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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초가집

| 조회수 : 1,63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6-05-26 17:12:52

꿈꾸는 초가집   

 

그을린 부엌 천정에는

 

배고픈 뱀이 살고 있었다

 

부지깽이만한 제 몸피보다 큰 쥐를

 

아기숟가락 같은 입으로 덥석 물어

 

아가리가 찢어져라 삼키곤 했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물항아리 속에 띄워 둔

 

입보다 큰 물외를 꺼내 우적우적 씹으면서

 

죽음길을 통과하는 쥐꼬리의 떨림과

 

삶이 굵어지는 뱀의 몸뚱어리를 보고 있었다

 

등줄기가 휘어진 초가지붕엔

 

까마귀 소리에 깜짝깜짝 커지는 애호박이

 

한여름 뙤약볕에 그을리며

 

안간힘으로 매달려 있었고

 

살갗이 찢어지도록 허기진 마당엔

 

고추잠자리들이 바람을 타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었다   

 

 

- 양전형

소꿉칭구.무주심 (nh6565)

제주 토백이랍니다. 우영팟 송키톹앙 나눔하듯 함께 나눠요. - jejumullyu.com 제주물류닷컴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솔
    '16.5.30 11:32 PM

    전형적인 제주 초가집이네요.
    뱀, 쥐, 까마귀, 애호박, 고추잠자리...
    삶과 죽음...참 진하게 표현되어 있네요.

  • 소꿉칭구.무주심
    '16.6.1 9:04 PM - 삭제된댓글

    질지내시죠?^^
    함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운일만 만땅이시길 소망합니다

  • 2. 소꿉칭구.무주심
    '16.6.1 9:09 PM

    질지내시죠?^^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운일만 만땅이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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