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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엄마표 형형색색 주먹초밥~!

| 조회수 : 10,905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6-01-05 14:23:49
오늘 82cook 대문에 제가 좋아하는 계란 주먹밥 뜬 거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
눈팅 시기를 접고, 또 하나 올려 봅니다. 저도 계란 주먹밥은 울 엄마 발명품인 줄 알았어요.

김밥 싸고 나면 재료들이 어중간하게 남을 때 있잖아요?
그럴 때면 엄만 재료들을 다 채를 쳐서 남은 밥이랑 휘휘 섞어서 초밥틀로 주먹밥 만들어서
계란을 부치거나, 남은 김으로 싸서 주시곤 하셨어요. 정말 김밥 보다 더 맛있었답니다.

또, 학교 다닐 때 도시락으로 저거 싸주시면 오전 내내 점심 시간이 어찌나 기다려지던지...
주먹밥이 주인공이 될 때는 계란, 김, 오이, 베이컨 등으로 형형색색 말아주셨어요.
친구들 한테도 인기 좋았죠.

초밥틀은...저 결혼하고 나서 남편 도시락 싸주려고 엄마 한테 빌렸는데, 엄마가 20년 넘게
쓰신 거라고, 기념으로 주셨어요. 항상 저한테 뭐 주실 때는 새걸로 사주셨는데, 헌 거 주신 건
초밥틀이 유일하네요... 결혼한지 1년 만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다른 딸들 처럼 이것저것
갖고 올 틈도 없었답니다...



엄마의 주먹밥 흉내 내봤어요. 밥은 촛물로 간하고, 속에는 당근, 단무지, 햄, 맛살, 소고기
등등 있는 재료 채쳐서 넣어 섞어 주면 되구요.
저기 하얀 건 햄이에요. 마침 마트에 하얀색 슬라이스 햄이 있길래 색깔 맞추려고 샀죠.

초밥틀에 참기름을 발라주면 밥도 잘 떨어지고 나중에 겉 재료도 잘 붙어서 좋아요.
물론 맛도 더 고소하구요~




이건 도시락으로 싼 거. 결혼하고 얼마 안돼서 남편이 좀 아팠거든요.
먼 지방까지 침 맞으러 다녔는데, 새벽에 나가는 남편이 안쓰러워서 거의 매일 도시락을
쌌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찍어둔 사진이죠.
이때만 해도 엄마가 계셔서 새벽 마다 전화 걸어서 이것저것 물어보곤 했는데...

엄마 돌아가신지 벌써 3년이 되어 가네요...
아직도 길 가다가 문득 뒤돌아 보면 엄마가 '먼저 가라. 조심해서 들어가라' 하시며
손 흔들고 계실 것 같은데...

암튼, 그러고 보니 엄마 돌아가신 후 2년 넘도록 제 요리 실력은 계속 제자리네요.
새 종목을 좀 발굴해야 하는데... ^^;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맘
    '06.1.5 2:47 PM

    아이구~~
    맘 아프네요...그러게 어머니 계실적에 잘 해드려야 되는데..
    맘처럼 안되네요....
    그래도 맘씨가 예뻐요...도시락처럼..^^

  • 2. 해바라기
    '06.1.5 2:51 PM

    계란말이 예쁘네요. 지단부쳐가면서 하나씩 하나요, 풀어서 퐁당넣어 부치나요?

  • 3. 만년초보1
    '06.1.5 2:56 PM

    맞아요. 계실 때 잘해 드려야 하는데, 계실 때는 그저 받는 데만 익숙해서...
    매번 아빠께라도 두배로 잘해 드려야지 하고 결심 하는데, 맘처럼 쉽지가 않아요. 사는 게 바쁘다 보니..
    것도 핑계겠지만.. ^^;

    계란 말이는요, 풀어서 퐁당 하면 계란 옷이 너무 얇게 입혀져서 색깔이 잘 안나요.
    저는 후라이팬에 숟가락으로 계란물을 길게 뿌린 후에 끝에 초밥을 놓고, 돌돌 말아줘요.
    계란이 다 익어 버리면 잘 안붙으니까 익기 전에 말아줘야 하구요, 말면서 옆 부분 정리해주면
    옆부분까지 깨끗하게 동그란 계란주먹밥이 되죠. 계란이 너무 익기 전에 말아주는 게 포인트~! ^^

  • 4. 뽕글
    '06.1.5 3:07 PM

    '엄마 돌아가신지 벌써 3년이 되어 가네요...
    아직도 길다가 문득 뒤돌아 보면 엄마가 '먼저 가라. 조심해서 들어가라' 하시며
    손 흔들고 계실 것 같은데... '

    책임지세요~님때문에 사무실에서 눈물 찔끔흘렸네요... 엄.마.

