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라 그런지 화가 많아지고, 참기가 어려워지나봐요.
글올리기도 부끄럽지만 친정엄마와 크게 다퉜네요.
친정엄마는 성격이 매우 강하고 지기 싫어하시는 분이에요. 저의 애들 봐주시면서 같이 살고 있어요.
말은 저희 애들 care 때문에 같이 산다고 하시는데, 사실은 엄마 성격때문에 제 오빠하고는 못살거든요. 오빠도 성격이 장난아닌지라 엄마가 뭐라고 하면 바로바로 받아치고, 수틀리면 엄마한테 소리도 지르고 그래요.
반면에 저는 찍소릴 못하는 성격인지라, 엄마가 같이 살기 편한거죠.
그래도 다들 아시다시피 엄마는 오빠만 사랑해요. 애지중지, 눈에 넣어도 안아픈 귀한 아들이죠. 제가 아무리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와도, 절대 제 걱정은 안해요. 다만 화를 낼 뿐이죠. 본인이 애들 건사하기 힘들고 귀찮으니까 역정을 내셔요.
하지만 몇달만에 만난 오빠가 살이라도 축나 있으면 걱정에 보약지어 나르고 난리도 아니지요. 그 보약짓는 돈도 사실 제돈인데 말이에요. 그런 세월은 오래된지라... 사실 그냥 포기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엄마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요. 친정엄마가 기분나쁜일이 있으면 소리지르면서 역정을 내는데, 요새 중2짜리 사춘기 맞은 딸네미가 공부를 안하거든요. 멋만 부리고, 성적은 엉망진창이고, 게임만 하려고 하고..
저는 그냥 한때거니 하고 있는데, 엄마는 길길이 날뛰세요. 말그대로 정말 길길이 뛰어요. 인생 망쳤다는 둥, 커서 뭐가 되려고 그려나는 둥, 너는 대학도 못갈거라는 둥, 한량이 될거라는 둥 이러면서 화를 내요.
그러지 마시라고, 애도 생각이 있겠죠 라고 하면, 애가 공부못하는 건 다 네탓이라고 하면서 저한테 화를 내요.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요. 니가 애한테 무관심하니까 애가 저런다고.
엄마가 홀어머니로 저랑 오빠랑 키우면서, 정말 힘드셨던거 알아요. 하지만 저희도 그 못지않게 힘들었어요. 걸핏하면 소리지르고 난리부리는 엄마때문에요. 식당에서 뭐가 좀만 비위가 틀리면 니들이 나를 무시하냐면서 악쓰고 집어던지고 싸우고.. 화를 못참고 부르르르 떨면서 악을 써댔어요. 저 정말 사춘기때 지옥이였어요. ㅠㅠ 엄마가 소리지르던것이 진짜 트라우마로 남아있거든요.
얼마전에는 딸이랑 같이 밥을 먹는데 엄마가 옆에 앉으시더니 또 잔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아이한테.. 밥먹는데 말이에요.
악몽이 떠올랐어요. 저 어렸을 때도 엄마가 밥먹을때 꼭 옆에 앉아 폭풍 잔소리를 했거든요. 속이 턱 막히면서 진짜 토할것 같았던 그 기분이 다시 떠오르는 거에요.
엄마, 밥 먹을 때는 잔소리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했어요. 정말 조용하게.
그랬더니 진짜 악을 쓰면서, 내가 지금 잔소리 안하게 생겼냐, 애가 인생을 망쳤는데 너는 애미란년이 관심도 없다고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 물통을 발로 차고 난리를 치시는 거에요. ㅠㅠ
소리지르지 마시라고, 몇번을 말했어요. 소리지르지 마세요. 소리지르지 마세요. 라고요.
그래도 계속 악을 쓰시면서 이놈의 집구석이 망해간다는 둥 눈을 부라리면서 삿대질을 하시더군요.
제가 말했어요. '소리 좀 지르지 마세요. 진짜 엄마 소리지르면 죽여버리고 싶어져'
그랬더니만 저를 비웃으면서 '허 ? 죽여버려 ? 죽여버려 ? 어디 죽여바라 이년아 ! 내가 소리지른다고 죽여버려 ? ' 이러면서 진짜 길길이 날뛰시는 거에요.
하 정말 ㅠㅠ 저 진짜 이성이 날아가 버렸어요 ㅠㅠㅠ
저도 엄마 앞에가서 삿대질 하고 싸웠어요.
' 소리 지르지 말라고 ! 알았어 ! 내가 40년 넘게 엄마 소리지르는거 들었는데 ! 더이상 안들을꺼야 ! 알았어 ! 또 한번 나한테 소리지르면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 !'
진짜 미친년처럼 입에 거품물고 소리질렀어요. 벽에 엄마 밀어붙이고요.
나한테 또 소리지르면 정말 죽여버릴 수도 있을 같았어요 ㅠㅠ
나한테 악쓰는 그 입만 막을 수 있다면 뭔짓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거에요ㅠㅠㅠ
그랬더니만 ' 어이고 ! 이년이 드디어 미쳤구나! 미친년 같으니라고' 하더니 들어가시더라고요.
하
저도 미쳐가나봐요.
사실 최근 갱년기라 너무 힘들어죽겠는데 ㅠㅠ
그런 일이 벌어진게 벌써 일주일도 더됬는데, 저랑 말도 안하세요.
제가 집에 들어가면 엄마가 방에 들어가버리시고 안나오세요.
애 밥은 챙겨주시는 것 같은데 저랑은 얼굴을 안마주치려고 하시네요.
ㅎㅎㅎㅎ
인제 이일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하..
어떻게 해야 할까요 ?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