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순천만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

여행자 조회수 : 2,192
작성일 : 2018-10-21 11:43:09
쓸까말까 하다가
친정집 마당으로 내리는 햇살도 좋고
바람도 적당히 시원하고 청량해서
잠깐 얘기해 보려고요

사실 이번 순천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했던건
순천만이었어요
선암사는 보통 산사가 그렇듯 기본의 풍경은
이미 가지고 있을 것이고
낙안읍성의 경우도 다른 민속마을처럼
민속마을 특성이 비슷하니
산사와 민속마을을 다녀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
그러나 순천만은 직접 가본 적이 없고
블로그나 영상 속에서 여러번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어요

영상 속에서 보는 순천만은 참 고요한 아름다움
신기하고 멋진 풍경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가장 기대했던 곳이에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영상으로 본 감동은
실제로 보면 많이 아쉬울 수 있다는 얘기들을
간혹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영상 속에서 이미 봤어도 실제
내가 그곳에서 그런 풍광을 마주할때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것에 따라 기대보다
더한 감동을 받을 수도 있고 의외로 기대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 그렇기도 했고요
해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 실제 내가 가서
어떤 느낌으로 마주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자차를 가져갔음에도 순천만 주차장이 따로
있는걸 파악하지 못하고
국가정원을 들어가서 순천만으로 진입해야
하는걸로만 잘못 생각해서 시작부터 꼬였어요
최대 실수.
걷고 걷고 걷고.
오전내내 걸었는데
국가정원을 한참 걸어 지나서 결국 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습지 인근으로 가서
그때부터 또 기나긴 걷기의 시간.

다른걸 다 떠나
사람이 너무너무 너무 많았어요
용산전망대를 가는 갈대숲 길은 사람들 행렬로
흡사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유령들
행렬처럼 느리고 더딘 사람들 속 행렬이
이어졌지요
순천만 갈대숲의 갈대가 이런 갈대였네요
저는 하얗게 솜털의 피우는 그런 갈대인 줄 알았거든요
갈대는 많았으나 사람이 더 많으니
갈대와 나무길의 운치는 보이지 않았어요

꼭 이렇게까지 가야하냐는 남편에게
직접 가서 보면 느껴지는 느낌이 다를거야.라고
제 스스로도 그럴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걷고
또 걸어서 전망대 도착하니
사람들이 이미 다 애워싸서 갯벌과 갈대숲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멀리 먼산 위 구름 사이의 떨어지는 해와
바다가 살짝 보이는 상황 이었어요

사람마다 개인의 취향이 다 다르니
저희가 좋아하는 풍경의 시간이나 모습으로 볼때
저희는 사실 생각보다 좋은 느낌을 받진 못했어요
오히려 실제보다 영상속에서 더 감동을
받았던거 같아요

너무 많은 사람들 속에 온전히 순천만의 모습을
바라보지도 못했고 그렇다해도
분명 취향에 따라 사람이 많아 잘 보이진
않아도 마음속에 이는 동요나 감동이나
그런 부분이 어느정도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잘 보이지 않아도 그날 그곳에서
그 바람이나 햇살이나 노을이나 사람들의
표정이나 그 모든것들이 한데 모아져서
아! 좋다. 라는 말이 자꾸 새어 나오기도 하는데

어제 그 곳에서는 그냥
음... 이 표현이 남편과 저의 느낌이었어요

선암사나 낙안읍성에선 계속 좋다 좋다.
숲길 나뭇잎 사각대는 소리도 도토리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도 그냥 햇살도
읍성 돌담길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참 좋다 좋다 하였는데.

