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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솔이네집 7월이야기 그리고 8월

| 조회수 : 16,363 | 추천수 : 11
작성일 : 2018-08-01 23:12:43

사랑하는 82님들, 숨막히게 더운 요즘...

헥헥 어찌 지내시나요~  다들 잘 견디고 계신거죠오~~?

하루하루 버티면 곧 좋은 날이 올거라 믿으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솔이엄마와 솔이네 가족이 먹고 산 이야기를 풀어놓아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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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초에는 이렇게까지 덥지는 않았잖아요.

오랜만에 선생님 뵈러가면서 반찬을 몇 가지 만들어 갔습니다.

달걀말이에 넣을 고기도 볶고, 가지도 쪄놓고

엄마없을 때 아이들이 먹을 삼각김밥 속재료도 만들구요.



달걀말이 속에 소불고기를 넣은 반찬은,

예전에 엄마가 싸준 도시락 반찬 중에서 가장 맛있었어요.

엄마는 양념된 소고기를 달걀에 말아서 익히셨는데

저는 소고기를 볶아서 달걀말이에 넣어봤어요.




장에 가서 사온 마늘을 까서 담근 마늘장아찌와

새우젓을 넣고 들기름에 볶은 호박나물,

들깨가루를 넣고 무친 새송이버섯나물 등을 싸가지고 갔습니다.




7월 9일은 저희 집 둘째아들의 생일이었어요.

녀석이 중학생이 되더니 친구들하고 하는 생일파티는 귀찮아하네요.^^

생일날 아침에 좋아하는 반찬을 한 가지 차려줄까 싶어서

무슨 음식 해줄까? 하고 물어봤더니 뜬금없이 장조림을 먹고 싶다네요.

그래서 생일 전날 소고기를 사다가 장조림을 만들었어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으라고 잡채도 무쳤더니

밥한그릇 뚝딱 잘 먹고,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아주 많~이 먹고 등교하더군요.




둘째의 생일날은 제가 바빴었나봐요. 도시락을 싸가지고 일찍 출근을 했어요.

반찬으로 잡채도 싸고 장조림도 싸고, 깻잎김치랑 전날 먹다남은 치킨도 한조각 쌌습니다.

남편 도시락은 반찬이 없어도 정성스레 싸려고 노력하는데

제 도시락은 그냥 있는 반찬을 되는대로 넣어서 뚝딱 싸기 일쑤네요.^^




아이들 아침으로 가끔 물만두국을 끓여주는데

따로 내놓은 육수가 없을 때는 장조림 국물을 넣고 자작하게 끓여요.

단이 생일날 만든 장조림을 이렇게 저렇게 활용합니다.^^ 




친정부모님을 오시라고 해서 점심도 같이 먹었어요. ^^

아버지께서 떡국을 좋아하셔서 이날은 떡국을 끓였답니다.




시판 왕만두도 찌고, 오이지무침이랑 멸치볶음, 새로 담은 김치를 차렸어요.




며칠 전에 중복이었죠? 초복은 그냥 지나가서 중복에는 닭 좀 삶았어요.^^

엄마가 주신 나무때기(오가피ㅎㅎㅎ)랑 인삼, 대추, 통마늘을 넣고

가족수대로 닭 여섯마리를 넣고 삼계탕을 끓였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닭 한마리씩 먹고 힘내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복달임.^^

그런데 지금의 이 더위는 닭 한마리로는 안 될 것 같아요...하...

죽은 끓이지 않고 불린 찹쌀에 소금 조금 넣고 찹쌀밥을 해서 말아먹게 했어요.




방학을 맞아 열심히 학원다니느라 바쁜 둘째한테도

늦은 점심상을 차려줬더니 한그릇 뚝딱 해치우네요.




친정엄마는 식구들을 위해서 여름에 삼계탕을 자주 끓여주셨는데

이날은 제가 아무것도 하지 마시라고 하고 드시도록만 했어요.

평소에는 당신이 끓이느라 냄새때문에 별로 먹고싶지가 않았는데

이 날은 딸래미가 끓여주니 너무너무 맛있다고 한마리 다 드셨답니다.

친정아버지, 어머니, 남편, 큰아들, 작은아들 모두 든든하게 포식한 날.




친자매처럼 친한 둘째의 친구 엄마가 며칠 전에 아래층으로 이사를 왔어요.