  • 5. 늘 좋은일만
    '06.1.5 3:33 PM

    끝에서 저도 눈물이 찔끔...마음이 찡하네요.

  • 6. 선물상자
    '06.1.5 4:36 PM

    올해 환갑이신데 못난 딸래미의 딸래미를 보시느라 허리가 휘는 울 친정엄마 생각이 나네요..
    남들은 노년에는 즐기면서 편안히 지내신다던데.. 아직도 손수 기저귀 발진 난다면서 천기저귀 손빨래하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나네요.. ㅠ.ㅠ
    에구.. 못난 딸래미.. 언제쯤 효도라는거 해보려나..
    만년초보1님 글에 불효한 딸 오후늦게 눈물나네요.. ㅠ.ㅠ
    정말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주먹밥이네요..
    언제 함 시도해봐야겠어요..
    만년초보님~ 친정 어머니도 하늘에서 님 보시면서 흐뭇하실꺼예요..
    힘내세요!! 아자아자!! ㅜ.ㅡ

  • 7. porange
    '06.1.5 4:44 PM

    82들어오면 하루한번씩은 꼭 눈물 찔끔거리며 글 읽게되네요...
    오늘은 만년초보님이 저를...흑흑
    왜 엄마얘기만 나오면 이렇게되는지.......

  • 8. soogug
    '06.1.5 5:44 PM

    에이~ 초보님!
    .
    .
    .
    나이 들어도 친정 엄마 소리는 늘 울게 만들어요...

    오늘도 전화주셔서 너 아프다는건 괜찮니?
    근데 엄마 목소리는 왜 그러우?
    내가 몸살이 좀 났나봐...
    나보다 엄마가 더 걱정이네..
    나야 살만큼 살았는데...
    흑~~~~~~~~~~ 아직 내가 엄마한테 해준것도 없는데...

    친정어머니께서 해 주시던 유부초밥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전 지금도 그 맛을 못 내겠어요...

  • 9. 만년초보1
    '06.1.5 5:45 PM

    님들 댓글 보니까 또 눈물이 나요...
    3년 전만 해도 누군가 엄마 이야기 쓴 글 보면, '울 엄마는 아프시면 안되는데,
    울 엄마는 오래 오래 사셔야 하는데. 난 나중에 후회말고 엄마한테 잘 해드려야지' 이런 맘 먹었는데...
    그래서 간혹 엄마한테 전화하면 '우리 딸이 그런 기특한 생각 했어? 오래 살아서 우리 딸 덕에
    호강 한번 해보자' 이러시면서 흐뭇해 하셨죠...
    그런데, 이렇게 빨리... 또 이렇게 아무 것도 해드린 것 없는 가난한 마음으로 엄마를 그리워하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
    부모님은 자식이 효도할 준비가 될때까지 마냥 기다려주시지 않는다는 걸 그땐 왜 몰랐는지..
    오늘 저녁에 신랑이랑 외식하기로 했는데, 혼자 계신 친정 아빠도 함께 모셔야 겠어요.

  • 10. 바카스
    '06.1.5 5:56 PM

    에구..글을 읽으니 저두 울 엄마 생각이 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는데 시시때때로 이것저것 챙겨서 택배로 보내주시곤 하시는데...
    전화 안드린지 며칠 되었네요...
    저두 엄마한테 전화나 드릴렵니다...

  • 11. Terry
    '06.1.5 7:48 PM

    이 글 읽는데 왜 눈물이 질질 나죠? 저는...친정엄마는 건강하시지만.. 언젠간 돌아가실거라는 생각만
    해도 이렇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드니... 목이 너무 메어오네요....

  • 12. 김혜경
    '06.1.5 10:22 PM

    만년초보님, 지금쯤 친정아버님과 저녁 맛있게 잡수시고 귀가하셨겠죠??

    글 읽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13. 402호
    '06.1.5 11:59 PM

    엄마 얘기 하심 다들 목이 메일거에요...그렇치 않을 딸이 어디 있겠어요
    정말 지금이라도 잘 해야 하는데...이건 마음뿐이고...사랑은 내리사랑...받기에만 익숙합니다
    이쁜초밥을 보면서도 내새끼들 해줄 생각은 하면서 엄마 해드릴 생각은 나중에 하니....
    저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내일은 엄마한테 전화라도 드려야겠어요
    초밥이 참으로 정성스럽고 맛깔스러워 보입니다...^^*

  • 14. 체라
    '06.1.6 8:43 AM

    엄,마.... ㅜ.ㅜ

    아침부터 미워요~!
    ㅡ.ㅡ

  • 15. june
    '06.1.6 8:48 AM

    초밥틀, 주먹밥틀...
    다음주의 도시락 메뉴 정해버렸습니다.
    일주일은 메뉴걱정 없겠어요.

