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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옥 살림집 구경하기 ― 강화도 <학사재學思齋>

| 조회수 : 28,154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5-13 23:16:05

 

 


<학사재> 대문: 건너편은 사랑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통 집인 창덕궁 ‘연경당 사랑채’를 모델로 지은 <안채>

 

 


<안채> 양쪽 처마의 날렵한 곡선이 마치 학이 두 날개를 활짝 펼친 것처럼 보입니다.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

 

 


<안주인 거실>: 문기文氣가 흐르는 선비의 방을 현대 디자인으로 살려 꾸며놓았습니다.

 

 


현대식 주방과 식탁

 

 


마치 불교 교리(관계의 철학)를 조형해놓은 듯하지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없으면 이것도 없다.”

 

 


<안채>의 거실과 ‘우물마루’는 고유한 전통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안채> 골마루

 

 


<해우소解憂所> ― 몸과 마음의 근심을 푸는 곳....... ^^

 

 


<안채>로 올라가는 반듯한 돌계단

 

 


<안채> 후원後園

 

 


<사랑채> 마루

보름달이 휘영청 떠오르면 나무 가지에 달을 걸어놓고, 술 한 잔에 시 한 수....... “좋구나 !”

 

 


 

 


왼쪽 건물이 <사랑채>: 자연석과 소나무로 전통적인 정원의 분위기를 잘 살려놓았네요.

 

 


<공방工房>: 다도와 강연 등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문화의 공간

 

 


<공방工房>

 

 


지나가는 바람이 한바탕 흔들어 노닐 대숲도 만들었고, 연못을 들여

놓아 달이 흐르는 밤이면 <달그림자>가 덩그러니 뜨게 만들고.......

 

 

~~~~~~~~~~~~~~~~~~~~~~~~~~~~~~~~~~~~~

 

 

<학사재> ― 서울 근교의 강화군 불은면 덕성리에 소재하는 한옥 <살림집>입니다.

이 집은 한 재미 교포 사업가의 개인 저택인데 당대 최고의 도편수인 조희환 대목장의

유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한옥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였던 우리나라에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한때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양반가의 전통 주택이었는데 현대에 들어 다시 부활해서 우리의 곁

으로 돌아오고 있는, 정말로 빼어난 여인처럼 <아름다운 집>이지요.

 

한옥은 보통 현대 건축의 주택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단아한 멋과 기품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자연미가 리듬처럼 흐르고 있어요. 또한 건축 재료로는 나무와 황토, 석재

등 자연재自然材를 사용해서 짓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미래의 집’ 이기도 합니다.

이 전통 가옥은 유기체有機體의 조형으로써 ‘주거인’과는 서로 호흡하며 소통을 하지요.

특히 한옥에 주로 사용되는 목재인 소나무는 나무 중의 ‘나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

예로부터 궁궐이나 사찰 등 ‘천년 건축물’의 주재료로 소나무가 제일로 꼽히는 이유는

‘성장 속도’가 느린 데에 있다고 합니다. 험한 환경에서 더디게 자란 소나무의 경우,

나이테가 아주 촘촘하므로 비틀림 없고 어떤 나무보다도 튼튼하고 단단하기 때문이며

거기에다가 송진이 들어 있어 질기고, 부패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서라는군요.

그래서 이러한 긴 연륜의 재목으로 지어진 집은 천년千年의 세월을 견디게 됩니다.

사람으로 치면 ‘늦되는 사람’ 이 여기에 해당되고, 성장 과정이 올곧고 튼실해서 마치

느리게 성공해야 오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학사재學思齋의 ‘齋’는 옛날, <집>을 말하는 것이니 ‘배우고 늘 생각하기를 바라는 집’

이라는, 선비의 학문하는 자세와 기풍을 집에 담기위해 이렇게 이름 짓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통의 멋을 한껏 살리고 모던modern과 융합해 실용성을 갖춘, 이시대의

대표적인 명품 <한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사學思의 출처는 《논어論語》 위정爲政편 15장, 공자의 말씀 중 ―

而不思則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而不學則殆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첫 머리글인 ‘學’과 ‘思’를 가져와 <學思>로 조합한 걸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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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문을 정립해가는 과정: 학습(學習)→ 학사(學思)→ 학변(學辯)→ 학문(學問)

~~~~~~~~~~~~~~~~~~~~~~~~~~~~~~~~~~~~~~~~~~~~~~~

 

 

학습: 처음에는 배우고 익히며

학사: 배우고 익혔으면 옳은지 타당한지를 늘 스스로 생각해 볼 것.

학변: 배우고 익히며 생각한 것을 학인學人들끼리 대화와 토론을 통해 검증해나간다.

 

학문은 갈고 닦으면서 스스로 자신의 <사고>를 키워야 합니다. 다음에는 상대와 부딪쳐

치열하게 논쟁해 서로의 모순을 극복하고 검증을 통해 정립해가는 과정이 있지요.

