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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 겨우살이 준비 - 김장

| 조회수 : 13,133 | 추천수 : 5
작성일 : 2014-11-24 05:20:00


 

“ 올해까지만 김장을 해줄련다 ”

“ 내년부터는 니들이 해먹고 우리 집은 배추김치 한 통만 갖다 다오 ”

해마다 그러셨거든요 .

해마다 올해까지만 ~ 올해까지만 .

하여

올해도 그러시는 줄 알았지요 .

그러니까 김장만큼은 작년까지 친정엄마가 해주셔서

속 편하고

든든하게 겨우살이를 하였었답니다 .

“ 엄마 ~ 우리 집 김장은 내가 알아서 해 먹을가봐 ”

“ 시끄럽다 -------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올해까지만 해주는거 갖다 먹거라 ”

그러고 보니 시집 보낸 애물단지같은 딸년 김장을 28 년 동안이나 해주셨습니다 .

해마다 친정엄마는 김장을 300 포기씩 담그셔서

2 남 1 녀의 자식들 1 년 동안 김치 걱정 하지 않고

들며 날며 갖다 먹게 하셨거든요 .

어디 자식들뿐인가요 .

도시 생활하시는 남동생들 사돈 어르신 댁 김장에

친정아버지 형제들 김장까지 .

올해는

시골아낙이 놀며 절이고

쉬며 씻고

사브작사브작

꼼지락꼼지락거리며

김장을 하였답니다 .

치자백김치와 배추김치는 저염식 절임을 하여

이틀 절이고

반 나절 물 빼서.

뭘 알고 이리 해먹는 것이 아니고

그냥 되는대로

족보없이.

하루는 늙은 호박 한 덩이 잡아서 늙은 호박김치를 .

하루는 무 채 썰어 무말랭이 만들어 배추김치를 .

하루는 치자 우려 낸 물로 치자백김치를 .

하루는 깍두기를 .

하루는 무 짠지를 .

하루는 배추짠지를 .

며칠 있다 총각김치 좀 담그고

쪽파김치도 담그려구요 .

그러면 올해 시골아낙의 김장 대 장정은 끝입니다 .

아직 묵은지도 넉넉하게 쟁여 있거든요 .

김치찌개든 뭐든 그래도 묵은지로 끓여야 제 맛이 나잖아요 .

돼지등뼈감자탕도 그렇고

닭볶음탕도 그렇고

콩비지찌개도 그렇고 .

 

요즘 배추가 아주 제 맛이더라구요

배추전도 부쳐 먹고.

육수 (노란콩 + 고추씨 + 다시마 + 북어 + 건표고버섯 +대파 + 찹쌀 + 양파 ) 끓여 식힌 육수와

치자 우린 물 + 생강술 희섞하여

액젓 + 발효액 + 소금 으로 간을 맞추고

마늘 + 생강 + 쪽파 + 갓 + 배 + 사과 넣어

빛깔 고운 치자백김치 먹을만큼 담그었습니다.

늙은 호박 한 덩이로

늙은 호박 김치도 담그었습니다.

육수에 사과 + 배 + 홍시 + 양파 + 마늘 + 생강 넣고 곱게 갈아

발효액 + 생강술 + 새우젓 + 액젓 + 갓 + 쪽파 + 대파 (흰부분) 넣고 버무렸습니다.

시골아낙표 배추김치는

무 + 사과 + 배 + 양파 + 마늘 + 생강을

육수 (노란콩 + 고추씨 + 북어 + 다시마 + 건표고버섯 + 찹쌀 + 대파 ) 넣고 믹서에 곱게 갈아

새우젓 + 액젓 + 생새우 + 발효액 + 생강술 +고춧가루 넣어 양념하여 숙성 시켜

갓 + 쪽파 + 대파(흰부분) + 무 채 말랭이 넣고

대충 치대어 속 넣어 담갔습니다.

무생채를 넣지 않고

가늘게 무 채를 썰어 꾸덕꾸덕하게 말린 무말랭이를 넣고 김치를 담그거든요.

특허내려구요~~~ ㅋㅋ

농담입니다.

