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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인생 - 새삼 울컥하네요.

이런 인생 조회수 : 6,745
작성일 : 2020-07-08 21:18:58
조금 전에 원에서 같이 자란 동생과 통화했어요.
자기는 중고등학교때 친구들이 하나도 없대요.
학교 마치면 집에 와서 원장실 밥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등등
집안일을 해야 해서 친구를 하나도 못 사귀었대요.
그래서 중고등학교때 친구들하고 놀아본적이 한번 없다고.
워낙 순진하고 착하고 곧이 곧대로인 아이였거든요.

저도 걔만할 때 원장실에서 일했지만
그래도 요령껏 친구도 사귀고 놀러다니고 그랬거든요.
물론 놀다온 댓가는 혹독했지요.
원장님 거실에서 10시간 이상 벌을 섰어요.
그냥 서 있는 벌.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절대로 용서해주지 않았어요.
밥도 못먹고 물도 못마시고.
밥도 먹고 빵도 먹고 고기도 먹는 원장님 가족들
행위들 다 바라보면서요.
벌이 끝나도 잘걷지도 못하고 움직일수 없을정도로 고통스러워도
시키는 일 해야 했고요.

그런 벌을 여러번 받아 매번 닭대가리 소리 들으면서도
눈을 피해 친구들과 만났어요.

아까 그 동생이랑 전화하면서 새로운 사실도 알았어요.
우리는 새벽에 일어나서 원장실 밥을 지으면서
막상 우리는 굶고 등교했다는걸 알았어요.
어느 누구도 우리보고 밥먹고 학교가란 말을 안했다는 것도 알았어요.

급하게 부엌일 해놓고 학교가기 바빴거든요.

여태까지 고아원에서의 일들이 대체로 좋은 기억들만 생각났었는데
오늘은 또 힘들었던 일들도 생각이 나서 써보았어요.
그래도 다 잊고 현재를 살아야겠죠?
IP : 180.229.xxx.38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7.8 9:21 PM (125.185.xxx.252)

    실화에요?
    말도 안 되네요
    요즘은 보육원도 골라서 가던데요 ㅠㅠ

  • 2. 좋은기억??
    '20.7.8 9:27 PM (125.178.xxx.145)

    가장 기본적인 인권.노동,식사도 못하고 원장이란 작자의 수발을 들며 학창시절을 보낸 원글님께 위로를 보냅니다.
    나이들수록 성장기의 추억은 더 도드라지고 그때 왜 그랬을까 억울하고 슬픈데 그래도 좋은기억이 있었다니 위의 저 세가지가 엉성한데 그게 무엇이었을까요?.
    좋은기업이란게.
    글만봐도 슬프네요.

  • 3. 세상에
    '20.7.8 9:31 PM (178.191.xxx.190)

    어느 고아원인가요?
    밝히세요.
    고아원 원장이며 가족이며 정말 나쁜 인간들이네요.

  • 4. 이런 인생
    '20.7.8 9:33 PM (180.229.xxx.38)

    제가 82쿡에 시리즈로 고아원 생활 관련하여
    꽤 많은 글을 썼어요.

    그게 대부분 거의다 좋은 기억들이었어요.

  • 5. 저도 기억
    '20.7.8 9:35 PM (219.254.xxx.73) - 삭제된댓글

    외출하고 돌아왔더니 고2딸이 감자를 믹서기에갈아
    감자전을 해놨어요
    요즘용돈을 주니 집안일을 하거든요
    강판에갈면 식감이 좋다는데 강판이 없다고 말하는데
    저는 강판이 위험하니 절대쓰지말라고 손다친다고 했어요

    제가 한때 남의집에 살았는데 강판에 감자 손다쳐가며
    엄청 갈아봤거든요
    손갈려서 피나도록 감자갈던 기억이나네요
    그 어린애에게 그런걸 시킨사람 참 ~~~

  • 6. 아침햇살
    '20.7.8 9:35 PM (116.34.xxx.62)

    에효.. 원글님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어쩜 그 원장이라는 사람은 그따위였나요 그래도 원글님은 성품이 좋으신가봐요. 원망과 분노가 남았을텐데 그런 느낌이 많이 안느껴져요
    지금은 가족과 함께 많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 7. 부산역
    '20.7.8 9:41 PM (222.97.xxx.111)

    원글님
    그래도 이렇게 씩씩하게 살아줘서 내가 다 고마워요. 참 대견해요.
    힘들었던 시절 날려버리고 이제 좋은 일만 많이 생기길 빌어요.

  • 8. 이런 인생님
    '20.7.8 9:43 PM (211.48.xxx.170)

    혹시 전에 시리즈로 고아원 생활 글 올리셨던 분인가요?
    가끔 그 글 생각하면서 어디에서건 원글님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원하고 있어요.

  • 9. ..
    '20.7.8 9:44 PM (106.101.xxx.150)

    그동안의 글 잘 읽었었어요 원글님.
    원글님이 지금은 평온한 삶을 살고계신거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겠죠. 오늘처럼 울컥하는 날도 있고 편안한 마음으로 관조하는 날도 있고....
    그래도 원글님이 왠지 지금은, 넉넉하고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 못지 않게 행복하고 평온하신 분일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

  • 10. 이런 인생
    '20.7.8 9:46 PM (180.229.xxx.38)

    네. 덕분에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동생들이나 친구들 만나서 종종 옛날 얘기 하는데
    아까는 통화하다가 그 시절의 우리가 너무너무 가엾어서
    한참을 울면서 통화했어요.

  • 11. 원글님
    '20.7.8 9:54 PM (124.80.xxx.80)

    애 많이 쓰셨어요
    그 시절을 잘 버티고 행복하게 살아줘서 고마워요.