밥은 먹고 정리하고 있냐니까 아침도 못먹었다네요.

저도 닭을 끓이다보니 냄새만으로 배가 부르더라구요.^^

제 몫의 닭한마리를 냄비에 담아가지고 아래층으로 배달 다녀왔죠.

식구들도 배부르고, 아래층 친한엄마도 잘 먹고, 이래저래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 어떤 날에도 친정부모님을 오시라고 해서

열무 물김치 얹어서 물냉면이랑 유부초밥을 해먹었어요.

사실 친정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하셔서 저희집으로 오시는 걸 힘들어 하세요.

그래도 제 마음은 한끼라도 엄마가 식사를 안 차리고,

한끼라도 평소와 다른 음식 드셔보시라고

시간이 날 때마다 오시게 하고 싶어요...




분당에 사는 동생도 아이들 데리고 친정에 자주 오는 편인데,

올 때마다 팔을 걷어부치고 친정의 주방 청소며 세탁기 청소 같은 걸 막 해요.

동생이 예쁜 짓을 하면 어쩌다 동생이 예쁠 때가 있어요. ㅎㅎㅎ

지난 주에 동생이 하는 짓이 이쁘길래

더워도 더운 줄 모르고 동생이 좋아하는 감자탕을 끓였답니다.




시래기를 넣으면 더 맛있는데 시래기가 없어서

배추 한통을 사다가 푹 끓였더니 가족들이 시원한 맛이 난다고 하네요.

이웃동생이 캔 감자를 듬뿍 넣고 감자탕을 한솥 끓여서

온식구가 실컷 먹고 옆집까지 퍼주고 잘 먹었습니다.  




요즘은 너무 더우니까 저절로 아침에 눈이 일찍 떠져요.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빨래도 돌리고 반찬도 만들고 집안정리를 합니다.

어제 아침엔 앞다리살을 듬뿍 넣고 김치찜을 만들었는데

학원 다녀온 작은아이도 잘 먹고, 친정부모님도 맛있다 하시고

저녁에 남편도 소주안주로 딱이라고 좋아하더라구요.




초등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서 요즘  휴가를 떠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덕분에 저도 오늘 수업이 없어져서 어쩌다보니 여유로운 날이 되버렸어요.

뭘 하면서 지낼까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이 엄마를 모시고 강화도에 다녀오자고 하더군요.

대명항에 가서 구경도 하고 왕새우튀김도 먹고 카페에서 커피도 함께 마셨습니다.  




효도하는 딸은 효녀, 효도하는 며느리는 효부라고 하는데

효도하는 사위는 뭐라고 하는지.....^^

평소에 싹싹하고 다정하고 그런 사위는 아니지만,

울엄마 힘든거 알아주고 강화도에 먼저 가자고 한 울남편이 참 고마웠던 하루였어요.



아이참, 남편이 자꾸 엄마한테 잘하니까

저도 시어머니께 자꾸 잘하려고 그러나봐요.

복날에 시어머니께 카톡으로 치킨 기프트콘 쏴드렸어요.^^

우리 시어머니, 세상에 이런 게 있었냐며 막 좋아하시고~^^

남편이 고맙게 해준 날에는 술안주도 즐겁게 만듭니다.

비록 식자재 매장에서 산 반조리 돼지껍데기 볶음이지만

양파와 청양고추, 마늘을 넣고 정성스레 볶아주었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기브앤테이크 아니겠습니까~^^




얼마 전에

존경하는 분께서

세상을 떠나시게 되어

마음이 한동안

너무너무

괴로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셨겠죠.


마음을 추스리고나니

열심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사는 것이

그 뜻을 이어가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덥지만

힘내서 살아요, 우리.

편안한 밤 되세요.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uju
    '18.8.2 12:50 AM

    살다보니 솔이엄마님 글에 첫 댓글 영광을~!!!

  • 솔이엄마
    '18.8.6 12:36 AM

    juju님~^^
    따뜻한 댓글 감사해용~^^

  • 2. juju
    '18.8.2 12:51 AM

    늘 감탄하는 솜씨와 마음씨지만 이 더위에는 한번 더 놀라네요.
    부모님이 복많으신 어른들이십니다.