자박자박하게 생기는 찡한 깍두기 국물에 밥 비며 먹기도 하려고

무 + 배추 고갱이 썰어 넣고

소금에 절이지 않고 새우젓으로 절여 늙은 호박풀에 홍시 의깨어 넣고 귤 서너개 손으로 쭉 짜내어 넣고

생강술 + 고춧가루 + 액젓 + 갓 + 쪽파 + 대파 (흰부분) 양념하여 담근 깍두기입니다.

1차 설탕에 하룻밤 절이고

2차 소금에 하룻밤 절이고

3차 꾸덕꾸덕하게 3일동안 말려

무 절임물 + 육수 + 간장 + 생강술 = 절임장 팔팔 끓여 부었습니다.

바깥지기의 오랜 지인께서

유기농으로 농사 지은 배추와 무를

올해도 어김없이 보내주셨습니다.

배추 50통에 무 한 자루.

이렇게 저렇게 김치 담그고

20통은 수분 빠지라고 겉잎 홀라당 홀라당 떼어내버리고

며칠 베란다에 그냥 냅두었다가

신문지에 돌돌 말아 일렬 종대로 세워놓았습니다.

배추된장국도 끓여 먹고

배추전도 부쳐 먹고

배추밥도 해먹고

배추생채도 해먹고

배추된장무침도 해먹고

배추죽도 끓여먹고

배추쌈도 먹으려구요.

배추로 해먹은 소박한 음식들 ~ http://blog.daum.net/ys726/8865369

 

"김장 했냐?"

"응~ 엄마~ 걱정하지마"

"그래~ 잘했다"

"내가 엄마 김치 갖다줄께"

"관둬라~ 나이 먹으니 김치도 안먹어어진다"

안습

헌데 사고? 쳤습니다.

김치가 미칠 때쯤 김치냉장고에 넣는 다는 것이

그만 ~~~

늙은 호박김치와 깍두기는

마치맞게 익어버렸습니다.

베란다에 4일을 놔두었거든요.

시골아낙은 김장철에 담가 먹는 늙은 호박김치를 좋아합니다.

잘 익은 늙은 호박김치를 들기름 넣고 푹 지져 먹거나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달작지근하게 김치찌개를 지글지글 푹 끓여 먹으면  속이 참  따듯해지고 맛있거든요.

올해는 제 손으로 담갔는데

친정엄마의 투박스런 손 맛이 날까 싶습니다.

그렇잖아도 엄마가 늙은 호박김치 꼭 담가 먹으라고 성화이봉사를 대시는데

아마도

허구헌날 사사건건

볼 맨 소리로 엄마한테 맞장 뜨는 머리에 서리가 내려 앉은 눈에 넣으면 아프디 아프고

목구멍에 걸린 가시같이 웬수같은 딸년이

그 좋아하는 늙은 호박김치도 해먹지 못할까봐 노심초사이셨나봅니다.

한 성깔하시는 친정엄마에
두 성깔하는 지랄맞은 딸년인지라
딸년이 또 있으면 저 같은 딸년은
진즉에 쳐다도 안 보고 사신다고 노상 읖어대시면서도
아침이고 저녁이고

틈만 나면

엄마 하시고 싶은 얘기만 하시고

듣고 싶은 얘기만 들으시고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리십니다.

"늙은 호박김치 담갔냐?"

"응"

"잘했다"

뚝----------------------------------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nsan
    '14.11.24 6:06 AM

    와~
    푸지네요.
    눈으로도 넘치고 맛으로도 넘칠것 같아요.
    무우 말랭이를 넣고 담그면 무우 자체에서 나오는 그런 시원한 맛을 잘 살릴 수 있는지요? 무우말랭이를 넣고 하는 김치의 장점은 무엇인지 듣고 싶구요 그 김치맛은 어떤맛일지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면 고맙겠습니다.

  • 시골아낙
    '14.12.3 9:35 AM

    바람이 불고 추운 아침입니다.

    생무는 양파와 사과 배등과 갈아 넣고
    채는 2틀 정도 꾸덕하게 말린 무 말랭이를 넣었습니다.
    무말랭이를 넣은 김치의 장점은?~~~~~~~~ㅎ
    흐미~
    어찌 설명을 해야할까요?
    생무도 갈아 넣었으니 시원한 맛이 나며
    무말랭이의 아다닥아다닥한 씹히는 맛이 좋거든요.
    우리집은 이리 무말랭이를 넣어 해먹은지가 꽤나 오래되었답니다.

