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수다와 만만하게 해먹은 음식들

| 조회수 : 14,934 | 추천수 : 4
작성일 : 2014-10-28 18:15:13

바람이 불어

비는 흩뿌려지고

길 숲의 가을풍경은 쓸쓸하고 스산하여

옷섶을 여미게 합니다.

가을은

이만치에 있는듯 하더니

이미 저만치에서 서성거리며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시월의 시를

시월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어느덧

시월입니다.

오늘도

어느것 하나 특별하지 않는 자질구레하고 소소한 일상적인 날이며

부엌에서 만만하게 해먹은 음식들로 밥상 차립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먹는다는 은행-

끓는 물에 약 1분 정도 데치면 속피가 술술 벗겨지더라구요.

뭐- 약 불에서 마른팬에 은행을 서서이 볶아 살살  문질러가며 속피를 벗겨내기도 하고.

구지비 속피를 벗겨 내지 않아도 .

불린 쌀과 속피를 벗긴 은행을 넣고 소금 한 꼬집도 넣어

솥에 안치고 밥물을 부어 끓어 오르면  중 불로 줄이고 쌀알이 퍼지면

약 불에서 뜸을 들입니다.  

위, 아래 고루 섞어-

양념장을 곁들여 비벼 먹거나

매운고추장물을 얹어 먹기도하는 은행밥.

 

끝물 고추는  짜릿하게 매운맛이 강하더라구요.

독이 바짝 오른 풋고추와 땡초를 송송 썰고 - 믹서에 드륵- 드륵- 설렁하게 굵게 갈아도 되고.

마늘 다져 넣고 다시멸치는 머리와 내장 손질하여 마른 팬에 볶아 부순 후 넣고-

 

들기름에 달달 볶다가

불린 다시마 다져 넣고 육수도 붓고

간장과 멸치액젓, 양파액도 넣어 약 불에서 은근하게 뭉근히 조리는중-

 

국물이 밧득하게 졸아들면서 촉촉하게 고추에 간이 배면

물엿과 깨소금 넣고-----

고추장물 만들기 - http://blog.daum.net/ys726/8865467

 

밥도둑 -- 얼얼하게 매운 고추장물

반찬으로도 먹고

밥을 비벼 먹고

구운 두부에 고명으로 올려 먹고

호박잎이나 양배추를 쪄서

쌈 싸 먹기도 하고.

촌스러운 반찬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려야 제 맛을 알 수 있더라구요.

느림의 미학이 있는 고추장물입니다 - ㅎ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파릇하게 데쳐 찬물에 헹군 연한 어린 고춧잎 -

다진 마늘 + 다진 파 (흰뿌리 부분) + 집간장 (액젓) + 참기름 + 볶은깨 넣고 양념하여

조물조물 무쳐도 먹고 -

다진마늘 + 다진 파 (흰뿌리 부분) + 참기름 +고추장양념 (고추장 +고추가루 +설탕 +간장 )+ 볶은깨로 양념하여

무쳐 먹기도 하고 --

된장양념하여 무쳐도 되고

되는대로 -------

씨알이 작은 풋고추는 꼭지는 떼고

포크로 서너군데 찌르어

날콩가루에 살살 버무려

김이 오른 찜솥에 살캉하게 쪄서  한 김 식혔습니다.

찹쌀가루도 한 수저 넣는다는 것이----정신머리가 없어서,

밀가루를 묻혀 찜을 하여 무치기도 하고

전자렌인지에 윙--- 돌리기도 하고.

집에서 만드는 고소한 콩가루 - http://blog.daum.net/ys726/8865107

다진마늘 + 다진 파 + 고추가루 + 집간장 +꿀(물엿) +들기름

풋고추찜도 무쳐 먹고 -

풋고추 + 청양고추를 깨끗이 씻어 소금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 후 꼭지는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양념이 잘 스며들게 고추의 끝부분을 가위로 자르고 소독한 용기에 차곡차곡 담고.

