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 더웠던 여름이지만
그래도 나는 말야
여름 너를 그렇게 미워하진 않았단 말이지.
이름도 예쁜 여름.
니가 오면 낮이 길어져서
여덟시가 다 되어가도 밖이 환해서 좋았어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거든
격한 더위를 꼭 같이 데리고 오는게 좀 아쉽긴하지
요근래
너는 그냥 가는게 못내 아쉬워
낮동안의 햇살로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지만
그 진하던 더위도 요며칠 조금씩 수그러들고
아침 공기와 바람은 이미 가을스럽게 변해가고 있더라
나는
니가 왔던 내내
질끈 동여묶고 지냈던 머리도 풀고
얇은 반팔에서 얇은 긴팔로 서서히 바꿔 입으며
가을을 맞이할테니
여름아 너는 내년에 다시 만나자
추위와 어둠이 길어지는 내내
너를 또 그리워할테니
내년에는 좀 살살~ 오렴.
이상 여름 더위는 싫지만 낮이 긴 것을
매우 매우 좋아하는 여자가 여름을 보내며
아쉬워 쓴 잡담입니다.
오늘 아침 하늘은 정말 쾌청~하니 높기도하여
가을이구나. 싶더라고요.
어디는 벌써 햇밤이 익어 떨어졌다는 걸 보니
짧은 가을도 금새 지나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