  • 12. 상상도 못해본..
    '20.7.8 9:55 PM (175.194.xxx.16) - 삭제된댓글

    어릴때 못누렸던 행복
    이 세상 다할때까지 맘껏 누리며 사시길..

  • 13. 원글님
    '20.7.8 9:57 PM (178.191.xxx.190)

    블로그를 만들어서
    이 모든 내용을 기록해놓으세요.
    나중에 책으로도 남기고요.

  • 14. 토닥
    '20.7.8 9:58 PM (221.162.xxx.233) - 삭제된댓글

    원글님 잘견디셨네요
    제 친구이야기들었어요
    언니들이 힘들게했다고ㅜ
    원글님글 한번씩 읽은것같아요
    행복하세요

  • 15. 이젠
    '20.7.8 9:59 PM (221.162.xxx.233)

    행복하세요.

  • 16. 토닥토닥
    '20.7.8 10:22 PM (211.54.xxx.165)

    님 글 행운처럼 읽었는데 또 읽게 되네요. 님 글 읽을때마다 참 긍정적으로 밝으신 분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아픔 속에서도 그런 성격 유지하셨다는게 더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이젠 이런 아픔 다 잊고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나쁜 원장이네요 ㅠㅠ

  • 17. ㄴㄷ
    '20.7.8 10:22 PM (211.112.xxx.251)

    몹쓸인간.. 외롭고 어려운처지의 어린아이를 이용해먹고 이세상 가장 치사한 짓을 하다니 죽기전에 자신의 행동을 피눈물나게 참회하길 바랍니다. 그 가족들도. 원글님 무지막지하게 행복하세요.

  • 18. ......
    '20.7.8 10:30 PM (199.126.xxx.157)

    가슴 아프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억이 많다는 원글님 앞으로의 인생은 두배 세배 더 행복하시길.......

  • 19. ...
    '20.7.8 10:47 PM (59.15.xxx.61)

    다시 오셔서 반가워요.
    그간의 글들은 다 읽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글이 슬프네요.
    그래도 잘 극복하고 살아오신거 대단하세요.
    늘 행복하시기만을 빌어요.
    나쁜 원장은 내가 찐하게 욕해줄게요...

  • 20. 희망
    '20.7.8 11:11 PM (211.106.xxx.24)

    잘 견디고 살아오셨고 지금 잘 살고계셔서 참 고마워요~~

  • 21. 반갑
    '20.7.8 11:51 PM (124.49.xxx.9)

    기다렸어요.
    가끔 글 올려주세요.
    팬입니다.

  • 22. ..
    '20.7.9 12:43 AM (183.90.xxx.19)

    남은 인생 몇 배로 행복하고 따뜻하길 바랄게요.
    지금.행복하셔서 읽는 제가 너무 고마워요.

  • 23. ....
    '20.7.9 12:48 AM (121.165.xxx.231) - 삭제된댓글

    내가 처한 환경을 아주 잘 이해하고 적응해서 잘 극복했다하더라도
    아주 씩씩하게 잘 헤쳐나왔다하더라도
    나이들어 조금 편안해지면
    다시 그 시절들이 가엾고 서럽기도 하고 하더라구요. 원글님과는 다른 상황이었지만...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까 생각해도 답은 없지만 그래도 매순간 나를 위하고 내가 즐거운 일을 하고 살기 바래요. 음악이나 춤, 스포츠 같은 거 하나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저는 책 읽기가 아주 많은 위로를 주었어요. 마음이 너무 심란할 때도 어느 순간 집중이 되면 잘 읽혀지고...
    지금은 눈이 너무 침침해 못 읽고 있지만 최고의 정신적 위로가 되어주었네요.

  • 24. ....
    '20.7.9 1:06 AM (221.139.xxx.253) - 삭제된댓글

    그래도 이렇게 소식을 듣게되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그 어린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내 마음도 먹먹해집니다

  • 25. 몰랐음.
    '20.7.9 1:16 AM (222.110.xxx.57)

    그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원장이 아이들을 돌봐야지
    애들이 원장가족을 돌보다니...
    거기도 제대로 안돌아 가고 있네요.ㅠㅠ

  • 26. 세상에
    '20.7.9 5:52 AM (223.39.xxx.187)

    원생을 노동력착취에 이용하다니..
    고아원이 그런 곳인가요?
    세상 사람들 생각지도 못한 일이예요.
    좋은 기억은 좋은 기억이고
    이 시대에도 버젓이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신고해야 해요.
    어린 나이에 원장네 파출부를 시키다니..

  • 27.
    '20.7.9 6:34 AM (106.102.xxx.70)

    신고하세요. 형제고아원같이 돈밖에 모르는 드러운 인간들이
    나라세금 받는 자리에 어떻게든 앉아서
    떵떵거리며 수많은 약자들 괴롭히고 있군요

  • 28. 이런 인생
    '20.7.9 9:48 AM (118.221.xxx.102)

    그 고아원은 없어졌고.
    원장님, 사모님 두분 다 말년이 편치않게 돌아가셨어요.

    그 와중에 사모님께 저를 포함하여 여러 아이들이
    거액의 돈을 빌려주고 한푼도 못받았어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 돈으로 인해 많이들 고통 받고
    그래서 안좋은 기억들이 올라오나봐요.

  • 29. 하.....
    '20.7.9 6:03 PM (221.139.xxx.253) - 삭제된댓글

    자기식구 아침밥 시켜먹은 고아들에게
    아침도 굶겨보낸 그런 써그ㄹ녀ㄴ을 보고
    아직도 원장님 사모님이라뇨!!!!!

    앞으로는 원글님과 동생, 친구들에게
    따뜻하고 좋은일만 생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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