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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별 뜻 없이 하는 말인데… 며느리들에겐 자꾸 상처가 되네요

.. 조회수 : 4,450
작성일 : 2017-10-27 16:58:04

[별별다방으로 오세요!]
"너희도 늙어봐라!"

실언을 해놓고 오히려 자식들에게 버럭 화를 내시던 우리 할머니. 하지만 뒤돌아서 어린 손녀를 붙잡고는 혼잣말을 하곤 하셨지요. 에구, 늙으면 죽어야지, 터진 콩 자루 같은 이 말 자루를 어찌할꼬…. 세월이 흘러 할머니는 세상을 뜨셨고 이제 그분의 자식들이 그 아래 세대에게 똑같은 말을 합니다. 너도 늙어봐라. 헛말이 나오나 안 나오나….



홍여사 드림





며칠 전의 일입니다. 딸과 함께 차를 타고 볼일을 보러 가다가 큰며느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핸드폰으로는 좀체 전화 안 하는 아이가 무슨 일인가 싶어 얼른 통화 버튼을 밀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며느리의 목소리가 달떠 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저예요.

며느리의 밝은 목소리에 저도 기분이 좋아져서 맞장구를 쳤습니다. 오냐, 그래 큰애야. 나다~, 어미다~.

운전대 잡고 있던 딸이 피식 웃으며 그러더군요. 어이구 닭살 돋네. 그러나 저는 손을 내저어 딸의 말을 막았습니다. 며느리한테서 우리 큰손자의 이름이 들리긴 하는데 당최 귀가 어두워 나머지 얘기를 잘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어머니. 안 들리세요? 선생님을 오늘 만나뵈었는데 칭찬 많이 하시더라고요. 수업 태도도 좋아지고 성적도 많이 올랐다고요. 이 녀석 이제 정신 차리려나 봐요.”

평소 공부에 취미가 없어 부모 속을 태우던 중학생 손자 녀석 이야기입니다. 물론 저도 날아갈 듯 마음이 좋더군요. 며느리보다 더 들떠서 한껏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러고는 기분 좋게 전화를 끊었지요. 그런데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딸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마디를 하는 겁니다.

“엄마는 왜 그런 식으로 사람을 기운 빠지게 해? 그러면 며느리가 전화하고 싶겠어?” “내가 뭘?” “방금 그랬잖아. 둘째네 ○○는 전교 일등 했다더라고.”

저는 멍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둘째 아들네 손자인 ○○는 이번에 일등 했다더라고. 그러니까 그 말이 전화 건 큰며느리를 서운하게 했을 거라고 딸이 지금 제게 면박을 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늙은 머릿속은 별안간 안개가 자욱해지고 동서남북을 모르겠는 답답함이 가슴에서 피어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가? 내가 실언을 한 건가?

“자기 딴에는 자랑도 하고 칭찬도 들으려고 시어머니한테 전화했는데 기껏 들리는 얘기가 동서 아들은 전교 일등 했다더라? 누가 기분 좋겠어?”

거기까지 듣고 나니 빼도 박도 못하겠더군요. 제가 사람 기운 빼는 소리를 한 게 맞았습니다.

하지만 생각이 못 미쳐서 그랬을 뿐 나쁜 뜻은 전혀 없었습니다. 큰손자 얘길 들으니 작은 손자가 생각났고, 양쪽 손자가 다 좋은 소식을 전해주니 내가 이렇게 기분이 좋다고 말하려는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딸의 마지막 말 한마디를 더 듣고는 저의 변명이 무색해지고 말았습니다. 딸이 넌지시 그러네요. “실은 큰올케가 한번 뼈 있는 소릴 해서 그래. 어머님은 무슨 얘길 해도 둘째네 칭찬으로 끝맺으신다고.”

그날 딸과의 대화는 저의 발뺌으로 끝을 냈습니다. 나는 그런 소리 한 적 없고, 큰며느리가 괜히 예민해서 그러는 거라고요.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마음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며느리가 그렇게 오해했을 법한 순간들이 속속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인터넷 주문해준다는 말에는, 아서라 둘째가 연중 과일 떨어지지 않게 잘 챙기고 있으니 너는 말아라 했었고, 감기 기운은 좀 어떠시냐는 말에는 둘째가 저희 집으로 오라고 야단이라고 엉뚱한 대답을 했었지요.