  • 솔이엄마
    '18.8.6 12:39 AM

    친정엄마가 저희랑 같은 단지로 이사오시면서 쓰시던 에어컨을 버리셨어요.
    어찌어찌하다가 에어컨 주문이 좀 늦어져서 아직도 설치를 못하고 계세요.ㅠㅠ
    저는 요즘 살인적인 무더위 때문에 매일매일이 걱정이랍니다.ㅠㅠ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 3. 쩜쩜쩜쩜
    '18.8.2 2:45 AM

    이 더운 날에도 솔이엄마님의 라이프스타일은 변함이
    없으시네요~절레절레(의미는 존경~^^)

  • 솔이엄마
    '18.8.6 12:40 AM

    쩜쩜쩜쩜님~~ ^^
    날이 좀 덜 더울 때는 밥해먹기가 수월했는데
    날이 너무 더워지니까 힘들긴 하네요ㅠㅠ
    더위에 건강 유의하세요~~^^

  • 4. 방랑인생
    '18.8.2 8:28 AM - 삭제된댓글

    솜씨야 말하면 입아프고
    남편분이 너무 젊어보이세요

    참 예전에 다이어트하신거 아직 유지중이세요
    이런거물어봐도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때 자극받아서 잠깐 뺐다가
    저는 요요와서 지금 더 쪘어요. ㅠㅠ

    아 진짜 살뺀분들 부러비~~~

  • 5. 티지맘
    '18.8.2 10:46 AM

    언제나 넉넉한 마음이 돋보이는 밥상 보기만 해도 흐뭇해요!^^

  • 솔이엄마
    '18.8.6 12:40 AM

    티지맘님~~^^
    늘 따뜻한 댓글 감사해용~
    편안한 밤시간 되세요!!

  • 6. huhu
    '18.8.2 10:58 AM

    이 더위에 정말 대단하심다
    저 요리를 다 직접 하시다니.. ㅎㅎ
    닭살 발라 넣은 대접은 저희거랑 같아서 반가워도 댓글 달았어요 ㅋㅋㅋ
    저 그릇이 흔치 않은 그릇일텐데..

  • 솔이엄마
    '18.8.6 12:43 AM

    huhu님~~ ^^
    저때만해도 지금처럼 살인적인 더위는 아니었을거에요 아마..^^
    파란색 줄무늬 그릇 말씀하시는 건가요?
    22년전에 결혼할 때 엄마가 어디선가 구해주신걸로 기억하는데
    아직도 버리지 않고 쓰고 있네요. ^^
    얼마전에 집에 놀러온 아는 언니가
    너는 음식하는 것도 좋아하면서 그릇이 참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릇에 욕심이 없나봐요. 오래된 그릇을 알아봐주시니 신기하네요.
    더위에 건강 유의하세요!!! ^^

  • 7. 달달구리
    '18.8.2 2:04 PM - 삭제된댓글

    오~ 불고기 넣은 달걀말이 정말 획기적이네요~ 감자탕도 참 맛나 보이고요~
    어머님과 좋은 시간 보내셔서 행복하셨을것 같아요^^
    요즘 정말 너무너무 덥죠. 더위 지치지 마시고 여름 잘 보내시길 바라봅니다. 솔이엄마님 늘 응원해요!

  • 솔이엄마
    '18.8.6 12:44 AM

    달달구리님~~ ^^
    불고기 달걀말이 맛있어보이나요? 한번 만들어 보세요. 맛있어요. ^^
    엄마가 저 반찬을 도시락에 싸주신 날은 절로 기분이 좋았었답니다.
    응원 감사해요. 늘 따뜻한 댓글도 감사하구요.
    너무 덥지만 늘 건강하세요!!!

  • 8. 수영
    '18.8.2 8:13 PM

    존경스러운 솔이엄마님.
    따뜻한 마음씨가 집밥에서 그리고 글에서 묻어나와서 항상 글을 읽을때마다 감동입니다.
    어떻게 하면 솔이엄마님처럼 좋은 인성을 가질수 있을까요?
    타고나는거겠죠?
    부모님께 하시는거 보면 매번 죄책감이 들어서 이렇게 생각하며 위안삼고 갑니다.

