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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오늘은 그냥 왔어요

| 조회수 : 11,248 | 추천수 : 7
작성일 : 2014-07-01 19:58:31
방학이라 시간 여유가 있어서 자유게시판과 키친토크에 형제글을 꾸준히 올려야겠다 하고 결심했는데, 두 아이들마저 방학을 하고나니 조용히 앉아서 글을 쓸 시간이 나질 않네요.
나름대로 자료를 모으고 생각을 담아서 글을 쓰곤 했는데 이번엔 도저히 그게 안되어서 그냥 간단히 음식 사진 몇개만이라도 올리고 가렵니다.


세월호 아이들을 잊은 건 아닙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 누구도 이 일에 책임을 지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 통탄스럽네요.




확 그냥 막 그냥
하지만, 닭이 무슨 잘못?

닭과 쥐와 개와... 그리고 다른 모든 동물들아...

미안하닷!!!!!!!!!!!!!!!!!!!!!!!!



애들과 마당에서 놀다가 버려진 텃밭을 보니 작년에 심었다가 지혼자 자라고 지혼자 꽃피우고 그러다 시들어 죽은 들깨가 다시 소생하여 다시 잎을 피웠더군요.
들깨한테도....
미안하닷!!!!!!!!!!!!!!!!!!!!!!!

연하고 보들보들한 이파리가 스무남은개
간장에 설탕넣고 고춧가루 넣은 양념장을 만들어 깻잎 사이사이에 넣고 전자렌지에 일분 땡
한 끼에 호로록 먹어치울 수 있는 앙증맞은 분량의 반찬이 되었어요.
방학이라 냉동식품 데워서 먹이는 것을 자제하고 매 끼니마다 신선한 반찬을 만들어 한식을 먹이고 있자니 셀프흐뭇...

그런데 코난군은 가끔씩 라멘누들 을 만들어 달라고 조르는 것이 함정...
진라면 순한맛... ㅠ.ㅠ
바쁠땐 고맙고 요즘같을 땐 원망스런 음식입니다.



여러분은 수박을 어떻게 드세요?
반으로 갈라서 숟가락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잘라서?

아니면 이렇게 깍둑썰기해서?

저는 평소에 수박 한 통을 사오면 바로 썰어서 큰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놓고 먹어요. 포크로 찍어 먹으면 수박 국물(원 국이길래 국물?)이 흐르지도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날은 뒷마당에서 어른과 아이들 손님이 와서 점심을 먹은 날이었는데, 수박을 이렇게 썰어보았어요.
화살표 같기도 하고, 납새미 같아 보이기도 하죠?

부채꼴 모양 수박을 먹다보면 동그란 껍질에 코를 박게 되고, 양 볼에 수박국물 맛사지를 하는 것이 싫어서 이렇게 잘라봤어요. 애들이 놀다가 풀잎 묻은 손으로 그냥 집어먹어도 되고, 화장한 녀성들은 볼테기에 수분 추가 없이 고상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에구구... 아이들이 깼네요.
얼른 아침 해먹여야 하니, 오늘은 이만 물러갑니다.

마지막으로 부엌에서 공구를 이용해서 커피를 갈고 있는 코난아범의 모습을 보여드릴께요.

커피와 엔지니어링을 접목하는 연구와 실험을 하고 있는 물리학 박사입니다... ㅋㅋㅋ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늬
    '14.7.1 10:13 PM

    아래 커피 그라인더 저도 있는데요...저도 한번 해봐야겠네요...참으로 창의적이셔요...^^

  • 소년공원
    '14.7.2 10:17 AM

    제 남편이 뭐 하나에 꽂히면 좀 그래요 ㅎㅎㅎ

  • 2. 진선미애
    '14.7.1 10:15 PM

    그냥 오시든 한손에 뭘 들고 오시든 암튼
    무조건 환영인거 아시면서 ^^
    음식이 참 한국적??이네요
    물리학박사님도 멋지시공ㅎㅎ

  • 소년공원
    '14.7.2 10:20 AM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가 힘내서 이길 수 있도록 추모하는 방법을 늘 생각하고 있지만 능력도 부족하고 자원도 모자라고...

