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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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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3/ 부산광역시 편

나누자 조회수 : 4,784
작성일 : 2018-11-17 17:06:20
-서부산 즐기기
# 해산물 식당에서의 저녁 수다

희열/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으러 가던 중,  맛있어 보이는 떡볶이에 군침 흘리며 찬양했다가... ( 날벼락 잔소리 들음.)
시민/(의 잔소리 아닌 똑소리) 칸트 선생이 이런 말씀을 하셨음. 
"끌림에 끌려가며 살면 자기가 욕망의 주인이 아니고 종이 되는 것이다. 욕망의 이끌림대로 사는 건 행복이 아니다."
행복해지려면 행복해질 이 두 가지 자격을 갖춰야 하느니
1.정언명령: 스스로 세운 준칙에 따라 행동하되, 그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어야 함.
2.자기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을 언제나 목적으로 대할 것. 

# 임시수도 기념관 방문 후 6.25에 관한 여러 사실들과 흑백 영상들이 소개되며
시민/ 한국전쟁으로 사망자만 250만 명이었음. (당시 남북한 전체 인구 이천만 명.)
폭격이 한반도 전체를 강타했는데, 부산은 폭격을 맞지 않은 드문 곳이라 480만 피란민들이 몰려들었음.
오늘의 부산은 한국전쟁에 의한 역사와 현대사의 자취가 남아 있는 도시임.
희열/ 김성환 화백이 종군 화가로서 남긴 전쟁 스케치도 참 인상 깊었음.
진애/ 더불어... 초등학교 교사 신경복 선생이 십년에 걸쳐 남긴 그 시절 기록들도 감동적이었음. 

#'감천 문화마을'에 다녀온
진애/ 지리적 여건 상 큰 도시가 될 수 없던 부산으로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천지사방에 집들이 생겨났음.
특히 산등성이로 올라간 판자촌들은 장관이었음. 
그건 인간의 설계로 만들 수 없는 마을임. 산동네는 '생명의 욕구'에 의해 제한된 재료와 도구로 만들어진 곳으로 
도시가 유기체라는 걸 정확하게 보여주는 매력적인 사례임.

# 길이 가장 복잡한 - 원도심을 둘러본 시민과 희열
시민/미군이 부산에 들어오면서 깡통으로 상징되는 물자 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예술 패션이 서울보다 더 일찍 들어왔음.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두 분이 고른 희귀본 목록)
희열이 상욱에게 선물한  <과학사의 뒷얘기>
시민이 영하에게 선물한 <소설의 본질과 역사> 
시민/ 이 책은 소련 공산당 산하 아카데미 문학부 동무들이 토론한 내용을 루카치가 정리해서 출판한 책임. 

# '장기려 박사 기념관'에 다녀온 시민
시민/부산은 피란민으로 단시간에 인구폭발이 일어나면서 문화와 경제 생태계가 폭발한 곳임.
전체주의 사회에서 이상과 꿈과 능력이 두드러지는 개인은 쉽게 탄압의 대상이 되기 땜에 북한 엘리트 층도 못 견디고 많이 월남했음.
대표적인 분이 장기려 박사인데 평생 부산에서 외과의사로서 성자 같은 삶을 사셨음.
굉장한 분인데 부산에선 많이 알려졌으나 서울에선 잘 모르는 인물임.
이 분이 전국적 인물이 안 된 게 난 이해가 안됨.
무료진료를 많이 하셨는데, 영양실조 환자 처방전에는 약 대신 '닭 두 마리 값 주라'고 지시한 것도 있었다 함.
(주: 월급으로 환자 진료비 대납 처리하고 딱한 환자들이 밤에 도망갈 수 있도록 병원 뒷문을 열어두었다고...ㅜㅜ)

시민/ 이 분이 60년대 후반에 교회와 손잡고 민간의료 보험을 만드셨고, 
우리 정부가 의료보험을 만들 때 이걸 많이 참고했음.
간절제 수술을 최초로 성공하신 분으로 그날을 기념하여 '간의 날'이 제정되었음.
평생 병원 옥탑방에서 사셨고, 돌아가실 때 유품이 아무 것도 없었음. 남긴 돈은 천만원이 전부였는데 간병인에게 주셨음.
 
(주:장 박사님 어록/ "늙어서 별로 가진 것이 없는 것은 다소 기쁨이긴 하나, 
죽을 때 물레밖에 안 남겼다는 간디에 비하면 나는 아직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시민/ 보통 사람은 도저히 전 생애를 그렇게 살 수 없는 삶의 방식임. 그러나 가끔 흉내는 내볼 수 있다고 생각함.
자식 6남매 중 둘째 아들만 데리고 남하했는데, 
평생 아내 김봉숙을 마음에 품은 채 온갖 재혼 권유를 거절하고 독신으로 사셨음. 
이산가족 상봉 때 정부에서 특별 대우를 하려 했으나 남의 기회를 가로챌 수 없다며 두 번이나 특권을 거절했음.
(주: 결국 부인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나중에 둘째 아드님이 어머니와 상봉했음.) 

진애/ 훌륭한 인물이 세상에 회자되는 것엔 어떤 메카니즘이 있는 걸까?
영하/ 우린 누군가의 시련을 지켜 보면서 그를 이해한다는 느낌을 갖기 땜에 
내면이든 사회의 고정관념이든 그의 투쟁 대상이 알려져야 함. 
그게 이야기로 전해져야 대중은 그를 안다고 생각하고 숭앙하게 됨.
 
