

땅속숙성 버튼을 눌러놓으니 앞으로 6일간 땅속에 묻은 김치맛을 만들어준다고 하는군요.
그 다음에는 장기보관 기능으로 자동으로 넘어가서 내년 이맘때까지 우리집 밥상에 맛있는 김치를 제공해주는 김치냉장고가 참 기특합니다.

앞으로 이 김치를 가지고 볶음밥도 해먹고 만두도 빚고 찌개도 끓이고 부침개도 부치고...
내년 추수감사절 방학이 되면 조금 더 자란 아이들과 조금 더 흰 머리가 늘어난 우리 부부는 조금 더 낡은 자동차를 타고 또 김장 쇼핑을 하러 올라가겠지요.
그렇게 해마다 조금씩...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들은 늙어가고 (하지만 동시에 현명함을 익혀가고),
제 김치맛은 조금씩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제 김치를 고맙게 받아가주는 좋은 사람들이 제 주위에 함께 있기를 빌어봅니다...

사진은 하나도 없고 지루하게 길기만 한 글을 읽어주시는 너그러운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추수감사절, 영어로는 땡스기빙, 즉 얻은 것에 대해 감사하는 기간...
김장 김치와 함께 해본 단상이었습니다.

사진이 정말로 하나도 없으면 섭섭하니, 김치 사진 한 개만 올려볼께요 :-)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양주부
    '14.12.1 1:07 PM

    와~ 소년공원님
    김치 스포 대박인예요~
    회사에 육아에 살림까지 정말 짱짱 멋지십니다.
    한국에서는 지천인 배추인데 전 아직 얻어먹는거에 익숙하답니다.
    팬이였어요
    웬일이니?
    나 일등이예요^^

  • 소년공원
    '14.12.1 1:49 PM

    환경이 사람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도 한국에서 맞벌이 주부로 살았다면, 아마 김장을 직접할 엄두는 내지 못했을 거예요.
    여기서는 제가 하지 않으면 절대로 구할 수 없는 것을 원하다보니... ㅎㅎㅎ

    일등 축하드리고, 팬으로서 커밍아웃 감사합니다!

  • 2. 자전거
    '14.12.1 1:32 PM

    진짜 저 죽이는 때깔이 소년공원님의 솜씨란 말이지요?
    그것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변분들과 기꺼이 나눠 먹는
    진짜 힐링푸드를 만드셨군요.
    저도 어제 김장 끝냈어요. 이젠 정말 날아갈 것 같아요.
    서른일곱개의 배추가 만들어낸 김치,
    김치 냉장고에 가득찬 김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합니다.
    한국의 경기도인 이곳은 벌써들 김장을 다 끝낸 분위기랍니다.
    마침 오늘은 진짜 겨울이 시작되었다는 듯
    펄펄 눈이 예쁘게도 날렸답니다.
    아마도 좋은 겨울을 위한 좋은 소식이지 않을까
    하고 12월의 첫날을 기쁨으로 맞이합니다.
    그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 소년공원
    '14.12.1 1:51 PM

    김치냉장고 앞에서 누리는 뿌듯함!
    그건 아는 사람만 아는 희열이지요.

    여기에도 제가 김장을 마친 다음날 눈이 펑펑 왔었어요.
    다행히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아이들이 뒷마당에서 눈썰매 몇 번 타고 놀고나니 눈이 절반은 녹아버렸지요.
    하지만 이젠 12월, 누가 뭐래도 겨울이네요.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

  • 3. 바다
    '14.12.1 1:41 PM

    세상에나 나눠주기까지 하십니까요~~~ 저라면 아까워서 두고 두고 혼자 다 먹을겁니다 ㅋㅋ
    대단하셔요 늘 부지런하심이 느껴질정도로요 , 전화 한통이면 집안까지 재료들이 배달이 되는 형편이건만
    이것두 몇번을 망설이다 김장을 끝낸 저로서는 ^^; 진심 존경합니다 ~!!

  • 소년공원
    '14.12.1 1:54 PM

    욕심쟁이 우훗훗~

    저도 아무나한테 막 퍼주는 통큰녀자는 못되는 사람입니다.
    제가 만든 김치를 나눠주어도 전혀 아깝지 않을만큼 소중한 사람들에게만 드리는 추수감사절 명절 선물인거죠.
    게다가, 김치 나눠 드리고 그 반대급부로 제가 얻어먹는 게 더 많은 복받은 현실...

  • 4. 소년공원
    '14.12.1 1:47 PM

    우왕~~ 이벤트 글이 많이 올라왔어도 읽을 시간이 없어서 미루다가 추수감사절 방학이 끝나가는 일요일 밤이 아까워서 글 하나 올리고, 내친김에 어떤 힐링푸드가 있나? 궁금해서 하나하나 읽고 있는데...
    모든 글들이, 제 글이 건빵이라면, 힐링푸드 이벤트 글들은 식빵? 아니면 가마솥에 누룽지 같은 느낌이네요.

