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변 산책을 거의 매일 하는데요.
천변에 비둘기 그림이 그려져있고 야생동물에게 먹이 주지 마세요. 이렇게 여러군데 써있어요
그런데 바로 옆에서 어떤 아줌마가 우리 눈치를 보면서 뭔가 뿌리는데 과자조각인거에요
뭐냐니까 건빵이래요
얘들이 잘먹어요 하면서 잉어도 주고 비둘기도 주고 오리도 줘요
주면 안되는거 아니에요? 하니까 이 많은 잉어가 자기가 주는 이거 없이는 못산대요
그래서 아니 이 하천에 수많은 잉어가 있는데 그걸 아주머니가 다 먹이신다는 거에요? 하니까
아니 내가 이렇게 안주면 생태계가 유지가 안된대요
그래서 그러니까 잉어랑 얘네들을 아줌마가 건빵을 줘서 유지시키는거라구요?
했더니
겨우 한달에 한두번 준대요
그래서 제가 웃었더니
아주 큰소리로 피!! 이래요
육십대 정도로 보이는 고운 아줌마였는데 아니 한달에 한두번으로 무슨 생태계가 유지되냐고 하면서 건빵 몸에 안좋은거 아닐까요 하니까
몸에 좋으니 그거 받아먹고 이렇게 번성하고 오래 산다는거에요
하천에 잉어가 정말 많은데 어떻게 그걸 자기가 건빵줘서 얘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죠?
옆에서 아들이 새우가 어떨까요 하는데 큰소리로 알아서 하고 있어요 하는거에요
말하고 나니 저도 참 괜히 말했다 싶기는 한데 진짜 저런 사람이 꽤 있어요. 그래도 보통은 집에서 쌀 이런거 가져다 던지고 그러던데 건빵주고 이걸로 얘들이 이렇게 생태계 유지하지 이런거 안주면 얘들 다 죽는다는 사람 첨봐요
강아지도 데리고 나오셨던데
세상 비둘기랑 오리랑 잉어를 본인이 밥줘서 살린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주지말라는데 그건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딱 자르면서
자기가 하는 일이 생태계를 위한 일이라는데 너무 착각이 커서 웃었어요
솔직히 싸움? 그런건 아니구요
그냥 말을 나눈건데 아주머니가 나중엔 흥 칫 이런식으로 격하게 화내시더라구요
말이 되는 말을 했을때 우리 엄마가 화내는거랑 비슷해서 얼른 물러나오면서
아들하고 좀 많이 웃었는데 아들이 나중에 그러더라구요
할머니들은 하지 말한다고 안하지 않으니까 건빵말고 새우나 물고기 밥 사서 주라고 하지 그랬어 하고요
어른들은 하지 말란다고 안하지 않더라고 그래서 때때로 대안을 제시하고 자존심 상하게 하면 안돼 하고요
가끔 저도 그럴때가 있었나보다 하고 약간 반성했구요
앞으론 그런 분 만나도 아 저분은 큰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니 그냥 놔두자고 결론 내렸네요
너무 저보고 뭐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요즘 꼭 원글에게 한소리 꼭 하고 넘어가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그냥 보통 사람이라 실수도 많이하고 가끔 타인과 이렇게 얽히기도 하는데요 가끔은 배우는것도 많고 후회도 됩니다
오늘은 어린 아들말에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고
나도 무슨 말을 해도 안듣고 자존심때문에 화내는 일 없는 어른이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둘이 삼겹살 한근 사가지고 귀가했답니다 저녁은 삼겹살이랑 된찌 먹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