바닥에  단풍 깻잎 깔고 편생강 서너조각 넣고

고추 넣고 위로 깻잎과 편생강 넣고

간장 + 식초 + 설탕 + 소주 + 액젓 + 매실액 ( 2 : 1 : 1 : 1 : 0.5: 0.5)으로  절임장을 만들어

끓이지 않고 부어 맵싸하고 짭쪼름한 고추깻잎장아찌 만들었습니다.

7일 후의

노릇하고 쪼글하게 잘 삭혀진 고추깻잎장아찌~

밥과 반찬 몇가지로 소박하게 차려진

밥상머리에 둘러 앉아

한 끼 식사를 하며

데면데면한 얼굴로

소, 닭 쳐다보듯이

서로를 심드렁하게 바라보며

소소한 수다를 떨고

지지고 볶는 情을 나누는 식구들이 있어

오늘도

감사하렵니다.

가을  햇살의 따사로움과

향기나는  바람의 속삭임에

오늘도

행복하렵니다.

명월초입니다.

후히 주시고 나누시는 분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울집도 한 줌 남겨두고

이집도 좀 나누어 주고

저집도 좀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웃아낙이 고구마밭에서 이삭 주어 온 고구마 한 봉다리를

슬그머니 집앞에 두고 갔습니다.

고구마치즈 구이에

명월초 채 썰어 올렸습니다.

청양고추  + 양파는 송송 썰고

방울토마토 끓는 물에 데쳐 껍질 벗겨내고

명월초

오일 + 소금 + 후추 + 레몬 넣고 버물버물~

또띠아를 바삭하게 구워

플레인요구르트 + 크림치즈를 고루 펴 바르고

명월초 수북하게

오일 + 소금 +레몬 으로 살짝 버무린 송송 다진 양파와 토마토

그리고

파마산 치즈

 

이웃아낙들이랑 조조영화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 번개팅 하였습니다.

밥 먹고

수다도 떨고.

더불어 사는 것이 좋지만

떠나고 싶은 사람도 있는 것이다.

예수님도 사람을 피하신 적도 있으셨다.

그러려니 하며 살자.

사람이 주는 상처에 너무 마음 쓰고

아파하지 말자.

세상은 아픔만 주는 것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며 살자.

어느 시인의 

절절하게 와 닿는 시 귀절입니다.

인생길에 내 마음에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난들 누구 마음에 그리 꼭 맞냐며.....

내 귀에 들리는 말들이 어찌 다 좋게만 들릴 수 있으리

내 말도 더러는 남의 귀에 거슬리게 들린다고.....

사노라면 다정했던 사람이 멀어져갈 수도 있지 않겠냐며

온 것처럼 가는 것이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자구 하네요.

그러려니 하고 살려구요.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잉글리쉬로즈
    '14.10.28 7:32 PM

    저 고추잎나물이랑 고추찜 저도 해먹던 스탈이네요ㅋ 전 고추잎나물은 싸한 맛이 있어서 달달하니 고추장으로 즐겨 무쳤어요. 전 풋고추말고 꽈리고추로 했는데, 밀가루가 더 깔끔하게 돼도 콩가루가 훨씬 맛있죠. 아주 콩가루를 들이부어서 무친 후, 나중에 콩가루 덩어리랑 양념 간장 남은 거 숟갈로 긁어 먹고. 그것도 식구들이랑 살 때 해먹었지 자취하는 지금은 인스턴트로 연명하네요ㅋ

  • 시골아낙
    '14.11.5 7:00 PM

    꽈리고추로 많이 해먹지요.
    작은 끝물 고추인데 그닥 맵지 않아 찜을 하여 무쳐 먹었답니다.
    밀가루 옷을 입혀 해먹기도 하고
    되는대로~~~ ㅎ

    맞아요~
    남은 간장 양념장이 맛있거든요.
    밥 한 술 비벼 먹으면 참 맛있지요

  • 2. 아베끄차차
    '14.10.28 9:06 PM

    하나같이 밥도둑들이네요~
    보는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아요- 이 밤에 밥 한공기 퍼서 김치라도 꺼내 먹고싶어지네요 ㅎㅎㅎ

  • 시골아낙
    '14.11.5 7:01 PM

    어지간히 촌스러운 음식들이죠?~ ㅎ
    매일 밥상에 오르는 반찬들이
    그 밥에 그 나물이거든요.