    부모님 이야기, 부모님처럼 보살펴주시던 언니, 이모, 그리고 수많은 따스한 사람들 이야기...
    밤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감동받으며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12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가 더욱 정답게 느껴집니다.

    이번 이벤트는 정말 훌륭한 기획이고, 성공적으로 끝난 것 같아요.




    하지만...
    82쿡 이벤트에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는 저의 결심은 변함없습니다 :-)
    (왜냐하면, 이번트에 당첨되지 못하면 너무 속상하잖아요 ㅎㅎㅎ)

  • 5. Claire
    '14.12.1 2:29 PM

    편도 네시간을 운전하여 배추 사러 가신다니...!!!!
    소년공원님 존경합니다!!!^^
    30분거리에 한인마켓이 한 다섯군데쯤 있는 곳에 살면서도
    어제는 배추 3파운드에 99센트라 배추 한포기 사오고(국 끓여보려고)
    김치 하기 싫어 툴툴대는 저, 반성합니다!!!
    저도 학부 다니던 그 옛날 학교 근처에 하나밖에 없던 한국마켓에서 11불이라는 거금을 주고
    총각김치 한병 사 갖고 오던 날 넘넘 행복해서 밥하고 반찬으로 총각김치 놓고 먹었던 웃지못할 기억....
    열심히 사시는 소년공원님, 아이들도 많이 컸지요?^^

  • 소년공원
    '14.12.1 11:16 PM

    네, 저도 아틀란타 한인타운을 이렇게나 격하게 그리워하며 살게 될 줄 몰랐어요.
    요즘은 김치값이 더 많이 올랐더군요.
    제가 학생일 적에는 김치 큰 병이 10달러도 안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거의 두 배로 올랐어요.
    제가 담근 김치의 양을 환산하면 거의 오백 달러 값어치는 족히 될 듯 해요. 재료비는 100달러도 안되게 썼는데 말이죠.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

  • 6. 열쩡
    '14.12.1 5:24 PM

    진정한 슬로우푸드네요
    장장 삼일에 걸쳐 완성되고
    김치 받으러 오는 손님들 대접까지
    일주일 이상의 긴긴 행사이구요
    소년공원님의 아이들에게
    힐링푸드가 되겠네요

  • 소년공원
    '14.12.1 11:18 PM

    슬로우 푸드... 맞아요. 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만든 음식이 더 깊은 맛을 내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김치를 잘 먹지 않아요. 첫째 녀석은 야채를 무척 싫어하는 식성이고, 둘째 녀석은 아직 김치가 너무 매운가봐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엄마의 김치맛을 제대로 음미해줄 날이 올까요?

  • 7. 요레
    '14.12.1 6:35 PM

    아 한국슈퍼없는 동네에서만 몇년을 살았어서 원글님 심정 백배공감해요! 그런데 전 김장의 김짜도 모른다는점.ㅠㅠ 정원이 있는집에 살면 땅을 파고 김장독을 뭍으리라 생각만했었는데 아직도 실천을 못하고 있어요. 김치가 참 먹음직스럽네요. 살림도 일도 육아도 잘하실거 같아요 .^^

  • 소년공원
    '14.12.1 11:20 PM

    하하하, 저도 뒷마당에 땅파고 김장독 묻을 생각을 해봤는데, 옹기 항아리를 사는 것보다 김치냉장고를 사는 값이 더 싸겠더군요.
    제 김치냉장고... 무척 살앙합니다!

  • 8. wendy
    '14.12.1 7:39 PM

    글을 읽다보니 저도 소년공원님 따라 김장을 한 기분이네요. ㅎㅎ 저는 절인배추 사서 김치속 만들다 탈진.. 이후는 정신력이 마무리~ 하는데 왕복8 시간 배추 공수하신다니 제 김장은 수월한 김장이었군요.

  • 소년공원
    '14.12.1 11:22 PM

    앗 웬디님! 쪽지 감사했습니다 :-)

    절임배추라는 매우 훌륭한 발명품에 대해서는 저희 엄마로부터 익히 들었어요.
    게다가 집까지 택배서비스를 이용해서 제 발로 찾아온다니...
    참 대단한 대한민국입니다!
    우리나라 만세!!

  • 9. 호호아줌마
    '14.12.1 7:55 PM

    땡스김치데이... 소년공원님 김장 여행 이야기가 참 아름다워요.

  • 소년공원
    '14.12.1 11:24 PM

    고맙습니다.
    제게는 땡스기빙데이가 정말 김장하는 날과 동의어가 되었어요.
    이맘때가 배추도 무척 맛있고,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래서 온가족이 왕복 여덟시간 나들이를 다녀오는 연례행사가 참 즐거워요.

