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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선암사를 지나 낙안읍성에서

여행자 조회수 : 2,796
작성일 : 2018-10-19 23:03:14
오전에 선암사에서 짧은 글을 남겼었어요
낙안읍성에 민박을 잡고 하루 묵는데
옆방에 젊은 친구들 넷이 예약했는지
꽤 시끄러워서 선암사와 낙안읍성 얘길 해보려고요

고향이 한시간 거리 꽤 가까운데도 이쪽 근처를
한번도 다녀보지 못했고
그나마 사는 곳과 가깝다는 이유로 강원도를
자주 다니다가 올해는 처음으로 마이산도 가고
여수도 가보고
이번 가을엔 결혼기념일에 평일 휴가도 내서
순천 선암사를 오게 되었어요

아직은 단풍이 수줍게 물든 숲길을 걸어
선암사를 오르는 동안 길옆 참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 소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조용한 숲길에 톡.톡. 떨어지던 도토리와 상수리들.
길 바닥에도 여기저기 뒹굴던 도토리를 보니
이곳은 다람쥐가 먹을게 풍부하겠구나. 싶었어요

숲옆의 계곡 물도 좋고
저는 일단 숲길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걷는 내내 숲길만 걸어도 좋다는 생각.
죽은 나무 구멍 속에 수북히 쌓인 도토리를 보고
이게 과연 다람쥐의 먹이 창고인가
사람들의 장난인가 궁금함도 생겼고요

선암사 오르는 숲길과 선암사 안의 정원이
정말 아기자기하게 정갈하게 가꾸어져서
살짝 일본 애니메이션 속의 숲과 사찰인 듯한
느낌도 받았어요
그만큼 숲도 숲다웠고 선암사도 너무 정갈하고
좋았습니다
남편과 함께였지만 오랜 친구랑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오래 거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나무 종류는 왜그렇게 많은지 정말 눈호강했어요
은목서도 참 많고 측백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또 비슷하지만 다른 나무들
동백나무 매화나무 석류나무의 황금빛 단풍은
파란하늘과 대비되어서 더욱 예뻤고
이름모를 나무들도 참 많았어요

야생차체험관도 바로 옆이어서 차 한잔 마시고
오기 좋았는데 차 향과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곳에서 숙박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새벽의 숲공기가 얼마나 좋겠어요
온 몸이 정화되는 느낌일 거에요
저흰 아쉽게도 낙안읍성에 민박을 예약한터라
송광사에 이어 야생차체험관 숙박은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낙안읍성으로 넘어오는 길은
주황빛 감들이 여기저기 주렁주렁 가을을 매달고있고.
정말 감나무 많더군요
낙안읍성은 오늘부터 축제 시작이라
시끌시끌하고 행사도 많고 신나게 즐기는
시간이었어요

낙안읍서에도 은목서가 참 많네요
은목서가 따뜻한 곳에서 잘 큰다더니
이곳이 딱인가봐요
오늘 은목서도 질리게 보고 향도
여기저기 은은하게 퍼져서
어디가서도 은목서는 금방 찾을 수
있을거 같습니다.


아침일찍 출발해서 계속 거닐었던터라 좀 피곤해서
낙안읍성 구석구석 거닐지는 못하고
성곽을 한바퀴 거닐고
숙소에서 잠시 쉬고 나니 밤 여덟시.
읍성 안은 고요한 어둠이 내렸고
달빛과 고양이의 시간이 되었어요

아.
이제 옆방의 젊은 친구들이 좀 조용하네요

읍성의 돌담과 작은 마을길과
성곽 위에서 내려다본 목화밭은
내일 오전에 잠시 둘러보고
순천만으로 떠날 계획입니다

낙안읍성도 다른 민속마을과 크게 다를바는
없었습니다만 역시 이곳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아요
크게 부담되거나 낯설지 않으면서
조용하게 스며드는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궁금한게 사찰 입장료 카드 가능한게
올해부터 바뀐건가요?
작년에 설악산 갔다가 입장료 인당 칠천원을
무조건 현금으로만 받는걸 보고
어이 없었는데
선암사는 이천원 입장료도 카드가 되길래
좀 놀랬거든요.

옆방도 조용하고
방도 뜨끈하니 이제 잠을 자야겠어요

오늘 선암사의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IP : 211.36.xxx.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순천만
    '18.10.19 11:04 PM (211.215.xxx.107)

    정말 좋으실 거예요.
    좋은 여행 하시길?

  • 2. ㅎㅎ
    '18.10.19 11:16 PM (125.183.xxx.190)

    저도 이주전쯤 선암사와 낙안읍성 다녀왔는데
    반갑너요
    지금은 가을이 깊어가니 더욱 멋진 여행이 되겠네요

  • 3. 가고파
    '18.10.19 11:19 PM (121.155.xxx.30)

    지금 가보고싶은데 시간이 없어요 ㅠ
    담달 초 쯤 가도 될까 싶네요....

