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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갱시기-은하수님에게 드립니다.

| 조회수 : 7,816 | 추천수 : 4
작성일 : 2014-11-27 21:32:12

저도 갱시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은하수님 어떠실지 모르지만 은하수님의 글에 갱시기 사진<후원>하며 드립니다.

 

갱시기를 못 먹어 본, 못 드셔 본 분들을 위한 저희 친정의 갱시기입니다.

 

갱상도 보리 문디-이인 친정 식구들은 갱시기를 좋아하셨습니다.

더구나 아버지는 갱시기를 끓여 주지 않는다고 엄마를 타박하기도 하셨지요.

당시엔 멸치, 다시마를 갖춰 놓고 끓이진 않았습니다.

 

 

시원한 속풀이용으론 단지 김치과 콩나물이면 그만이었지요.

김치는 중간부분이 적당합니다.

김치도 숭덩숭덩


콩나물도 넣고 한소큼 끓이는 동안,

 

그 사이 갱시기에 넣을 수제비 반죽을 해둡니다

수제비 반죽이 여느 반죽과 다르지요?

친정어머니는 밀가루 반죽을 저렇게 묽게하셨습니다.

일이 많고 바쁜 시절 반죽을 치대어 숙성시킨다는건 엄두도 못내던 시절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른 집 갱시기와 친정 갱시기의 차이라면 고구마를 큼지막하게 썰어서 넣는다는 겁니다.

그맘때쯤 갱시기를 좋아할 나이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갱시기가 제 입에 먹을만하였던 것은 달큰하게 익은 고구마를 건져 먹는 맛이라고 할까요?


콩나물이 한고큼 끓여져 비릿내가 가셨을 즈음


찬밥 한덩이 넣고 끓여줍니다.


 


위에 묽게 반죽해둔 밀가루를 한숟가락 떠서 다른 숟가락으로 두어번 갱시기에 떨어트립니다.

 

음식점의 쫀득한 수제비를 먹을 때 부름부름하게 부드러운 갱시기 속의 수제비가 생각나는 이유는

어린시절의 맛을 기억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시절 좋은 지금도 전 묽은 반죽을 숟가락에 떠서 뚝뚝 떨굽니다.

 

고구마도 넣고-


국수도 반으로 잘라 넣습니다.

은하수님 갱시기완 사뭇 다르죠?


고구마와 국수가 익을 즈음


약간의 고춧가루와 파, 마늘을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모든 재료를 조금씩 넣었는데도 몇 인분은 나옵니다.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이마에서 땀이 주루룩나오는게 몸이 편편찮을 때 안성맞춤인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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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시기 끓여주지 않는다고 엄마에게 성화를 부리셨던 그립고, 보고 싶은 먼 길 떠나신 내 아버지에게 한 그릇 떠 드립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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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독은 나의 힘
    '14.11.27 10:23 PM

    이 글 읽고 밑에 은하수님 글 다시 찾아읽고 왔어요
    갱시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김치콩나물 국밥이라고도 할수 있겠어요.. 저도 참 좋아합니다.
    그냥 아무 밥맛도 없을때.. 그거 하나면 땀이 살짝 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음식.. 반찬도 필요없고

    은하수님께 갱시기를 드리는 뚜리번님의 마음도 참 고맙습니다.

  • 뚜리번
    '14.11.28 7:35 AM

    '고독은 나의 힘'님.
    갱시기와 김치콩나물국밥은 다른 것 같아요. ^^
    갱시기는 콩나물김치국에 밥을 넣고 팍팍! 끓여 간이 배어야 제 맛이랍니다.
    갱상도에선 갱시기를 '갱죽'이라고도 한답니다.

  • 2.
    '14.11.28 8:01 AM

    시어른께서 말씀하시는 수제비가 뭔지 오늘 알게 됐어요. 반죽하지 않고 어떻게 수제비를 만들지 했는데 만들어 드릴 수 있겠네요.

  • 뚜리번
    '14.11.28 8:15 AM

    쫌님-
    저 갱시기 수제비 반죽은 밀가루에 적당히 물 넣고 휘-휙-- 휘둘러 반죽 후 숟가락으로 떼어 넣는지라 번잡스러움이 전혀 없어요.
    수분이 많은 수제비인 만큼 씹을 때 잇몸과 혀바닥 조심허세요.
    그 뜨건 기운이 몸을 땀나게 풀어주나 봅니다.
    고구마 넣어 보세요.
    한 그릇에서 몇 가지 맛을 느낄 수 있기에 반찬없이도 맛있는 한끼랍니다.
    ^^

  • '14.11.28 9:04 AM

    지금 해보려고 합니다, ^^

  • 뚜리번
    '14.11.28 7:39 PM

    쫌님~ 말강한 수제비에 혀는 안데이셨나요?^^

  • 3. 캐로리
    '14.11.28 10:48 AM

    결혼해서 처음 접한 음식이 이 갱시기와 배추전이었어요.
    그 후 찬밥 있고 특별히 입맛 없을때 먹는 음식인데, 제 버젼은 참 간단 버젼이었네요.

    고구마와 소면이 들어간 갱시기 한번 먹어 보고 싶네요.

  • 뚜리번
    '14.11.28 2:01 PM

    캐로리님-
    어릴적 싫어하던 배추. 무우전도 나이가 드니 그리워 지져먹게 되어요.

    고구마를 일찍 넣으면 푹 익어 약간 뭉글어져서 갱시기 전체 맛이 달아지기도하고, 중간에 넣으면 고구마 고유의 맛을 따로 맛보게 되더라고요.
    저흰 밥과 동시에 넣어서 고구마가 푹 익어 물컹물컹하게 먹길 좋아한답니다.