# 시민 님이 전하는 장기려 박사의 어록.
"나의 세계는 내가 사랑하는 곳에 있다. 그곳이 나의 왕국이다. 누구도 빼앗아가지 못한다."
"인생의 승리는 사랑하는 자에게 있다. 사랑받지 못한다고 슬퍼하지 말라."
"우리는 자진해서 사랑하자. 그러면 사랑받는 자보다 더 나은 환희로 충만하게 되리라."


IP : 122.34.xxx.3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11.17 5:13 PM (223.54.xxx.116)

    조목조목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 나누자
    '18.11.17 5:22 PM (122.34.xxx.30) - 삭제된댓글

    이번 편은 영상으로 봐야지 글로 정리해둘 건 적었어요.
    마지막 장기려 박사님 에피소드 아니었으면 기록을 건너뛰어을런지도. -_-
    근데 저는 자라면서 장 박사님에 관한 일화를 집안에서 많이 들었던 터라
    유작가님이 부산에서만 알려진 인물이라고 섭섭해 하시는 게 잘 이해가 안 되었.... ㅎ

  • 3. 나누자
    '18.11.17 5:24 PM (122.34.xxx.30)

    이번 편은 영상으로 봐야지 글로 정리해둘 건 별반 없었어요.
    마지막 장기려 박사님 에피소드 아니었으면 기록을 건너뛰었을런지도. -_-
    근데 저는 자라면서 장 박사님에 관한 일화를 집안에서 많이 들었던 터라
    유작가님이 부산에서만 알려진 인물이라고 섭섭해 하시는 게 잘 이해가 안 되었.... ㅎ

  • 4. 나누자
    '18.11.17 5:29 PM (122.34.xxx.30)

    최민식 작가의 판자촌 사진
    http://www.doopedia.co.kr/photobox/comm/community.do?_method=img_pop&IMG_IDX=...

  • 5. 역시 알쓸
    '18.11.17 5:31 PM (175.223.xxx.185)

    요약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부산 출신이라 그런지 이번 회가 가슴 아프면서도
    너무 좋았어요.
    “부산”의 탄생 배경도 알게 되고, 살았으면서도 잘 모르던
    수정동,아미동, 영도 에 대해 새로운 것들도 보고,
    부산에서 시작해서 유행하게 된 것들 얘기할 땐
    언뜻 부마민주항쟁도 떠올랐어요.
    6.25는 정말...볼수록 아파서 ㅠ
    다음주 기다리고 있어요.
    다섯 분의 케미도 너무 좋았어요~~

  • 6. 굿~
    '18.11.17 5:43 PM (39.116.xxx.164)

    이번편 너무 좋았어요
    장기려박사님얘기도 참 감동적이었어요

  • 7. ..
    '18.11.17 5:46 PM (175.223.xxx.185)

    저는 유작가님의 말씀에 동의해요.
    only서울 이라.. 평가절하되는 부분도 있고,
    덜 알려지는 경우도 있고..
    pinterest에서 ( 당시의 )
    최민식 작가님의 사진을 더 감상하실 수 있어요.

  • 8. . . .
    '18.11.17 5:52 PM (59.12.xxx.242)

    알쓸신잡 3ㅡ부산광역시 편.
    이번편은 못봐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자세히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9. ...
    '18.11.17 6:08 PM (218.236.xxx.162)

    부산 따뜻한 곳이었어요...
    영화 부산행도 생각나고 변호인에 나왔던 마을도 반가왔고요 강다니엘 아시냐고 부산분들께 묻던 김영하작가도 재미있었고 아미 듣고 떠오르는게 각자 달랐던 것도요 ㅎㅎ
    유시민님의 안목은 진짜~ 헌책방에 함께 가보고 싶다는 바램이 생기더군요

  • 10. ..
    '18.11.17 6:11 PM (211.36.xxx.219)

    알뜰신잡 부산편 챙겨봐야 겠네요ㅋ
    부산에 안살지만 항상 그리워요 ...

  • 11.
    '18.11.17 6:31 PM (211.105.xxx.90)

    강다니엘도 장기려박사님 얘기도 재밌었어요~

  • 12. 그 다음편은
    '18.11.17 6:48 PM (211.36.xxx.159) - 삭제된댓글

    서산 당진

  • 13. 부산
    '18.11.17 8:26 PM (58.228.xxx.89) - 삭제된댓글

    저는 알쓸신잡 중에 이번 부산편이 제일 재밌더군요.
    12월에 부산 가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서부산 원도심, 영도 등에 한번 가볼래요.

  • 14.
    '18.11.17 8:40 PM (61.85.xxx.249)

    전 부산편이 가장
    가장 따뜻했습니다
    장기려박사님 덕분일까요^^
    요약 감사합니다~~

  • 15. 부산
    '18.11.17 9:01 PM (49.165.xxx.143)

    부산에 가면 이 코스로 구경해야겠어요.
    요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16. .....
    '18.11.17 9:47 PM (210.210.xxx.73)

    저는 의료보험 창시자가
    장기려 박사님이란 사실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렇게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살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햇다는 사실에 새삼 가슴을 치게 만듭니다..

  • 17. oo
    '18.11.18 3:12 AM (218.237.xxx.203)

    앞부분 잠깐밖에 못봤는데 역시나 멋진 요약 감사합니다
    참 좋아하는 부산이고 어릴때 산 적도 있는데 모르는게 너무 많네요.
    틈틈이 가보고 싶어요.

  • 18. ^^
    '18.11.18 9:25 AM (218.238.xxx.134)

    정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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