  • 2. 꽃보다 선물~~
    '14.11.24 10:26 AM

    늙은호박김치맛은 어떨까요?궁금해지네요ㅋ

  • 시골아낙
    '14.12.3 9:38 AM

    무청을 넣고 늙은 호박김치를 담그기도 하는데
    우리집은 배추를 넣고 담그거든요.
    겨울철의 늙은 호박김치를 찌개로 끓여 먹는 맛도 좋지만
    잘 익은 늙은 호박김치를 먹는 맛도 달큰하면서 아작하게 씹히는 맛도 좋답니다.

  • 3. 봄봄
    '14.11.24 1:21 PM

    호박김치 맛나겠어요...
    외할머니께서 담가주시던 호박김치... 자글자글 끓여 먹음 한겨울 밥도둑인데.
    외할머니 돌아가신 후론 통 맛볼 수가 없어 슬퍼요... 저희 엄마도 김치는 한 솜씨 하시는데 그걸 못 담그신다네요... 가끔 엄마도 드시고 싶으시다고 이야기 하세요

  • 시골아낙
    '14.12.3 9:41 AM

    추운 겨울날에
    들기름을 넣고 지져먹거나
    비계가 있는 돼지고기를 넣고 끓여 먹는 늙은 호박김치찌개는 정말 밥도둑이지요.
    시골아낙은
    잘 익은 늙은 호박김치만 있으면
    고봉밥을 먹어치운답니다.
    늙은 호박김치는 김장철에 담가야 제 맛이 나더라구요.
    새우젓과 멸치젓좀 넉넉하게 넣어.
    배추도 넉넉하게 넣구요.

  • 4. 보성짱
    '14.11.24 5:53 PM

    우와~ 정말 대단하셔요
    무장아찌 레시피 정확한 비율 좀 부탁드려요
    육수는 어떤 육수를 말씀하시는건지요

  • 시골아낙
    '14.12.3 9:48 AM

    아이고_
    어쩌지요?
    제가 거의 막가파로 마구잡이식이라~~

    요즘 무 중간크기로 5개 정도를 반으로 잘라 길게 다시 2-3등분 하셔서
    설탕 1컵 정도 넣어 뒤적여 하룻밤 절이시고
    소금도 1컵 정도 넣으셔서 뒤적여 한나절 절이시면
    절임물이 흥건할거예요.
    절인 무는 물기를 닦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꾸덕하게 2-3일 정도 말리시고
    절임물에 간장과 육수( 다시마, 멸치, 양파, 대파, 건표고버섯등을 끓인 물)을 넣은 끓는 절임장에 생강술좀 넣고
    다시마 두세조각 넣어 말린 무에 넣었답니다.

  • 5. 씨페루스
    '14.11.24 6:36 PM

    먹고싶은 김치들이 한가득이네요.
    무채 아닌 무말랭이 넣은 김치맛도 궁금하고요.
    맨 마지막은 무슨 김치인지???
    설탕에 절인 무를 소금에 또 절이는 건가요?
    그걸 또 말리기까지...
    만드는 방법이 특이하네요. 맛이 궁금해요^^

  • 시골아낙
    '14.12.3 9:51 AM

    저도 배움을 하였답니다.
    무의 수분이 거의 빠져 나와 꼬들꼬들하니
    무장아찌를 무쳐도 맛있고
    김밥에 넣어도 맛있더라구요.
    무를 설탕과 소금에 절임물은 버리지 않고 육수에 간장을 넣고 끓여 생강술좀 넣고 끓여 부으니
    마치맞은 무 장아찌가 되네요.

  • 6. luckyme
    '14.11.24 7:11 PM

    고수시네요..존경스럽습니다~!

  • 시골아낙
    '14.12.3 9:53 AM

    겨울은 겨울인가봅니다.
    바람이 불고 추운 아침입니다.
    저도 거의 눈동냥하며 귀동냥하며 맛동냥하며
    그리 배워가며 해먹는걸요.
    짜기도 하고 싱겁기도 하고 그렇답니다.
    고수는 절대 아니구요.
    부엌에서 짠밥이 그래도 되어가니 그나마 이정도로 해먹는답니다.

