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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산상의 화원, 합천 황매산 철쭉

| 조회수 : 3,123 | 추천수 : 0
작성일 : 2016-05-10 13:28:02

 

합천군,산청군에 걸쳐있는 황매산(1108미터) 철축 보러가는 길입니다.

소백산,지리산 바래봉에 이어 3대 철축 군락지.

5월 5일 어린이날 7시 신사역 출발~~!!!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탑니다. 우측으로 인삼의 고장 금산군이,이어 좌측으로 무주군이네요.

조선시대 4대사고 지 적상산(赤裳山)이 붉은 치마를 두르며 시선을 끌고있고.

차는 덕유산,남덕유산의 백두대간과 평행하며 달리니,우로는 마이산의 진안군이겠네요.

장수군에 들어서니 여기까지가 전북입니다. 덕유산,남덕유산을 지난 백두대간은 함양 백운산으로 달리니

그 사이 고갯길이 육십령(六十嶺). 창령엔 8명이 모여야 넘는다는 '팔조령'이 있는데 육십령이야 더 말할 필요가.

장수 사람 논개는 육십령을 넘었지만 난 터널로 들어가니 경상도 땅 함양입니다. 좌측으론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안의계곡이 산청 경호강을 거쳐 진주 남강으로 달리네요. 안의계곡은 무등산 자락(담양 소쇄원등)과 더불어

이땅 정자문화가 가장 발달된 곳. 안의계곡을 따라 한때는 풍월정 등 수십여개가 들어있었다니 그 수에 있어 으뜸.

당시 땅께나 있는 향반들은 죄다 안의계곡 따라 정자를 세우며 위세를 떨었겠죠.

대전~충무 간 고속도로가 생기기 10여년 전에는 계곡 따라 이어진 국도를 탈수밖에 없었습니다. 

계곡수를 바라보며 산자락에 호방하게 올라선 정자들을 보노라면 절로 차를 멈추죠.

논개도 육십령을 넘어 안의계곡을 따라 내려간 후 안의,산음(산청) 거쳐 진주로 갔을 터.

당시 진주는 경상우도 중심지,목사(도지사)가 있던 곳이니 지리산 덕유산 주변 인물,물산은 진주로 다.

산청 나들목을 빠져나오니 산청읍이네요. 지리산 자락 틈에서 겨우 얻어낸 평지에 들어선 읍내라 크기도 

일반 마을 정도. 그러나 앞으론 남덕유산, 백운산,지리산에서 흘러온 계곡수를 받아낸지라 수량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경호강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차는 동으로 90도를 꺽네요.  30여분 구불구불 산등성 길로 들어가니 황매산 자락

차황면 상법리. 4시간 길인데 연휴 첫날이라 무려 6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등산로 초입 다랭이 논~~

 

한뼘 땅뙈기라도 얻기위한 눈물나는 사투~~

어린 아이 만한 바위돌로 논두렁 석축을 쌓아 전답을 냈네요.

남해,청산도 다랭이 논은 일도 아닌듯.

 

그럼 모짜르트와 함께 안단테로 우와하게 걸어보죠.

 

https://www.youtube.com/watch?v=dP9KWQ8hAYk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1악장 안단테 그라지오소

 

무시무시한 가시를 지닌 엄나무~~

 

새순이 드릅과 똑같해 '개드릅나무'라하죠.

드릅처럼 순은 나물로, 껍질은 약재로.

종로5가 등산용품점을 가끔 들르곤한데 일대가 닭한마리 요리로 유명.

엄나무 백숙집이 있어 들렀던 기억이.

엄나무를 산에서 실물로 보기로는 처음입니다.

산을 즐기는 재미 중의 하나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알아가는 것.

민화 등에 등장하는 철심박힌 도깨비 방망이의 롤 모델이 저 엄나무 아닐까하는.

가시가 주물로 뽑아낸듯 질량감이 무시무시하네요.

그래서 악귀를 쫓기 위해 대문이나 방문 위에 묶어서 달아두었겠죠.

신목이라며 마을 입구에 심기도 했고.

 

그런데 이거 아시나요??

가시가 있는 나무는 독성이 없고 식용 가능하다는 것.

딸기만한 크기로 붉은 색에 우윳빛 즙이 달콤한 꾸지뽕나무,탱자나무,찔레나무,엄나무 등등

나무 입장에선 가시라는 무기가 있기에 나머진 모두다 무장해제!

자연은 오묘하지만 이리 단순하기도 합니다.

 

 

애기나리~~

꽃은 나리꽃을 닮았으나 크기가 작아서 애기나리. 이것도 나물로.

