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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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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부모..흔한 일은 아니겠죠?

발냥발냥 조회수 : 5,953
작성일 : 2020-12-12 01:08:11
아빤 알콜중독 농사꾼이셨어요..
어떤 땐 보름씩 문앞에 발걸레처럼 누워 계셨죠..
글도 잊을 정도로 세상과는 멀어지고
그냥 술 마시고 농사 짓고 그게 다인 삶..

엄마는 아팠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삼십대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이 오신 거더라구요.
못 일어나는 날도 많고..
뼈가 아프시니 깨질 것 같은 유리처럼 느껴졌어요.
푸근한 엄마가 아니라..

술 땜에 평생 싸우셨고
둘이 농약 먹겠다 하는 일도 수 차례..
첨엔 너무 무서웠지만
나중엔 죽는 게 낫겠다 싶기도 했던 거 같아요.

근데 부모님을 미워하진 않았어요.
천성이 착해요..
우리 가족이 모두..

저는 아침부터 싸우시는 거 말리느라 교복에 피가 묻은 채 등교해도 버스정류장까지 걷는 둑방길에서 모두 잊었어요.
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도 재밌게 놀았어요.

그래서 대학도 가고 졸업하고 일하고 결혼해서 딸도 하나 낳고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그리고 애는 다섯 살, 전 마흔하나..
근데 애를 낳고 보니 자꾸 어린 시절 제가 떠올라요ㅠㅠ
든든한 부모란 존재가 사무치네요...

발걸레와 유리 같은 내 부모..
든든한 부모..없는 사람도 많죠?
저만 이런 거 아니죠?
IP : 222.110.xxx.211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12.12 1:11 AM (210.99.xxx.244)

    저도 그닥 행복한 어린시절 청소년 시절은 아니였지만 울 애들에게 든든한 부모가 되고싶은데 쉽지않네요

  • 2.
    '20.12.12 1:13 AM (116.122.xxx.50)

    그래도 이렇게 잘 자라서
    한 아이의 든든한 부모가 되셨잖아요.
    이제 원글님과 원글님 가정을 위해
    불행했던 과거는 지워버리고 행복해지길 바래요.

  • 3. ...
    '20.12.12 1:15 AM (182.221.xxx.239) - 삭제된댓글

    집에오면 집에서 마스크 쓰고
    거리두기하고
    밥도 개인반찬에 같이 침묻힐일 일절없고 멀리 떨어져 먹고
    외식도 안하고 가끔포장만
    어디 가지도 않는데
    회사는 ㅠㅠ 뭐든 다 업무의 연장이라 그런가 안되네요ㅠㅠ

  • 4. 그래도
    '20.12.12 1:25 AM (39.7.xxx.228)

    한 아이의 엄마가 되셨으니 훌륭하시네요
    전 부모 되기 싫어서 비혼이에요
    아무 의지가 되지 못하는 부모.. 가족이란 존재가 너무 이질적이었어요

  • 5. ...
    '20.12.12 1:25 AM (121.130.xxx.111) - 삭제된댓글

    토닥토닥. 어찌 이리 잘크셨나요. 내 잘못이 아닌 상처는 지금부터의 행복으로 덮으시길

  • 6. ㅣㅣㅣㅣㅣㅣㅣ
    '20.12.12 1:29 AM (221.166.xxx.75)

    있으면 좋았겠지만 현재 살아가는데 지장 없으면 영향력 없는
    과거의 결핍 후벼파며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마세요.
    어차피 내 힘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인데 힘 빼지 마시라는 거예요.
    무의미한 곱씹음이에요.

  • 7. 맞아요.
    '20.12.12 1:29 AM (121.180.xxx.60)

    자식보다 더 철없고 평생 애처럼 사는 부모들도 많고
    자기 밖에 몰라 부모이길 포기한 부모도 많아요.
    그런 부모 밑에 태어나는 운명이니 어쩌겠어요.
    때론 서글프고 아프지만 받아들일 수밖에요.
    대신 혼자서 씩씩하게 자라 내 몫을 하고 사는 내 자신이
    얼마나 대견한가요. 그만큼 난 강해질 수 있었던 거예요.
    대신 자식에게 내가 못가진 든든한 부모가 되주면 돼요.
    난 이제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니 든든한 부모 필요없어요.

  • 8. ..
    '20.12.12 1:30 AM (39.109.xxx.13) - 삭제된댓글

    저도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그 기억들은 굳이 꺼내서 볼 필요도 없고 생각할 가치도 없는 그런 기억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키우기 시작하면서 그제서야 어린날의 기억들이 떠올라 어린 내가 너무 안쓰럽고 불쌍하게 느껴질때가 있어요.

  • 9. 헉..
    '20.12.12 1:41 AM (121.176.xxx.108)

    젊으신데 배경이 60년대인줄.

