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친구에 죽고 친구에 사는 사람이에요
성인 이후에는 누군가 곁에 없으면 불안하기도 하고,
버림받을까봐 초조하고 잘보이고 싶어서 애쓰고 그랬는데요.
40대 중반부터 베프와 깨지는 경험, 부모님 죽음..등으로
최근 혼자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어요.
내가 가장 충만하고 불안하지 않았던 시간이 언제였나...뒤돌아보니
혼자 몰입했던 시간이더라고요.
운동 하면서 흠뻑 취했던 시간,
책이나 공부에 빠져서 해나가면서 성취감 느끼는 시간,
안될것 같던 일들을 장기간에 걸쳐서 관계를 만들고 소속되고 일하고 경력 쌓는 시간..
가족과 웃으며 서로 소중히 여기는 시간..
그러면서 내가 생각보다 혼자 시간을 더 즐기는 사람이구나 깨달아요.
아직도 과거 습관으로 이거 같이 할 친구? 찾거나
카톡으로 괜히 말걸까 하는 충동이 들 때 있지만
그러고 나면 항상 더 외롭고 공허해지고 혼자라는게 부각되더라고요.
그래서 당분간은 혼자서 충실히 지내며 내 할일 하려고 합니다.
내가 뭘 할 때 가장 기쁜지,
어떨때 가장 우울하고 불안한지 예전보다 더 잘보이고
거기서 빠져나오는 방법도 이제 알겠어요.
그리고 가장 소중한 관계가 누군지도 알겠고요.
인생이 훨씬 더 가벼워지네요.
누군가에게 인정받거나 사랑받지 못할까봐 초조해지던 때에 비하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