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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도 나도 만나고 싶다. 울 엄마.

눈물 조회수 : 4,597
작성일 : 2017-10-15 15:45:22
어릴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일이 무엇이었을까... 곰곰 생각해보면 전쟁도, 사고도 아닌.. 엄마가 죽는 상상이었던것 같아요. 엄마가 없는 세상은 도저히 살아갈 용기가 안날것 같았거든요.
늘 무서운 우리 아빠. 바깥에서 기분나쁜 일이 있거나하면 그걸 엄마에게 푸셨어요.
어릴때의 우리들은 너무나 비겁해서 안방에서 큰소리가 나거나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나더라도 그냥 방에 콕 박혀서 숨죽이고 어서 이 전쟁같은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죠.
아침에 일어나보면 엄마 얼굴에 멍자국이 한두군데 보였지만 굳이 그걸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엄만 우리가 눈치챌까 다리미를 이마에 맞으면서도 소리한번 지르지 않으셨죠. 
그러면서도 그 보라색 눈을 하고는 늘 농담을 하셨어요. 요새 보라색 화장이 유행이야..호호호
어릴때 그렇게 부자는 아니었어도 부족한게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던건 다 엄마의 희생덕분이었다는 것을 나이들고서야.. 아니 엄마가 돌아가시고서야 깨달았어요.
기발하고 유쾌한 농담으로 주위를 늘 밝게 만들었던 엄마. 좋은 집안에 좋은 학벌 그리고 좋은 직업도 있었지만 결혼과 함께 다 포기하셨어요. 엄마 친구들은 모두 너무 잘살고 계시는데  제일 인기도 좋고 얼굴도 이쁘고 성격도 좋던 엄마는 너무나 힘겹게 사셨어요. 그래도  자식들이 다 바르게 자라주어 너무 행복하다고 그게 나의 자랑이라고 늘 이야기 하셨죠.

암에 걸려 두달만에 돌아가실때도 찾아온 사람들과 농담하고 웃고 ...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많은 친구들과 친척들이 엄마곁에 있었죠.
내가 힘들게 살아서 엄마에게 해드린것도 없고 걱정만 끼쳐드리고 짜증만 냈던것이 ... 정말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후회스러워요.

오늘 아무생각없이 텔레비젼을 보다가 통곡했습니다.
장나라가 돌아가신 엄마를 만나 엄마에게 안기고 졸졸 따라다니는 장면을 보니, 꿈에서라도 그렇게 만나기를 소망하는 내 마음과 너무 닮아서... 한동안 엎드려 펑펑 울었습니다.
 나도 나도 만나고 싶다. 울엄마.
엄마, 이세상에 엄마처럼 날 아무 이유없이 사랑해줄 사람이 이젠 없어. 엄마 보고싶다. 다시 만나게 되면 무릎꿇고 빌께. 정말 잘못했다고. 엄마 정말로 사랑했다고.. 고마웠다고....나중에 꼭 보자고.
IP : 122.45.xxx.251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10.15 3:49 PM (223.62.xxx.205)

    위로해드리고싶어요...님의 어머님 정말 좋은분이었을것 같아요

  • 2.
    '17.10.15 3:50 PM (211.219.xxx.39)

    ㅠㅠㅠㅠㅠ

  • 3. ....
    '17.10.15 3:52 PM (39.121.xxx.103)

    손잡아드릴게요 ㅠㅠ

  • 4. ㅠㅠ
    '17.10.15 3:56 PM (59.6.xxx.30)

    울지 마세요...토닥 토닥

  • 5.
    '17.10.15 4:06 PM (58.140.xxx.237)

    좋은엄마였네요

  • 6. ...
    '17.10.15 4:12 PM (112.161.xxx.81)

    ㅠㅠ 제도 그게 제일 두렵네요... 엄마 늙어가시는 거 보면 정말 맘이 힘들어요...

  • 7. 학대받은이
    '17.10.15 4:13 PM (110.70.xxx.189) - 삭제된댓글

    부럽고 어머님의 훌륭함이 전해져서 대리만족하네요

    개같은년인 울엄마는 명도 길고 한숨이

  • 8. 비겁해서가 아니에요
    '17.10.15 4:17 PM (218.234.xxx.167)

    어려서 그래요
    어려서 무서웠던 거에요
    토닥토닥

  • 9. 경건
    '17.10.15 4:19 PM (222.114.xxx.110) - 삭제된댓글

    어제 남한산성 영화를 봤는데.. 인조가 자존심 버리고 청나라 왕에게 굴욕적인 삼배고구두(三拜叩九頭·세 번 절하고, 땅에 아홉 번 머리를 찧는것)을하는 내용이었어요. 자존심보다 삶이 중요한 것인지.. 삶보다 자존심이 중요한 것인지.. 죽어서 사느냐 살아서 죽느냐.. 의 화두를 던져주는 내용이었죠. 자신만의 목숨만 걱정하는 삶이었다면 죽어서 사는 것을 선택 할 수도 있겠지만서도 자식같은 백성들을 생각해서 살아서 죽는 것을 선택한 인조였을테죠. 원글님 어머님의 희생도 그와 다를 것이 없는 굴욕적인나 경건하게 느껴집니다.

