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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간관계 힘드네요.

사회성 취약자 조회수 : 2,517
작성일 : 2020-07-07 10:11:20
올해는 코로나로 잉여력 돋는 시기입니다. 
재작년 말부터 작년까지는 제 운에 일과 사람이 몰렸는지 정말 눈 코 뜰새 없이 바빴지만, 올해 코로나 문제가 심각해지고는 많이 한가해졌어요. 한가해지니 그 전에는 지각하지 못했던, 혹은 알면서도 일에 떠밀려 생각할 틈도 없었던 문제들이 머릿속을 뒤흔드네요. 

어제 오늘은 인간관계에 관한 생각에 맘이 많이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이 글의 제 이름을 사회성 취약자라고 적었듯, 제가 봐도 전 사회성이 매우 떨어지는 인간입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는 대충 연기해서 또는 이렇게 반응하면 좋더라를 학습한 상태에서 꾸며낸 모습을 보여 집단 내 생활은 그럭저럭 하는 편입니다. 직장생활도 학교생활도 그럭저럭 무리 없이 모범생으로 정말 열심히 살아왔어요.
그런데 그 안의 구성원 개개인과는 긴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겠어요.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적극성 때문에 학창시절이건 직장시절에 단짝은 있었지만, 계속 이어지지는 못해요. 그 친구들이 저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전 단짝이 없는거죠. 어찌보면 제가 친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한 것 같구요. 어릴 적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친구 없이 혼자 식물같은 걸 들여다 보거나, 밥솥의 그림을 쳐다본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가만히 누워 마당 나무의 살랑거림을 마냥 듣고 있다거나 ㅠ

어제 오늘 마음이 쓰이는 건 2년 이상 해온 취미모임때문입니다. 
열 명 넘는 수에서 이런 저런 일로 빠지다 보니 지금은 6명 정도가 격주로 모여 활동을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이 중 세 명이 같이 제주도를 갔다 단톡에 사진을 잘못 올려 따로 친하게 어울려 다니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럴 수 있다 생각했지만, 그 속에 어울리지 못한 제 자신이 좀 못나게 생각되더라구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 이분들이 경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밉기도 했어요. 이젠 이렇게 친한 무리가 4명이 되었는데요. 6명 모이는 모임에서 이 분들이 서로 개인적으로 연락한 이야기, 같이 멀리 차타고 드라이브간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십 분이 넘게 이야기 하는데, 듣고 있기가 넘 힘들고 제가 중간에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제 자신이 바보같기도 하고, 제가 일이 바뻐 같이 차 마시고 제 시간을 그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지도 못했는데 이제와 샘이 나는 제가 욕심장이 같기도 해요. 제가 이 사람들 개인모임에 끼어든 것같은 어색함, 동시에 모두의 모임을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들어버린 것 같아 밉기도 해요. 어제 오늘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너무 가라앉네요. 2년 이상 해온 모임인데, 이게 싫다고 빠지자니 그것도 다 큰 어른으로서 못할 짓인거 같고, 어떻게 처신하는게 현명하고 지혜로울까요? 

바보같은 고민일 수 있지만 제겐 너무 형벌같은 인생의 고민이니, 조언 좀 부탁드려요. 
IP : 182.225.xxx.1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7.7 10:21 AM (219.254.xxx.73) - 삭제된댓글

    제가 요즘느끼는건데
    내가 매력없는 인간이어도 사람들 사귀고 싶으면
    노력해야해요
    난 집순이가 좋고 혼자잘놀고 돈쓰는거 싫고
    하는건 일종의 핑계고 게을러서 그래요
    내가 좀 손해봐도 귀찮아도 먼저 나서야
    인간관계가 유지되더라구요

  • 2. 어찌해도
    '20.7.7 10:21 AM (211.57.xxx.44)

