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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실상사 & 백장암

| 조회수 : 2,037 | 추천수 : 1
작성일 : 2018-11-22 20:18:03



황산전투(1380년) 때 군수품 조달로 시작된 인월장



24번 국도는 순창~남원시를 거쳐 운봉~인월~함양으로 이어집니다.

인월은 전북과 경남의 경계를 이루죠.

화계장터가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의 경계로 번성했듯

남원 인월장도 장날이면 양주민들로 왁자지껄합니다.


그런데 인월의 유래가 이성계로 시작한다는.

이성계 스케일이 좀 커요.

울산바위를 설악산으로 옮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引月,,,무지막지하게도 달을 당겨버립니다.

이성계는 황산전투에서 지는 해로 왜구 토벌이 어려워지자 달을 끌어내 하늘을 밝혀버리죠.

군이 주둔하고 군수품 조달도 필요하다 보니 사람들이 모이고 장이섰을 터.

 지리산 변 물자들은 인월로 모아졌고 이는 인월장으로 발전.


인월은 명실상부한 지리산 서북 방향으로 들어가는 초입.

인월서 지리산 향해 자동차로 20여분이면 산내면 산내삼거리가 나와요.

삼거리서 우측을 택하면 지리산 횡단도로로 반선,달궁(뱀사골)을 거쳐 성삼재로.

좌측은 함양군 마천 가는 길로 벽송사,백무동계곡,칠선계곡으로 가는 길.

그 산내삼거리에 통일신라 말기 구산선문의 종가 실상사가 있죠.

구산선문 중 가장 먼저 산문을 연 곳.

전국 사찰 중 가장 많은 문화재를 지지고 있는 고찰이기도 합니다.


구산선문(九山禪門)?

 신라 말  당나라 유학승들은 귀국하면서 당 선종 (禪宗)을 들여오죠. 

그리고 이들은 사상계 대변화를 주도합니다.

 결국 아홉 갈래의 승려집단이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구요. 

선문(禪門)은 산문(山門) 이라고도 하는데 ,

이는 경주 등 권력 중심이 아닌 설악산,지리산,태백산등 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기 때문. 


장흥 보림사의 가지산문(도의),

남원 실상사의 실상산문(홍척),

곡성 태안사의 동리산문(혜철), 

강릉 굴산사의 사굴산문(범일), 

창원 봉림사의 봉림산문(현욱),

영월 홍법사의 사자산문(도윤),

문경 봉암사의 희양산문(지증),

보령 성주사의 성주산문(무염),

해주 광조사의 수미산문(이엄)



사찰 앞으로 뱀사골에서 흘러내려온 만수천(萬壽川)이 흐르고.

만수천은 함양~ 산청(경호강)을 거쳐 진주 남강으로.



만수천을 가로지르는 극락교를 건너면 실상사 영역.

다리 건너기 직전 좌우,그리고 건너서 좌우 총 4기의 돌장승이 특별하다는.

실상사를 지키는 상징물이죠.

1936년 홍수에 1기가 떠내려가고 지금은 3개만.

장승들의 크기는 대략 2.5m로 영조 1년(1725)에 세웠다는 각자가 남아있습니다.



 擁護金沙逐鬼將軍,,,,옹호금사축귀장군


해탈교를 건너기 전,짝을 잃고 홀로 서 있어요.

벙거지에 눈은 안대를 쓴듯,그리고 주먹코,,,가슴 쪽의 '국기에 대한 경례' 포즈는 수염.

수호신이라 무서워야 하는데 석공의 스킬 부족인지 해학적으로 보이고.

돌하르방 느낌이.



다리를 건너고

지리산 정상 천왕봉은 저 너머에.



上將軍

상장군


이마에 혹 보이시죠.

부처님을 상징한 백호(白毫)로 사찰장승임을 알수있네요.

가슴 쪽 넥타이 양각은 긴 수염.



周元上將軍

 

주원상장군은 상장군과 마주하고 있어요.

주먹코가 얼굴의 절반.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立石里라,,,이해 되시죠?

남원시 운봉,인월 일대 문화적인 특징 중의 하나가 석장승이 많다는 것.