  • 솔이엄마
    '18.8.6 12:46 AM

    수영님~~~ ^^
    에고 존경이라뇨... 그냥 뭐 하는대로 되는대로 사는 건데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엄마말을 뒤지게 안들었었어요.
    나이들면서 인간이 되어가나보다...하고 가끔씩 혼자 생각하곤 한답니다. ^^
    오늘도 너무 더웠지요? 건강 유의하시고 늘 좋은 날되세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9. 봄처럼
    '18.8.2 9:43 PM

    솔이맘님의 아이들보니 비슷한 연배이거나 좀더 어릴것 같은데 글마다 배울것이 가득합니다
    그중 제일은 마음 씀씀이와 살아가는 지혜들 입니다
    요즘 저는 공부하기 싫다는 중딩 남매에게 협박도하고 달래도보고 한창 실갱이중입니다 에혀...

  • 솔이엄마
    '18.8.6 12:49 AM

    봄처럼님~~~ 닉네임이 너무 예쁘시네요. ^^
    저도 작년까지 큰아이와 많은 갈등을 겪었었어요.
    지금은 많~~이 내려놓고 잘 지내고 있답니다.
    중딩이 한집안에 한명도 아니고 둘씩이나 있다니~ 조금 힘드시겠어요.^^
    힘내시고, 여름에 맛있는 음식 많이 드셔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10. 빈틈씨
    '18.8.3 2:16 PM

    불고기 계란말이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이 더운데 마음씀씀이가 참 고우셔서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생각만....-_-ㅎㅎ)

  • 솔이엄마
    '18.8.6 12:51 AM

    빈틈씨님~~ ^^
    생각만 하셨대서 혼자 빙그레 웃었어요. ^^
    부모님 생각나신다는 것만 봐도 좋은 따님이신데요.
    오늘도 너무 더웠죠? 더위에 지치지 말고 건강하게 여름 보내시길 바래요.

  • 11. yu123
    '18.8.4 4:03 AM

    오늘도 역시나 따뜻한 글과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하네요^^
    늘 감사드려요

  • 솔이엄마
    '18.8.6 12:51 AM

    yu123님~~ ^^
    따뜻한 댓글 감사해요.
    날이 너무너무 덥네요.
    건강 유의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 12. 앨리
    '18.8.4 12:45 PM

    정말 맛있게 잘해드세요. 가족과 주변 분들에게 따뜻한 글이라 볼때마다 감동합니다. 솔이엄마님 더위에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 솔이엄마
    '18.8.6 12:52 AM

    앨리님~~ ^^
    따뜻한 말씀 감사해요.
    덥지만 건강하게 잘 지낼께요.
    앨리님도 늘 좋은 날 되세요!!!

  • 13. 테디베어
    '18.8.6 6:34 PM

    와~~
    부모님을 향한 저 따뜻한 마음씨 늘 보고 배워야겠습니다.

    불고기계란말이 넘 맛있겠습니다.
    꼭 해볼께요^^

    더운 여름 화이팅입니다^^

  • 솔이엄마
    '18.8.17 1:01 PM

    테디베어님~~ ^^
    부모님과 가까이 사니까 즐겁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래도 즐겁게 살려고 노력중이랍니다.
    불고기계란말이는 저희 식구들도 참 좋아해요.
    어제 저녁에 찬바람이 좀 불던데
    더위가 가실 때까지 더 건강하세요!!!

  • 14. 소요
    '18.8.6 7:37 PM

    어느 테이블 하나 정성과 사랑이 안들어 간것이 없네요..
    마음가짐부터 남다른 분 같아서 배우고 갑니다..

  • 솔이엄마
    '18.8.17 1:02 PM

    소요님~~ ^^
    좋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별건 없지만, 열심히 살아야지 하고 늘 노력한답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구요!!!

  • 15. 행복나눔미소
    '18.8.6 9:19 PM

    불고기계란말이
    저도 꼭 해보겠습니다요^^

  • 솔이엄마
    '18.8.17 1:02 PM

    행복나눔미소님~^^
    이 더위에 음식봉사까지... 존경합니다요...
    늘 건강하세요!!!

  • 16. 헝글강냉
    '18.8.28 6:29 PM

    오오 고기 계란말이!! 저도 젤 좋아하는 도시락 반찬이었어요 ^^ 고기와 계란을 넘 사랑해서 둘의 조합이면 뭐 ㅋㅋ
    감자탕 사진에 침 꼴깍 넘어갑니다요 ㅠㅠ
    애들은 아직 매운걸 못 먹으니 저혼자 먹자고 끓이기도 귀찮곻ㅎ 솔이어머님 가족분들은 참으로 복받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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