한 학문의 <언어>가 탄생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견해와 방식을 받아들여

자신의 소견所見을 다듬어가는 일련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한 과정 속

에서 서로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겠지요.

 

이 ‘새로운 것’은 또 다른 학습의 대상이 되는데, 이러한 단계를 거쳐 발전해나가는 것이

합리적인 학문의 습득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문은 자신의 학습에 더불어 스승의 선험先驗과 다른 이들의 바른 견해를 받아

들임으로써 자신의 학문을 더욱 창달시킬 수가 있으며, 또한 객관성도 얻게 되는

것이지요. 독서와 토론을 통한 학변, 여기에 더해서 논문(글쓰기)이 뒤따라야 한 사람이

자기의 지적인 세계를 체계화하며 전개해나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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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 ‧ 현대 도편수 계보

 

조선 말 고종 때 경복궁을 중건한 도편수 최원식을 시작으로 ―

최원식→ 조원재→ 이광규→ 신응수(현재 경복궁 & 숭례문 복원 중~   )

                                         조희환 (2002년 작고, 당시 58세)

 

▶ 도편수(都編首): 집을 지을 때 총책임을 맡는 목수의 최고 명장으로 <대목장大木匠>

                            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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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연과나
    '12.5.13 11:56 PM

    바람처럼님 오랜만입니다.
    요즘 많이 바쁘고 세상사가 어지러워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오늘 잘 들어왔네요.
    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잘 보았습니다.

    특히 논어의 위정편 잘 읽어보았습니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정말 좋네요.

    배움과 생각함이 따로가 아님을 느끼고 갑니다.
    사진은 직접 찍으신 건가요? 풍경이 멋스럽습니다.
    저도 사진 올릴게 있는게 컴맹이라 ㅠㅠ ㅎㅎ

  • 바람처럼
    '12.5.14 12:49 AM

    자연과 나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별 일 없으셨는지요? 사실, 자연과 나님의 근황이
    무척 궁금하였는데 연락드리는 것을 자제하고 있었네요.
    실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아무래도 걸리는 게 있어서요.
    그리고 제 성격이 예민한 편이라 남에게 어떤 근심거리를
    주었다 생각되면 괴로워하는 경향이 심하지요.
    아무튼 다시 뵙게 되어서 반갑구요,

    82 회원님들께서 좋아하는 클래식음악 20곡....에 댓글 주신
    것 뒤늦게 발견하고 다시 댓글 올려드렸습니다.
    그리고 ‘학사재’ 사진은 제가 찍은 게 아니고 남이 찍은 것
    중에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 것만을 골랐답니다.
    게시판에 사진 올리는 작업, 어렵지 않으니 올려 주세요.
    저도 보고 싶네요.^^

  • 2. 쓸개코
    '12.5.14 9:58 AM

    참으로 운치있고 근사하네요^^
    올려주신 글도 좋아 저장해둡니다~

  • 바람처럼
    '12.5.14 8:37 PM

    쓸개코님 말씀처럼 운치 있고 참 근사하지요?
    우리는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가치보다는 남의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큽니다.

    일본만 보더라도 시골에도, 도시에도 일본식 전통과 서양식이 조화를
    이룬 ‘일본식 집’ 에서 대부분 삽니다. 서민들 집도, 중산층 집도
    부유층의 집도 단독 주택일 경우, 거의 일본식 디자인이 된 집에서
    살더라구요.

    한옥은 건축비용이 고비용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한데
    최근 건축기간을 줄이고 건축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 3. 고요한보배
    '12.5.14 10:54 AM - 삭제된댓글

    와우~~ 넘 멋지네요.

    저는 뭐 그래봐야 햇살님 집보다 더 멋지랴~~~하면서 들어왔는데 정말 눈물나게 멋집니다.

    그래도 저는 책보느라 뒤집어있는 아이들 궁둥이가 보이는 햇살님 집이 더 부럽긴 하지만요^^.

    아침부터 눈 호사시켜주셔서 고맙슴니다.

  • 바람처럼
    '12.5.14 8:44 PM

    아마 당대 최고 목수님의 솜씨니까 더 멋지고 아름답게 보이시겠지요. ^^

  • 4. 웃음조각*^^*
    '12.5.14 12:33 PM

    참 아름답고 우아한 집이네요. 한옥이 저리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어디 서원인듯(고즈넉하지만 재질은 오래되지 않아 이상하기도 했어요)한 느낌으로 주욱 보다가 현대식 화장실을 보고 살짝 웃었습니다^^
    재미교포 사업가의 집이라.. 운치와 멋을 아는 분 같아요.

    저렇게 만들어도 참 신구가 잘 조화되면서도 편리하고 아름다운 집이 될 수 있군요^^

    안구 정화하고 갑니다^^

  • 바람처럼
    '12.5.14 11:47 PM

    ‘학사재’ 는 대지가 2만여 평이 넘는다고 하네요. 아직까지는 일부만
    완성된 상태라서 앞으로도 공사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집주인은 ‘공방’ 등 일부를 일반인에게 개방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모든 전통주택 중에서 ‘한옥’ 이 가장 멋스럽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몇 가지 문제점만 보완하면 현대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요.