  • 7. 예쁜솔
    '14.11.24 7:19 PM

    어머나~~
    처음 들어보는 김치가 다 있네요.
    치자백김치...꼭 해보고 싶어요.
    요거 담궈놓으면
    아마 백김치가 아니라 황김치가 될라나요?

  • 시골아낙
    '14.12.3 9:54 AM

    치자백김치가 의외로 담그기도 간단하고 맛도 좋고
    색도 이쁘거든요.
    소금간만 잘 맞추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김치랍니다.

  • 8. 누룽지
    '14.11.24 10:51 PM

    치자 백김치 익으면 시원한 맛이 날 것 같아요^^

  • 시골아낙
    '14.12.3 9:55 AM

    아침으로 굴 죽을 끓여 먹고
    봉지 커피 한 잔마시면서 수다 떨고 있답니다.
    치자백김치가 담그기도 간단하고
    익으면 색도 이쁘고 찡하니 시원한 맛도 좋거든요.

  • 9. 부끄럼
    '14.11.25 5:22 AM

    시골아낙 님 김장, 부럽습니다.

  • 시골아낙
    '14.12.3 9:57 AM

    한꺼번에 하려면 힘이들어서
    하루 건너 한 가지씩 되는대로 김장을 하였답니다.
    저도 김장은 올해가 처음이랍니다.
    해마다 친정집에서 열심히 갖다 먹었는데
    친정엄마가 무릎이 많이 안좋으시고
    몸도 불편해지셔서.
    김장은 하셨는지요?

  • 10. 임미혜
    '14.11.25 8:10 AM

    따라쟁이 해 볼렵니다.
    총각무우와 파김치 꼭 올려주세요.
    기다려요~~~

  • 시골아낙
    '14.12.3 9:58 AM

    총각김치와 파김치도 조금씩 담그었답니다.
    총각김치는 늙은호박풀 넉넉하게 쑤어 넣고 담그고
    파김치는 무말랭이를 넉넉하게 넣어 담그었답니다.
    ㅎ_
    치자백김치와 늙은 호박김치는 꼭 담가보세요^^

  • 11. 뮤즈
    '14.11.25 11:12 AM

    김장 맛나겠어요

  • 시골아낙
    '14.12.3 9:59 AM

    늙은호박김치와 깍뚜기와 치자백김치는 벌써 마치맞게 익어서
    먹는중이랍니다.
    먹을만하답니다.

  • 12. 살구처럼
    '14.11.25 1:18 PM

    전.. 전부터 올려 주신 글 보고 이미 몇가지 따라해봤죠. 따라쟁이.ㅎㅎ
    치자 백김치도 정말 먹어 보고 싶고, 호박김치맛도 궁금하고..
    진정한 고수 이십니다.

  • 시골아낙
    '14.12.3 10:01 AM

    살구처럼님
    치자백김치는 꼭 담가드셔보세요.
    아주 괜찮거든요.
    늙은 호박김치는 말할 필요가 없답니다____ ㅎㅎ

    고수는 아니랍니다.
    그냥저냥 되는대로 해먹는지라-----

  • 13. skynice
    '14.11.26 3:28 PM

    엄마들은 다똑같은신듯... ㅋㅋㅋㅋ

  • 시골아낙
    '14.12.3 10:02 AM

    난 엄마 닮지 말아야지 하였는데
    울딸내미가 그러는데 제가 똑같답니다.
    점점 말투며 하는 행동들이-------ㅠㅠ

    김장은 하셨나요?

  • 14. 임미혜
    '14.12.4 8:30 AM

    시골아낙님! 총각김치 레시피 좀 올려주세요.
    꼭 좀부탁드려요 따라쟁이 올림

  • 15. 규우맘
    '14.12.8 2:27 PM

    배추속에 넣을 무를 바짝말렸는데 물에적시지 않고 바짝마른 무채를 양념속버무릴때 그냥넣어 버무리는지 궁금합니다. 모레 김장인데 빠른답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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