그런 게 다 큰애한테 스트레스였을까요? 그러나 그런 경우가 꼭 큰애한테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때로는 둘째 며느리한테 스트레스를 주곤 했습니다. 이번에 김치냉장고 들여놨다고 좋아하는 아이한테 제가 그랬지 뭡니까. 너희 형님은 시집올 때 큰 걸로 해왔는데 너희 집엔 그게 없어서 늘 걸렸었다고요. 그래 놓고 혼자 뜨끔했었습니다. 혼수 갖고 타박하는 걸로 들렸을까 싶어서죠.

제가 요즘 이렇습니다. 듣는 사람 기분을 살피는 일이 점점 서툴러집니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나이 들수록 자꾸 수다스러워지고,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의식도 없이 아무 말이나 술술 풀어놓게 됩니다.

꼭 며느리들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 전반에 걸쳐 그런 서글픈 변화를 느낍니다. 동년배끼리는 서로 이해해주는 측면이 있어요. 먹은 맘 없이 줄줄 흘리기도 하는 나이라는 걸 감안해 줍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그게 안 될 겁니다. 본인들이 말을 가려 하고 경우가 밝으니 노인들한테도 같은 수준을 요구하지요. 그러니 도무지 이해 안 가는 일도 많을 테고요.

그래서일까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인 저를 이유 없이 불편해하는 걸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음식 다 해서 먹이고 저희들은 하나 신경 쓸 거 없게 해도, 만남을 부담스러워하는 걸 느낍니다. 나는 만나면 좋기만 한데 저희들은 안 그런 것 같습니다.

하긴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시어머님 뵙기가 꺼려졌던 이유는 몸고생이 아닌 마음고생 때문이었지요. 만날 어느 한약방 약이 좋다는 이야기, 누구네 자식은 이렇게 저렇게 몸보신을 시켜주더라는 이야기…. 그럼 울며 겨자 먹기로 약이고 소꼬리를 해다 드렸습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이게 웬일이냐며 저를 나무라곤 하셨지요. 그냥 그렇다는 소리지, 돈 아깝게 이런 걸 왜 갖고 왔느냐고.

저 역시 뜻 없이 하는 소리입니다. 큰며느리를 보니 작은며느리가 생각나고 작은손주를 보니 큰손주가 생각나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게 다 자식들에겐 스트레스가 된다니…. 어른 노릇의 어려움을 새삼 느낍니다.

물론 늙어가는 모양새도 가지각색이겠지요. 저와는 달리 지혜가 나날이 깊어가는 양반들도 있을 겁니다. 한편 자식들한테 바라는 게 있어서 이 말 저 말 지어내는 노추도 없진 않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저와 같을 겁니다. 그저 자식들이 두루 잘되기를 바라고, 말 한마디라도 기분 좋게 보태주고픈 마음일 겁니다. 다만 분별이 흐려지다 보니 역지사지를 못하는 겁니다.

부디 그렇게 이해하고 너그러이 넘어가 주길 내 자식들과 세상 젊은이들에게 부탁해 봅니다.

※실화를 재구성한 사연입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oid=023&aid=0003323948&sid1=103&backUrl=/hom...



IP : 163.180.xxx.195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늘 아침에 읽었는데
    '17.10.27 5:05 PM (175.209.xxx.109) - 삭제된댓글

    50대로 가는 아줌마로서 이해가 가긴 갑니다.

    그래도 나는 어쩔수 없으니 네가 이해해라, 라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죠.

  • 2. ..
    '17.10.27 5:05 PM (124.111.xxx.201)

    저런 ※실화를 재구성한 사연입니다.
    하는건 82쿡이나 여자들 많은 사이트에서 따다가
    짜깁기해 참 편하게 돈버는 기레기 글이죠.

    글 자체의 좋고 나쁘고를 떠나 기자들의
    손 안대고 코 푸는 행태가 한심합니다.

  • 3. 쮜니
    '17.10.27 5:13 PM (115.138.xxx.54)

    저런 시엄니중에 보면 자긴 별뜻없이 그런말했는데
    며느리는 별스럽게 받아들인다, 성격이 모났다고
    공격하는 사람많아요, 막상 며느리가 별뜻없이 말했다고하면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냐하면서 뒷목잡고 부들부들 거리면서
    두고두고 욕하면서말이죠 ㅎㅎ
    저런식으로 해놓구선 며느리가 냉정하네, 연락도 안하네
    성격이 뚱하네, 자주 오지도 않는다며 욕하고,,
    다 자기가 뿌린대로 거두는 거겠죠..

