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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들 비 오는 날 먹이 주기 대책?!ㅡ추가

| 조회수 : 2,892 | 추천수 : 2
작성일 : 2018-07-01 10:30:17



소나기가 잠시 멈추는듯 하길래 냥이들 밥주러 가야지 하고 챙기는데 그새 또 막 퍼붓더라구요 ㅠㅠ
일기예보 보니 며칠 비오나본데 냥이들 배고프겠다 싶어 어쩌나 속상하죠.
그냥 내놓으면 사료가 불어서 나중에 가보면 개미들 들끓고...
내가 그 동네 주민이라도 불쾌해서 냥이들 자체를 미워할 사람도 있겠다 싶었구요.
빗소리 들으며 이렇게 대책없이 손놓고 있을수가 있나 허한 가운데 또 비가 멈췄어요.
앗...다시 오기전에 어서 가자 하고 나서는데요.
갑자기 눈에 빈박스가 들어오네요?
저게 딱 좋은데 그냥 두면 젖겠지? 두리번
오~마트 배송 시키면 큰 비닐에 싸서 오거든요.
그걸로 종이박스를 테이프로 비닐을 쌌어요. 일단 방수개념은 되겠어서 ㅎㅎ
그리고 누가 치울까 부탁하는 글도 급히 써붙이고...
아, 나무젓가락으로 뚜껑(차양?)을 살짝 아래로 향하게 고정을 시켰어요.
비가 안쪽으로 흐르면 젖으니까 밖으로 흘러내리라구요.
불과 십여분 안쪽...맘이 급하니 손도 빨라지네요.








제가 만나는 냥이들은 공원쪽인데 제가 산을 하나 넘는 코스예요.
급한 맘에 골목으로 지름길 찾아 들어섰는데 어머 딱 마주친 냥이 둘이서 두리번...
피할 생각도 없이 비 그치고 먹을거 찾는듯 싶었어요.
사료 봉지를 흔들며 나비야 맘마 줄까~하니까 완전 눈이 왕방울이 되서는 초집중 모드 ㅎ
그래 오늘 니들 정말 행운이다.
그러면서 사료 담아 놓자마자 얼굴을 박고 먹어요.
한녀석 다 먹으니 뒷녀석이 다가가는 식...
이뻐라...많이 먹어라...난 그만 어서어서 목적지로 고고~





헉헉~~~숨이 턱에 닿는 정도가 아니라 곧 쓰러질거 같아서 산으로 오르던 계단서 서다 가다를 반복
비가 와서 인적도 거의 없는 공원인데 대학생쯤 된 연인 둘이서 서있는 날 앞서가며 서로 계단 안쉬고
잘 오른다고 자기들끼리 칭찬모드 ㅎ
야들아, 니들도 나처럼 안쉬고 산입구부터 논스톱으로 계단 올라와봐라 별 수 있나
겨우 50계단쯤 오른 연인들은 벤취서 관람모드로 절 맞이(?)하는데 잰걸음으로 얼른 지나쳐 이제부턴 또 내리막길
미끄러지지 않으려 박스 한손에 들고 우산 반대손 들고 가방은 어깨 메고 흐르는 땀에 더위에 연신 헉헉
겨우 도착할 무렵...어슬렁 누렁이가 지붕으로 오르다 저렁 눈이 똬~~~
나비야 밥먹어 하니까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네요 ㅎㅎ
이쪽 냥이들 중에 나이가 제일 많게 집작되는 아인데요.
표정에 포스 작렬이죠? 골목대장쯤 되는 것 같아요.





손에 든 사료통 불나겠슈 급히 내려와 제 뒤를 쪼르르
박스 두고 물 따르고 사료 넣고 하다보니 어머나 못보던 고등어 아가가 새로 와있네요.
아직 청소년기 같은데 어쩜 그리 뽀얀지 ㅎ






얘네들이 은근 까다로워서 한그릇에 같이 밥을 안먹더라고요.
그래서 봉지에 덜어서 딴 상 차려 주니 누렁이가 오드득...
고등어냥도 박스서 오드득 이쁘다 하고 보다가 주변에 사료 뒀던 통들이랑 쓰레기 주워서 왔네요.
실은 거기가 공원에서 좀 떨어진 꽃밭? 같은덴데 동네주민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서계시더라구요.
헉...혹시 박스 못놓게 할까 살짝 눈치봤는데 여기 두려고 가져오는 거녜요...
아네 고양이들 밥 주려고요 그러니 아저씨왈 고양이들이 팔자가 제일 좋대요 ㅎ...
먹이 안주면 얘네는 죽어요 ㅠㅠ 그러니 훠이훠이 가더라고요.
근데 다 주고 나오는데 다시 돌아오는 아저씨 쓰레기 주워가는 것도 보셨으니 나쁘게만 안보면 좋겠다 싶은데
아저씨도 애들 밥 먹는거 보면서 밥 잘먹네 하더군요. 이뻐해 주시길..