    되지않는상황같아요
    저라면 적절한 핑계를 대고
    아니면 빠질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내서라도
    ,,
    후자의 경우 나 자신도 설득이 되겠지요
    예를들어 모임이 있는 시간에 다른 생활계획을 만드는거죠

    그렇게해서 그 모임에선 빠지겠어요
    더이상 남은 모임이 없어서 이게 마지막이라도요
    들러리는 내정신건강에 몹시 좋지못하니까요

  • 3. 에버그린
    '20.7.7 10:29 AM (182.216.xxx.43) - 삭제된댓글

    한둘도 아닌 타인들이 나를 멀리 할적에 원인을 그들에게서 찾기 보다 나에게 찾아야 해요.
    자아가 강한 사람들보면, 본인 개성이 뚜렷하다보니 굳이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성을 별로 못 느끼고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들도 바보 아닌 다음에야 그런걸 눈치채고 서로간에 자연히 마음이 멀어지게 되는거 같아요.대인관계에선 내가 조금 손해 보고 말 많이 않고 상대 얘기 들어주고 언짢은 얘기 않하면서 약간 상대방 보다 부족한듯 하면 적어도 나를 왕따 시키는 행위들은 않하더군요. 그렇다고 바보처럼 굴라는건 아니고요.
    전 젊어서는 이런식으로 상대방을 요리 했는데 나이 먹어니 이런것도 피곤하고 뭔짓인가 싶어 인간관계 거의 다 정리하고 맘 편히 삽니다.

  • 4. ㅇㅇ
    '20.7.7 10:30 AM (119.70.xxx.5) - 삭제된댓글

    무슨 형벌씩이나요.....인간관계 고민 할수는 있는데 너무 극단까지 생각하시네요
    빠지고 싶으면 빠지는 거고 그냥저냥 적당히 유지하자 싶으면 하는거고요
    글고 그사람들도 따로 자기들끼리 더 친해질순 있다지만 다 있는데서 그렇게 주절주절 하는지 ;;;;
    눈치가 없는게 아니라 일부러 그러는듯?

  • 5. ......
    '20.7.7 10:35 AM (165.243.xxx.169) - 삭제된댓글

    인간 관계의 진리는 기브 앤 테이크에요 상대방이 이유 없이 나에게 선의를 베풀지 않아요

    원글님이 발품 파는 만큼 그들이 원글님한테 발품 파는거에요

    본인은 암것도 안 해놓구선 왜 나를 빼놓고 노나 그런 생각하지 마시고 먼저 다가가세요

    20세 넘어서 만난 인연 중에 누군가 나랑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면 그 사람이 100% 나한테 맞추고 있는 거라네요...

    그런 사람은 꼭 그만틈 잘 맞추고 배려해줘서 가까이 두고 오래 오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6.
    '20.7.7 10:36 AM (218.144.xxx.210)

    사람을 소모임에서 의도적으로 은따나 왕따 시키는 인간들은 님 잘못이 아니에요ㆍ먹고 사는일 아니면 참을 필요 없어요ㆍ그인간들이 나쁜것입니다

  • 7. ..
    '20.7.7 10:41 AM (112.151.xxx.59) - 삭제된댓글

    취미모임을 취미를 위해 간 것인지 인간관계를 위해 간 건지 구분하고 정해야죠. 그들도 다 노력해서 쌓은 관계겠구요.

  • 8. 가볍게 여기세요
    '20.7.7 10:50 AM (112.149.xxx.254)

    이 정도 관계에.애정 안쏟겠다 하시고
    가볍게 가볍게 여기세요.
    편맥이나하고 짜장이나먹고 콩나물이나 나누는 관계

    교외라도 나가고 비싼 밥이라도 먹는 관계 공들일.관계 아니다 하시고 마음에서 많이~ 덜어내세요.

