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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오대산 노인봉 & 소금강

| 조회수 : 1,751 | 추천수 : 2
작성일 : 2018-06-23 01:18:37


  진고개 휴게소(960미터)

 

   오대산 국립공원은 둘로 나뉘는 데  

진고개 기준으로 북서쪽은 월정사 상원사 지구,

남동쪽은 노인봉 소금강 지구가 됩니다

3주 전엔 이곳 진고개에서 월정사,상원사 지구로 올랐지만(사진 우측) 오늘은 노인봉 소금강 지구네요(나무 데크)



  노인봉 향해 고고~~


   잠시 뒤돌아 보니 동대산(1433m) 정상이 보이고

구비구비 하얀 길이 정겹고.


   전원교향곡 2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mKEgDs5p4fU  


예전엔 화전민들의 삶의 터전이였던 곳.

해발 960미터 지만 고개 정상엔 고위평탄면이 넓게 펼쳐져 있고.

진고개 이름도  여기서 유래 .

노인봉과 동대산 사이의 평탄면이라 비가 오면 일대가 엉망진창이 되었고 그래서 진고래라는 설 하나!

(영락교회~명동~중앙우체국 일대를 진고개라 불렀죠. 남산서 흘러내리는 물 때문에)

고개지만 너비 만도 1키로는 족이,,,그래서 '긴고개'라 불리다 '진고개'로,,,이게 두번째 설.

직접 걸어 보니 긴고개 설이 훨 설득력 있어 보이네요.




고지대라 민들레는 벌써 홀씨를~~


  뒤돌아 보니~~

동대산~두로봉 능선길이 시원하고.

3주전에 걸었던,,,백두대간 길이기도.





    진고개 너머 강릉쪽으로 6번 국도가 보이고~~




   요강나물

요강같이 생겨서.




나중엔 이리~~




     한시간만에 노인봉 삼거리 도착~~

   여기 서 남진하면 백두대간 길로 소황병산~선자령~대관령으로 이어집니다.

난 방향을 90도 꺽어( 동진) 소금강 향해 고고



    드디어 노인봉~~


오대산은 전형적인 흑산.

  예외적으로 노인봉 정상만 화강암 지대라는.

아래 강릉 사람이 정상을 보면 하얗게 보여 노인봉이라.

그런데 노인봉서 보는 눈맛이 정말 시원해요.

이런 장쾌한 시야를 선사하는 정상 도 흔 치 않고.

  먼저 남쪽을 보면,

넉넉한 황소등걸 같은 황병산이 포근하게 들어와요.

저 능선 길은 백두대간 남행길이기도.

황병산과 이곳 노인봉을 잇는 능선이 소금강(좌측)을 만들고.


  서쪽을 바라보면,

정선 가리왕산, 진부면,횡성군이~~


북쪽을 보면.

첩첩산중  백두대간 능선마루가~~




 

  서북쪽으론,

오대산 주능선이~~


  이곳 노인봉~진고개~동대산~두로봉~응복산~설악산을 잇는 능선길은 백두대간 길.

두로봉은 한강기맥 분기점으로 비로봉 거쳐 양평 용문산 까지 이어지는데 남한강과 북한강의 분수령을 이룹니다.

비가 오면 오대산 주능선 너머(북쪽)은 내린천 거쳐 북한강으로

남쪽은 오대천,서강 거쳐 남한강으로.


            



북동쪽을 바라보면,

  날씨 맑으면 주문진 동해바다의 푸른 수평선이 들어옵니다.

능선 우측 아랫 계곡이 소금강.

저 능선길을 20여분 걷다 우측 소금강 계곡 쪽으로 하산합니다.



 분비나무~~

노인봉 주변 키큰나무의 주 수종은 신갈나무인데 분비나무도 많아요


    순간, 향기가 진동하네요.

  한여름 산길을 걷다 보면 가끔 겪는 체험이죠.

  그럴 땐 본능적으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게 되고.

신갈나무 사이로 가운데 하얀 꽃무리 보이시나요??


  이거요!

