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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지금 여기 있기

| 조회수 : 11,087 | 추천수 : 8
작성일 : 2016-07-05 16:21:47

“‘want to be happier? stay in the moment.’ 검색해봐 ! K 에게 문자를 보냈다 .

“ 그게 뭔데 ?”

“ 테드 영상중 하나인데 , 재밌네 .”

“ 테드 재밌지 , 고마워 ”

“ 스테이인더모먼트 , 멋진 말이지 ?”

“ ㅋㅋㅋ 이따 볼게 , 점심은 ?”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 이런 문자를 주고받았다 .



비가 한참을 쏟아 붓더니 지금은 뜸하다 .

에어컨 바람이 서늘하니 살짝 춥다 .

따뜻한 커피와 국물이 생각나는 날씨다 .




K 의 문자와 사진을 다시 본다 .

이런 감정을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

   

일요일 K 와 함께한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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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에게

 

불교의 수행 중에 행선이라는 게 있다 . 좌선과 대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 말 그대로 움직이며 찰나를 놓치지 않고 행동을 하나하나 알아 가는 거다 .

행선 중에 느리게 걷는 것이 있어 . 오른발 , 왼발하면서 자신이 어느 발을 딛는지 ? 어느 발을 떼는지 ? 보는 것을 말한다 . 그런데 행선을 하다보면 그 오른발 , 왼발조차 실제와 다르게 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 걷기라는 아주 단순한 행위에서도 순간순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된다고 한다 .

 

K 야

밥을 먹을 땐 밥 먹는데 , 책을 볼 땐 책에 , 걸을 땐 걷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채기 , 늘 현재 집중해야 하는 이유란다 . 힘들고 지겨운 일이라고 마음을 다른 곳에 두지 마라 . 딴 짓 , 딴 생각 할 수는 있지만 힘들고 지겨운 실제는 그대로다 . 오히려 헤매는 마음만 더 괴로운 경우가 많단다 . ‘Stay in the moment!’

 

식사할 때 식사에 집중하라는 건 , 빨리 많이 먹으란 말이 아니다 . 내가 먹는 밥이 무엇인지 ? 어떤 반찬을 먹고 있는지 ? 어떤 맛인지 , 질감은 어떤지 , 향은 어떤지 알아채라는 거다 .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 하지만 성기게라도 알아채려 노력하는 것 , 그것이 너를 , 너의 본성대로 행복하게 할 거다 . 지금여기 , 현재에 집중하는 이유란다 .



 

딸 ! 그렇게 오늘도 행복하렴 .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색연필
    '16.7.5 5:27 PM

    글솜씨가 넘 좋아 한줄 남기고 갑니다.
    Stay in the moment!

  • 오후에
    '16.7.6 1:30 PM

    감사합니다.

  • 2. 스토리텔러
    '16.7.5 5:29 PM

    mindfulness!

    앗, 추천했는데 계산이 안 됩니다.
    가끔 이런 일이...
    행복합시다

  • 오후에
    '16.7.6 1:31 PM

    매순간 행복하시길

  • 3. 슈르르까
    '16.7.5 7:46 PM

    정말 멋진 말이네요.
    공부할 땐 공부에, 먹을 땐 먹는 것에 순간순간에 집중할 것.
    가만히 나를 들여다볼 것.

  • 오후에
    '16.7.6 1:32 PM

    멋진 말이고 멋진 일이지만 힘든 일이죠
    순간순간 놓치지 않기...

  • 4. hangbok
    '16.7.5 8:38 PM

    그릇이 참 이뿌다. 케이가 누군지 궁금하다.

  • 오후에
    '16.7.6 1:34 PM

    그릇이 맘에 드셨나봅니다. ㅎㅎ

  • 5. 부관훼리
    '16.7.5 11:01 PM

    커피내릴때쓰는 전문가용 목긴주전자가 살짝 보이네요.
    커피좋아하시나봅니다. ^^

  • 오후에
    '16.7.6 1:35 PM

    차 종류를 좋아하는데 커피는 특히 더 좋아하죠.
    게다가 카페인과 무관한 체질이기도 하고요.

  • 6. 눈사람
    '16.7.6 1:34 PM

    Stay in the mmoment.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지금 뭐 하지?

    매 순간 되뇌입니다.

  • 오후에
    '16.7.6 1:38 PM

    저는 지금 댓글 달고 있습니다. ㅎㅎ

  • 7. tubiz
    '16.7.7 4:18 AM

    음식도 예쁘고.. 그릇도 예쁘고
    눈으로도 미각으로도 즐기는 요리군요 ^^

  • 오후에
    '16.7.7 6:02 PM

    그릇은 투박하고 정작 음식은 좀 심심해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8. 주니엄마
    '16.7.7 11:13 AM

    오후에님 닉네임보면 문살 탁자(식탁?) 그리고 소박하고 단아한 식기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은 드립하는 커피 사진까지 ......

    눈으로도 먹고 입으로도 먹고 마음으로도 먹는 음식들 ..잘보고갑니다.

  • 오후에
    '16.7.7 6:04 PM

    문살탁자? ㅎㅎ
    사실 거실탁자로 만든건데 어쩌다보니 저곳이 식탁이 되었습니다.
    정작 식탁은 온갖것들이 올라가 구석에 쳐박혀 있고요.

    옛날 문짝 하나 있으면 만들어 보시길...

  • 9. 진선
    '16.7.7 7:18 PM

    행선을 아시는 분을 뵈니 반가워서 로그인 했습니다.
    저도 위빠사나 수행을 한답니다. 예전부터 오후에님의 글은 무언가가 다르다고 느꼈는데 왜그런지 알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 오후에
    '16.7.8 12:25 PM

    저는 수행자는 아닙니다. 그냥 읽고 들어서 알뿐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을 하신다니 느리게 걷고 천천히 먹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수행에 성취있으시길...

  • 10. T
    '16.7.8 12:40 AM - 삭제된댓글

    k에게 보내는 글이 참 좋아요.
    k덕분에 제가 호강하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오후에
    '16.7.8 12:26 PM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1. 튼튼
    '16.7.8 9:56 AM

    아, 왜 저는 이런 글에도 주책맞게 눈물이 나는거죠?
    글 잘 읽었습니다.

  • 오후에
    '16.7.8 12:27 PM

    왜 눈물이 나셨을까? 순간순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더 행복해지시길....

  • 12. greentea
    '16.7.8 11:28 PM

    Here and now 랑 일맥상통하는 말이네요. ~~~

  • 오후에
    '16.7.15 5:00 PM

    찰나를 놓치지 않기의 서구식 심리 버전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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