  • 3. 화니맘
    '14.10.28 10:28 PM

    살아온 날이 저보담도 적을듯한데 만드는 음식하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시는지..
    까마득 잊고있던 어릴적 음식이 어느날 문득 생각나는건 나이탓일까요?
    이럴 때 자매들과 먹었던 음식을 추억하며 그때를 그리워합니다

    고추장물, 한 번 시도해볼래요
    그리고 세상은 그러려니하고 살으렵니다^^

  • 시골아낙
    '14.11.5 7:03 PM

    나이를 먹으면서
    때로는
    편의주의적으로 사물을 보게 되고
    사람을 판단하게 되더라구요.
    그러지 않으려구 하여도.......

  • 4. geniey
    '14.10.28 10:50 PM

    진심 여쭙는거에요

    혹시 단기민박안하세요,,,

    아님 일꾼 안필요하신지,,,밥 세끼만 주면 진짜 소처럼 일할 자신 있는데요,,

  • 시골아낙
    '14.11.5 7:04 PM

    그저 그런 촌스런 집밥인걸요.
    고맙습니다.

  • 5. somodern
    '14.10.29 12:27 AM

    어머어머 저 고추장물...
    우리집 화상이 저거 보면
    물에 밥말아서 한그릇.
    김에 싸서 한그릇.
    오차즈케로 한그릇 후딱 해치울텐데.
    시골아낙님...빵 한봉다리랑 고추장물 한 줌 교환 가능한가요?
    어머 저 댓글쓰는와중에 입에서 침 나와요.

  • 시골아낙
    '14.11.5 7:05 PM

    안녕하세요.
    팬이랍니다.
    그럴까요?
    저두 빵이라면 환장하며 먹거든요~ ㅎ

  • 6. 왕꿀
    '14.10.29 10:39 AM

    밤상머리에서 닭보듯 심드렁한 한가족 추가요 ㅎㅎㅎ

    저 노오란 생강편으로 넣고 만든 깻잎짱아찌 도전하고 싶어요~
    울 시엄니도 아낙님사시는 근처 사시는데 지난번해주신 깻잎짱아찌 딱 이거였거든요

    너무 와닿는 말들에 오늘은 고개도 더 많이 끄덕이고 반성도 했네요...
    저는 제가 떠나온 사람입니다... 근데 지금 되짚어보니 상대가 그러고 싶었을수도 있었겠군요...

  • 시골아낙
    '14.11.5 7:07 PM

    ㅎㅎㅎ~
    쥐어박는 소리만 퉁퉁 해대구요~

    데면데면하니
    심드렁하게 ~ ㅎ

  • 7. 왕꿀
    '14.10.29 10:41 AM

    아~~글고 요새 묵은지 씻어서 콩비지 엄청 잘 해먹고 있답니다~
    넘 맛있고 몸도 건강해지는?살찌는?...여튼 감사합니다^^

  • 시골아낙
    '14.11.5 7:08 PM

    묵은지를 김이 오른 찜솥에 쪄서
    양념장에 무쳐 먹어보세요~ 요 맛도 괜찮더라구요.

  • 8. 샘물
    '14.10.29 12:23 PM

    질문:

    저 신선해 보이는 또띠아와 위의 야채들은 저렇게 생 걸로 드시는 건가요?
    아님 한 번 살짝 오븐 구이 하시나요^^

  • 시골아낙
    '14.11.5 7:11 PM

    또띠아는 앞뒤 구워 소스 바르고
    쌈채소~ 명월초랍니다.