이름도 멋스런 '수수꽃다리'입니다.

  한그루뿐인데 일대가 향기로 진동하네요.

이유가 있어요.

  워낙 향기가 짙기도 하지만 고산지대 특유의 다습 때문이죠.

향기들이  널리 퍼지지 못하고 산길 주변에 모여있다는.


  수수꽃다리~~

   '꽃이 마치 수수 꽃처럼 피어 있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키 2~3미터의 자그마한 나무라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다가 꽃이 피어 향기를 내뿜을 때면

비로소 사람들은 이 나무의 가치를 알게 되죠.

더위를 싫어해 주로 서식지는 중북부지방.

수수꽃다리는 개회나무,털개회나무 등 8종의 형제나무를 두고 있지만

 옛 사람들은 뭉퉁그려 중국 이름 그대로 정향(丁香) 나무라 했습니다.

영어로는 라일락,스페인어론 리라(lilas),,,베사메무쵸에 나오는 그 리라.

동서고금 남녀노소 다 좋아했지만 선인들의 사랑은 유별났네요.

베게나 향주머니에 마른 꽃을 넣고 다녔다는.

남효온의〈금강산 유람기에는 이리. 

/정향(丁香) 꽃 꺾어 말안장에 꽂고 그 향내를 맡으며 면암을 지나 30리를 갔다/



   요강나물~






첩첩산중이란 이런 거!

왼쪽  봉우리가 오대산 두로봉~~

아랫 계곡 따라 6번 국도가 지납니다.

그러니까 좌측이 진고개,우측 끝이 주문진 바다.



급경사 길 30여분만 내려오니 소금강 상류~~


가뭄으로 수량이  별로




사실 소금강은 가을이 최고여요.

저 당단풍이 붉게 물들면 에머랄드 소( 沼) 와 빛나는 대조를 이루죠.









       아래는 만물상 풍광들~~

   만물상 이름도 금강산에서 차용.

  



  


금방  갈라질듯 위태위태~~





귀면암~~

   설악산 천불동 귀면암 보다 더 리얼.

  귀신 맞나요??

  이름이 맘에 안들어요.

  거인석,석장승,,,,뭐 이런게 좋을듯.




    구룡폭포~~

일부만 잡혀서지 전체적으로 장관입니다.

아홉 마리 용의 각각 아홉개 물웅덩이가 있어서 구룡폭포.

물론 이름 저작권은 금강산 구룡폭포



    누워 한숨 자고 싶다.



    가을엔 진짜 장관을 이뤄요












 식당암  도착

노인봉서 7.6키로 걸었고.

       

     식당암(食堂巖) ~~~

   장대한 스케일의 너럭바위엔 수백명이 앉아 식사를 할수 있어서라는.

식당암엔 두명의 역사적 인물이 등장합니다.


   마의태자 & 율곡 이이


   아미산성(峨嵋山城)


먼저 마이태자!

구룡폭포 바로 위쪽에 아미산성(윗 사진)이 있어요.규모도 상당하고.

  마이태자가 아미산성서 내려와 이곳 너럭바위서 병사들과 밥을 지어먹었다는 전설이.

재기를 위해 아미산성(峨嵋山城)도 쌓았다 하고.
성안에는 대궐터의 흔적이.

소금강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망군대도 있고.

또 성 안에는 군사들을 훈련시킨 장소로 추측되는 넓은 평지도.

아미산성 이름의 유래도 재밋어요.
쳐들어오는 적들이 마이태자 군사가 던진 돌에 맞아 '아야 아야'라는 비명소리를 질렀고,

이게 '아야산성'으로,다시 '아미산성'으로.


   그런데요

   산에 빠지다 보니 점점 산에 관련된 얘기들에도 관심도 커지네요.

요즘 저의 화두는 백두대간.

마의태자가 서라벌서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배옷 입고 인생허무에 빠진 그런 유약한 이미지하곤 많이 달라요.


경북 안동 용두산에는 국망봉이 있어요.

경주를 떠난 마의태자가 경주를 돌아봤다는 그 봉우리죠,,,그리고 산 정상 바윗돌 이름은 마의대입니다.