 

길가 나물 건조장~~

아래 저 상법리에서 올라왔고

 

능선에 올라서니 지리산이 지척이네요.

천왕봉 일대는 경남 산청군,반야봉은 전북 남원,만복대는 전남 구례군.

 

M자 형태 정상 중 좌측 꼭지점이 천왕봉, 우측 꼭지점은 제석봉

지리산 주능선이 하늘과 땅을 갈라놓고 있네요.

한뼘 안되어 보이지만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주능선 길이만도 25키로.

1박 2일은 걸어야 합니다. 노고단은 반야봉 바로 뒤에 숨었네요.

 

능선에 오르니 동남사면으로 합천군 가회면 일대가 보이고~~

앞 바위산 자락 앞쪽으로 영암사터가 있습니다.

 

우측 멀리는 의령군,더 멀리는 함안군,우측 끝은 진주시.

 

 

 

각시붓꽃~~

 

 

 

무슨 꽃???

 

 

나무 순입니다.

 

 

7부 능선에 이르니~~

1~11일 까지 황매산 철쭉제라는 데 여름이 일찍 왔는지 시작하지마자 많이들 졌네요.

시기를 잘못 맞춘듯.

그래도 여운은 남아있습니다.

 

 

 

베틀봉 일대 철쪽 군락지~~

 

북한산 높이와 비슷한 800여 미터.

 

 

 

 

 

 

 

이런 게 '천상의 화원'이라!

 

 

 

 

 

 

 

 

 

베틀봉을 지나 정상으로 향합니다.

지형이 배틀같이 생겼네요.

 

능선을 기준으로 우측은 합천군 가회면,좌측은 산청군 차황면~~

일대는 황매평전(平田)으로 불리는데 봄에는 철쪽이지만 가을에는 억새밭으로 변합니다.

이곳 철쭉도 다 졌고.그러고 보니 전날 비바람 엄청 불었네요.

900미터인 이곳까지 차가 올라올수있어 철쭉 절정일 때는 일반인으로 미어터집니다.

 

 

정상을 향해~~

정상은 우측 암릉.

태극기 휘날리며 등 일대는 촬영지로도 유명

 

오르는 길에 멀리 덕유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아스라이~~

이 땅에 백운산은 대략 30여개.

이중 정선 백운산이 가장 높고, 이어서 함양 백운산,광양 백운산 순입니다.

아랫 마을서 보면 산 정상으로 하얀 구름이 깔리곤하니 손쉽게 백운이라는 작명이 이루어진듯.

여기에 선비들의 유유자적 도교적 사고 영향도.

 

정상에 서니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데 참 큰 산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남쪽으론 진주시,사천시.통영시,남해바다가

서쪽으로 지리산 주능선에 함양군  남원군,멀리 무등산 까지

북으론 덕유산에 거창군,장수군,무주군이

북동쪽으론 합천 가야산(해인사)에 대구 팔공산이

동으로는 창령군이

남동쪽으론 의령군,함안군이 조망됩니다.

 

정상은 황매봉(1108미터)~~~~

생각보단 높은 산이였네요.

黃梅山이라~~

시대상이 읽히는 이름이기도.

철축 군락지라 척 촉(躑躅)산이 더 어울릴 법도 한데 굳이 황매산이라.

선비의 매화인데다 부를 상징하는 黃이 더 좋아서겠죠.

아래서 보면 정상의 세 봉우리리가 매화꽃 벙그는 모습이라네요.
정상부 바위봉우리가 흡사 할미꽃을 닮아 할미산이라고도 불렀고.아랫 쪽으로 할미산성도 있습니다.

 

 

가야산에 합천호가 가까이 보이네요.

우측 봉우리 너머가 대구.

 

정상 바로 아래로 합천군 가회면 일대가 보이고~~

 

처음 황매산에 온적이 15년 전.

그땐 산을 이해하지 못하던 시절이라 황매산을 오르기 위해 온 것이 아닌 황매산 남쪽 자락 영암사 터 때문.

그날 합천 해인사와 청량사 들렀다가 영암사 터 찾아가는데 얼마나 해메었던지.

합천서 88고속도로 타고, 거창서 3번 국도 타고,

산청읍까진(당시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없어서) 잘 왔으나 이후 30분 거리를 두시간이나 허비를.

해질녁에 도착한 영암사.

소금강산을 연상케하는 암릉 바위산이 염암사 터를 딱! 하니 바치고 있었습니다.

삼층석탑,쌍사자석등을 배위하고 있는 황매산, 그 얼마나 듬직하던지.

그때 그 황매산 이미지는 쭈~~욱.

그러나 오늘 보니 그때 황매산은 영암사 뒷산 일부에 불과.

