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보러 가시라고 추천 드렸더니
다녀 오신 분들이 리골레토 잘 보고 왔다고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한참 지난 글을 다시 찾아내 거기에 댓글을 써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후기를 한번 올려봅니다.
제 개인 계정에 올린걸 그대로 퍼와서 문체가 다소 거시기 하지만 이해를 바랍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지금 국제오페라축제 기간인데
저는 살로메를 두 번 보고
리골레토 두 번 보고
이번 주는 엘렉트라 보러갑니다. (한국초연)
그 다음주는 맥베스
마지막은 오텔로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고 하네요.
다섯 작품 다 볼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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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본 리골레토 중 둘째날 토요일 공연 후기에요.
첫 날 금요일 A팀 공연에 만토바역을 맡은 주연 테너가 목이 안좋아서 고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ㅠㅠ 원래는 잘하는 테너인데 아팠나봐요.
둘째날 공연의 B팀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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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후기 #질다와아빠 #대구오페라하우스
리골레토B팀 2023.10.14.(토) 15:00
20th대구국제오페라축제
2022년서울시오페라단프로덕션
작년에 서울시오페라단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했던 프로덕션을 그대로 가져왔다.
다소 큰 변화는 오케인데 2022년 당시 작은 공연장 규모에 따라 20인 정도의 미니오케가 반주하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50인조 정도 되는 오케가 제대로 반주를 하였다.
#대구메트로폴리탄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백진현
오케는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고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음향! 역시 오페라하우스!!!
오페라는 오페라하우스에서 해야합니다.
#소원이루어짐
#바리톤양준모 as 리골레토 ♡영혼을 훔치는 바리톤_그날도 막이 오르자 마자 또 영혼을 도둑 맞은 가엾은 관객, 바로 접니다. 간신히 정신줄 부여잡고 무대를 올려다보니 이 바리톤님 오늘 또또 무대 씹어드시고 계십니다. 좀 살살 하셔도 되는데 굳이 저렇게까지? 싶게 역할에 몰입. 리골레토를 연기하는게 아니라 리골레토 그 자체가 되어 무대 위에서 울고 노래하고 있는 나의 바리톤님. 보다가 같이 울었습니다. 질다가 너무 잘해서 울고 리골레토가 개쩔어서 울고 옆사람 보기 부끄러워서 언능 눈물을 닦아봅니다. 훌쩍 ㅠㅠ 드레스덴젬퍼오퍼에서 '토마스햄슨'이랑 더블캐스팅으로 리골레토를 하셨고 해외에서 리골레토 50~60번 하셨다는 월드클래스 바리톤을 대구에서 영접하는 행운을 누립니다. 아~ 이 정도면 개쩌는 내인생!!! 대구오페라하우스 만세! 서울시오페라단만세!
나는 언제나 충성스런 그의 덕후이길 소원하지만 계속 이런식이면 좀 곤란합니다. #바리톤양준모덕질하지마세요심장에해롭습니다.
이 바리톤 때문에 사람이 제 정신으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노래는 모든 순간 '선물'이었습니다.
인생에 선물같은 사람 있으신가요?
내 주제에 감히 갓준모님 노래를 듣다니ㅠㅠ
#소프라노이혜정 as 질다 @sop.hyejung_lee ♡작년에 세종에서 질다 하시는걸 처음 보고 '저런 노래를 한다는건 인간 정신의 위대한 승리'라고 썼던걸 기억합니다. 저 작고 가녀린 체구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오는걸까요? 소프라노가 내는 아름답고 큰 소리가 마법처럼 오페라하우스의 공기를 바꾸는걸 느끼셨나요? 카로노미 아리아가 끝났을 때 알겠더군요. 오늘 정말 대박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왕조실록에 한페이지를 적어야할 것 같은 날이었어요. 질다 음색이 너무 깨끗하고 청순해서 '혹시 님 천사세요?' 물어보고 싶었네요. 이혜정소프께 질다 이상으로 더 어울리는 롤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우리 갓준모바리톤님과 이혜정소프라노 아버지와 딸의 캐미 아름답고 슬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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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쓴 리골레토와 질다에 이어 오늘은 만토바
#테너이명현 as 만토바 @kons_lee ♡작년 세종에서 두 번보고 이번에 세 번째 보는 이명현만토바. 어쩜 이렇게 매번 한결같이 잘하시지요? 만토바가 본디 잘해도 잘한 티가 안나서 우와~하긴 쉽지 않고, 반면 못하면 못한 티는 눈에 확 띄는 골 아픈 롤인데 말입니다. 오페라 시작부터 끝까지 테너가 불러야하는 노래들이 계속 계속 나옵니다. (이건 질다와 리골레토도 마찬가지) 독창, 질다와의 2중창, 3막의 4중창까지. 문제는 이 노래들이 다 만만치 않고 그런데 또 잘부르면 뻑이 가게 좋은 노래들입니다. 이명현테너 어쩜 이 많은 노래들을 하나 하나 모조리 다 클린!!! 노래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어찌나 고맙던지요. 이렇게 역사는 이루어졌지요. 흠 잡을데 없는 좋은 소리와 훌륭한 성량 그리고 날나리 만토바스런 연기. 그러나 음흉하기보단 착해보여서 보호본능 자극하더라는요. 나쁜놈이고 뭐고 노래만 잘하면 우리편입니다.
리골레토는 바리톤이 타이틀롤인 드문 오페라이지만 베르디가 제목을 듀크만토바로 하거나 질다로 했어도 무리가 없었다고 봅니다. 바리톤, 소프라노, 테너가 정말 모두가 분량도 많고 노래도 개어렵고 힘들고요 셋 다 비중이 주인공입니다. 저러다 쓰러질까 싶을 때 쯤에야 오페라가 끝나는 쉴 틈이 없이 돌아가는 오페라! (베르디영감 정말 대단하지요?)
하나의 오페라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구 하나가 잘해서 되는게 아니고 그 날의 출연진이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잘해야 하는데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날 수가 없지요. 그런데 그 일이 정말 일어났습니다. 대구에서 지난 토요일에요.
그날 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에 앉아 계셨던 모든 분들이 승자입니다. 브라보.
좋은 테너는 귀합니다. 이만큼 잘할 수 있는 만토바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베이스박준혁 as 스파라푸칠레 ♡우와~ 동굴소리 무엇? 베이스들은 어쩜 사람 성대에서 저런 소리가 날까요?
성량도 너무 좋았고 살인청부업자 연기도 좋았어요.
메조소프라노 임은경 as 막달레나 ♡성관계를 연상 시키는 다소 야한 액션을 소화하며 누워서 4중창을 불렀는데 노래 참 좋았고요, 농염한 분위기와 연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듯요. 귀여움까지 장착.
베이스전태현 as 몬테로네백작 ♡우와~ 몬테로네가 어제도 잘하더니 오늘도 너무 잘하네 싶어서 자세히 보니 전태현베이스였네요. 자주 나오시는 분들 역시 이유가 있지요. 소리도 연기도 외모도 우월합니다.
리골레토는 정말 최고의 작품입니다. 너무 유명하고 자주 플레이되니 쉬운듯 오해 받을 수 있지만 고수의 오페라입니다.
최고의 바리톤들은 리골레토를 하지요.
최고의 소프라노들은 질다를 하지요.
최고의 테너들은 만토바를 합니다.
오페라 시작부터 끝까지 좋은 노래들이 숨 쉴 틈도 없이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이 위대한 작품에 경의를 표하며
오페라를 만드는 데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박수를
#대구메트로폴리탄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백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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