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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님이 황혼이혼 하셨어요

깐따삐약 조회수 : 8,759
작성일 : 2019-05-04 11:20:02

저는 서른한살 애 둘 키우는 주부이고
친정엄마는 60 아버지는 64살이세요
저는 형제 자매 없고 외동딸인데 시집가는 그날까지 맘고생만 하다가 왔어요
경제력없는 아빠가 성격도 이상했거든요
분노조절장에도있으시고 정신병적으로 한군데에 꽂히면 막 사람한테 욕하고 때리고
저 어릴때 진짜 맨날 엄마랑 집나가서 도망가서 외할머니댁 가서 한두달 지내다오고 그런 기억이 많아요
제가 시집가는 그날까지 엄마한테 욕하고 때리고 그랬구요
진짜 답답한게 왜 그세월을 참고 사셨는지 정말 노이해에요
엄마는 아빠가 당연히 합의이혼은 안해줄테니..
소송이혼밖엔 답이 없었는데..워낙에 맘 약하고 소극적인 성격 탓에 진행해볼 엄두도 못내고 여차저차 살다보니 세월이 이리 흘럿데요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제가 결혼하면서 엄마는 귀농하셔서 시골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시게되고
아빠는 아빠대로 원래 살던 친정집에사시면서 일하시고 계셨어요
그렇게 3.4년정도 주말부부 생활을 했는데..
일주일에 이틀삼일 정도 보는 사이인데도 수시로 엄마한테 일방적으로 욕하고 때리부시고..
그러다가 어느날 자기가 빚 몇천만원 잇다면서 엄마더러 갚아달라하더래요
그거안갚으면 뭐 자기 차도 압류당하고 뭐어저고저쩌고
참고로 친정집은 엄마명의에요 (천만다행이죠)
저희엄마는 외갓집에서 상속받은 시골 땅도 조금 있고 가게도 잘 운영되고하셔서 충분히 혼자 먹고살만한 경제력이 되세요
(지금은 그렇지만.. 엄마 시골 내려가시기전까진 평생 고생하셨어요 ㅠ파출부도하고 공장도 다니고..진짜 별의 별 일 다하셨어요 ㅠ)
여튼
그래서 엄마가
그럼 이혼도장찍어라 찍고 이혼하면 니 빚 내가 다 갚아주겠다
이혼하고 빚 갚아줄테니 지금 사는 이아파트는 전세놓을거다
당신은 혼자 원룸 얻어서 나가서 살아라
했어요

첨엔 길이길이 날뛰고 저 나쁜년이 날 쫓아내려한다 등등 별의 별 욕 다하고
마지막 나가는 그날까지 지랄 발악을 하시더니
결국 돈 앞에 장사없다고
엄마 돈으로 빚갚으려면 방법이 없었다싶었는지 합의이혼 하셨어요
원룸도 구해서 나가셨구요
현재 친정집아파트는 전세 세입자가 들어와서 살고있고
친정엄마는 가지고계시는 시골땅에 전원주택 자그마하게 짓고 계세요

지금도 엄마한테 끊임없이 전화오고 욕문자오고
시골에 불지르러간다는둥 생 발광을 하세요..
근데 이상하게 불쌍하단 생각이 안들어요
그냥 자업자득이지 싶고
솔직히 친정아빠얼굴 죽을때까지 안보고살아도 저는 전혀 상관없거든요..

저희신랑이랑 이야기하다보면 신랑은..
부모님께잘하고 살아야된다.. 나이든 부모 앞으로살면 얼마나살겠나..불쌍하다 등등 이런얘기 하던데
저는 공감이 전혀 안되요
어릴 때부터 시집올때까지 그 집에서 받았던 불안과 스트레스의 세월을 생각하면..지금이라도 엄마가 이혼하신 게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막 친정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마음아프고 그런생각도 안들어요

멍청하고 미련하게 왜 그렇게 살았나 하는 답답한 맘이 더 커요

사실 아빠가 그모양 그꼴이다보니 엄마는 저한테 엄청 집착하셨거든요
너라도 잘 되야된다
너라도 잘 커야된다
너라도 공부잘해서 성공해야된다
너라도 시집 잘 가서 잘 살아야된다
이런 기대치와 압박감 .......

저는 평범한 남자랑 7년정도 연애하고 결혼한지 4년 되었어요
다행히 신랑이 성격이 좋아서 맘 고생은 안하고 살아요
아직은 애들이 어려서 집에서 애들만 키우는 중이에요..
얘들 좀만 더 크면 뭐라도 할 생각이긴 한데
여전히 저한테 압박 주세요
누구딸은 공무원 시험 붙었다더라 ~
누구 딸은 어디어디직장 다닌다더라 등등..
애들 빨리키우고 뭐라도 하라는둥...

저도 제 가정 꾸리고 사는 입장에서
저런 잔소리 더이상은 듣고싶지도 않구요...

