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십년차 되가는 부부인데요. 시어머니가 신혼초부터 주구장창 주기적으로 저희집에 오셔서 머물다 가세요. 일주일은 양반이고 길게는 한달도 계셨고요. 신혼때부터 얼마나 싸웠겠어요 그문제로. 짐싸서 친정 가버린적도 있고 이혼하네마네. 아휴 각설하고.
저런 별난 시모 만난것도 내 업보다 생각하고 대신 최대한 와계실때 덜 스트레스받고 걍 평소대로 살림하며 살고있어요. 막상 오면 또 특별히 시어머니짓 하시는건 아니고 진짜 그냥 자식손주랑 같이 지내고싶어 오시는 느낌이에요. 저도 나이들다보니 노인네 짠할때도 있고 좀 같이 앉아서 수다떨어주면 저렇게나 좋아하는데 싶어 더이상 문제삼지 않고(?) 넘어가게 되었어요.
암튼 올해도 어김없이 시모가 다니러 오신다고 통보를 해오셨는데 남편이 그러고나면 세상 그렇게 집안일을 잘 도울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뭐 먹고싶다하면 바로 대령. 장보러가야되는데 한마디하면 엇그래 언제갈까? 오늘 외식할까?
어휴 너도 참 욕본다 니엄마땜에. 웃기기도 하고 그래 우리 이렇게 서로 하나주고 하나받고 이렇게 살자. 그 속내가 빤히 보이면서도 자기딴엔 노력하는구나 싶어 홧딱지가 나다가도 참게돼요.
걍 이렇게 서로 참고 살아가네요.
아참. 그래도 시모님들 제발 아들네 이렇게 주구장창 들이밀지마세요. 앞에서는 웃으며 대접해드려도 뒤에서 님 아들이 이렇게나 눈치보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으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