  • 4. ㅇㅇ
    '18.10.19 11:29 PM (1.243.xxx.254)

    순천 가시면 국가정원에 가보셔요 너무나 아름다운 산책길이
    있거든요.,작년이맘때 가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 5. 아름다운 글
    '18.10.19 11:38 PM (113.30.xxx.67)

    감사합니다

  • 6. 각시둥글레
    '18.10.19 11:39 PM (175.121.xxx.207)

    절 다운 절 선암사
    숲 다운 숲을 보고 오신 감상 너무 잘 읽었습니다.
    저는 봄 매화 필때만 가 봐서
    가을 선암사는 또 어떨지 궁금했는데
    너무 세세하게 잘 묘사해 주셔서 감사해요

  • 7. ㅇㅇ
    '18.10.19 11:59 PM (116.121.xxx.18)

    글만 읽어도 좋네요.
    저희도 다음 주에 그곳에 갑니다. ㅎㅎㅎㅎㅎ
    그런데,
    낙안읍성 민박 말고, 호텔은 없나요?
    여수 순천 부모님 모시고 2박 3일 여행하려는데
    숙소가 문제네요.

  • 8. 가을 산사
    '18.10.20 12:03 AM (223.38.xxx.170)

    당장이라도 선암사로
    달려가고 싶을 정도로 잘 묘사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9. 333222
    '18.10.20 12:09 AM (211.219.xxx.203)

    글 잔잔하게 잘 쓰십니다.

    가보고 싶습니다.

  • 10. jeniffer
    '18.10.20 12:32 AM (223.62.xxx.149)

    선암사, 저도 꼭 가보고 싶네요.
    잔잔한 글, 잘 읽었습니다.

  • 11. 항상
    '18.10.20 12:39 AM (180.228.xxx.213)

    순천이고향이예요
    어릴때 해마다 선암사를 갔었어요
    앨범들춰보니 친구들과도갔었고 남친이랑도갔었고
    울애들 애기때도 해마다 갔네요
    봄,여름,가을,겨울 다 갔어요
    다 좋았지만 스산한 바람부는 가을이 진짜로 최고였어요
    아직 안가보신분들 꼭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참,눈많이내려 소복히 쌓인 눈산행길도 너무좋아요
    선암사에서출발해서 송광사까지가는 코스 진짜 강추입니다

  • 12. 낙안읍성
    '18.10.20 1:15 AM (203.170.xxx.68) - 삭제된댓글

    팬션 있어요 2년전 괜찮았어요
    검색해보세요

  • 13. 주차장
    '18.10.20 4:56 AM (222.238.xxx.86)

    혹시 그런데 가면 주차장은 있나요?
    괜히 차가 짐이되면
    부부 가 말다툼 하게될까싶어서요

  • 14. 저는 한 여름
    '18.10.20 7:12 AM (211.248.xxx.164)

    선암사 갔었는데 선암사 자체는 좋았지만 습하고 더워서 원글님 처럼 즐기지를 못했어요.
    야생차 체험은 선암사와 맞닿아 있나요?

    주차장님
    차 세워 놓고 선암사 입구 까지 좀 걸어 들어 갔던 기억입니다.

  • 15. ...
    '18.10.20 8:01 AM (175.114.xxx.90)

    예쁜 글 잘 읽었습니다

  • 16. 원글
    '18.10.20 8:27 AM (211.36.xxx.2)

    혹여 다시 글 읽으실까 댓글답니다
    항상님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길을
    최고로 꼽으셨는데 걸어서 넘어가는 걸
    말씀하신 건가요?
    걸어서 넘기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지 않나요?
    시간되시면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요
    나중에 꼭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저도 부석사를 두어번 갔었는데
    부석사도 참 좋지요
    안가본 곳들이 많아서 저희는 안가본 곳
    위주로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안가본 곳이 너무 많네요
    내소사 직지사 화엄사 용궁사...

    선암사는 주차장에서 주차하고 선암사까지
    걷는 길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고
    말씀드렸듯 숲길이 좋아서 금방 오릅니다
    힘들지도 않고요
    조용히 숲을 느끼기에 지금껏 가본 곳 중에서는
    개인적으론 제일 좋았어요
    물론 백담사 가는 길도 참 좋습니다만
    이곳은 그냥 숲길에서부터 저는 힐링이 되었습니다

    국가정원.
    저희가 너무 인위적으로 조성한 곳
    게다가 오래 걸어야해서 이곳은 좀 피할까
    싶은데 어차피 순천만가려면 국가정원을
    통과해야하니 한번 둘러볼까 그냥 지나갈까
    고민입니다
    아름다운 산책길이 있다는 말씀에 마음이
    동하긴한데 ..

    부모님과 여행계획 있으신분 부럽습니다
    함께 하시기 참 좋은 여행장소가 될거에요
    차 체험관에서 녹차 드시고 잠깐 쉬셔도
    좋겠네요

    즐거운 여행되세요

    저는 벌써 지난 과거가 되었네요^^

  • 17. 조계산
    '18.10.20 9:12 AM (116.124.xxx.6)

    선암사에서 송광사는 등산로예요. 두세시간 걷는. 중간에 보리밥집에서 식사할 수 있어요. 국가정원은 인위적이긴하죠. 갈수록 멋있어지네요. 넓고 시간 많이 걸리나 여기저기 누울 수도 있어요. 자연 그 자체를 즐기려면 순천만 좋아요. 둘 다 많이 걸어야하니 하루 한 곳만 가시길. 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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