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상암에서 하는 달리기 대회에서 10km를 가뿐히 뛰었지요.
평소 다리가 허약한 우리 남편과 달리 전 아주 튼튼한 다리를 가졌습니다.
지난 4월 대회에서 남편 버리고 냅다 뛰어서 좋은 기록을 세우고는 한참 뒤에 들어온 남편한테 좀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편과 아주 천천히 같이 뛰었습니다. 뛰다보니 이렇게 뛰면 하프는 아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튼 오늘은 남편 기 좀 살려주려고 남편의 주종목인 수영을 하러 갔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가르며 쉬지도 않고 자유형 1km를 수영하고 난 남편이 저보고 스마트 워치 보여달라고 하면서 제가 2바퀴를 덜 돌았다는 것을 알고는 무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더라구요.
어찌나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애처로운지 ㅋㅋㅋ....
그러나 자유형을 하고 나서 평영으로 한 두바퀴만 돌자 하는 순간 울 남편은 다시 풀이 죽었어요.
저의 주종목이 평영이거든요.
평영으로는 대서양도 건널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 속도도 빠르고 아주 호흡도 편안합니다.
늙어가는 남편이 참 애처롭습니다. 그래도 제가 같이 늙을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고요.
휴일이 이렇게 끝나가네요.
내일은 달리기하러 가야겠습니다.
올 가을에는 하프 함 뛰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