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차 많은 남동생한테 6살 딸아이가 있어요.
저희 형제가 많은데 비혼에, 딩크에...집안에 아이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다들 보면 눈에서 하트가 튀어나오고 너무 이뻐하는 아이에요.
남동생은,,제 동생이지만..객관적으로 보자면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착합니다.
반면에 많이 허술하고,시야가 좁고, 전형적인 무심하고 무식한, 책은 안읽고 유투브가 진리인 젊은 남자들..그런 유형이에요. 누나들이 보기에는 저 하나도 잘 살아야 할텐데 걱정하는 동생이,자식 잘 키워보겠다고 참 많이 노력하고 삽니다.
동생이 키가 작은 편인데, 조카도 아직 어리지만 분명 또래에 비해 작고, 앞으로도 작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인지, 키얘기 하지 말라는 얘기를 여러번 했었어요.
그런데 어른들이 말 듣나요? 키 작아서 어쩌냐...이런 얘긴 당연히 안하시지만
조카가 밥을 잘 안먹으려 하면,,,밥 잘먹어야 키가 쑥쑥 크지...그 정도에요.
저는 가까이에 살아서 자주 보고, 동생이 그런 말 하는 걸 몇번 들어서 저런 얘기도 절대 하지는 않았어요.
동생 와이프의 조카 사진(제 조카 아니고, 제 조카의 사촌이지요)을 보여주는데 그사이에 쑥 커졌더라구요?
기특해서, 와~ 쭉 컸네~ 한마디 했더니, 얼굴을 찡그리면서 고개를 젓더라구요. 얘기 하지 말란 얘기죠.
조카가 바로 앞에 있었던 상황도 아니었는데, 들을까봐 그랬나봐요. 속으로..아휴.이런 얘기도 하면 안되는구나..하고 그냥 넘어갔어요.
얼마전 가족들이 모였었는데
저 말고 다른 동생 둘은 조카를 오랜만에(8개월) 본거였어요. 작다고는 하나 최근 몇달새 조카가 많이 컸거든요.
그러니 자연스레, 우와 우리 OO 많이 컸네.그랬나봐요.
그날 저녁, 형제 단톡방에, 외모 얘기, 키얘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동생이 톡을 보내더라구요.
그러니 다른 동생이(다른 동생들은 남동생이 키얘기 하지 말란 얘기를 들을 기회자체가 별로 없었죠)
많이 컸네, 그정도도 하지 말란 얘기야? 라고 물었어요.(정말 궁금해서 물어본것)
그러니 그러래요. 오은영 박사 유툽클립을 보내면서, 외모얘기, 칭찬도 하지 말라는....
(방송은 어렸을때 부모에게 심하게 외모 지적을 받아 성인이 된 지금도 외모에 집착하는 엄마에 대한 얘기)
사실 저희도 다 키 작은데, 저희는 정말 아무도 키에 대해 별 생각이 없거든요?
키 작아도 사는데 아무 지장없이, 다 자기몫 잘 하면서 잘 살고 있기도 하니까요.
동생이, 아주 어린 아기도 아니고
이제는 집밖에만 나가도 사실 키얘기 나온다.(조카가 어린이집에서 자기가 키가 작다고 퉁퉁거린다더라구요) 무조건 키얘기를 금기시 할게 아니라, 키얘기를 들어도 타격감 없게끔,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주는게 더 낫지 않느냐 했어요.
남동생은 왜 방송까지 보내주는데도,전문가가 하지 말라는데도 그런 말을 하냐..
키얘기 하지 말란 얘기가 그렇게 어렵냐...엄청 화를 내더라구요.
저희끼리의 결론은
본인의 컴플렉스를 아이에게 투영시키는거 아닌가,
언제까지 무균실처럼 아이가 싫어할것 같은 얘기(사실은 본인이 듣기 싫은 얘기)를 금기시 하면서
온집안의 어른들이 애기 눈치를 보며 자기 검열을 해야 하는지...
딱 키얘기 말고도, 이얘기 하지 말라고 눈치 주는 때가 많아서
사실 저도 만날때마다 조심해야지...조심해야지..하거든요.
양육자가 그렇게 키우겠다는데 누나들이 왈가왈부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냥 잘 키웠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소리도 하는건데
우리도 이제 그냥 남처럼...간섭하지 말고, 그냥 두는게 더 사이좋게 지낼수 있는 방법이다.
하고 결론을 냈어요.ㅎㅎ
제가 나이가 많아서 , 아이가 없어서 요즘 육아트렌드를 몰라서 그런건지..갑자기 궁금해서요.
외모 지적질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하는것 정도는 압니다. 너무 당연하지요.
오은영박사는 마음 읽어줘라, 허용해라...하지만
다른 전문가 조선미 박사는 어렸을때 좌절도 경험해 봐야 한다라고 얘기해요.
요즘 부모들이 너무 다 맞춰줘서, 초등학교 입학하고 처음으로 자기뜻대로 안되는걸 아고 아이들이 엄청 힘들어 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지적하거나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오랜만에 보고, 아이고 못본사이 많이 컸다!
그정도 얘기도 하면 안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