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독립해서 회사근처에서 살고 있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본가도 있고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많이 1시간 거리
정도 되지만, 동네분위기는 많이 다르답니다.
취업하여 독립하기전까지 본가에 살면서 대학다니고 취준공부도
하였었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남들보다 많이 늦어졌고 늦은 만큼 좌절도
컸고 상처도 있었지요. 그러나 또 제가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어서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한번씩 꿈을 꾸면... 지금 누리고 있는게 거짓인냥
꿈에서는 여전히 시험에 떨어지는 꿈을 꿉니다. 깨고 보면 꿈이라서 안도하고요.
그 당시에 자주 봤던, 가까이 살던 대학친구가 있었어요.
그때는 둘다 취준생이었고 각자 준비하는 시험이 달라서 각자 공부하다가
가끔 만나서 시내에서 밥먹고 커피마시고 걷고....그게 작은 행복이였던 것 같아요.
비슷한 해에 둘이 원하던 회사에 각자 들어가게 되었고, 각자 연애도 하고..
그렇게 각자 일상을 잘 꾸려가고 있지만 워낙 둘다 사람 챙기는 성격이 아니라서
가끔씩 분기별로 안부를 주고 받다가 계절에 한번씩 만나거나 못보거나 해요.
연락을 거의 몇달만에 하다가 약속을 잡게 되었고 본가를 가는 길에 만나게 되었는데
정말 반가웠어요.
근데 참 감정이 이상하더군요.
너무 반가운데, 제가.. 일상이 많이 달라진 것 만큼, 그 친구와 함께 했던 과거들
(주로 흑역사 같은거죠. 치열하게 대학다니고, 힘든 취준생활을 할때 함께보낸 기억들이니깐요)
이 생각나는 것이 유쾌하지가 않더라구요.
친구자체는 반갑고 좋아요. 오랜만에 본 느낌도 아니고 각자 일상을 잘 꾸려나가고 있지요.
저도 돈을 벌게 된만큼, 큰돈은 아니지만 편하게 소비하게 되었고 안정된 직장에
좋은 반려자를 만나게 된 지금 현실들이 행복의 극치는 아니지만 감사하게 생각되고
꿈같을 때가 있어서 일까요...
친구랑 마주앉은 카페에서 밖을 내다보니 한 때 자주 활보하고 다녔던 거리가 보였고
친구와 앉아서 대화를 하고있노라리, 옛날 힘들었던 기억을 마주하는 것인냥
유쾌하지가 않았어요. 아마 제 힘들었던 과거를 함께 공유했던 친구라서 그런것인지...
마음이 참 슬프게 다가오더라구요.
헤어질 때도 너무 아쉽고, 이렇게 헤어지면.. 각자 살기 바빠서 언제또 보겠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허하고 아쉽고 했어요. 그러고 집에 돌아오는데, ...마음이 유쾌하지가 않은것은
이친구 자체와는 별개로
제가 잊고지냈던 힘든 과거들을 친구를 통해서 상기해서 인것인지...
궁금증이 들더라구요.
왜그럴까요
혹시 저같은 분 계신가요?
사는 동네도 달라졌고, 회사도 안정적이고, 저는 지금도 웃음많고 밝게 지내는 사람인데
옛날 친구들( 이제는 많이없지만) 한명씩 이렇게 만나게되면
마음이 저릿할때가 있네요. 나는 이제 옛날의 내가 아닌데, 나를 옛날로 기억해주고 있을수도
있겠구나..싶기도 하고. ^^; 모르겠어요....
그래서 잘 안보게 되더라도, 잘 살겠거니...하고 한번씩 떠올리고 자주 안보게 되는건지..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