인근 마을 이름은 태자리(太子里).

경상도와 충청을 가르는 계립령, 바로 옆 월악산엔 덕주산성이 있죠

마의태자 이름은 김일,아버지 경순왕은 김부인데,

그 김일이 누이 덕주공주와 쌓았다는 성입니다.

서라벌을 떠난 마의태자 김일은 여기서 군사를 키워 저항했을 터 .

덕주산성서 빠져 나오면 지척이 충주여요.

덕주산성서 패한 마의태자 일행은 충주서 남한강 수로를 타고 양평에 내렸겠죠.

양평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가 바로 마의태자 지팡이를 꽃았더니 생겨났고.

용문사 뒷산인 용문산를 방어 기지로 .

예전엔 서울서 설악산 가는 길은 양평~홍천~인제~설악이였죠.

양평을 떠난 마의태자 김일도 홍천을 거쳐 인제로,,,그리고 설악산 한계령에 한계산성에.

인제엔 마의태자 전설이나 관련 지명이 너무 많아요.

홍천의 공작산(수타사) 인근엔 지왕동(至王洞)라느 지명이 있는데 ' 왕이 당도했다'는 뜻.

지왕동에서 고개를 넘으면 왕터가 있고 왕터를 건너면 바로 인제 땅.

그리고 인제 설악산 한계산성에서 최후 저항을 했을 겁니다 .

여기서 패한 그는 최종적으로 진부령을 넘어 고성으로 들어간 후 해안선 따라 북진했고 해금강에 도달했을 것 .

  자포자기 심정으로 처음부터 금강산으로 가려 했다면 석굴암 너머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면 그만!!


그런데 자꾸 이 생각이 나요.

혹 백두대간을 타고??

   당시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겠지만 여하튼 상상을 해봐요.

덕주산성의 월악산은 속리산~소백산으로 이어 지는 백두대간 길의 중간에 위치해요.

소백산엔 국망봉(國望峯,1421m) 이 있는데 마의태자가 올라 서라벌을 바라보며 눈물지었다는 전설이 있죠 .

그리고 이곳 노인봉 아래 소금강의 아미산성과 식당암 .

백두대간 타면 금방인 인제 설악산의 한계산성.

모두가 백두대간 상에 있는 마의태자 흔적들 입니다.

월악산~소백산~오대산 노인봉~설악산~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루트에 마의태자 흔적이 많이 있다는.

어떠시나요?

진짜 백두대간 따라 이동했을까요??

그냥 즐거운 상상입니다.

참고로,

지리산 파르티잔들의 마지막 퇴로도 백두대간을 타는 것이였습니다.



 식당바위와 경담(鏡潭)~~



/병풍같이 둘러친 두 개의 절벽 사이에 시냇물이 흘러오다가 폭포수가 되어 떨어진다. 맑은 하늘에 천둥이 치듯 온 골짜기가

흔들린다. 그 폭포수는 다시 고여 못을 이루며, 이 못은 차가운 거울 같고 깨끗한 옥과도 같다....바로 서쪽으로는 한 봉우리가 우러러 보이게 우뚝 솟아 있다. 그 이름을 촉운봉(矗雲峰)이라 했다. 예로부터 식당암이라 부르던 바위를 비선암이라

개명했다. 골짜기를 천유동(天遊洞)으로, 절벽 밑에 있는 못을 경담(鏡潭)이라 하고, 이산 전체를 청학산이라 명명했다./


율곡 이이(1536~1584)가 남긴 <유청학산기遊靑鶴山記> 중 식당암 관련 입니다.

율곡은 33살 나이에 고향 명주(현 강릉)에 머무를 때 친지들과 소금강을  찾았네요.

시기는 5월 하순.

당시는 노인봉 소금강이 아니라 청학산 청학동이라 불렀어요.

율곡은 청학동을 다녀온 후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의 소금강이라는 이름을 지었죠 .

소금강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탄생한 것 .

율곡은 12세 때 진사 시험에 장원을.

