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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딸의 생일상을 차려봅니다. 그리고 설도 앞에 삼고초려 합니다.

| 조회수 : 18,186 | 추천수 : 4
작성일 : 2016-09-09 17:55:52

 딸과 아들의 생일이 같은 달입니다 . 그리고 열흘 간격입니다 . 4 년이나 먼저 태어난 딸인데 , 날짜에서 아들에게 밀립니다 . 아들의 생일상은 엄마가 차렸습니다 . 아들이 좋아하는 등갈비가 메인입니다 . 그런데 장조림 빛깔입니다 . 그리고 제 양념을 못 이기는 등갈비의 살점은 젓가락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딸이 젓가락을 놓으면 말합니다 . “ 내 생일은 아빠 쉬는 날이니 아빠가 차려줘 .” 이렇게 아내는 1 승을 합니다 .

     

 카프레제와 설도 스테이크를 주문하셨습니다 .

 딸의 첫 번째 주문입니다 . 카프레제 마니아입니다 . 토마토에 생모차렐라 치즈를 얹었습니다 . 간단합니다 . 발사믹 , 올리브 오일 , 소금 약간 , 후추 약간이면 소스도 뚝딱입니다 . 마트에서 팩에 든 채소를 샀더니 , 리코타 치즈도 따라옵니다 . 

  설도 스테이크는 와인에 무 , 양파 , 바질 , 키위 , 마늘을 갈아서 낸 즙에 마리네이드 했습니다 . 그런데 너무 질깁니다 . 그냥 좋게 안심으로 했으면 안전했을 터인데 과욕입니다 . 소고기 산적 맛이 나는 스테이크 상상했는데 실패입니다 .   

 

오늘의 메인 요리로 하와이안 슈림프와 게살 볶음밥을 주문하셨습니다 .

딸의 두 번째 주문입니다 . 이번에는 실패하면 안 됩니다 . 버터에 마늘을 볶습니다 .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 여기에 국산 제철 생새우를 투하합니다 . 볶음밥은 어렵사리 구한 냉동 게살을 듬뿍 넣고 만들어 봅니다 . 딸이 좋아합니다 . 한 입 먹어봅니다 . 맛있습니다 . 성공입니다. 

       

 마지막으로 까르보나라를 주문하셨습니다 .

  베이스는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페페로치노 조합입니다 . 베이컨 올리고 파르메산 치즈를 담뿍 갈아주었습니다 . 계란 노른자만 올려줍니다 . 터트려서 면에 살살 . 실패하기 어렵습니다 .

 




 우리는 음식을 다 먹고 나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릅니다. 딸의 생일도 중요하지만, 아빠의 사진 스토리도 중요합니다. 치즈 케이크입니다 ,

  그리고 설도 스테이크 재활용 들어갑니다 . 설도 스테이크를 최대한 얇게 썰어서 맥주 한 잔 합니다 .  맥주와 야채만 줄어듭니다 . 그래도 덕분에 설도 부위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 설도 중에서도 스테이크가 가능한 부위가 있고 , 안 되는 부위가 있는데 , 그 안되는 부위를 사 온 모양입니다 .

   

 

 

 다음 날 아침 , 설도 스테이크가 쇼카야키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

  키위를 갈아 넣고 간장양념에 다시 연육 합니다 . 식재료도 쓰고 남았던 애들을 모아봅니다 . 그릴에 구워 멋을 부려봅니다 . 육수는 쌀뜨물에 쯔유와 참치 액젓으로 간을 합니다 . 배추도 좀 넣고 , 무도 얇게 썰어 넣습니다 . 생표고도 열십자로 멋을 내봅니다. 두부도 구워냅니다. 전골에 두부가 빠지면 섭섭합니다.  

  마침 날씨가 확 추워졌던 날입니다. 이런 날은 옹기 전골냄비가 제격입니다 . 화로에 올려 식지 않도록 합니다 . 계란 노른자에 고기와 야채를 찍어 먹습니다 . 아내가 칭찬합니다 . 고기가 맛있어 졌다고 합니다 . 으쓱합니다 . 기분이 좋아서 설거지까지 제가 합니다 .


  언제나 아내는 승리자입니다 .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게으른농부
    '16.9.9 8:46 PM

    어휴~ 대단하십니다.

  • 터크맨
    '16.9.10 1:51 PM

    조리 과정이 심플한 것들만 한다고 했는데도 힘들긴 하더군요^^

  • 2. 주부
    '16.9.9 11:22 PM - 삭제된댓글

    정말 멋지네요
    엄지 척~!