저희가 좀 고즈넉하게 소담스런 느낌을 좋아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이미 너무 지친 걸음에 사람들 속에
뭘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만나지 못하여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순천만은 어려운 느낌이네요

다른 곳들은 다시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순천만은 나쁘진 않지만
음... 계속 이런 느낌이에요
나중에 문득 생각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정말 여행도 개인의 취향 차이가 큰가봐요^^
IP : 211.36.xxx.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버드나무
    '18.10.21 11:49 AM (182.221.xxx.247) - 삭제된댓글

    저는 순천만의 일몰을 4번가서 여행했어요

    봄 가을 겨울 갔었는데 .. 그날의 날씨에 따라 달랐어요

    개인적으로 일몰은 사실 제주도에서 보았던 올레 7코스에서 봤던 일몰이 더 대단해서.
    순천만의 일몰보다는... 순천만자체를 좋아하지요

    제가 최고로 치는건

    일몰 후 거의 폐장시잔에 맞춘 새들의 군무에요
    그것 만큼은 ... 이세상 어디에도 없을 장관이구요

    순천만에서는 꼭 하루 묵어요 새벽길을 걷기에 참 좋거든요
    사람들도 없구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조깅하면서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한답니다.

  • 2. 사람이많고
    '18.10.21 11:52 AM (125.180.xxx.52) - 삭제된댓글

    어수선해서 그랬을거예요
    저는몇년전 추운겨울 11월말쯤이었을거예요 (패딩입고 올라갔으니...)
    용산전망대에서 갯벌을바라보는 석양은 정말 잊을수없는
    아주아름다운모습이였어요

  • 3. 윗님 표현 맞네요
    '18.10.21 11:54 AM (125.180.xxx.52) - 삭제된댓글

    새들의군무...
    또가고싶은데 당분간은 거기까지 갈여유가 없어서 아쉽네요

  • 4. ..
    '18.10.21 11:57 AM (223.62.xxx.129)

    선암사 가서도 저는 절이 절 같지가 않았어요 일단 절에 무슨 행사를 하는지 내부자가 많았고 관광객에게 못들어가게하는 곳이 많았고 절이 비좁다는 느낌이요
    요샌 유명한 절에 가서 좋다는 느낌을 받기가 힘들땐가봐요 일단 사람이 너무 많고
    절에 무슨 연등이 그리많은지 절을 온통 휘감아놔서 건물 자체를 보기도 힘들어요

  • 5. 공감..그리고 걱정
    '18.10.21 12:02 PM (116.124.xxx.6)

    순천만이 이렇게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 순천만에서 노을을 즐겼던 사람이예요. 오후 5시 무렵 그 넓은 순천만에 친구와 둘이 앉아 하늘과 갈대와 석양을 보던 추억. 지금은 갈대반 사람반... 더구나 갈대 사이 데크를 걷노라면 전체를 보지 못하죠. 둑길에 서서 갈대밭을 내려보다 물길 바로 옆 거의 백년 전부터 있음직한 허름한 식당 할머니가 바로 그 물길에서 잡은 장어구이를 먹기도.. 순천만이 개발될 때마다 아쉽지만 또 개발되어야 많은 사람이 오고 경제도 활성화되고.
    혹시 예전 순천만을 엿보고 싶으면 평일 새벽 일찍 혹은 해거름에 오시면 조금 나아요. 비가 올때나. 후기 감사드려요. 어제 순천만에 달려가 태워드리고 싶었어요^^

  • 6. 원글
    '18.10.21 12:05 PM (211.36.xxx.2)

    저도 일몰 만을 위해서 그곳에 오른 건
    아니었는도 좀 아쉬움이 많았네요
    해가 지고 어두워졌는데
    새들의 군무는 볼 수 없었어요
    한참 기다렸다 내려 왔거든요

    아마 사람이 좀 없었다면 조용히 느끼기에
    좋았을 수도 있겠어요

    또 11월쯤이 더 좋을 것 같고요

    근데 관광객이 별로 없고 한산하게 볼 수
    있을때가 있나요?
    10월에는 축제가 있어서 사람이 이리
    많은건지 아님 늘 이런지..