전국서 가장 많은 석장승이 여기에.

농업 생산성이 월등했음을 증거하는 것.

이를 기반으로 남원이 춘향전,판소리 동편제 탯자리가 됐을 것이고.



산내면은 사과 산지이기도



천왕문





신라의 최치원(崔致遠) 은  지증대사탑비( 智證大師塔碑, 문경 봉암사 )에서 이리 적었어요.


/ 북산( 北山,설악산 ) 에는 도의 (道義)요,

남악(지리산)에서는 홍척이다 /


도의가 설악산, 즉 신라 북쪽 변방에서 선종을 전파할 때

홍척은 지리산, 즉 신라 남쪽에서 선종을 전파했다는 뜻이네요.

홍척이 선종을 전파한 본거지가 바로 이곳 실상사.



주전 보광전(普光殿)을 앞으로  석등,동서 삼층석탑이.





보광전(普光殿)

작지만 기품이.


너무 작다구요?

맨 앞으로 석축 보이시죠?

원래 전각은 그곳까지 였는데 정유재란 때 불탔네요.

광한루,만복사 등등도.

이후 당대 최대 규모로 대적광전을 세웠으나 1882 년 방화로 소실되고 말았네요.

그리고 현 보광전은 1884년 옛터에 소규모로 세운 것.

방화 주범들은 유생!!!



*실상사 1882년 서글픈 방화 사건*


실상사에는 옛부터,
“승천년 속천년(僧千年 俗千年)” 즉 중의 터로 천년이 지나면 속인의 터로 천년이 바꾸어진다는

허무맹랑한 말이 떠돌고 있었으니.
이를 믿고 실상사 땅을 소유하려는 유생,양반들이 있었고.
함양 사는 양재묵과 산청의 민동혁,,, 이들은 노복(奴僕)을 시켜 방화. 

  실상사를 불태우면 수백 두락의 전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은 것. 
이후에 노복은 자수.
절에서는 두 사람을 운봉 형방청에 고소.
그러나 뇌물받은 형방청은 유야무야 넘어갔고.

절에서는 상급기관인 전주 형방청에 고소.
도리어 전주 형방청에서는 산골 중들이 염불은 하지 않고 양반들을 모함 한다며

스님들을 잡아 가두었다는,,,,,슬픈 얘기.

당시에는 서원 중심의 유생들이 관청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현감 직무실에 들어 앉아 담배피고 노름하고 그랬음)

19세기말 조선 여행기를 쓴 비숍여사의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를 보면 적나라하게 나와요.





석등(보물) 앞 석축물 보이시죠?

석등에 불을 켤수 있도록 만든 계단입니다.

세계적으로 계단 있는 석등은 이게 유일.

      그리고 저 석등이 멀마나 기품있는 고 하니.             

  

 

인정하시나요?

인근 구례 화엄사 석등과 비슷하네요



동서 삼층석탑



 

높이 각각 8.4m.

             동탑과 서탑은 규모, 양식, 보존 상태 등이 거의 같아요. 

다행이도 상륜부(相輪部)도 원래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석가탑 상륜부(아랫 사진) 한번 보실레요?  

석가탑과 실상사 삼층석탑은 건립시기가 비슷해요.

불국사 삼층석탑 보다는 다소 늦고.

실상사 개창조 홍척(洪陟)이 실상사를 창건한 때가 828년으로 석탑도 이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기에.



아래는 불국사 석가탑!

상륜부가 똑 같죠?

원래 석가탑 상륜부는 소실되어 형태를 알수없었어요.

그러나 실상사 삼층석탑은 온전히 본존되어 있어 이를 본떠 불국사 석가탑 상륜부를 복원한 것.

 


보광전에서 바라보니


                            

 

실상사가 창건된 때가 828년이니 그 즈음 작품 .
  

   






오층목탑이 있었던 자리.



약사전

내부에 철불이 하나 있는데 이야기가 좀 있어요.

철불은 통일신라 말기에 선종 유입과 동시에 등장하는 데 실상사 철불은 그 초기 작품.

그러다 보니 조형적으로는 좀 미숙,,, 그러나 철불로서는 선구자.