골산에 육산, 미모까지 갖춘 글래머 덩치산이네요.

영암사 배산인 모산재를 지나 배틀재,황매평전,정상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황매산 산행의 기본인데

오늘 난 그 중간에서 꺽어 들어왔습니다.

 

 

그 영암사 터에서 바라보이는 황매산 모산재,

그리고 영암사터는 가져온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영암사터 에서 바라본 남쪽 사면 황매산~~

삼층석탑& 쌍사자 석등~~

 

 

영암사터~~

통일신라 시기 사찰로 고려 시대 까지 명맥을 유지하다 폐사되었네요.

삼층석탑과 석등은 보물.

 

하산은 다시 산청 차황면 쪽으로~~

황매산은 효(孝)의 산이자 삼무(三無)의 산이기도.

무학대사가 황매산에서 수도할 때 뒷바라지하기 위해 산을 오르내리던 어머니가 계셨답니다.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고, 땅가시에 긁히고, 뱀이 출몰해 놀라고.

무학의 황매산 산신령에게 백일기도 후 칡덩굴과 땅가시,뱀이 사라졌답니다.

그러고 보니 무학은 그 어머니와 관련된 전설이 참 많네요.

서해 서산 간월도 간월암 전설도 무학과 어머니 관련.

 

저게 다 철쭉나무인데.....

아쉽네요.

철쭉제 시기라기에 믿고왔는데 적잖은 낭패.

그래도 오랫동안 오고픈 곳이 였기에 만족합니다.

 

천황봉 아래 산청읍도 보이고~~

그 앞으로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지납니다.

사전 지식이 없는 지역이라도 유독 호감이 가는 곳이 있죠.

어감이 주는 선입견같은 거. 나로서는 산청,여수,속초,청주 같은 데가 그렇습니다.

산청(山淸)이 되기까지는 서사가 좀 있었습니다.

조선 영조 이전엔 산음(山陰)현이라 불렀고.

전북 장수와 경남 함양을 가르는 육십령고개를 넘으면 안의계곡.

당시 일대는 산음현과 안의현(연암 박지원이 안의현감)이 대표 고을이었습니다.

영조 43년 경상 감사 김응순이 산음현에서 일곱살 먹은 여자 아이가 사내아이를 낳았다고 조정에 보고했네요.

일곱살 아이는 요괴 중에 요괴이니 처형해야 한다고 대신들이 주장했고.

영조는 '음양이 교간하지 않고 어찌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는가'며 조사하라는 영을 내렸습니다.

조사결과 사건은 의외로 간단.종단이라는 일곱살 아이는 덩치는 커도 지각이 모자랐는데

송지영(23)이라는 소금장수가 성폭행했던 것.

이후 山陰縣에서 陰을 빼고 맑을 淸을 넣어 산청현이 되었습니다.

 

하산길은 천왕봉을 마주하며 걷습니다.

만산의 제왕 천왕봉의 귀품이 실루엣으로 그려지고.

 

11키로 6시간 걸었습니다.

상법리를 들머리로 해 천황재~철쭉군락지~베틀봉~정상~영화주제공원~신촌마을 주차장 까지.

귀경길은 의외로 소통이 좋네요.4시간 만에 도착.

황매산은 가을 억새도 좋다네요.

가을엔 영암사 둘러보고,영암사를 들머리로 해 모산재를 넘어볼까 합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변인주
    '16.5.20 1:32 PM

    사진기가 바뀌신 듯 하네요.
    아니면 모짜르트의 곡을 들으며 보는 철쭉의 산천이라 그런지.....
    정말 아릅답습니다!

    헬조선이라며 떠나고 싶다고 하는 글들을 읽을때면
    이런곳을 눈을 들어 보라고...
    마음을 열고 받아 들여 보라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 멀리서 바라 보라고....
    말해주고 싶답니다.

  • wrtour
    '16.5.26 1:03 AM

    들고다니기 힘들고 해서 간편한 핸펀으로 찍었습니다.
    산을 가는 건지 사진을 찍으러 가는 건지 헷갈릴정도 였는데 핸펀으로 찍으니 시간절약 등으로 너무 좋네요.
    만물 소생하는 봄엔 역시나 모짜르트가 좋구요.

  • 2. 자수정
    '16.5.20 10:29 PM

    저런 능선들 사진말고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네요.
    그러려면 땀 흘리면서 노력을 해야겠죠?

    저런 아름다운 풍경을 자주 접하시는 투어님은
    마음이 비단결처럼 고울것 같아요.

  • wrtour
    '16.5.26 1:06 AM

    비단결???
    삼베옷이겠죠.
    늘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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