    맛있게 끓여 드세요.

  • 4. 은하수
    '14.11.28 3:47 PM

    은하수 입니다. 제가 사진 올리는 법을 몰라 글만 올렸어요.
    이렇게 제게 사진 헌정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뚜리번님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갱시기도
    한번 끓여 먹어 보겠습니다.
    오늘 같이 비오는 날 저녁에 먹으면 온식구 힘이 나겠습니다.

  • 뚜리번
    '14.11.28 5:26 PM

    갱시기는 큰 추억거리 없이 아버지 좋아하시던 음식이었는데
    은하수님 덕에 일부러 콩나물 사다 끓인 음식이라 덕분에 감사합니다.
    ^^

  • 5. 서이
    '14.11.28 6:10 PM - 삭제된댓글

    오무나 ! 반갑네요~ 저희와 다른건 고구마 대신 무채를 넣었어요.ㅎㅎ
    너무 그리워요. 나무 한짐 내려놓은 마당, 겨울이지만 따사롭게 느껴졌던건 아마도
    점심때 마루에 옹기종기 앉아 먹던 따끈한 갱시기 한그릇 이었네요..
    아버지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 방울이 선하네요..

  • 뚜리번
    '14.11.28 7:41 PM

    첩첩산골 푸성귀가 흔하던 시절. 집집마다 갱시기 끓이는 방법, 넣는 재료도 각양각색이군요.
    내 부모님과 형제들이 밥상머리에 둘러 앉았던 시절이 그리운 시간입니다.

  • 6. 까만봄
    '14.11.28 8:29 PM

    ㅎㅎㅎ
    우리집만 고구마를 넣어먹는 줄 알았네요.
    정말 달콤하고 따듯한…
    눈물겨운 맛이예요.

  • 뚜리번
    '14.11.28 10:34 PM

    까만봄님 댁에서도 고구마를 넣어 두셨군요. 갱시기에 넣은 밥. 국수. 수제비. 고구마 중 제일 먼저 건저 먹는게 고구마이고 갱시기 마무리로 건져 먹는 것도 고구마랍니다.
    먹어 본 사람만 아는 달콤 따뜻한 맛.

  • 7. 씨페루스
    '14.11.28 10:14 PM - 삭제된댓글

    갱시기라는 음식은 처음 들어보는데
    이거 어렸을때 저희집에서도 많이 해먹은 음식이네요.
    전라도인데 갱시기라 부르지않고 김치죽 정도로 불렀어요.
    우리집에선 고구마는 안넣었고 국수 대신 라면을 넣었어요.
    저도 추억의 음식이예요. 반가워요.

  • 뚜리번
    '14.11.28 10:37 PM

    씨페루스님-
    각 지방마다 담가먹는 김장김치로 무궁무진한 요리가 나올텐데, 간단한 배추죽 정도야 일상다반사일거예요? 그쵸?
    저도 다음엔 국수 대신 라면을 염두해 두겠습니다. ^^

  • 8. 4월의라라
    '14.11.30 11:57 AM

    갱시기가 이런 음식이었군요. 콩나물국밥하고는 다르네요. 오~
    고구마 넣는 것은 참 좋네요. 고구마 맛있겠어요. ^^

  • 뚜리번
    '14.11.30 3:10 PM

    4월의라라님~
    데릴사위 제도가 있을 때엔 음식문화가 그리 퍼지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민며느리제도가 생기면서 여자들이 타지로 시집을 가고, 시집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친정에서 먹었던 음식을 차려내게 되면서 다양한 음식문화의 일부분이 생겼다고도 하네요.
    저도 82쿡 통해 접해보지 않은 음식의 맛을 상상하기도하고, 어릴적 먹었던 음식에 젖어들기도 한답니다.
    갱시기에 고구마는 칼칼한 맛은 순하게 만들어주는 묘한 맛이있답니다. ^^

  • 9. 영양주부
    '14.11.30 12:55 PM

    저는 어릴때 김치와 밥과 멸치만 넣고 언니가 끓여줬었어요
    저희가 붙인 이름은 꿀꿀이죽^^
    업그레이드된 갱시기 꼭먹어보고 싶네요

  • 10. 뚜리번
    '14.11.30 3:12 PM

    새댁이었을 시절, 옆집의 같은 또래의 엄마가 입덧을 할 때 한그릇 끓여뒀더니
    영양주부님 말씀과 같이 꿀꿀이죽 같다고하더니
    며칠 뒤 하는 말이 갱시기 생각이 자꾸난다고.... ^^;;;
    다음번 갱시기 끓일 적에 전 국수대신 라면을 삶아 넣어보려고요. ^^

  • 11. july
    '14.12.1 12:43 AM

    저는 처음 보는 음식인데
    참 따뜻한 느낌이 드네요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

  • 12. 커피향기
    '14.12.20 1:28 AM

    저 옛날 엄마가 끓여주었던 음식이네요
    경상도 분이거든요

    전 저희엄마가 만든 창작품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이름까지 있는줄은 몰랐어요

    한겨울 연탄불 위에서 푹 끓여주시면
    아랫목에서 땀 뻘뻘 흘리며 먹었었는데

    늘 생각만 하고 시도해보지 않았던
    추억입니다

    올 겨울 이제 엄마는 없지만
    저희 아이들과 칼국수 넣고
    끓여 먹을렵니다

    저희엄마는 칼국수 넣고
    해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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