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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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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엄마의 택배상자

우왕 조회수 : 3,269
작성일 : 2020-06-30 18:17:34
일흔셋인 친정엄마를 귀엽다고 표현하면
건방져 보일지 몰라도 그래도 어째요 귀여우신걸~^^;
가끔 친정엄마의 행동이 정말 귀여우실때가 있는데
오늘은 퇴근하고 집에오니
엄마가 보내준 택배가 도착해 있네요

햇감자 양파 캔거 조금 보내시겠다기에
조금만 보내시라 했어요
저흰 두식구고 저녁만 집에서 먹는터라
적은 양도 꽤 오래 가거든요

엄마랑 통화할때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밭에 부추가 싱싱하니 너무 좋은데
집에 먹을 사람이 없으니 이웃들이 다 베어가고
맛있다고 바구니 그득그득 베어간다고요
먹을사람 없으니 남이라도 좋은일 시키는데
그래도 부추가 너무 좋으니 아깝다. 하시더라고요

오늘 퇴근후 도착한 박스를 열어보니
감자 양파 넣으시고는
아쉬우셨는지 그 위에 신문지에 싼
주먹만한 애호박 하나
햇고추 한주먹
부추 두손으로 가득
맛있는 상추도 두포기 야무지게 감싸서 넣으셨네요

그걸 보는데 왜이리 귀여운 생각이 나는지...
상추도 크고 싱싱하니 맛있게 컷는데
먹을 사람 없다더니
정말 배추같이 크고 아삭거리는 품종의 상추라
당장 밥 해서 상추랑 쌈싸먹고
고추 쌈장에 찍어먹고 좋아하는 햇마늘도
먹고 싶은데

하필 내일 건강검진 예약 해둬서 금식이라는...

엄마의 마음 감사히 받고 참았다가
내일 맛있게 먹으려고요

별거 아닌데
갑자기 수다 떨고 싶어서 글 씁니다^^;
IP : 117.111.xxx.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쿠~~~
    '20.6.30 6:20 PM (175.113.xxx.17)

    어머님은 포장의 장인
    따님은 표현의 달인ㅋㅋ
    글로도 두 모녀의 꽁냥꽁냥이 눈에 선하네요
    건강검진 잘 하시고 죽으로 속 다스린 후에 맛있게 냠냠 하시길~~~

  • 2.
    '20.6.30 6:20 PM (125.15.xxx.187)

    어머니가 젊으시니 좋으시겠어요.

    나이가 90을 넘어가는 어머니를 바라 보는 딸의 입장에서는
    부럽네요.

  • 3. ㅇㅇ
    '20.6.30 6:22 PM (1.220.xxx.45)

    엄마랑 사이가 참 좋으신 듯.
    너무 부럽네요....

  • 4.
    '20.6.30 6:22 PM (121.167.xxx.120)

    어머니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글에서 읽혀져요
    좀더 몇년 지나면 귀엽다 못해 엄마가 딸같이 느껴질때가 와요 사랑스럽게 늙어가는게 대견 하더군요

  • 5. 엄마
    '20.6.30 6:24 PM (117.111.xxx.108)

    사랑이 골고루 든 택배상자였네요.
    건강검진 잘 마치시고 햇빛이랑 어머님 손길받아 잘 자란 야채들 맛나게 드세요~

  • 6. 숨겨진세상
    '20.6.30 6:46 PM (124.54.xxx.58)

    맞아요~엄마가 샐까봐 포장 야무지게 해주시는 김치통만 봐도 막 사랑스러워요 세상에 모든 어머니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 7. 원글
    '20.6.30 6:52 PM (117.111.xxx.6)

    시간이 왜이렇게 빠른지 벌써 유월
    마지막날이네요
    이렇게 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저는 지금도 친정엄마가 일흔이 넘으셨다는게
    안믿겨지고 세월이 야속하고 막 그래요

    채소랑 감자랑 정리하다보니 아우
    감자 포슬포슬하게 쪄서 먹고 싶은 충동이
    막 생기네요
    엄마가 옥수수랑 껍질벗긴 감자 같이
    쪄주시면 그것도 참 그렇게 맛있는데...

    씻고 대충 청소하고
    우리 사랑스런 00씨한테 감사전화
    드릴려고요^^~

  • 8. 호수풍경
    '20.6.30 7:10 PM (182.231.xxx.168)

    지난주에 엄니가 오이지 무친거 가져가라고 전화와서 갔지요...
    그 다음날 아는 동생이 놀러와서 동생꺼도 좀 싸달라고 했는데...
    두통 싸주면서 위에꺼 동생주고 그러더라구요...
    알았다고 그러고 집에와서 냉장고에 넣었죠...
    동생꺼 챙기고 오늘 새통 헐었는데...
    아주 그냥 꽉꽉 눌러 담았네요...
    아이고 어무이~~~ -.-

  • 9. 부럽다
    '20.6.30 7:42 PM (125.187.xxx.37)

    친정엄마는 다 그런 줄 알았지요.
    부러워요.... 그런 친정엄마의 택배

  • 10. 좋겠다
    '20.6.30 8:44 PM (211.196.xxx.11)

    엄마가 그거 담을때 사랑도 같이 담았을건데
    내새끼 이거 먹고 건강해라 하는 마음도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니 세상에 혼자된거 같아요.
    가끔 혼자서 허공에 대고 엄마랑 이야기 하듯 말해요.
    정말 우리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벽 너머에 엄마도 나를 그리워하고 계시는거 같아요.
    정말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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