  • 16. 만년초보1
    '06.1.6 10:09 AM

    메인에 제 사진이! ㅎㅎ 쑥스러워요~ *^^*
    살짝 우울한 글을 올려서 괜히 님들 맘 불편하게 한 건 아닌가 죄송하네요.
    어제는 신랑이랑 친정 아빠랑 맛난 저녁을 먹었답니다.
    매번 '바쁜데 뭘 보냐' '니들이나 맛있는 거 먹어라' 이러셨는데, 아빠도 많이 약해지시고 외로우신지,
    뵙자고 했더니 너무 반가워 하시는 거예요. 미리 미리 헤아리고 자주 찾아뵈었어야 하는데..
    다음에는 82cook에서 배운 메뉴로 직접 해드려야겠어요~ 깜짝 놀라시겠죠? ^^

  • 17. 삐빙삐빙
    '06.1.6 10:30 AM

    우와~ 넘 이쁘고 맛있겠어요.
    당장 우리 아이들한테 해줘야겠어요.
    만년초보님.
    지난번 알려주신 수산시장 가게에서 대게 사서 맛있게 먹었어요.
    너무나 맛나서 연거푸 2주 연속 사러 갔었답니다.
    따로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드렸네요.
    저도 친정엄마가 결혼 직후에 돌아가셔서 만년초보님의 글이 그대로 제 맘이네요.
    여러 따님들~
    엄마한테 잘 해 드리세요. 엄마만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요..
    돌아가시면 엄마한테 짜증내고 잘못했던 기억 때문에 가슴 치다가도
    작은 선물과 다정한 말로 간간히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던 추억으로 또 위안삼고.. 그런답니다. ^^

  • 18. 최정하
    '06.1.6 10:48 AM

    끝에 글읽고 마음이 찡하네요 저도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말도 함부로 할때가 있고 하고나서는 왜그랬던가 하고 후회를 반복합니다. 다시 한번 반성할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고맙습니다.

  • 19. 왕성한 식욕
    '06.1.6 2:18 PM

    에구에구 콧등이 찡!!
    역시 여자는 결혼하고 애 낳고 해봐야 철드나봐요.
    마지막 구절이 절 울리네요.
    아직 부모님 살아계신거에 다시 한번 감사하단 생각 해봅니다.
    눈물젖은 주먹밥 잘 먹고 철들고 갑니다.
    만년초보님 앗싸! 화팅!!!!!

  • 20. 신연순
    '06.1.6 1:21 PM

    울 아들이 사진보고 맛있겠다네요....

  • 21. 단비
    '06.1.6 2:18 PM

    최정하님 ...
    넘넘 부럽다...
    정말 잘해드리세요..후회하지 않도록...

    특별히 못해드린게 없어도 돌아기시고 나면 너무너무 왜이리 후회가 많이되서 맘 한쪽이 너무 아픈지..

  • 22. 차이윈
    '06.1.6 3:52 PM

    무늬만 만년초보님 이시군요.
    내가 가장 힘들 때 언제나 곁에서 지켜봐 주시는 분은 늘 `엄마` 셨어요.
    남편도 자식도 친구도 아닌 엄마 밖이더라구요.
    늘 멀리 살다가 이제 가가이에 사니까 그 소중함을 (?) 자꾸 잊네요.
    예쁘고 행복하게 사시면 어머님도 기뻐하실 겁니다.

  • 23. 마돈나
    '06.1.6 3:10 PM

    다시 한번 부모님을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살아 계신 부모님께 감사 드리며~~
    지도 오늘은 주먹밥 한번 해 볼랍니다 ..
    행복 하세요~~

  • 24. 핑크하트
    '06.1.6 9:07 PM

    마음이 찡~하네요..부모님 살아생전에 더더욱 잘해드려야하는데..ㅠ.ㅠ

  • 25. 스프라이트
    '06.1.6 10:27 PM

    형형색색의 주먹밥 모냥도 참하고 넘 맛있겠어요. 정성가득 도시락도 멋지구요.
    엄마 얘기하시니 가슴이 아파와요. 저두 엄마께 잘 해야할텐데....

  • 26. 뿌리깊은 나무
    '06.1.7 7:25 AM

    뭉클한 주먹 초밥이네요. 어쩜 저리 예쁘게도 만드셨을까...

  • 27. 러브홀릭
    '06.1.12 7:52 PM

    감동의 주먹초밥...저도 정 가득담아 만들어볼랍니다..^^

  • 28. 하늘지기맘
    '11.11.7 11:16 AM

    더도 한번 도전 해보려 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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