  • 10. ...
    '20.12.12 1:42 AM (125.252.xxx.28)

    어찌 이리 잘크셨나요. 내 잘못이 아닌 상처는 지금부터의 행복으로 덮으시길22222

  • 11.
    '20.12.12 1:47 AM (72.42.xxx.171)

    원글님은 아마 태어나길 옳고 바르게 좋게 태어나셨을거에요. 내 삶의 나쁜 뿌리를 내가 끊고 자식들에게는 부족할 수 있더라도 부모로서 역할 할 수 있다는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 12. ...
    '20.12.12 1:48 AM (168.126.xxx.23) - 삭제된댓글

    저도 힘들었어요. 님 글 보면서 우리 다 함께 극복해요. 한번씩 밀려오는 기억때문에 참 고통스럽습니다.
    이걸 이겨내는 방법이 없을까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 13.
    '20.12.12 1:49 AM (168.126.xxx.23)

    저도 참 어릴때 힘들었어요. 잊은 듯 하지만 한번씩 밀려오는 기억때문에 참 고통스럽습니다.
    이걸 이겨내는 방법이 없을까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 14. ...
    '20.12.12 2:06 AM (122.35.xxx.53) - 삭제된댓글

    내가 가지지 못하니 든든할것이다 생각이 되시겠지만
    돈있는 부모가 있어도 내가 완벽하지않고 나도 부모가 처음이듯
    내 부모도 그랬기에 좋지만은 않았고
    부모끼리 싸우셨지만 전 저를 못살게 굴었어요
    하고싶은말은 어떤부모를 만났건 매한가지였을거라는거요
    전 행복할수가 전혀 없었는데

  • 15. ...
    '20.12.12 2:09 AM (122.35.xxx.53) - 삭제된댓글

    친구들과도 재밌게 놀수 있었던건
    학대가 없었기에 그나마 정신적으로 건강할수 있었지않나 싶은데
    전 성인되서도 맞아서 아직도 심리적으로 안좋아요
    그래놓고 돈줘요
    깽값도 아니고

  • 16. 저는
    '20.12.12 2:09 AM (121.88.xxx.134)

    님 비슷한 환경에 성격도 개차반인 부모 밑에서 자라,
    멀쩡한 제 성격으로 남편과 결혼했는데
    살수록 남편과 애들한테 미안하고 창피해요.
    부모와 연을 끊지 않는이상, 어쩌다 한번 만나도
    어쩜 그리 치부를 드러내는지...
    그냥 저도 혼자 살것을, 우리 부모가
    남편의 장인장모, 애들의 외조부라는게 미안해요.

  • 17. ㅇㅇㅇㅇㅇ
    '20.12.12 2:10 AM (161.142.xxx.16)

    살면서 지나고 보니 아쉬운것들이야 누구든 있죠.
    만35세 이후의 인생은 부모와 별개에요. 이건 과학적으로도 인간발달론에 나온 얘기라고 예전에 읽은 책에 있었어요.
    이제 원글님이 선택하고 마련한 인생을 열심히 사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마음속에 욱 하는게 올라온다면 여기 글 올리시면서 해소하셨음 좋겠어요.
    그동안 잘 살아오신 것 축복드립니다.

  • 18. mustmoney
    '20.12.12 2:55 AM (1.237.xxx.100)

    인생은 부모께 부족하게 여겨졌던 부분을 채워가는 것이더군요.

    참 훌륭히 성장해줘서 고마와요.

  • 19. ㅇㅇ
    '20.12.12 3:44 AM (222.120.xxx.150)

    그런 환경과 별개로 긍정적으로 밝게 지금까지
    잘살아오고 있다는것은
    잘지내 보려고 잘살아보려고
    애쓰고 왔다는 것입니다.
    환경이 좋았다면 덜 발현 됐을지도 몰라요
    고난이 꽃을 피우게 하거든요.
    원글님은 본래 타고나기를 밝게 타고 났을 거예요
    내 부모랑은 다르게 살아야지 애쓰며 살았고
    지금 잘살고 있는데
    순간 그게 탁 풀릴때가 있죠.
    내가 잘하고 있다고 잘가고 있다고
    든든하고 따뜻한 부모가 칭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우리 부모는 그게 안되는 사람들이죠.
    어쩌면 우린 그들보다 똑똑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을 안타까워 하고
    우리 자신을 칭찬해 줍시다.
    지금껏 애쓰며 잘살았다고.

  • 20. 저도
    '20.12.12 3:44 AM (182.231.xxx.161)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항상 눈물이 나요. . 지금 제 애들은 나름 사랑을 주며 키우고 있는데 어렸을 때의 슬픈 기억이 쉽사리 잊혀지진 않네요.