  • 4. ㅋㅋㅋ
    '17.10.27 5:26 PM (118.127.xxx.136)

    저럴땐 나이탓.

    아니잖아요. 안 그러시던분이 70대 중후반 이후로 변하심 나이 때문이라 이해해요. 50대 후반부터 뭔 나이탓이에요.


    며느리가 저러고 내 뜻은 그게 아니었는게 내가 원래 말하는게 그래서 이해하라고 하면 상처 안 받을거에요???

  • 5. ...
    '17.10.27 5:26 PM (220.75.xxx.29)

    가만히만 있으면 중간은 갈텐데 꼭 한마디씩 보태서 며느리가 정 떨어지게 만들어요. 말로 복을 차는 시어머니들 여기 사이트에도 널렸어요...

  • 6. ...
    '17.10.27 5:27 PM (223.33.xxx.71)

    둘을 낳으면 안됨

  • 7. ,,,,
    '17.10.27 5:31 PM (175.192.xxx.37)

    저 할머니한테는 둘째 밖에 없는걸요.
    말만 번지르르.. 평생을 두고 그런 실수를 하는 시어머니가 어디있나요.

  • 8. ㅎㅎㅎㅎ
    '17.10.27 5:37 PM (175.223.xxx.167)

    어젠가 새도 블러셔 추천해 달라는 글에 루나솔 추천하고선 20대는 비싸서 쓰기 힘들다는 코멘트 압권이었네요.
    안해도되는 말이죠. (그리고 사실 20대는 루나솔이 촌스러워서 안쓰는 건데 어디서 철지난 뽐내기인지 헉스러웠죠.)
    20대 중에 톰포드 쓰는 사람들은 뭔가요.
    아무리 82가 요리싸이트지만 구닥다리 뷰티템 추천하는 걸 보면 차라리 가만히 있고 중간을 가는 게 나은데요. 루나솔. 단델리온. M44 죄다 2000년대 중반까지 날리던 아이템이었다죠 ㅎㅎ

  • 9.
    '17.10.27 5:48 PM (180.230.xxx.54)

    오해는 개뿔

  • 10. 언어가
    '17.10.27 6:30 PM (14.32.xxx.70) - 삭제된댓글

    며느리한테는 늙어서 별뜻없이 막말시전
    사위는 백년 손님 받들어 깍듯

    이것이 과연 노인의 뇌 기능탓인가?
    아니면 며느리만 물로 보기 때문인가?

  • 11. ㅡㅡㅡ
    '17.10.27 7:16 PM (117.111.xxx.85)

    노추의 대표급.
    속없는 말 질질 흘리기

  • 12.
    '17.10.27 8:28 PM (211.244.xxx.52)

    지금 50세.지금부터 입다무는 연습합니다.주둥이가 만가지 재앙의 근원.

  • 13. 정말 힘들어요
    '17.10.27 9:17 PM (210.222.xxx.111)

    아무 생각없이 동서에게 제사상 준비하는데 장보기가 겁난다고 한마디 했는데
    그 다음부터 봉투에 돈을 더넣어 주더라구요ㅠㅠㅠㅠ
    그냥 입닫고 살아야하나봅니다

  • 14. 결국
    '17.10.27 10:12 PM (69.165.xxx.119)

    나이탓이고 꼬아듣는 며느리가 예민한거군요??
    고대로 돌려드림 이해하시겠죠? 시어머니가 남편 칭찬할때 어머니 옆집누구아빠는 연봉이 얼마래요..뭐 선물해주시면 친정엄마가 더큰거 사주셨어요. 등등.
    그러고 내가 생각없이 말해서 그렇다고 예민하게 듣지말라고.
    며느리들도 보통 시어머니 50대 60대부터 죽 지켜봐온 사람인데 갑자기 그런거면 늙어서 그렇구나 이해하겠죠. 신혼때부터 죽 저런건 버릇이에요. 자식 여럿두고 비교질하는거. 아들이나 며느리들 비교까진 그래도 참는데 내자식까지 비교하기시작하면 그건 그냥 연끊는 지름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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