  • 10. 고독은 나의 힘
    '14.12.1 9:31 PM

    보이영팍님.. 오랫만이에요..
    저도 곧 명왕성으로 이사를 갈지 몰라서 이제 이런 글이 남이야기 같지 않아요..

  • 소년공원
    '14.12.1 11:26 PM

    옴마~ 명왕성으로 이주를 하실 가능성이 있으시다구요?
    아이고 반갑습니다.
    명왕성 어디메쯤인가요?
    진짜로 저희집 가까이로 이사오신다면 정말정말 좋겠어요 :-)

  • 11. 푸른솔
    '14.12.1 10:00 PM

    글솜씨 덕분에 김장여행 잘 했습니다.
    진정 능력자 이십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

  • 소년공원
    '14.12.1 11:28 PM

    미천한 글을 격려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즐거운 휴일 다 끝나고...
    오늘부터 다시 출근이예요 흑흑...
    남편과 아이들 먼저 보내놓고, 저는 집에서 채점일을 하다가 오후 강의시간에 맞춰서 나가려구요.

    푸른솔 님도 좋은 날 되세요.

  • 12. 동구리
    '14.12.2 1:41 PM

    읽다보니 김치는 안 보이고 먹먹한 슬픔이 밀려오네요 ㅠㅠ
    아이들은 크고,부부는 늙고,차는 낡아가고.....
    사는게 그런거겠죠
    같이 현명하게 늙어가요 ^^

  • 소년공원
    '14.12.4 12:30 AM

    네, 아름답고 현명하게 나이들어 갑시다 우리 모두!

    요즘은 이웃에 사시는 어르신들을 눈여겨 보게 되어요.
    나도 저렇게 아름답게 - 주름살이 적어서, 머리숱이 많아서 아름다운 것이 아닌, 아름다운 마음씨와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력을 갖추어서 아름다운 - 나이들어 가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늙어" 간다는 표현 대신에 "나이들어" 가고 있다는 말이 더 맞는 말 같기도 하구요 :-)

  • 13. 미모로 애국
    '14.12.2 6:56 PM

    그 한인마트 제가 한번 해볼까 하는데요.
    shop in shop 으로 김밥집도 하고요.
    그런데 아직 김밥을 잘 못만들어.................요.................

  • 소년공원
    '14.12.4 12:31 AM

    아이구, 미모로 애국 님의 야무진 솜씨를 제가 모르는 바 아닌데, 그 무슨 겸손의 말씀을!

  • 14. 행복찾기
    '14.12.3 10:35 AM

    저 나이 오십먹은 아줌마예요.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소년공원님 같은 며느리 보고 싶어요~ㅎㅎ
    외국생활 기운차게 행복하게 잘 지내시길 바래요~~~^^

  • 소년공원
    '14.12.4 12:33 AM

    감사합니다!

    슬슬 며느리 보실 생각을 시작하시는군요.
    저도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티비에 나오는 마음에 드는 젊은 연예인이나, 이웃에 사는 건실한 처녀총각을 보면 우리 애들도 저렇게 자라주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더군요. 일명 엄마 미소라고 부른다죠?

  • 15. 숙이01
    '14.12.3 11:02 PM

    정말 가슴 따뜻한 글이네요.
    어제 김장하면서 힘들어서 엄마랑 한바탕 했는데, 웬지 죄스럽네요.
    엄마 김치 냉장고 너무 낡았는데 하나 사드려야 겠어요.

  • 소년공원
    '14.12.4 12:36 AM

    엄마랑 같이 김장을 하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물론 힘든 일을 하는 중이고, 나이 드신 엄마/ 엄마 눈에 비친 나는 어리버리한 딸자슥 가 서로의 마음에 안들게 일하는 모습이 보이면 갈등도 생기겠지요.
    하지만, 가족이 좋은 점은, 그런 한바탕 이벤트가 가끔씩 생겨도 마음 제일 밑바닥에는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마음이 깔려있다는 거겠죠.
    엄마 김치냉장고 좋은 걸로 장만하시길 바래요!

  • 16. MyT
    '14.12.5 11:27 AM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너무 이쁘세요... ㅎㅎ
    외국에서 가족들과 맛있는 김치 드시며 항상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17. 원원
    '14.12.5 7:00 PM

    아하하...
    안그래도 소년공원님 글 기다렸는데..
    언제 오시나 하고..^^;;

  • 18. 자목련
    '14.12.6 4:35 PM

    처음 글 올라오자 마자 봤었는데 너무 늦은 댓글이지만 이제라도 쓰고 싶어지네요.
    매번 올라온 글들 잘 보고 있어요.
    김장여행, 정말 아름다운 수필을 한 편 읽은 기분이었어요.
    가족들 모두 긴 겨울 건강하게 나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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