    큰맘 먹고 시간내서 다녀온터라
    자주갈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쉽네요

  • 7. 원글
    '18.10.21 12:14 PM (211.36.xxx.2)

    저는 절보다도 절까지 가는 숲길이나
    절 주변의 풍경을 좋아해요 ㅎㅎ
    그런면에서 선암사는 가는 숲길과 선암사
    내의 나무들이 무척 맘에 들었던 거고요

    아. 공감님 말씀처럼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미 사람에 질리니
    조용히 풍경만을 즐길 수 없었다는게
    가장 아쉬움같아요

    생각해보니 선암사나 낙안읍성은 사람이 많아도
    보고싶고 느끼고 싶은 것에 불편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거 같아요

    공감님 얘기속의 그때 순천만은 정말
    눈물나게 좋았을 것 같읍니다
    저도 그 느낌 알거든요
    사람이 별로 없고 알려지지 않았을때
    순수하게 남아있던 자연의 모습.
    사람이 많아지고 알려지면서 바뀌고
    달라지던 순간에 대한 안타까움요

    순천만은 진짜 평일에 사람이 좀 없을때
    가면 좋을 것 같아요

  • 8. 저는
    '18.10.21 12:15 PM (211.248.xxx.164)

    재작년 한여름 무더위 속에 선암사와 순천만을 갔었는데
    주차장에 차 세우고 선암사 들어 가던 길목 부터 습도가 높아
    후텁지근 해서 선암사의 정취를 제대로 못 느꼈어요.

    낙안 읍성은 땡볕을 피해 정자인지 대청마루에 누워 더위를 식히는
    것으로도 흡족.

    순천만은 국가정원 관람 후 피곤한 몸으로 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걷는 거 싫어 하는 투덜이 아들이 순천만 다시 가고 싶다고 해서
    올 여름 휴가 대신 다음 달 초 방문하려고요.

    아마 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라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순천만을 제대로 못느끼셨을 것 같아요.

  • 9. 라라
    '18.10.21 12:27 PM (123.214.xxx.95)

    겨울에 갔는데
    일몰 보고 내려오는데
    눈이 내리더라구요
    영화의 한장면처럼
    눈 맞으며 갈대 사이를
    걸으니 정말 좋았어요
    그런날은 오기 힘들거예요
    전 눈 많이 오는것도 싫어하는데
    적당히 왔었거든요
    미리 온 눈도 없어서 미끄럽지도 않고
    좋았어요

  • 10. 음음음
    '18.10.21 12:42 PM (220.118.xxx.206)

    시댁이 순천만 아니였으면 저도 즐겼을 순천인데...ㅠㅠ 아쉽습니다.

  • 11. . .
    '18.10.21 2:15 PM (59.12.xxx.242)

    순천만 가보지는 않았는데 원글과 댓글 읽으니 고즈넉히 해가 내려가는 붉은 하늘과 새들의 군무가 눈앞에 그려지네요
    11월 말이나 12월 초 추울 때 가보고 싶네요

  • 12. ....
    '18.10.21 3:13 PM (61.75.xxx.40) - 삭제된댓글

    봄, 가을은 사람이 너무 많아 줄줄이 서서 간다는 얘기랑 사진 보고 갈 생각도 안했어요. 전 2월 중순 평일에 갔는데 사람 많지 않고 정말 좋았어요.

  • 13. 여행은
    '18.10.21 3:21 PM (119.149.xxx.56) - 삭제된댓글

    어디든 walk .talk & eat 이라지만 순천은 워낙 walk의 연속이었어요
    특히나 정원박물관과 순천만은요

    선암사에 대한 좋은 글들을 엄청보고 저는 기대수준이 높아질대로 높아졌었나봐요
    선암사가서 어디가 멋있다는거지? 하고 실망했어요
    부석사 화엄사 내소사 선운사를 제치고 제일의 절이라고들
    좋아하는데 저는 뭥미? 했답니다
    차박물관 없었으면 어쩌나? 했었고 그 옆 송광사가 더
    낫네...하기도 했답니다