호의적이지 않은 동네라면 일단 토마토 포장 투명 박스 뚜껑 달린 것도 활용해 보세요.
어느 분이 전에 올려 주셔서 따라해봤는데 저는 뚜껑에 젓가락 반으로 접어 테이프로 고정해서 자동으로
뚜껑이 닫히니 바람 불어도 열려서 비 들어가진 않을 거예요.
저 위에 고등어냥이 둘이 밥먹는 사진 자세히 보심 있어요.
.
.
.
I'm singing in the rain~with my poor shoes C: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훼어리카운슬러
    '18.7.1 2:42 PM

    정성 글 감사합니다.
    글도 재미있게 잘 쓰셔요.
    해피님 동네 길냥이들 해피해보여요.^^

  • happywind
    '18.7.3 12:19 AM

    아공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날씨 좋고 냥이들 많을 때는 여섯마리 이상 쪼론히 앉혀서 먹이 주던 때가 있었더랬죠.
    요샌 겨우 한두마리 보이니 속상해요.
    다들 어디서든 잘 견뎌내고 있기를 바랄뿐...
    밥 먹는 잠깐의 행복이라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저로선 더할 수 없는 큰 기쁨이라
    냥이들에게 고맙네요 ㅎ

  • 2. 연못댁
    '18.7.2 7:09 AM

    제가 해피님한테 밥을 얻어 먹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 happywind
    '18.7.3 12:17 AM

    그동네 냥이들도 연못댁님이 챙겨주고 계시겠죠?
    그 냥이들 대신해서 저도 감사드립니다.
    이게 참 시작을 안했으면 모를까
    인간으로서 간사한 번민을 여러번 하게 되는 스스로에게
    또 나름 반성하는 기회를 주게 하는 일이네요.
    냥이들 덕에 도 닦겠어요 ㅎㅎ

  • 3. 제제
    '18.7.2 9:51 AM

    어머나ㅡ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어요.
    만나서 밥 한 끼라도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야옹이들 대신해서 감사,감사드립니다.

  • happywind
    '18.7.3 12:13 AM

    아공 말씀 그리 해주시니 몸둘바 모르네요.
    저보다 열성적으로 긴 기간 해오신 캣맘들께 감사할 일이죠.
    상황이 되면 캣맘님들끼리 모여 차라도 한잔하면 좋겠다 싶은 오늘이었어요.
    혼자 산길을 가는데 무섭기도 하고 애들 생각하면 걸음은 급해지고...
    이러다 언젠가 내가 못오게 되면 어쩌나 순간 걱정도 되고...
    생각 많은 산길을 걸어갔네요.
    제제님도 어디선가 캣맘이시겠죠?
    토닥토닥...^-^
    어떤 고민 어떤 생각하실지 짐작이 되기도 하고 그러네요.

  • 4. happywind
    '18.7.2 11:54 PM

    아 별스럽지 않은 걸 주저리 쓰고 나니
    쑥쓰러워서 안들어봤더니 댓글이 달렸네요.
    오늘 비 엄청 퍼붓는 길을 갔었어요.
    산에 비로 인해 안개 낀듯한 몽환적 날씨
    이 길을 가서 끝에 다다르면 마치 시공간을
    뛰어넘어 다른 세계로 갈것 같은 느낌? ㅎ

    정말 다행스럽게도 박스를 안치우셨더라구요.
    심지어 어찌나 빗속에서도 짱짱한지 으쓱~
    제 노력이 헛되진 않았는지 박스 속 먹이통이
    다 비었어요 ㅎㅎ

    아이들 먹기에도 괜찮았나봐요.
    사료 그득하니 더 큰 통으로 바꾸고 내려왔네요.
    오늘은 애들 얼굴 하나도 못봐서 시무룩
    터덜터덜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나 힘든
    걸음으로 장대비 속을 걸었죠.
    어찌나 세게 내리는지 우산을 빗방울이 뚫어요.
    ㅎ 뭐랄까 머리랑 빗물에 젓는 상황?

    밥이나 나도 먹고 귀가해야지 하는데
    어째 제 발이 이상한거예요.
    비에 젖어도 오늘은 어쩔수 없는 날씨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자꾸 헐렁해지는
    느낌적인 느낌?
    신발을 보니 그닥 문제 없어보이는데
    젖은 건 가서 씻어 말려야지 했네요.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하고 앉았는데
    오 마이 갓~제 신발이 해체되고 있었어요.
    신발 옆이 밑창 부분서 분리되서리
    아이고 이거 집까지 걸어갈 동안이나 버틸라나
    계산하는데 아주머니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전 뭐 덤덤...제 신을 보신건지 아주머닌 흠칫 ㅎ

    냥이들아 내가 니네들 덕에 빗속에 산행을 하고
    신발 다 떨어진 거 비오는 날 신고다니는
    정신줄 놓은 여자로 보이는 행색이구나.
    그래도 잘 먹고 오래 오래 살거라~
    거지 신발 된 기념삿 추가하고 이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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