    와이프님께는 나라구한 사연이 열두척만큼 남아있겠죠?
    (난 나라를 팔아먹은게냐 ㅜ )

  • 3. 눈깔사탕
    '16.9.10 1:48 PM

    님 쫌 멋진 듯.

  • 터크맨
    '16.9.10 1:53 PM

    ㅎㅎㅎㅎ. 님 댓글도 센스 짱인듯^^

  • 4. hangbok
    '16.9.10 8:15 PM

    깔끔 하네요. 일본 음식 배우고 싶어요.

  • 터크맨
    '16.9.12 2:10 PM

    30대 때는 몇 젓가락 안되는 먹을 것도 없는 음식이 일식이었는데...
    40대가 되니까 그 몇 젓가락 맛있게 먹기 좋은게 일식이 되더군요.

  • 5. 치히로
    '16.9.11 7:17 PM

    세상에,,, 이런 분도 계시는군요. 우리집 랑님도 이글을 보면 좋으련만...
    우연히라도 보게될 일은 없을 것 같네요.ㅠㅠ
    사진도 요리도 참 멋집니다~~

  • 터크맨
    '16.9.12 2:13 PM

    재미삼아 하는 건데, 저도 얼마나 갈런지는 모르겠네요^^

  • 6. 새콤달콤씨
    '16.9.12 5:20 PM

    그저 입만 딱 벌어지네요~

  • 터크맨
    '16.9.13 7:05 PM

    ^^ 조리 과정은 다 단순한 것들입니다.

  • 7. 저구름
    '16.9.14 7:08 AM - 삭제된댓글

    저는 '설도' '삼고초려' 를 보고 당나라 시인 설도를 생각하며 요리와 당시는 어떤 관계일까 하며 클릭했어요. 쇠고기 명칭이군요. 와중에 대단하세요. 따님이 이 번 생일을 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 중국 친구들이 종종 아버지 음식을 그리워하곤 해요. 아버지가 해주신 볶음밥...아버지 볶음반찬 제 세대 한국 사람들이 보통 가질 수 없는 오감으로 느끼는 아버지와의 정감 같아서 부럽고 그랬거든요. 그래도 저는 할아버지가 해주신 돼지조기 조림과 떡볶음에 대한 추억이 있어요. 아직도 그 겨울밤이 선합니다 따님이 이번 생일을 오래 기억할거에요.

  • 8. 저구름
    '16.9.14 7:38 AM

    저는 '설도' '삼고초려' 를 보고 당나라 시인 설도를 생각하며 요리와 당시는 어떤 관계일까 하며 클릭했어요. 쇠고기 명칭이군요. 와중에 대단하세요. 중국 친구들이 종종 아버지 음식을 그리워하곤 해요. 아버지가 해주신 볶음밥...아버지 볶음반찬 제 세대 한국 사람들이 보통 가질 수 없는 오감으로 느끼는 아버지와의 정감 같아서 부럽고 그랬거든요. 그래도 저는 할아버지가 해주신 돼지조기 조림과 떡볶음에 대한 추억이 있어요. 아직도 그 겨울밤이 선합니다 따님이 이번 생일을 오래 기억할거에요

  • 터크맨
    '16.9.14 8:55 PM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기억을 많이 만드는 삶이 가장 가치있게 느껴집니다. 나중이라는 말 하지 않고, 그래 지금 하자. 고 말하는 아빠가 되볼려고 하는데....
    쉬운듯 어렵네요. 그리고 설도가 당나라의 황진이같은 시인이군요. 덕분에 하나 배웠습니다.^^

  • 9. 백만순이
    '16.9.19 3:54 PM

    아내의 일승에서 낄낄 웃다가...........중간에 생일케이크보고 으악!
    저 오늘 남편 생일인데 아침에 미역국 끓여줬다고 케이크를 잊고있었네요
    시간도 없는데 걍 사와야하려나봐요ㅜㅜ

  • 터크맨
    '16.9.23 6:21 PM

    항상 음식을 받아 먹기만 했는데,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즐거운듯 합니다. 제 일이 아닌 취미라서 그럴지 모르지만요^^

  • 10. 솔이엄마
    '16.9.21 2:12 AM

    늦었지만 따님 생일 축하드려요~~^^

  • 터크맨
    '16.9.23 6:20 PM

    늦게나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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