    모던 한옥들의 우아한 디자인과 정갈하고 산뜻한 실내 구조, 그리고
    자연스러운 곡선과 심플한 직선을 보면 산란한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것, 바로 ‘정화’ 를 실제로 느끼곤 하네요. ^^

  • 5. intotheself
    '12.5.15 12:45 AM

    궁금하던 점이 댓글로 해결이 조금 되었지만

    일반인이 찍은 사진이 아닌가요?

    일반인은 못 들어가는가 하는 궁금증이 일어요

    제자중에서 건축과에 가서 한옥을 현대에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어서

    이 글을 소개해주고 싶기도 하고요.

  • 바람처럼
    '12.5.15 5:55 AM

    intotheself님,
    학사재 사진은 한옥을 사랑해서 공부하시는 분이 현장방문 차원으로 가셔서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글을 간결하게 쓰느라고 생략했는데
    원래의 대목장께서 중도에 그만 돌아가셔서 한옥의 대가이신 신영훈 선생과
    그 외 몇 분이 공동 작업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지요.

    사진으로는 일부 밖에 보여드릴 수 없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네요. 아마도
    ‘한옥’ 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필수 답사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안채를 제외하고, 매년 3, 6, 9, 11월 마지막 토요일에 일반인들에게
    학사재를 공개한다는군요.

    현재는 집주인의 형님(서강대 물리학 교수 출신) 되시는 분이 살고 계시면서
    ‘백제사’ 를 연구하고 세미나도 하신다니 앞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문화 활동(학술 세미나, 시낭송, 다도.....)이 많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미 주한 외교관, 외국 학자들에게도 답사 코스로 알려져 있는 것 같네요. ^^

  • 6. 봉쇼콜라
    '12.5.15 6:20 AM

    덕분에 좋은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해요^^

  • 바람처럼
    '12.5.15 10:43 PM

    봉쇼콜라님은 닉네임이 무척 특이한 분이시군요.
    잘 보셨다니 저로서도 보람이 있습니다.
    더 많은 사진을 올려드리지 못한 점이 좀 아쉽네요. ^^

  • 7. 현진맘
    '12.5.15 8:57 AM

    잘 보고 갑니다. 댓글도 다 소중해요~~

  • 바람처럼
    '12.5.15 10:58 PM

    좋은 구경이 되신 것 같아서 현진맘님께 감사드립니다. ^^

  • 8. 게으른농부
    '12.5.15 8:14 PM

    대단하네요. 시간을 내서 찾아보고 싶은 집입니다.
    해설또한 집 못지않습니다.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았습니다.

  • 바람처럼
    '12.5.15 11:12 PM

    게으른 농부님께서 서울 근교에 살고 계신다면 휴일에 나들이로
    가능하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해설에 대한 평은 너무 과분하십니다.
    원래 집주인은 미국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데 미국인 직원들을
    학사재에서 연수시키신다는군요.
    아마 애국심과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신 분이라는 게
    어느 정도 상상이 됩니다.
    잘 보셨다니 저도 감사드립니다. ^^

  • 9. kimi
    '12.5.17 11:15 AM

    현대사회에서의 한옥의 단점인 화장실과 부엌을 보완한,
    저리도 아름다운 고즈넉한 한옥을 만나게 해주시다니,
    좋은 구경을 하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보완한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저절로 흥이나서 더 맛난 음식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바람처럼
    '12.5.17 10:44 PM

    한옥은 조선이라는 풍토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자연의 순리와
    인간의 지혜가 결합해낸 아름다운 고급 주택입니다.
    건축 전문인들은 이 가옥을 현대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하고 있는데요. 우리는 지금 그 결실의 일부를 보고 있는
    것이겠지요. ^^

  • 10. 아침해
    '12.5.18 11:35 AM

    정말 제대로 된 멋진 한옥에 해설까지
    [아름답다]라는말이 연신 나옵니다.감사합니다!

  • 바람처럼
    '12.5.18 7:56 PM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편리함과 부동산
    가치에 몰입한 나머지 서양식 주택과 아파트만을 선호했었지요.
    정작 저렇게 고품격의 아름다운 ‘한옥’ 을 경시하면서 말입니다.

    한옥의 단점과 불편한 부분을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개선한다면
    한옥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인간과 잘 조화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

  • 11. 딜라이라
    '12.5.25 9:32 PM

    님 덕분에 또 귀한 정보 접하고 눈호사도 했네요.감사합니다.

  • 바람처럼
    '12.5.26 5:55 AM

    다른 분보다는 좀 늦게 읽어 보셨군요. 오늘 새벽에 게시물 중, 아래의 ‘학문을
    정립해 가는 과정’ 을 새로 고치고 보충 설명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호사’ 라는 말을 쓰시는군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라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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