    하지만 최소한 핫바지 방귀 새듯이 그렇게 시나브로 잊지는 않을거예요.

  • 3. 올블랙
    '14.7.2 8:10 AM

    매번 눈팅만 하다 반가운 맘에 글 남겨요
    답답하고 억울한 맘에 소년공원님의 글을 보고 위로 받고 나만 그런 맘이 드는 건 아니구나 하는 동지의식이....들어 오랫만에 키톡에 들어와 보네요
    열심히 일도 하시고 아이들 잘 먹이시는 모습에 자극 받았어요
    물리학박사님은 혹시 맥가이버....

  • 소년공원
    '14.7.2 10:22 AM

    네, 우리 서로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이 힘든 세상을 이겨나가봐요!

    제 남편이 맥가이버를 무척 즐겨봤대요 ㅎㅎㅎ

  • 4. 큰언니야
    '14.7.2 10:12 AM

    저희 집에도 커피에게 끊임없이 고문을 하는 타칭 건전지 전문가 (자칭 로보트 전문가)가 계시는데...

    너무 반가워요 ^^

    ps... 커피는 절구에 갈아보세요...

  • 소년공원
    '14.7.2 10:26 AM

    전동 커피 분쇄기가 원래 있었는데 그건 입자가 고른 크기로 갈라지기 않아서 커피 맛이 떨어진다나요?
    게다가 전기작동에서 발생하는 열도 커피 향을 죽인대요.
    그래서 손으로 돌리는 걸 샀는데 이건 또 바쁠 때 급하게 갈기가 어려우니 전동그릴을... ㅋㅋㅋ
    전동드릴에 꼭 맞는 나사 꼭다리도 주문해서 맞춰 끼운거랍니다.

  • 5. 소년공원
    '14.7.2 10:33 AM

    아이폰으로 댓글을 달다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발생한 오타가 작렬이네요.
    이렇게 불편한데 카카오톡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저희집 둘리양은 자다가 엄마가 없어지면 냄새로 아는지 금방 깨서 울기 때문에 아이폰으로 이렇게 힘겨운 댓글 중입니다.

    쑥떡

  • 6. 소년공원
    '14.7.2 10:34 AM

    ㅋㅋㅋ

    쑥떡같은 오타일망정 찰떡같이 읽어주십사 부탁하던 중에 댓글이 지맘대로 올라가고..

    얼씨구나~~~~

  • 7. 게으른농부
    '14.7.2 9:21 PM

    ㅎㅎㅎㅎ 충전드릴로 커피를 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해봤네요. ㅋㅋㅋㅋ
    저도 시간날때 한번 저렇게 갈아봐야겠습니다. ^ ^

  • 소년공원
    '14.7.5 12:47 AM

    게으른 농부님, 사용한 후에 드릴은 꼭 제자리에 넣어두실거죠? ㅋㅋㅋ
    저희 남편은 창의성은 높으나, 정리정돈 분야가 취약해서 저 드릴은 저희집 식탁 공간을 꽤 오랜 시간 차지하고 있거든요.

  • 8. 청사포
    '14.7.4 2:28 AM

    납세미라니 헉 flat fish or sole you mean? 삼십년만에 들어보는 고향사투리라 잠시 흥분했습니더

  • 소년공원
    '14.7.5 12:49 AM

    납"세"미가 맞는 표기였군요?
    표준어로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어요.
    광어도 아니고...
    암튼 어릴적 부산에 살면서 납세미는 구워먹기도 하고 조려먹기도 하는 아주 친근한 "고기"였더랬죠.

  • 9. 열무김치
    '14.7.4 5:12 AM

    마지막 사진에 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자라 깻잎 반찬이 되어준 들깨가 참 고맙네요^^
    두 아이들 쑥쑥 잘 자라고 있겠지요?

  • 소년공원
    '14.7.5 12:50 AM

    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황무지같은 텃밭에서 홀로 생명을 키우던 장한 들깨...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아이들도 잘 자라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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