  • 10. ㅇㅇ
    '17.10.15 4:20 PM (222.114.xxx.110)

    어제 남한산성 영화를 봤는데.. 인조가 자존심 버리고 청나라 왕에게 굴욕적인 삼배고구두(三拜叩九頭·세 번 절하고, 땅에 아홉 번 머리를 찧는것)을하는 내용이었어요. 자존심보다 삶이 중요한 것인지.. 삶보다 자존심이 중요한 것인지.. 죽어서 사느냐 살아서 죽느냐.. 의 화두를 던져주는 내용이었죠. 자신만의 목숨만 걱정하는 삶이었다면 죽어서 사는 것을 선택 할 수도 있겠지만서도 자식같은 백성들을 생각해서 살아서 죽는 것을 선택한 인조였을테죠. 원글님 어머님의 희생도 그와 다를 것이 없는 경건하게 느껴집니다.

  • 11.
    '17.10.15 4:33 PM (49.167.xxx.131)

    전 멀리 떨어져살아 항상 그리운엄마인데 저도 그장면 보면서 가슴이 먹먹 ㅠ 남자는 젊음으로 기뻐 날뛰는데 여자는 자식그리워 펑펑 우는거보고는 또 한번 가슴 아프더라구요ㅠ

  • 12. ...
    '17.10.15 5:04 PM (122.43.xxx.92)

    더두 우리엄마 보고 싶어요 우리엄마랑 저를 비참하게 버린 친부가 젤 나쁜새끼고 그담에 나키워주는 조건으로 우리 이쁜 엄마 데려간계부 그사람은7살때 고아되서 서울시내 한복판에 ㅂ마련하고 현금도 꽤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엄마가 맘고생 무지 했어요 그사람 죽던날부터 진통제 끊은 우리엄마... 저도 울고 싶네요ㅠㅠㅠ

  • 13. 저도요
    '17.10.15 5:05 PM (58.225.xxx.39)

    어제 장나라가 티브이보는 엄마, 누워계신 엄마만
    뚫어지게보는데 어찌나 눈물나던지.
    지금도 또 눈물나네요.
    남편복도 없고 자식복도없고 부모복도 없던 엄마.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해요.

  • 14. 저도요
    '17.10.15 5:21 PM (1.238.xxx.253)

    엄마와 이별하고 가장 힘든 시간이라는 첫제사까지 보냈습니다만 아직도 너무 그리워 매주 납골당에 찾아갑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타임슬립 이야기만 나오면,
    나도 저러고싶다 나도 엄마있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그 생각만 듭니다.

    저도 암으로 엄마를 잃었어요..
    마지막에 너무 고생하셔서, 그게 아직도 마음에 흉터로 남아있네요

  • 15. 사과나무
    '17.10.15 5:58 PM (61.105.xxx.166)

    저는 임종하시는 엄마한테 말했어요.다음 생애에는 제 딸로 태어나면 제가 못다한 사랑 듬뿍주면서 살고싶다고...

    원글님 너무 속상해하지마세요.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님이 마음 아파하십니다.
    원글님이 행복해하셔야 하늘 나라 엄마가 좋아하세요. 그게 엄마 마음입니다

  • 16.
    '17.10.15 6:02 PM (118.34.xxx.205)

    전지금도무서워요. ㅜ 엄마없어질까봐 ㅜㅜ

  • 17. 죄송한데
    '17.10.15 6:50 PM (93.82.xxx.201)

    인조가 백성들 생각해서 삼배고구도요? 헐....지 목숨밖엔 안중에도 없던 놈이었어요.

    원글님 그래도 좋은 엄마, 그리운 엄마가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요? 토닥토닥.

  • 18. ㅇㅇ
    '17.10.15 11:51 PM (108.240.xxx.100)

    저도 아빠폭력이 엄마에게 시작되면 무서워서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어요. 유아기때..
    착한 남동생 중3때죠. 아빠가 엄마를 때리기시작하자 동생이 주먹쥐고 아빠얼굴을 주먹으로 갈겼어요.
    그리고 엄마에게도망가자며 신발을 들고 종용하다가 럼마가 안나가니 혼자뛰쳐나갔죠.
    몇시간후 들어와서 무릎꿇고 아빠한테 따귀를 있는대로 맞고....

    날 길러주고 키워준 아빤데 너무 싫어요. 지금 정도없네요.

    엄마는 74를 끝으로 암투병하다 돌아가셨는데요.
    원글님과 다른점은 투병이길어서 저도 지칠?정도로 엄마에게 원없이 할수있는건 해드렸어요.
    후회는 없어요. 엄마립장에선 그래도 부족한건 많았지만....
    원글님께 위로를.....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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