16세 때는 어머니 사임당이 죽자 파주서 3년간 시묘살이를 한 후

인생의 허무를 느꼇는지 금강산에 들어가 불교에 쉼취하죠.

그래서 금강산을 잘 알았을 겁니다.


그는 식당암이란 이름이 맘에 안들었는지 비선암이라는 새이름도.

골짜기는 天遊洞, 바로 앞 소(沼)를 鏡潭이라 명했습니다.


    鏡潭

식당암 너럭바위에 새겨진 각자로 새긴이는 율곡의 유청학산기를 읽고 찾아왔을 겁니다.

   겨울처럼 맑다는.


靑鶴山  

학 중에서도 푸른 학을 상서롭게 여겼죠.


  율곡은 49세에 단명.

율곡 사 후 어떤이가 식당암 암반에 경담,청학산을 새겼네요.

율곡에 의해 소금강이라는 새 이름을 얻기 이전에는 청학산,청학동이라.

조선 시대의 이상향은 무릉도원,청학동이였기에.


그런데 율곡의 2박 3일 청학산 행은 비 때문에 서둘러 끝났습니다.

소금강의 진수인 식당암 위쪽 만물상,구룡폭포는 보지도 못한 거죠.

소금강 코스의 1/3 정도만.

완주했으면 소금강에 대한 역사가 더욱 풍부하게 전해졌을 터인데 아쉽다는.

그러나 율곡 사후에도 인근 오대산을 찾는 이는 많았지만 소금강은 여전히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어요.

동해안 쪽에서 올라야하는 접근성 때문.




小金剛

二能契

술 잘마시고 시 잘 읊은 시단이라는 뜻으로 계원들의 이름을 빼곡이 새겼네요.

소금강 각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율곡 이후에 새긴 것이겠죠.



   금강사

   일대엔 금강 소나무가 많아요.




   소금강 주차장 도착

진고개에서 노인봉 까진 4.2km,노인봉서 소금강 주차장까지는 9.4km,

총 13,6키로,,,.7시간 소요.

      


지금은 오대산지구로 묶여 부르지만

옛날엔 별개의 산으로 인식했어요.

율곡 이후엔 청학동은 小금강,오대산은 亞금강으로 .

둘은 많은 면에서 뚜렸한 차이가 있어 최근엔 다시 노인봉과 오대산을 구별합니다.

율곡의 애초 유람 목적은

금강산 가기 전 군사를 일으켜 절치부심했던 마의태자의 전설이 서린 아미산성을 답사하고

청학이 사는 청학동을 찾으려고 했던 것 .

그러나 비 때문에 미완으로 끝났고.

유산기 말미를 소개하느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오대산이나 두타산은 이 산과 비교하면 그 품격이 한 수 아래 떨어지는 데도

오히려 이름을 떨치고 아름다움을 전파해 찾아오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이 산은 그 아름다운 자태를 많은 산봉우리 사이에

숨겨 놓아 누구도 그 참된 영역을 보지 못했구나!

하기야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고 안 알아주고 하는 것이

이 산에 무슨 손익이 될까만 이치를 생각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번에 우리를 만나 이 산의 진가를 알리게 하니 이 또한 운수인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훌륭한 비경이 산 속에 숨었는지 모른다.

아! 세상에서 때를 만나고 못 만나는 것이 어찌 산뿐이겠는가/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원
    '18.6.24 10:50 PM

    사진보면서 같이 등반했더니 숨이 찹니다. ^^
    너무 멋진 사진이에요.

  • wrtour
    '18.7.8 1:19 PM

    그런가요ㅎ
    저거 핸폰으로 찍은거네요
    언제부턴지 카메라는 무거워서요

  • 2. 테디베어
    '18.6.25 10:59 AM

    계곡에 풍덩 몸을 던지고 싶습니다.
    시원하고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 wrtour
    '18.7.8 1:21 PM

    이번주 방태산 아침가리골 갈려하다 취소했어요
    풍덩 풍덩~~
    더 멋진 그림 나오는데 아쉽습니다
    올 여름 가기전 반드시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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