    얼마전 어떤 분 답글에 두개의 의자요법에 대해 보았는데 그것도 좋았고(힘들었던 장면으로 돌아가 그 때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말도 부모님이 앞에 앉아있다 생각하고 하고 부모한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스스로에게 해주는 거예요) 이근후 박사님이 사람이 죽을 때 후회하는 것 3가지 중 하나가 가슴에 맺힌 걸 못 풀고 죽는 거래요.

    내 마음의 응어리 어떡하면 풀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아래는 이근후박사님 링크예요.

    https://youtu.be/RJ0Yzbgf7PI

  • 21. ,,
    '20.12.12 5:00 AM (1.176.xxx.48)

    저도 지금 부모때문에 잠못 이루고있는데 딱 이런글이..

    저는 걸핏하면 자기목숨으로 위협하는 유약한 아빠와 폭력성 심한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엄마 밑에서 컸어요. 댓글 중에 부모삶과 본인삶은 관계없다는 분 계시는데 그렇지않아요. 원글님 포함 부모로부터 상처받은분들 심리치료 꼭 받으세요. 위에 링크 올려주신것도 좋아보여요. 저는 저 박사님은 모르지만 비슷한 치료법으로 감정 풀어내기 치료받았고 치료전후의 제삶은 180도로 달라졌어요.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가 우선적으로 치료되어야 내가 강하고 건강한 멘탈을 가질수있고 그때서야 철없고 비정상적인 내 부모도 받아낼수 있더라구요.

    건강한 멘탈을 가져도 철없는 부모는 힘들어요.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숙치못하니 내가 그들에게 오히려 부모역할을 해야되죠. 정상적인 부모라면 이런 상황에서 자식에게 미안하고 고마워하기라도 할텐데 비정상이니 자식이 고생하는것도 인지를 못해요. 지금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결과를 초래할지 예측을 못하니 내가 그들몫까지 고민하고 문제를 사전에 방지해요. 그러니 일상에 늘 스트레스가 있죠. 든든한 부모가진 사람들 참 부러워요. 저희 외조부모님이 그런 분들이셨는데 현역일땐 경제적으로 뒷받쳐주고 퇴직해서도 정신적 멘토가 되고 노후준비도 탄탄하니 오히려 자식들 도와주고 자식들도 우리 아버지가 xx인데 하며 평생 어깨 힘주고 살았죠. 살면서도 힘든일 부닥칠때 정신적으로 뒤에 내부모가 있다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힘을 얻는거 같구요.

    저는 부모로부터 받은 고통이 너무 커서 딩크예요. 가족은 저에게 고통이었지 행복이 아니었거든요. 앞으로도 부모 뒷치닥거리하려면 경제적으로도 자식 못 낳겠구요.

    근데 제가 김미경 강사님 유투브에서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어요. 강사님친구 중에 남편이 애먹이고 평생 백수라 스님에게 찾아가 조언을 구했는데 그 스님이 그러셨대요. 그 남편은 전생에 니가 버린 자식이다 라고요. ㅎㅎ 저는 그말이 위로가 되더라구요. 믿거나말거나지만 내부모는 내가 전생에 버린 자식이다 생각하면 마음이 누그러져요. 힘내세요 원글님. 이쁜딸과 지금 만든 새가정이 그동안 원글님 고생에 대한 보상 아니겠어요.

  • 22. 원글님!
    '20.12.12 6:29 AM (223.54.xxx.138)

    유리와 같고 발걸레와 같은 부모 원망도 없이 다독이고 보살피며 살아오신 원글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아무나 그렇게 하지못해요. 정말 애쓰셨고 대단하세요.
    피묻은 교복을 입고 둑방을 걸어가는 원글님 뒤에 날개를 그려드리고 싶네요. 그 슬픔 다 잊고 재밌게 공부했던 원글님이 슈퍼맨보다 더 강하셨던거예요.
    이제 어린시절의 나는 참으로 대견하다, 애썼다, 누구보다 강했다, 칭찬해주시고 뭐라고 이쁘고 맛있는거 좋은것만 챙기시길!

  • 23. ...
    '20.12.12 9:27 AM (125.139.xxx.194) - 삭제된댓글

    댓글이 정말 보석같네요
    저장합니다

  • 24.
    '20.12.12 9:43 AM (219.240.xxx.26)

    많아요. 혼자만 그런나날 보낸거 아니예요. 사람마다 주어진 복 있잖아요. 지금 잘 살고 있음 됐죠. 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산것도 복이네요. 아이한테 좋은엄마 되어주세요.

  • 25. 좋은 사람
    '20.12.12 9:45 AM (61.254.xxx.91) - 삭제된댓글

    원글님도 훌륭하고,
    댓글들도 주옥 같네요.

    많이 배웁니다.

  • 26. 토닥토닥
    '20.12.12 9:56 AM (124.197.xxx.59) - 삭제된댓글

    그건 착한거 아닙니다
    내 핏줄을 부정한다는게 힘들지요
    잘 크신 원글님 안아드리곺싶네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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