철조여래좌상 (鐵造如來坐像)


실상사의 2대 조인 수철화상이 4천 근의 철을 들여 만들었다는.

수철은 도선과 동시대 인물로 둘은 친분이.

특이하게도

1.철불을 받치는 대좌가 없이 맨땅을 밟고 있다는

2.방향이 동남쪽 천왕봉.

왜 맨땅에?

도선의 주장에 따라 지리산의 기운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위해서라네요.

부처님의 무거운 발을 통해서.



왼손 손목이 특이한 건 손실 때문.

방향은 동남쪽 지리산 천왕봉을 향하고 있고.



사찰 후원엔 실상사 개창조인 홍척과 2대 조사 수철의 승탑이 있어요.

실상사가 선종 사찰인 만큼 선승의 부도가 많을 수밖에.

  이밖에 사찰 경역에는 다수의 부도가 산재하고 .

증각대사응료탑 ( 證覺大師凝寥塔 )

실상사문을 연 홍철의 승탑(부도)

證覺,,,왕이 내린 시호

凝寥,,,탑 이름.



증각대사응료탑비


승탑이 있으니 이를 알리는 비( 碑) 가 있어야겠죠.

碑에다 망자의 행장을 적었을 것이고.

그러나 비는 손실되고 비를 받치는 귀부와 이수만 저리 남아있네요



수철화상능가보월탑 ( 秀澈和尙楞伽寶月塔 )

秀澈,,,왕이 내린 시호.

楞伽寶月,,,,승탑 이름


개산조인 홍척 (洪陟) 의 뒤를 이어

수철이 2대 조사가 되면서 실상사는 선종(禪宗)의 근본 도량으로 발전 .

홍척의 제자 수철은 경문왕과 선(禪),교(敎)에 대해 토론할 정도로 가깝고.



수철화상능가보월탑비

마모가 심해 내용 판독이 어렵다네요


볼게 많이 있지만 시간상 부속암자인 백장암으로 떠납니다.

멀리 구름 속 천왕봉.

실상사 부속암자 중 약수암과 백장암이 유명해요.



이중 약수암은 패스하고 약수암에 있는 목각탱 하나 소개합니다. 

약수암은 지리산 안쪽으로 1키로 거리.

약수암 보광전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木刻阿彌陀如來說法像)


1782년에 제작된 목각탱화,,,,183㎝x181㎝.

조선 후기 목조탱화의 기준 작품이 된다네요.

묵조탱화란 나무에 불상을 조각해서 만든 것.




이제 인월과 산내면 사이 백장암으로 이동합니다.

실상사서 3키로.

정유재란 때 실상사 전각이 전부 불탔는 데 승려들은 이곳 백장암에 피신을.


실상사,백장암 위치한 산내면 일대

(사진은 지난 5월 지리산 서북능선 끝 바래봉서)



산내면 일대가 한눈에도 지리산이 만들어낸 분지임을 알수 있네요.

만수천 주변을 제외한 전 지역이 600~1,000m의 산지.

면의 북부와 동부에는 삼봉산(1,187m)·삼정산(1,182m),

남부와 서부에는 반야봉(1,732m)으로 둘려쌓였다는. 

그래서 山內面 !

우측 계곡은 뱀사골 쪽 지리산 횡단도로가 지납니다.



백장암

실상사 부속암자로 국보 삼층석탑이 유명.

앞마당에 서면 반야봉,노고단이 정면으로 들어와요.



삼층석탑(국보 10호 )와 석등(보물)



멀리 산 너머가 반야봉







3층 석탑이지만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성이 돋보이는 석탑으로 평가 받으며 국보로 지정.

1,2,3층 몸돌 아랫쪽 보실레요?

특이하게 그 어떤 석탑에서도 볼수 없는 누마루 난간도 조각되어 있어요.

인왕 등이 난간 안에서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 표현.



난간 안쪽에서 비파도 연주하고


우측 인왕

얼굴 표현이  리얼하네요.

뱀을 목에 감고 발은 악귀를 밟고.


등에 칼을 차고,손엔 깃발 들고

무슨 깃발일까요??