    정원박물관 너무 넓어 걸어다니기 힘들어도 참 좋았고
    낙안읍성 82에서 별루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유니크해서
    또 좋았고 순천만도 엄청걷지만 역시나 유니크하고 특별하다는 느낌에 좋았습니다

    제겐 여행도 영화도 내 기대가 얼마나 컸냐에 따라 달라지크 또 개취도 작용하더라구요

  • 14. 버드나무
    '18.10.21 3:29 PM (182.221.xxx.247) - 삭제된댓글

    근데 군무는 정상에서 보는게 아니구요.
    해가 떨어지는걸 보고 10분정도 있다가 내려오면

    갈대숲 걷는 30분 사이에 보입니다. 넘 어두우면 새는 이미 집에 가버려요

  • 15. ㅡㅡ
    '18.10.21 3:44 PM (223.62.xxx.229)

    사람들 복닥복닥 거리냐 어떠냐 차이 많이 나요
    어디든 다 그래요
    낙안읍성 돌담길에서 내려다본 경치 참 좋았고
    저는 정원박람회도 생각보다 좋았고
    순천만습지는 생각보다 좀 못했는데 봤다는데 의미를 둡니다
    무엇보다 인당15000원 하는 꼬막정식 아주 맛있었네요
    3전전쯤에 다녀왔었어요
    사람이 많지 않을 때 가서 아주 좋은 여행 했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0175 드디어.. dddd 09:46:02 25
1580174 입술필러 맞아보신분? 1 입술필러 09:44:49 35
1580173 노려만 보고 있던 지인이 준 말린 시래기 삶는 중인데요. 2 시래기 09:44:07 84
1580172 아이 성호르몬 억제주사와 성장주사 경험 있으신분 계신가요? 1 09:43:16 39
1580171 이런 아르바이트 하면 손해인가요? 2 .. 09:42:57 94
1580170 정당에 궤멸적 타격..의협회장 2 오만방자 09:42:13 130
1580169 오늘 바깥 돌아다녔다간 10년 수명 감축감이네요 ㅡㅜ 09:41:03 246
1580168 인요한 "마피아도 아이와 부인은 안 건드려" 31 ㅅㅅ 09:33:14 845
1580167 과거 시모의 막말과 억지를 곱씹는 버릇은 어찌 다스리고 사시나요.. 6 .. 09:28:59 337
1580166 얼굴이 비대칭이예요. 1 --- 09:27:46 196
1580165 재밌는 소설 추천해 주세요 4 ㄷㄷ 09:21:31 250
1580164 운동화 2년이면 교체할시기인가요? 5 헤져요 09:20:18 532
1580163 이분은 도대체... 15 ... 09:17:31 1,105
1580162 조국혁신당 당일 일정 10 조국 09:13:16 515
1580161 고등애 아침밥 투정해요 20 아니 09:12:47 773
1580160 금값 왜 이래요? 7 어머나 09:04:28 2,193
1580159 모고 충격 글들을 보고 16 고3맘 09:03:00 1,445
1580158 "그래도 애들 아빤데...." 8 연예인 이혼.. 09:02:13 1,507
1580157 결혼20주년 선물 3 아몬드 09:00:39 592
1580156 딸기바나나 우유에 넣고 갈다가 6 .... 08:59:13 948
1580155 건설사 토지는 LH가 사들이고, 지방 미분양은 리츠가 매입한다 3 ..... 08:59:00 468
1580154 한동훈 바라보는 이수정표정ㅋㅋ 18 08:56:36 2,173
1580153 올앤선더리 브랜드 아세요? 3 사과 08:53:46 586
1580152 집에서 염색 하려는데 조언부탁드립니다 12 모모 08:50:40 623
1580151 민주당 단합잘되네요 12 ... 08:48:43 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