  • 9. 감사해요.
    '20.7.7 11:10 AM (117.111.xxx.177)

    어느 남 말씀처럼 인간관계에 전 노력을 안했네요. 그게 불안투성이의 자아지만 그 자아가 강해서인 것도 같구요. 제가 투자도 않고 지분찾고 있는 듯한 느낌. 혼자 생각만 하는 것보다 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 문제점이 다면적으로 잘 보여지네요. 제가 사춘기 십대라면 뛰쳐나오겠으나 이젠 그런 행동은 저도 그 후가 두려워요 ㅠ 가족아니면 고독사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 자아를 꺽고 노력해보겠습니다. 조언 모두 감사해요.

  • 10.
    '20.7.7 11:26 AM (39.7.xxx.56)

    써야해요
    돈잘써보세요
    어쨋든 끼워가려할겁니다
    좀 호구지만

  • 11. 그게
    '20.7.7 11:56 AM (211.36.xxx.196)

    기브 앤 테이크가 기본이기도 하지만
    그전에 예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원글님이 아예 모임을 안하고 안만나다가
    저런 상황에 놓인 것도 아니고
    기존 모임에서 저런 상황을 맞이하신 거잖아요
    제가 보기엔 상대들이 배려가 없었는데요
    다같이 함께 했던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 옆에 두고 자기들끼리 자기들만 아는
    얘기를그렇게 한거잖아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거죠

    저는 인간관계 회의를 느껴서 지금은
    그냥 서로 기본적인 것만 하고 기대하지도 않고
    그래요 사람 본성이 쉽게 변하는게 아니라서
    나와 비슷한생각을 가진 사람 만나기도 쉽지않고
    호구노릇 해줘야 친해질 인간이라면
    없는게 낫고요

    그냥 깊은 관계에 대한 미련을 버리세요
    원글님도 그런 상황에 있으면 같이하지 않아서
    모르더라도 관심가지고 묻기도하고
    반응도 보이면서 노력하셔서 그들틈에 같이
    하시거나요

  • 12. 노배려
    '20.7.7 12:33 PM (223.38.xxx.190)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선 내 돈과 내 시간들여 노력해야한다는 거 맞는 말이고 저도 오래 알고지낸 지인이 저와의 관계에서 별로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해야하나 싶더라고요. 근데 그냥 흐르는대로 두기로.. 내 노력이 들어가야하는 건 맞는데 글쓴님 모임의 사람들은 좀 나빴네요. 아무리 자기들끼리 친해졌기로서니 나머지 2명이 있는데서 본인들만 아는 이야기 계속하는거 저는 그런것도 편가르기의 일종이라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 런 사람들 굉장히 매너없고 별로라고 생각해요. 다른 친구들이.있다면 저라면 과감히 그런인간들 정리하는데 글쓴님이 사회성이 없으시다 했어서 아마 그 분들이 다른 한 분과 글쓴님에게 거리감이 있어서 같이 어울리자하기 뭐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닐까 싶기도하네요. 쿨하고 솔직하게 다 같이 어울리자하시던지 그냥 그들은 그러게 냅두시던지 하시는게... 저는 동창모임중에 편가르기하는 애가 너무 짜증나서 모임 친구들 다 정리했어요. 시기 질투 많고 편가르기해서 참다가 너무 짜증나서 모임만 다녀오면 기분이 안 좋은데 왜 이러고 사나 싶어서 정리하니 마음 너무 편하더라고요. 저도 친구 몇 없지먼 만나면 즐겁고 따뜻한 다른 친구들 만나면 되니까요.

  • 13. 아줌마
    '20.7.7 1:10 PM (211.114.xxx.27)

    이런 모임은 결국은 끝나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바빠서 참여를 못했다 해도 그렇지
    너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네요
    저라면 핑계를 대고 나오겠어요
    인간관계든 뭐든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려요
    과감하게 끊고 나오세요~~~혼자면 어때요 괜찮아요~~~

  • 14. 뒤늦게나마
    '20.7.8 1:18 AM (117.111.xxx.177)

    마음써 댓글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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