불교 교리의 표현일터,,,그러나 난 그걸 모르니.





ps,


어찌 하다 보니 남원시 문화 해설사가 되었네요.

생각해보니 지난 1년 남원을 네번 거쳤여요.

물론 지리산으로 들어가기 위한 길목으로 남원을 스쳐지나 갔고 .

만추,하루 일정으로 맘잡고 갔어요

다운타운으로  발을 내딛기는 수학여행 때 광한루 이어 두번째.

아,세월은 나를 많이 바꿔놓았네요.

만추의 광한루,,,어쩜 그리 아름다울수가.


광한루,만복사,김시습의 만복사 저포기,정유재란의 남원성,교룡산성,최재우 동경대전의 은적암,

이성계 황산대첩,김개남의 여원치, 동편제 본향 운봉 비전마을,

판소리 여섯마당(작품) 중 춘향전,흥부전 모태,

그리고 실상사....

역사의 무게가 참 크구나,,,를 실감한 며칠.


남원을 더 알고 나니

남원의 피날레는 4악장이 아니라 한 악장이 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실상사 지나 뱀사골의 달궁(達宮)!!

마한,진한,변한,,,선삼국시대.

마한의 마지막 60여년이 이곳 지리산 깊숙한 달궁이였다죠.

달궁(達宮)은 마한(馬韓)의 별궁(別宮).

(일제강점기 1928년 대홍수 후 달궁서 많은 유물,유적들이 땅속에서 들어났음.

유물은 죄다 일본인 손에 의해 사라졌고)

달궁이 마한의 별궁이였다면 주 본거지가 따로 있었을 터.

논리적으로 보나 현실로 보나 그곳은 당연 남원 .

언젠가는 내 키보드가

반선~뱀사골~달궁~정령치에 꼭 닿기를 고대하면서,,,끝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
    '18.11.22 10:49 PM

    덕분에 눈으로나마 남원여행 잘했어요.
    몇년전 다녀온 실상사는 마당에 서면
    맘이 참 편해지는곳이었답니다
    가끔씩 올려주시는 여행기 줄치면서
    잘보고 있어요. 많이 공부되네요.

  • wrtour
    '18.12.10 12:27 AM - 삭제된댓글

    늘 감사하고 있어요
    무리하게 새 건축물을 올리지않고 시맞아요 맘이 편해지는 그런

  • wrtour
    '18.12.10 12:29 AM

    늘 감사하고 있어요
    맞아요 맘이 편해지는 그런 곳.
    무리하게 새 건축물을 올리지 않고 빈공간이
    많아서 그러듯해요

  • 2. 쭈혀니
    '18.11.25 6:32 AM

    지리산이 품은 고을 중의 한 곳,남원에 대해 공부 잘 하였습니다.
    조만간 이 글을 길라잡이삼아 성큼 떠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wrtour
    '18.12.10 12:32 AM

    감사합니다
    길라잡이라 하시니 은근 걱정이긴 하지만
    한번 다녀 오셔도 괜찮을듯해요

  • 3. ripplet
    '18.11.25 11:11 AM

    유명한 어느 분의 문화유산답사기보다 제겐 훨씬 더 알차고 깊습니다. 굳이 클릭하는 수고 없이 연관검색어의 정보까지 세세히 다 섭렵했네요(말로만 들었던 석가탑 상륜부의 원형이 이거였군요). 장르 안 가리고 고대~근대의 우리 문화재들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인지라, 고이 간직했다가 내년 봄 이쪽 길 나설 때 나침반 삼을게요. 정성스러운 글과 사진 모두 감사합니다.

  • wrtour
    '18.12.10 12:35 AM

    ㅠㅠ
    감동에 또 감동 ㅎ
    소리 큰 빈깡통이여요!!!!

  • 4. 쑥과마눌
    '18.11.26 11:25 PM

    님 덕분에 남원에 꼭 가보고 싶어 졌어요
    알찬 해설과 정성에 감사^^

  • wrtour
    '18.12.10 12:38 AM

    가장 싫어했던 장르가 시였는데(해석이 어렵고 귀찮아서)
    언제부턴지 시만한 장르가 없을거란 생각이.
    잘 감상하고 있어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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