그냥 문득
5월은 가정의 달이니 어쩌니 티비에 나오길래..
씁쓸한 맘에 써보아요
신랑 말로는 제가 엄마아빠한테 받은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부모에 대한 정이 없는 것 같긴 하다네요..
제가생각해도 그런 것 같아요
딱히 부모랍시고 챙겨드리고 그런 것도 귀찮구요..
친정아빠같은 경우엔 죽는 그날까지 안보고 살았으면 싶어요

내 자식들은 행복한 가정에서 심리적 결핍없이 잘 키우고싶어요..
맘이 씁쓸하네요...
IP : 39.116.xxx.21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5.4 11:27 AM (58.237.xxx.103) - 삭제된댓글

    불쌍한 생각 드는 게 그게 이상한겁니다.
    64면 아직 창창한 나이네요. 앞으로 님한테 불똥 튈 우려 있으니
    20년 넘게 시달리기 싫으시면 단칼에 차단하세요.

    원래 여자들이 남자들 돈 사고 치기전까진 말만 이혼이지 결단 못내려요.
    그나마 60에라도 새로운 인생 사시니 그나마 다행이시네요.

  • 2. ..
    '19.5.4 11:28 AM (58.237.xxx.103)

    불쌍한 생각 드는 게 그게 이상한겁니다.
    64면 아직 창창한 나이네요. 앞으로 님한테 불똥 튈 우려 있으니
    20년 넘게 시달리기 싫으시면 단칼에 차단하세요.

    원래 여자들이 남자들 돈 사고 치기전까진 말만 이혼이지 결단 못내려요.
    60에라도 새로운 인생 사시니 그나마 다행이시네요.

  • 3. 아버지가
    '19.5.4 11:32 AM (222.108.xxx.20)

    평상시 지껄이는 것들을 녹음해두세요.
    뉴스에 나오는 사건이 내주변에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게다가 아버지가 너무 젊으세요.

    어머님은 불쌍하고 답답하지만
    본의아니게 님을 불행한 유년시절 보내게 한 장본인이 되셨고
    어쩔수 없어 보입니다.

    그나마 아버지보다는 독립적이시니
    더 낫다고 볼수있겠네요.

    남편이 저리 중립적으로 말하는건 체면때문이고 인간성이 좋아서
    그런거지 님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닐거에요.
    어머님도 가끔만 보시고 시골에서 터 잘 잡으시고
    계속 독립적으로 살게끔하시고
    아버지는 보지않고 사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폭력적인 모습보이면 그때그때 신고 하시고 조심하면서요.

  • 4. ㅇㅇ
    '19.5.4 11:34 AM (27.162.xxx.216)

    어머님이 시골에 단독 혼자 사시는게 마음에 걸리네요 ㅠ 좀 더 안전한 주거가 필요할 듯

  • 5. ㅡㅡ
    '19.5.4 11:35 AM (116.37.xxx.94)

    저도 폭력가정에서 자란터라
    차라리 이혼하지 생각도 많이했는데
    70넘어가니 두분다 그냥저냥 사네요
    이상하게 친정에 정이 없어요
    어버이날도 용돈만 보내고 안가요
    가고싶지도 않고..
    내자식들에걸 이런마음 주고싶지 않네요

  • 6. 걱정
    '19.5.4 12:35 PM (23.16.xxx.139)

    어머님이 혼자 살고계신다는 게 걱정돼요.
    궁금한이야기y에 보면 이런 상황에서 앙심품은 배우자가 찾아가서 살해한 경우가 생각나서요.
    아버지의 폭력이 심해지는게 느껴진다면 뭔가 조치를 하길 바래요.

  • 7. ㅁㅁ
    '19.5.4 12:57 PM (175.223.xxx.136) - 삭제된댓글

    부부는 깨지면 참고살던 어느 한쪽은 천국이 되지만
    자식은 그 왠수같은 인연
    죽는날까지 멍애가 됩니다

  • 8. 원글님
    '19.5.4 1:00 PM (223.62.xxx.250) - 삭제된댓글

    마음 편치않고 심난하길텐데 그와중에 더 심난한 저는 어머님이 시골에서 가게하신다는 것에 어떤 가게인지 궁금해지네여. 연고없는 시골에 조그만 가게. 부럽습니다.

  • 9. ...
    '19.5.4 3:47 PM (218.147.xxx.79)

    저도 읽으면서 시골에 전원주택 짓고 계시다는 부분에서 걸리더군요.
    전남편이 돈없어 원룸에 사는데 여유있는 전처를 그냥 둘까 싶어서요.
    찾아갈 수도 있고 보안면에서 주택은 아파트보다 취약하잖아요.
    아버지가 고정수입은 있는건가요?
    원룸월세 내고 생활비정도라도요.
    이혼으로 완전 끝난게 아니면 어쩌나요.

  • 10. 깐따삐약
    '19.5.4 7:56 PM (39.116.xxx.214)

    많은 조언들 감사합니다
    어머니 안전문제 걱정하시는 댓글들이 대다수라 부연 설명 드려요
    어머니가 4년전부터 가게운영하시는 그 시골이 엄마 고향이세요. 저희이모도 근처에 사시고 외할아버지도 살고계시구요
    다행히 엄마가 주택 짓는 땅이 외할아버지살고계신 집 한블럭 옆이에요 ~ 밭하나 사이에두고 있어요^^
    아무튼..
    맘이 씁쓸한 5월이네요 ~
    아버지는 본인이 팽 당한(?) 충격에 몇 주 혼자 발악하시다가 지금은 그래도 맘에 안정을 찾으시고 본인 일이나 열심히 하고있는 중이신 것 같아요
    저한테 가끔 엄마 안부는 문자로 물어보시네요..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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