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저 앉아 소주의 다리를 붙들고 마구 울어버렸다. 그리고 계속해서 결혼하자고 매달렸다.
무책임한 사람, 너 없으면 못 살게 해놓고 이제와서 나한테 왜 그러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소주는 차갑게 말했다.
"내일 아프면 보험회사에 전화해"
그리고 떠났다.
얼마 후 착한 철수와 영희가 집으로 달려왔다. 열린 문 앞에 쓰러져 울고 있는 나를 보고 철수가 말했다.
"미쳤다. 얘 드디어 미쳤네 이거"
내가 말했다.
"으흐흐흑. 소주가...갔어"
영희가 한숨을 쉬었다.
"흐흑 나 좀 때려줘"
철수가 복부를 시원하게 발로 걷어찼다.
아프다.
영희가 한 번 더 나를 걷어찼다.
정말 아프다.
어쩐지 의욕이 생긴 영희가 나를 들어 올려 바닥으로 내팽겨치려 하자 철수가 말렸다.
"흐으으으윽. 말리지 마"
내일 아파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영희에게 맞고 싶었다. 내일 더 아팠으면 좋겠다.
이 고통으로 소주를 잊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