  • 9. 허브향기
    '14.10.29 4:17 PM

    깔끔하고 맛깔스런 반찬들 정말 맛나 보여요. 윗글에서 어느 시인을 누구를 말씀하시는 지요? 알려주시면 좋겠어요.미리 감사드림니다.

  • 시골아낙
    '14.11.5 7:12 PM

    흐미~
    어쩌지요?
    제가 기억이 가물가물.....

    어느날에
    읽었던 시 였습니다.

  • 10. 열무김치
    '14.10.29 6:15 PM

    제가 좋아하는 고추요리 잔치군요 ^ㅎ^ 제가 사는 곳도 그나마 매운 고추가 나와 그나마 먹고 삽니다. 그런데 꽈리꼬추는 없네요 ㅠ..ㅠ 꽈리고추는 우리나라만 있는 것일까요? 꽈리고추찜 그리워요~

  • 시골아낙
    '14.11.5 7:14 PM

    그러게요~
    조 위 고추찜은 꽈리고추로 한 것이 아니랍니다.
    걍 어린 고추로 찜을 하여 양념하여 무쳤답니다.
    마구잡이로 되는대로 해먹는지라~ ㅎ

  • 11. 라헬
    '14.10.29 11:14 PM

    고추요리 다양하네요
    장아찌 아님 쪄서 무쳐먹는 거 밖에 모르는데..
    고추장물 맛이 무척 궁금한데
    난이도가 좀 있네요
    명이나물맛은 어떤가요
    저렇게 활용하다니 신기해요
    진짜 음식도 끝없이 배워야 해요

  • 시골아낙
    '14.11.5 7:15 PM

    명월초랍니다.
    쌈으로 먹기도 하고
    김치나 장아찌, 샐러드등~
    향이 좋구
    아삭한 맛이 좋거든요.

  • 12. 이영하
    '14.10.30 1:08 PM

    시골아낙님의 요리솜씨도 좋지만
    좋은 글에 힐링을 받고 갑니다.
    좋은 글 읽을 기회를 주셔서 항상 감사드려요
    높은 가을 하늘이 이뻐요,, 늘 행복하시길....

  • 시골아낙
    '14.11.5 7:16 PM

    고맙습니다.
    시골아낙의 시끄러운 수다를 이리 들어 주셔서.

    국화차를 만들었답니다.
    가을 바람과 햇살을 담아.

  • 13. pinkrun
    '14.11.1 2:07 PM

    고추장물 오랫만에 끓이고 있어요. 덕분에 맛있게 먹을게요^^

  • 시골아낙
    '14.11.5 7:17 PM

    고추장물을 맛있게 만들어 드셨는지요?
    저도 엊그제 한번 더 만들었답니다.
    갓 지은 뜨거운 흰쌀밥에 고추장물에 밥 비벼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 14. 귀연벌꿀
    '14.11.2 5:56 PM

    침 꼴깍꼴깍 넘기다 가요 고추장물 매운거 잘 못먹는데 해 보고 싶어요 저는 화분에 명월초 한그루 심어뒀는데 겨우겨우 생명만 유지하고 있어요ㅜㅜ

  • 시골아낙
    '14.11.5 7:21 PM

    명월초가 아주 향도 좋고 아삭하고~
    샐러드나 쌈 채소로 아주 좋더라구요.

  • 15. 용서
    '14.11.4 6:58 AM

    아으..입에 침이 고이네요

  • 시골아낙
    '14.11.5 7:21 PM

    저녁식사는 하셨나요?
    늙은호박 채 썰어 부침개 부쳐 저녁밥 대신 먹으려구요.

  • 16. 푸른솔
    '14.11.5 10:38 PM

    내식성 그대로 침이절로 넘어가요! 넘마싯겠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첫글을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